대전환
앨러스테어 레이놀즈 지음, 이동윤 옮김 / 푸른숲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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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지, 사일러스?" (313p)

아마도 곧 이 책을 읽게 될 거예요 장담할 순 없지만 호기심이 많은 편이라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이야기거든요.

신기하게도 어떤 이야기는 현실의 '나'를 이야기 속 주인공인 '나'로 바꿔버릴 때가 있어요. 물론 처음엔 독자의 시선으로 거리를 두지만 점점 주인공에게 몰입하다 보면 어느새 그 세계 안에 들어간 듯한 느낌이 드는 거예요. 마치 모험을 하듯,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는 거죠. 누구나 원한다면 언제든지 자유롭게 만끽할 수 있는 놀라운 세계가 여기, '책' 속에 있다고요.

《대전환》은 앨러스테어 레이놀즈의 장편소설이에요.

책 표지를 보면 많은 것들을 미리 알려주고 있어요. 가운데에 있는 동그란 형태가 무엇인지는 몰라도, 그 주변에 있는 실루엣은 우주복을 입은 것으로 보이잖아요. 앨러스테어 레이놀즈는 대학원생 시절부터 SF 단편소설을 쓰기 시작해 1990년대 초반 영국의 SF 잡지 <인터존>을 통해 등단했고, 대학원 졸업 후 유럽우주국 ESA에서 천체물리학자로 일하면서 상당 기간 연구와 집필을 병행하다가 2004년부터 전업 작가가 되어 하드 SF 소설을 주로 써왔다고 하네요. 우리에게 낯선 작가인 이유는 이번 책이 국내 첫 정식 출간이기 때문이에요. 해외에서는 '하드 SF의 거장'으로 통한다고 하니, 큰 기대를 품고 첫 장을 펼쳤네요. 앗, 근데 주인공 사일러스 코드 박사님이 있는 곳은 먼 미래가 아닌 과거 시점에 원정을 나선 데메테르호라서 당황스러웠네요. 뭐지, 이상한데? 더군다는 선장과 선원들이 찾고 있는 것은 '구조물'이라는 거예요. 구체적으로 어떤 구조물이 아니라 '구조물'이라고 부르는 '그것'을 찾으면서, '균열', '구멍'을 언급하는 것도 몹시 수상쩍더라니... 뿌옇게 안개에 휩싸였던 데메테르호의 비밀은 서서히 안개가 걷히듯이 그 실체가 드러나는데, 앞서 보여준 단서들을 통해 짐작한 부분들이 얼추 맞는가보다 회심의 미소를 짓다가 결정적 장면에서 얼음이 되고 말았네요. 과거, 현재, 미래라는 시간의 개념을 뛰어넘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요. 사일러스를 통해서, 주인공이 겪고 있는 상황에 깊이 빠져들수록 아주 놀라운 깨달음을 얻게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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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의 심장, 유럽을 걷다 - 다섯 나라로 떠나는 클래식 입문 여행
이인현 지음 / 북오션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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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엄마와의 대화로 시작된 음악 이야기.

여행 가서 무슨 음악을 들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엄마의 얘기에 저자는 유럽을 여행하면서 들었던 자신의 플레이리스트를 떠올렸다고 하네요. 피아니스트이자 클래식 해설가인 저자는 클래식 음악을 듣고 싶은데 어떤 음악을 어떻게 들어야 할지 고민인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해요. 실제로 유럽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그 나라의 음악을 플레이리스트에 담아가는 것도 멋진 추억을 만드는 데에 도움이 될 것 같아요.

《클래식의 심장, 유럽을 걷다》는 피아니스트 이인현님과 함께 떠나는 유럽 클래식 음악 여행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 책은 세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어요. 유럽의 음악을 배우고, 유럽의 음악을 감상하고, 유럽의 음악을 경험하도록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네요.

