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3분 과학 - 외울 필요 없이 술술 읽고 바로 써먹는
이케다 게이이치 지음, 김윤경 옮김 / 시공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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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이라 빙수나 아이스크림을 많이 먹는데, 종종 머리가 띵할 때가 있어요.

으악, 두통! 아마 다들 경험이 있을 거예요. 근데 왜 그럴까요. 이 증상을 의학 용어로 '아이스크림 두통'이라고 하는데, 그 원인은 일반적으로 두 가지와 연관되어 있다고 하네요. 하나는 찬 음식이 목을 통과할 때 목에서 안면으로 통하는 삼차신경을 자극하여 뇌가 통증으로 인식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위턱의 안쪽이 차가워지면 신체는 체온이 내려간다고 착각해 체온을 높이려고 혈류를 증가시켜 혈관이 넓어져서 생기는 통증이라는 거예요. 개인마다 고통의 강도는 다르지만 예방하고 싶다면 찬 음식을 먹기 전에 냉수를 조금 마셔서 차가운 온도를 적응시키는 방법이 있다고 하네요.

《하루 3분 과학》은 일상에서 겪는 현상부터 물리, 화학, 생물, 우주까지 다양한 과학 지식을 알려주는 과학 잡학 사전 같은 책이에요.

신기하고 흥미로운 질문들로 구성되어 있어요. "무엇이든 물어보세요"의 척척박사님이 답을 알려주는 느낌이라서 재미있어요. 이미 과학 수업을 통해 배웠던 내용들도 있지만 새롭게 알게 되는 지식들도 많은 것 같아요. 순수한 호기심으로 생긴 궁금증은 그 답을 알아가는 과정 자체가 즐겁고 신나네요. 괜히 주변 사람들한테 "이거 알아?"라면서 말해주고 싶은 욕구가 생기네요. 딸기 표면의 까만 점을 이제껏 딸기 씨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그 까만 알갱이 자체가 열매(과육)라고 하네요. 딸기의 열매라고 여겼던 빨갛고 달콤한 부분은 위과라고 하며, 꽃잎을 붙여두는 꽃받침이 부풀어 달콤해진 거래요. 본래 줄기로 분류되는 부분이고, 딸기의 까만 점은 수과에서 분비되는 식물 호르몬이 꽃받침을 성장시켜 달게 만들기 때문에 달콤한 딸기를 먹고 싶다면 까만 점이 많은 것을 고르면 된대요. 음, 역시 맛있는 과일을 고르는 법도 과학 지식이 큰 몫을 하네요.

우리 어릴 적에는 '밀폐된 공간에서 선풍기를 틀고 자면 죽는다'는 말이 떠돌았는데, 팩트체크 결과 가짜라는 것이 밝혀졌어요. 사망까지는 아니고, 코와 눈 점막 등이 건조해져서 코감기나 안구건조증이 생길 수 있대요. 간혹 좁은 방에서 선풍기를 오래 틀어둬서 과열로 인한 화재 사고가 발생한 적은 있는데, 그건 순전히 선풍기 결함 때문이에요. 요즘은 에어컨을 계속 켜두면 몸에 나쁘다는 얘기를 많이 하는데 이것 역시 잘못된 정보라고 해요. 기상청이 발표한 통계에서 폭염으로 최고기온이 35도를 넘는 날과 밤의 최저기온이 25도를 넘는 열대야의 일수 추이를 열사병 사망자 수의 추이와 비교해보면 폭염보다 열대야 쪽이 열사병과 더 깊이 관련되어 있다고 하네요. 즉 더운 여름밤에 에어컨을 켜지 않고 자는 것이 몸에 더 나쁘다는 거예요. 최근 출시된 에어컨에는 에너지 절약 기능이 있어서 간헐적으로 켰다 끄는 것보다 적절한 온도로 설정해 계속 켜놓는 방법이 더 전력소모를 줄일 수 있다고 해요. 물론 에어컨에서 나오는 냉풍을 장시간 직접 몸에 닿게 하는 건 저체온증을 유발해서 안 좋기 때문에, 실내 전체의 공기가 적절한 온도로 유지하도록 신경쓰는 것이 중요해요. 이렇듯 우리가 상식으로 아는 내용도 과학 지식으로 확인하면 확실한 팩트체크를 할 수 있어요.

