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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 워크 - 242억 켤레의 욕망과 그 뒤에 숨겨진 것들
탠시 E. 호스킨스 지음, 김지선 옮김 / 소소의책 / 2022년 8월
평점 :
평소 신발에 대해 큰 관심이 없었던 터라 그 이면에 어떤 문제들이 숨겨져 있는지 짐작도 못했어요.
다만 신발을 수집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신기했어요. 두 발에 신을 수 있는 한 켤레로 충분하다고 여기는 저로서는 평생 다 신지도 못할 신발을 모셔두는 심리를 이해하긴 어려우니까요. 그저 개인의 취향 문제로만 생각했는데 신발의 생산과 소비 욕망 뒤에는 더 큰 문제가 있었네요.
《풋워크》 는 세계화라는 산업의 정복 과정에서 일어난 일들 중에서 상호 의존과 불평등을 담고 있는 '신발'을 다각도로 조명하고 있어요. '
저자는 신발이라는 단순해보이는 생필품을 통해 글로벌 사우스의 공장과 재택 노동, 과잉소비, 산더미 같은 폐기물, 자본주의의 속임수, 난민, 생태계 파괴, 무력하거나 무관심한 정부 같은 세계화의 해악을 낱낱히 밝히고 있어요.
'세계화'라는 단어는 1983년 등장해 인류 역사상 가장 빠르면서 위태로운 사회 변화의 한 양상을 가리키고 있어요. 이 변화는 생산, 소비, 생물권, 그리고 심지어 인간의 장기적 생존 가능성까지 급격히 바꿔놓았어요. 1990년대에 세계화가 불가피한 과정이라는 주장에 대해,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조목조목 반박하고 있어요. 세계화를 정치적 선택의 결과로 보면 우리는 누가 힘을 쥐고 있는지를 볼 수 있어요. 이는 시스템이 누구를 위해 작동하는지를 드러내고 있어요. 승자와 패자가 선명히 구분되는 권력관계이며, 힘 있는 자가 결정을 내리고, 힘없는 자들은 피해를 볼 수밖에 없어요. 세계화를 지지하는 측은 세계 경제의 번영과 성공이라며 칭송하지만, 우리가 신고 있는 신발은 그와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요.
왜 굳이 신발일까요. 저자는 신발이 세계화의 추동력인 동시에 그 결과물라는 것, 즉 생산의 세계화를 최초로 경험한 물품 중 하나로서 우리 세계를 조형하는 상호 의존과 불평등을 고스란히 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어요. 우리가 신고 있는 신발은 대부분 고위험 저임금의 생산라인에서 복잡한 부품들로부터 만들어졌어요. 신발 제조 공정 속에는 유독가스, 독성 화학물질로 가득찬 노동 환경과 빈곤한 임금으로 채워져 있어요. 이 세상의 모든 신발은 인간 노동의 산물이라는 사실을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해요. 또한 자신의 신발을 보면서 불편함을 느낄 필요가 있어요. 불편함은 우리가 세계의 현 상황에 관심을 갖는다는 뜻이고, 그것이 변화를 이끌어내는 첫걸음이에요. 우리의 현실을 제대로 파악해야 잘못된 상황을 바라잡고, 공정하며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 수 있어요.
"2019년에는 전 세계에서 매일 6,660만 켤레의 신발이 만들어졌다.
이는 연간 총 243억 컬레에 이른다.
이처럼 신발 가격이 저렴한 적이 없었고,
그로 인해 우리가 치러야 할 대가가 이처럼 큰 적도 없었다.
잘사는 나라들의 과잉소비에 따른 과잉생산은
우리가 일회용 세상에 살고 있는 양 착각하게 만든다. " (18-19p)
"나는 독자 여러분이 이 책을 통해 각자의 신발을 신고
도살장, 열악한 작업장, 쓰레기장, 그리고 임시로 세운 난민 센터 같은
세계화의 가려진 후미로 들어가보길 바란다.
이 책에는 각각 28개국을 대표하는 사람들과의 인터뷰가 실려 있다." (30-31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