첫 장에 유럽 지도가 나와 있는데, 저자는 서양음악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영국, 독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프랑스까지 다섯 나라의 음악 역사와 음악가들의 이야기로 시작해 대표적인 명곡들, 각국의 음악 축제를 소개하고 있어요. 각 나라별로 작곡가의 음악을 소개할 때 저자는 작곡가보다는 곡에 초점을 뒀기 때문에 오스트리아 출신의 음악가라고 해도 프랑스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음악이라면 과감히 프랑스에 곡을 넣었다고 하는데, 여행자 입장에서도 이러한 분류가 좋은 것 같아요. 런던에서는 하이든의 <런던 교향곡>, 독일에서는 슈만의 <어린이 정경> 중 <꿈>, 오스트리아에서는 독일의 본 출신이지만 주로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활동했던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제14번 <월광>과 교향곡 제5번 <운명>, 이탈리아에서는 비발디의 협주곡 <사계>, 프랑스에서는 드뷔시의 <달빛>을 듣는다면 특별한 추억이 되겠지요. 여행에서 듣는 음악뿐 아니라 우리 인생에서 음악은 타임머신처럼 과거의 소중한 기억들을 소환하는 힘이 있어요. 여기 소개된 클래식 음악들은 워낙 유명한 곡들이라서 누구나 좋아할 수밖에 없는데, 작곡가의 삶과 작품에 관한 이야기까지 알고 나니 음악적 영감을 공유하는 느낌이 들었네요. 무엇보다도 유럽의 오페라 페스티벌 투어 중에서 7,8월에 열리는 잘츠부르크 음악 페스티벌은 살면서 꼭 경험해보고 싶네요. 근데 저자의 페스티벌 취재기는 낭만보다는 현실 육아로 고단한 일정이었다니, 인생은 참 쉽지 않아요. '하일리겐슈타트 유서'를 썼던 베토벤은 절망에 빠진 자신을 붙든 것은 예술이라고 고백하고 있어요. 이것이 클래식 음악이 지금까지 사랑받는 이유가 아닐까 싶어요. QR코드를 통해 클래식 음악들을 차분하게 감상하다 보니, 마음으로 유럽을 거닐며 음악이 주는 깊은 감동을 느끼는 시간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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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펜 드로잉 - 기초 스케치부터 고급 테크닉까지, 개정판 나 혼자 드로잉
이일선.조혜림 지음 / 그림책방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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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미술을 한다'는 건 뭘까요.

어떤 능력 내지 자격이 있어야만 가능한 건 아니라는 걸, 요즘에서야 깨닫고 있어요.

중요한 건 마음이더라고요. 아름다운 풍경이든, 사랑하는 대상이든, 뭔가를 그리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면 그 마음이 원하는 대로 그리면 되니까요.

만약 멋지게 그리고 싶은 욕심이 있다면 좋은 방법이 있어요. 바로 이 책, 《나 혼자 펜 드로잉》으로 기본적인 선 사용법부터 드로잉의 기본과 표현 기법들을 배울 수 있어요. 미술 학원을 다니지 않아도, 전문적인 미술 도구가 없어도, 언제 어디서든 책을 펴놓고 설명에 따라 드로잉을 연습할 수 있어요. 펜 드로잉의 장점은 필요한 도구가 펜과 종이뿐이라는 거예요. 글씨를 쓸 수 있는 펜이라면 모두 드로잉 도구가 된다는 것, 물론 드로잉에 적합한 펜이 따로 있지만 기초를 배우는 단계에서는 현재 가지고 있는 펜을 활용해도 전혀 문제가 없어요. 그림을 시작하기 전에 간단한 선 연습으로 과감하게 선을 긋다보면 자연스럽게 펜의 특징을 알게 되고, 정확한 선을 그릴 수 있어요. 평소에 필기를 위해 사용하던 펜이라 그립감이 익숙하고 안정되어 선 긋기와 밑그림을 따라 그리는 것이 크게 어렵지 않아요. 다만 펜의 용도가 글씨를 쓰는 게 아니라 그림을 그리는 거라서 펜의 굵기와 표현되는 느낌을 주의깊게 확인하며 드로잉 기법을 익혀간다는 것이 새롭네요. 이 책은 밑그림, 체크포인트, 드로잉 과정에 대한 설명과 함께 연습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그야말로 '나 혼자서도 배울 수 있는 펜 드로잉' 교재라고 할 수 있어요. 확실히 드로잉 기법을 알고 그리는 것과 그냥 멋대로 그리는 것은 차이가 있네요. 쉽게, 제대로 그리기 위해서는 드로잉의 기본 원리부터 이해하고 방법을 차근차근 익히는 과정이 필요하네요. 타고난 그림 솜씨가 없어도 사물의 구조와 형태를 이해하고 그리는 연습을 통해 드로잉 실력을 쌓아갈 수 있을 것 같아요. 간단한 사물 그리기에서 시작하여 꽃, 건물, 인물까지 다양한 대상들을 표현하는 기법과 색을 더하는 기법으로 수채화 기법에 대한 설명이 자세히 잘 나와 있어서 자신의 속도에 맞춰 진행할 수 있네요. 펜 드로잉에 수채화물감이나 색연필을 추가하니 그 자체로 멋진 작품이네요. 나만의 미술 수업, 펜 드로잉으로 즐겁고 만족스러운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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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너스에이드
치넨 미키토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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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드라마로 제작되면 좋을 것 같은, 완전 재미있는 본격 논스톱 의료 서스펜스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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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너스에이드
치넨 미키토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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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파트너!!!