평소에 궁금했거나 호기심을 가졌던 내용들이 Q&A 로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어서 뭔가 속이 후련한 것 같아요. 또한 어렵게 공부해야 하는 과학이 아니라 재미있게 알아가는 과학 상식이라서 좋네요. 제목처럼 3분이면 호기심이 해결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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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무녀 봄 : 청동방울편
레이먼드 조 지음, 김준호 그림 / 안타레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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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살면서 무당을 직접 만나 본 적이 없어서, 왠지 영화나 드라마 속 등장인물로 느껴져요.

신당 안에 곱게 한복을 차려 입은 모습이나 매서운 눈빛, 목소리까지 뭔가 정해진 이미지가 떠오르는데, 십대 무녀라니 당최 상상이 안되네요.

근데 일단 책을 읽기 시작하니 완전 빠져드는 매력이 있어요. 주인공은 소녀무녀 봄인 줄 알았는데, 중학생들이었네요.

어른들은 모르는 중학생의 세계, 음... 정말 의외였어요. 당연히 무당, 무속의 세계가 신기하긴 한데, 중학교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라서 그런지 사춘기 아이들의 심리와 학교 괴담까지 더해져서 놀라움 그 자체였어요. 우스갯소리로 북한이 남침하지 못하는 이유가 대한민국 중2들 때문이라고, 그만큼 어디로 튈지 예측할 수 없다는 걸 빗댄 말인데 한편으론 안타까운 현실을 반영한 말이기도 해요. 왜 우리나라만 유독 중2병이 지독할까요. 부모들은 한결같이 이렇게 말해요. 착했던 우리 아이가 하루아침에 달라졌다, 변했다고요. 어른들이 말하는 '착함'의 기준은 순종, 복종인 것 같아요. 시키는 대로 공부하고 딴짓 하지 않는 아이. 어릴 때는 부모의 말을 믿고 따르지만 중학생이 되면 '자아'가 꿈틀대면서 반항이 시작되는 거예요. 만약 어릴 때부터 아이의 생각을 존중하고 마음을 헤아렸다면 굳이 반항할 일이 있을까요. 자유롭게 꿈꾸며 원하는 것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사회, 학교, 가정... 너무 판타지일까요.

소녀무녀 '봄'이는 무녀인 어머니 정화선녀가 행방불명되어 고아나 다름없이 자랐고, 초2 때 왕따를 당한 뒤 자퇴하여 현재는 선녀집의 주인으로, 살림을 도와주는 제주도 출신 할망과 함께 살고 있어요. 아직 신내림을 받지 않은 상태라서 '천부인(天符印)'을 찾기 위해 종문중학교에 전학했다가 뜻밖의 '실험실 살인사건'과 엮이면서 탐정단 친구들과 선비를 만나게 돼요. 종문중학교 3학년 4반의 '선비'는 전교 1등인 남학생인데, '봄'이가 첫눈에 반한 상대예요. 나름 카리스마 있는 봄이가 좋아하는 선비한테는 영 어리숙한 모습이 귀엽고 사랑스러워요.

종문중학교 3학년 소희와 예하는 단짝이자 탐정단 일원이에요. 소희가 셜록 홈즈를 꿈꾼다면, 예하는 왓슨 역할을 자저하고 있는 환상의 짝꿍이에요. 괜히 봄이를 미행하다가 꼼짝없이 봄이의 수족, 무수리 신세가 되지만 '실험실 살인사건'을 추적하면서 끈끈한 정이 쌓이게 돼요. 사실 소희의 등장으로 <선암여고 탐정단> 과 같은 학원추리 로맨스가 펼쳐지나 싶었는데, 그보다 센 인물들이 나오면서 공포 장르에나 볼 법한 귀신과 신비한 영적 세계를 만날 수 있어요. 솔직히 '실험실 살인사건'의 범인을 쫓는 일보다 봄이 소희, 예하, 선비와 티격태격하는 모습에 푹 빠졌네요. 철없이 투닥거리는 여중생들, 그 장면이 예뻤어요. 어리다고 하기엔 생각이 깊고, 다 컸다고 하기엔 미숙한 아이들을 보면서 복잡미묘한 감정을 느꼈네요. 암튼 소녀무녀 봄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제목 옆에 '청동방울편'이라고 적혀 있어서 뭔가 했더니, 앞으로 봄이 찾아야 할 신물이 두 개 더 남아 있네요. 청동거울과 청동검, 과연 어떤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보여줄런지 잔뜩 기대되네요.



"5,000년 전, 단군(檀君)의 할아버지인 환인(桓因)께서 지상으로 내려가는 아들 환웅(桓雄)에게 인간을 다스리는 데 쓰라며 세 가지 신물(神物)을 주셨다. 청동방울과 청동거울 그리고 청동검이지. 이 세 개의 신물이 천부인(天符印)이야. 그후로 천부인은 우리의 신물로 쓰였다."