《이웃집 너스에이드》라는 소설이 주는 강렬한 여운을 표현하는 문장이네요.

이 소설의 주인공들을 보다가 문득 미국 드라마 <엑스파일 THE X-FILES>에 나오는 멀더와 스컬리가 떠올랐어요. 너무 옛날 드라마라서 모르는 사람도 있을 텐데, 두 주인공의 관계를 설명하자면 오글거리는 로맨스 분위기 제로, 철저한 비즈니스 파트너라고 할 수 있어요. 신입 간호조무사 사쿠라바 미오와 괴짜 천재 외과의사 류자키 타이가의 관계가 딱 그렇거든요. 잘생기고 예쁜 미혼의 선남선녀인데 서로 이성적인 관심은 전혀 없고, 오로지 같은 목표를 향해 협조하는 관계라는 점, 근데 아슬아슬하면서도 미묘한 긴장감 속에서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가는 짜릿함이 있다는 점에서 희대의 명작이자 전설적인 드라마로 꼽는 엑스파일의 감동을 재현해줬네요. 한마디로, 완전 재미있어요. 이 정도로 흡입력이 있는 이야기라면 영상으로 제작될 가능성이 높을 듯... 음, 역시나 작가님이 애초에 드라마 제작을 염두에 두고 집필해 2024년 일본 OTT 드라마로 방영되었네요. 사쿠라바 미오 역을 맡은 일본 배우님의 외모는 마냥 해맑고 청순한 이미지라서 제가 상상했던 이미지와는 많이 다르네요. 일본에서 인기리에 연재된 만화 '꽃보다 남자'가 동명의 드라마로 일본, 대만, 한국에서 제작되었을 때 국가별로 배우들의 분위기가 너무 달라서, 똑같은 줄거리인데도 다른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 들었던 터라, 《이웃집 너스에이드》도 한국판 드라마로 제작되면 좋겠어요. 물론 제가 염두해둔 배우님들이 나온다면 최고의 드라마가 되지 않을까라는, 사실은 이런 상상을 할 때가 즐거워요. 이미 완성된 이야기에 숟가락을 얹는 재미, 혼자만의 캐스팅이지만 나름 진지하게 고민하거든요. 제가 좋아하는 박은빈 배우님도 여리고 순수한 이미지가 강한데 '하이퍼 나이프'에서 천재 외과의사 역할을 멋지게 보여줬기 때문에, 그것과는 상반된 성격의 간호조무사 역할도 잘 해낼 것 같고, 김혜윤 배우님도 어울릴 것 같다는... 확실히 미오 역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일단 주인공 미오, 그녀는 작년부터 반년가량 일을 쉬다가 지난주부터 세이료 대학 의학부 부속병원 5층 병동의 간호조무사로 일하고 있어요. 첫 장면부터 주임간호사인 사다모리 에리코가 언어폭력으로 직장 내 괴롭힘, 일명 태움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네요. 미오가 사다모리에게 환자분의 가래가 차서 호흡이 힘드니 얼른 가래 흡인을 해달라고 요청하자(환자의 보호자가 먼저 해달라고 했음), 매우 기분 나빠하면서, "당신이 하면 되잖아. 환자가 힘들어하고 있고 흡인이 필요하다면서요. 거기까지 알았으면 굳이 나한테 부탁하지 말고 당신이 빨랑빨랑 해 주면 되잖아. 아, 미안해요. 당신, 간호사가 아니라 간호조무사였지. 아무 자격도 없는 주제에 의료 현장을 자기네 세상인 양 휘젓고 다니는 잡역부일 뿐이잖아. 그런 까막눈이 의료 행위를 했다간 환자를 죽이고 말지도 모르겠네. (비웃으며) 알았거든, 우리 업무 방해하지 말아요." (20p) 세상에 이런 못된 사람이 있을까 싶지만, 어떤 직장이든 꼭 감초마냥 껴있어요. 이런 빌런 같은 인간들은 어떻게 상대하면 좋을까요. 이때, 베테랑 간호조무사이자 미오의 교육 담당이기도 한 소노다 에쓰코 씨가, "주임니임, 우리 신입 괴롭히지 마세요."라면서 부드럽게 상황을 넘기더니, 미오에게 멋진 말을 해주네요.