"선녀님, 혹시 천부인이 신내림 받을 때 필요한 겁니까?"

봄이 지그시 눈을 감았다.

"일단 그렇다고 해두자. 어쨌든 지금 종문중학교 안에 내가 받을 천부인이 숨겨져 있어." (13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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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도록 기발한 수학 천재들 - 수학에 빠진 천재들이 바꿔온 인류의 역사
송명진 지음 / 블랙피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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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도록 기발한 수학 천재들》 은 세상을 바꾼 대표적인 수학자 12인과 함께 하는 수학 세계사라고 할 수 있어요.

수학의 발견이 인류 역사에 준 영향은 엄청나며, 위대한 수학자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수학과 인류사의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어요.

수학 공부는 싫지만 수학 이야기는 꽤 재미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느낄 수 있었네요. 저자는 수학자들의 업적을 나열하는 지루한 방식을 벗어나 그 시대적 배경과 맞물린 흥미롭고 신기한 수학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요. 각 수학자들마다 인물 카드로 요약된 부분이 눈에 확 들어와서 좋았어요. 수학자 이름 아래에 출생과 사망 연도, 출생지, 직업, 간략한 소개글이 나와 있어서, 사전처럼 찾아보기가 편리한 것 같아요. 또한 열두 명의 수학자들마다 저자가 붙인 수식어가 기가 막히게 잘 맞아서,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 노래 가사처럼, 각 수학자들의 업적이 머릿속에 쏙쏙 들어왔어요.

직각삼각형의 비밀을 밝힌 피타고라스, 수학을 학문으로 만든 유클리드, 양팔저울에서 방정식 풀이법을 찾아낸 알 콰리즈미, 인도-아라비아숫자의 실전 활용법을 유럽에 전파한 피보나치, 위대한 예술가 다빈치의 수학 선생님 파치올리, 게으른 천재 데카르트, 프로를 이긴 아마추어 수학자 페르마, 미적분과 이진법을 만든 라이프니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식을 만든 오일러, 새로운 기하학을 만든 가우스, 무한으로 가는 길을 연 선구자 칸토어, 인공지능의 아버지 앨런 튜링.

피타고라스는 "수는 만물의 근원이다"라고 주장하며 수 자체의 성질을 연구했고 모든 자연현상 속에서 수를 발견하려고 했대요. 그래서 수를 도형과 결합하여 수 자체의 성질과 수들 사이의 관계를 찾아냈는데, 예를 들어 1, 3, 6, 10, 15... 이렇게 삼각형 의 모양으로 쌓이는 수를 삼각수라고 하며, 성경에 등장하는 153과 666이 바로 삼각수라고 해요. 153은 17번째 삼각수이고, 666은 36번째 삼각수예요. 성경을 쓴 사람들도 이 숫자의 비밀을 알고 있었던 거죠. 삼각수, 사각수, 테트라크티스... 책에 나온 그림을 보면 설명하는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뿐 아니라 신기하고 재미있어요. 피타고라스는 수학자라기 보다는 수학 종교의 교주 느낌이 더 강했대요. 피타고라스 학파는 수학을 공부하는 학교가 아닌 수학을 믿는 종교 단체였고, 모든 연구 결과는 스승인 피타고라스의 이름으로 발표했대요. 그런데 여기서 놀라운 인물이 등장해요. 바로 피타고라스의 젊은 제자인 히파수스인데, 그는 제곱해서 2가 되는 수, 즉 √2 를 발견한 거예요. 피타고라스의 신념 체계가 지배하던 시기에 히파수스는 용감하게 자신의 생각을 밝혔어요. 그의 증명이 있기 전까지 피타고라스는 모든 기하적인 대상을 자연수와 자연수의 비로 표현할 수 있다고 믿었어요. 피타고라스에게 √2의 존재는 신성한 수학을 부정하는 것이자 신에 대한 도전이었기 때문에 결국 히파수스를 죽이고 √2의 존재까지 비밀로 했다고 하네요. 수학의 신 때문에 희생된 히파수스가 너무나 안타깝네요. 사람들은 이것을 '√2 살인사건'이라고 부른대요. 한참 후에 피타고라스의 제자들은 유리수로 표현되지 않는 무리수의 존재를 받아들이게 되는데, 만약 피타고라스가 히파수스의 무리수 존재를 받아들였더라면 어땠을지, 아무래도 무리였겠지요.

대수학은 영어로 '알지브라 (Algebra)'인데 '알자브르 (al-jabr)'라는 아랍어에서 나왔다고 해요. 바로 알고리즘의 아버지, 대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무함마드 이븐 무사 알 콰리즈미가 820년에 《알자브르와 무콰발라의 계산 개론》이라는 책 한 권을 썼는데, 그 책 속에 방정식 풀이법이 나와 있었고, 책 제목이 워낙 길다보니 줄여서 《알자브로》 라고 부르다가, 책 제목이 학문 자체를 가리키는 말이 되었대요. 또한 알 콰리즈미의 책 중에 계산 방법을 소개하는 《인도 수학에 의한 계산법》이라는 책은 인도 숫자를 다룬 최초의 아랍 서적이며, 0과 위치값을 사용한 10진법과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의 사칙연산 방법을 보여주고 있어요. 이 책의 아랍어 원본은 사라졌지만 12세기 라틴어로 번역된 사본들이 유럽으로 퍼지면서, 책에서 다루고 있는 연산 기법 자체를 저자의 이름을 따 알고리즘이라 부르게 된 거래요. 디지털 시대에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알고리즘이, 이슬람제국 시대의 수학자로부터 유래했다니 놀랍네요. 수학 공부가 어려운 건 맞지만 위대한 수학자들을 떠올리니 깊이 감사해야 할 것 같아요.

우리가 원시 시대에서 문명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건 역시 수학의 힘이 컸네요. 수학 공부가 하기 싫어서, 수학을 뭣 때문에 배우냐고 묻는 친구들이 있다면 이 책 속에 그 답이 들어 있어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수학 없이는 안 된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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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생각 - 유럽 17년 차 디자이너의 일상수집
박찬휘 지음 / 싱긋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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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멋진 사람들이 참 많은 것 같아요.

자신만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사람, 너와 나를 비교하지 않아도 '나'로서 충분하다는 걸 알려주는 사람, 일상의 소소함이 결코 당연하지 않고 특별하다는 걸 아는 사람,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볼 줄 아는 사람.

《딴 생각》 은 유럽 17년 차 디자이너 박찬휘님의 일상기록집이에요.

저자는 자동차 디자인을 공부하기 위해 유럽으로 유학을 떠났고, 영국에서 학업을 마치고 첫 직장생활은 이탈리아에서 지금은 독일에 거주하고 있다고 해요. 17년 차 이방인의 삶을 살다보니 일상이 아직도 새로운 촉매제가 되어 자극이 되어 좋으면서도 여전히 이방인이라는 사실을 자각하게 되어 씁쓸해지기도 한다고. 한 번도 한국땅을 떠나서 살아본 적이 없으니 저자가 느끼는 감정을 온전히 이해하긴 어렵지만 때때로 나 자신이 이방인 같다고 느낄 때는 있어요. 살짝 부정적인 측면만 생각했는데, 저자는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익히며 영감을 주는 자극제로서 받아들였다는 게 놀라웠어요. 사소한 것을 지나치지 않는 습관은 디자이너라서 생긴 것일 수도 있지만 원래 가지고 있는 기질일 수도 있는 것 같아요. 엉뚱한 아이의 질문 하나에도 고심하고 답해주는 아빠의 모습에서 그 어떤 것도 소중히 대하는 마음이 보였어요. 가만히 우리의 삶을 돌아보면 사소하고 당연한 건 없다는 걸 깨닫게 되는 것 같아요.

어린 시절의 일화 중 왼손잡이라서 고통스러웠던 경험이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해요. 아직도 왼손잡이는 힘들어요. 뭐든지 줄을 맞추고 틀에 넣은 듯 반듯한 걸 추구하는 학교, 언제쯤 달라질까요. 창의적 미래 인재 양성과 한국의 교실은 괴리감이 큰 것 같아요. 저자는 영국에서 학업을 마치고 이탈리아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한 날, 정말 엉뚱한 순간에 차를 그리는 사람이 되었다는 사실을 실감했다고 해요. 사수인 백발의 디자이너 마우리치오가 오리엔테이션이라고 회사 구석구석을 다니며 소개해줬는데, 지하에 있는 어떤 방으로 가더니 재료실이라면서 필요한 만큼 가져다 쓰라고 했대요. 흥분한 저자가 "공짜 아니죠?"라고 물었더니 싱긋이 웃었대요. 그날 이후 단 한 번도 삑삑 소리내는 마커와 짧게 닳은 몽당연필을 손에 잡은 적이 없다고, 그때 비로소 차를 그려 인정받았음을 실감했다고. 그때의 기억이 자동차 디자이너 꿈나무들의 질문에 변함 없는 답이 되었대요. "내가 디자이너가 되었다고 실감한 건 연필이 공짜가 되었을 때였습니다." (64p) 앞서 사연을 몰랐다면 엉뚱하다 느꼈겠지만 알고 보니 가장 현실적으로 와닿는 답변이었네요.