"별의별 말을 들었겠지만, 신경 쓰지 말아요. 의료 현장에 사실 상하관계 같은 건 없으니까. 의사도, 간호사도, 그리고 간호조무사도 동등해.

확실히 간호조무사 일은 자격증이 없어도 할 수 있지. 의료 행위를 할 수 없고 잡무를 처리할 뿐인 우리는 의료에 있어서는 '까막눈'일지도 모르고. 하지만 우리는 틀림없이 프로야. 의사가 '환자를 치료하는 일의 프로', 간호사가 '의사를 서포트하는 일의 프로'라면 우리는 '환자에게 다가가는 프로'란 말이지. ... 식사 수발을 들고 기저귀를 갈고, 몸을 씻기고, 검사실로 이송하는 일 따위를 담당하는 간호조무사는 환자와 보내는 시간이 의사나 간호사보다 더 길어. 환자는 우리에게 마음을 열고, 의사나 간호사에게는 할 수 없는 상담도 하고 고민도 털어놓지. 환자 곁에 가장 가까이 있는 의료종사자, 그게 바로 우리 간호조무사야." (21p)

속상한 마음에 눈물이 울컥할 정도로 여린 미오라고 생각했는데, 통합외과에서 히가미 교수 다음가는 위치, 넘버 투로 알려진 류자키 선생에게, "그건 옳지 않아요!" (48p)라면서 당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때는 깜짝 놀랐어요. 와, 반전 매력이잖아, 외유내강의 면모라니 완전 멋짐!

본격적으로 미오가 류자키 선생과 엮이는 과정이 엄청 흥미진진한 데다가 뜻밖의 사연을 통해 숨겨진 비밀들이 드러나면서 반전의 반전을 보여주니, 어찌 빠져들지 않을 수 있겠어요. 치넨 미키토 작가님의 작품은 처음인데, 읽으면서 이미 팬이 되었네요. 작가님의 이력을 보니, 도쿄 지케이카이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현재 내과 전문의로 일하며 집필을 병행하고 있다고 하네요. 그동안 미스터리 장르에서 신인상을 비롯해 각종 상을 수상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작가님이네요. 한때 탐독했던 메디컬 스릴러 소설들의 작가님도 의사 출신인 걸 보면 미스터르 장르에서 전문성에 기반한 현실적인 세계관이 주는 몰입감과 섬세함이 탁월한 강점인 것 같아요. 미오와 류자키, 환상의 파트너 조합을 이번 이야기로 끝내기엔 너무 아쉬워서, 2탄이 나오기를 바랄 뿐이네요. 재미있어서 야금야금 아껴 보려고 했으나 궁금해서 빠르게 넘길 수밖에 없는 이웃집 너스에이드였네요. 무더위에 지치는 요즘, 시원한 레모네이드를 마시며 이웃집 너스에이드에 빠져 보시길.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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