책의 맨 마지막, 자신이 디자인한 차 앞에서 아버지와 함께 찍은 사진은 뭉클한 감동이 있네요. "아버지는 내게 거대한 산이에요."라는 한국 드라마에서 들은 대사를 말하며 아버지와의 추억, 어린 아들과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마음을 알 것 같아요. 마음 안에 거대한 산이 굳건하게 자리해 있다면 그 어떤 시련에도 흔들리지 않겠지요. 사랑은 거대한 산이니까요.


"디자인은 거창한고 복잡한 게 아니라 삶의 질과 직결된다. 

결국 사람을 돕기 위해 진화하는 언어가 디자인이다.

그 안에 담긴 작은 말 한마디, 세심한 메시지 하나가 

누군가의 마음에 파장을 일으키듯이 사소한 것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그래서 디자이너는 우리의 삶을 돕기 위해 '사소함'을 한번 더 각성해야 하는 것이다. 거창한 비법 대신 낱알의 것들에 대한 생각이다." (1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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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슈 하이라이트 Vol.02 메타버스·NFT 과학이슈 하이라이트 2
김상윤 지음 / 동아엠앤비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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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슈 하이라이트》 는 최신 과학이슈가 궁금한 사람들을 위한 책이에요.

평소 과학 분야에 관심이 많은 사람뿐 아니라 시대 변화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알만한 주제를 다루고 있어요.

바로 메타버스와 NFT 예요. 이 책에서는 메타버스와 NFT, 가상 경제로 이어지는 새로운 디지털 세계에 관한 지식들을 알기 쉽게 설명해주고 있어요. 메타버스는 '가공, 추상'을 의미하는 'Meta (메타)'와 우주를 의미하는 'Universe (유니버스)'의 합성어예요. 이 단어가 낯선 사람도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을 봤다면 이미 메타버스 공간을 간접 경험했다고 볼 수 있어요. 메타버스 이용자들은 가상공간을 익숙하게 활용하고 가상 자산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며, 아바타를 자아의 확장으로 인식하고 있어요. 메타버스 이용자들의 세계관은 현실 세계에 관한 한계 의식에서 출발하여 현실 세계의 시간과 공간, 재화에 관한 한계를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며 부족한 욕구를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가상공간을 바라보고 있어요. 그들에게 가상공간은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공간이라서 남들보다 한발 앞서서 가상세계에 적응하고, 그 안에서 경쟁력을 높여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자 해요. 이러한 가상세계가 곧 메타버스이고, 가상세계로의 적응 및 적용 과정이 메타 트랜스포메이션이에요. 실제 로블록스나 제페토의 주이용 계층인 10대들은 하루 평균 2~3시간을 메타버스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어요. 메타 트랜스포메이션의 과정에서 데이터와 AI의 활용은 현재 수준보다 몇 배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인간 세계의 질서를 메타버스 가상세계에도 적절히 적용하고 균형을 맞춰갈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정비가 필요해요.

'스페이셜 Spatial'이라는 메타버스 플랫폼이 있는데, 이용자가 웹, 모바일, VR 등 원하는 채널 또는 기기를 통해 메타버스 가상공간에 들어가, 현실 세계의 갤러리, 모델하우스 또는 개인 사무실과 같은 공간을 꾸밀 수 있다고 해요. 최근 유명 글로벌 아티스트 혹은 아마추어 예술가들이 자신만의 가상 갤러리를 스페이셜에 구축하거나 전시 행사을 열고 있어요. 이곳에서 NFT 작품을 판매하는데, 개인의 소유 욕구를 가치 지불을 통한 '소유 인증' 목적인 NFT 가 충족시켜준다고 볼 수 있어요. NFT는 대체불가능한 토큰이라는 뜻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여 디지털 재화에 고유한 인식값을 부여하는 기술이며, 자산의 형태로 여겨지고 있어요. NFT 구매자들은 NFT를 디지털 소유권으로 여기고 있어요. 최근 NFT 시장이 과열된 양상을 지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그만큼 NFT 발행과 거래를 둘러싼 잠재적인 위험과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제대로 아는 것이 중요해요.

이 책은 메타버스 세계로 이끌어주는 훌륭한 안내서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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