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천재들은 어떻게 말을 할까 - 정재승, 김영하, 유시민, 손석희의 수사법
정재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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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천재들은 어떻게 말을 할까》 는 똑똑한 언어 생활을 위한 지침서라고 할 수 있어요.

저자는 정재승, 김영하, 유시민, 김상욱, 손석희, 유발 하라리 등등 언어 천재들을 통해 감각적인 언어의 기술을 설명하고 있어요.

일단 '어떻게'라는 부분에 초점을 맞춘다면 그 해답은 '수사학'이라고 이야기하네요. 따라서 이 책은 언어 천재들이 사용하고 있는 수사법을 소개하고, 더 나아가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어요.

모두 열두 장으로 나누어 각 기술, 기법을 유명한 인물들이 실제로 했던 말을 예시로 들면서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머릿속에 쏙쏙 들어오네요. 역시 수사법을 다룬 책이라서 설명하는 방식이 탁월한 것 같아요. 이론적인 설명을 나열하면 지루할 수밖에 없는데,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들과 그들의 말을 빌려와서 흥미 유발과 함께 집중시키는 효과가 있네요. 공격과 방어의 기술, 자아 긍정의 화법, 굽힘과 포용의 표현 전략, 긴장과 집중력의 문장들, 모순과 가심假心의 언어 전략, 혼돈과 반전의 서사 능력, 반복의 언어 기술, 감정과 감각의 수사, 연쇄와 교차 수사법, 배려와 즐거움의 장치, 과장과 유머, 다면 묘사 감각까지 수사법과 관련된 용어만 봐서도 너무 어렵게 느껴지는데, 막상 책을 읽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어요.

무엇보다도 언어 천재들의 언어 기법을 소개한 뒤에 실전 대화 팁과 연습문제가 나와 있어서 효율적인 언어 공부가 되는 것 같아요. 책에 나온 언어 기법에 관한 내용들을 아는 것은 구구단을 익히는 단계라고 볼 수 있어요. 구구단을 알아도 수많은 문제를 풀어봐야 제대로 습득했는지 판단할 수 있듯이, 수사법을 적재적소에 활용하려면 꾸준한 연습과 실전 경험이 필요한 것 같아요. 배운 대로 직접 써봤더니 아직 입에서 겉도는 느낌이랄까, 아무래도 완전히 내 것처럼 쓰기에는 뭔가 부족함이 있더라고요. 일상의 대화에서는 토론과 같은 형식으로 말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다양한 수사법을 적절하게 사용하기가 쉽지 않아요. 그래서 책에 나온 연습문제를 바탕으로 열심히 언어 훈련을 해야 될 것 같아요. 상대를 설득하고, 감동시키는 훌륭한 말 기술은 단번에 얻을 수 없으니까요. 이 책으로 언어 천재까지는 아니어도 말 실수를 줄이고 한 단계 향상된 언어 능력자가 될 수는 있을 것 같아요.




혹시 이사들 많이 다니셨나요? 저는 전학을 여섯 번 했어요.

이상한 질문과 자답이다. 방송에서 김영하 작가는 상대가 이사를 많이 다녔는지 대답할 여유도 주지 않고 빠르게 자답해서 질문을 닫아버렸다.

그렇게 자기가 질문하고 즉시 대답하는 수사법을 하이포포라 hypophora 라고 하는데 '자문자답 화법'이라고 부르면 되겠다.

예를 들어보자.

  • 이 정부가 지난 5년 동안 한 것이 뭐가 있습니까? 눈꼽만큼도 없습니다.

  • 우리가 바보입니까? 아닙니다. 우리가 악당입니까? 그건 더더욱 아닙니다.

  • 무엇이 문제입니까? 바로~ 이 가장 심각한 문제입니다.

  • 우리는 싸우려고 만나니? 그게 아니잖아. 우리는 사랑해서 만나는 거잖아.

▶ 실전 대화 팁

  • 요즘 어떤 요리를 많이 하니? 우리는 말이야!

  • 고민들 많이 없어? 요즘 내 고민은 ~

  • 직장 생활은 어때? 나는 어제~

(46-4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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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계절
이상택 지음 / 델피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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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계절》 은 이상택 작가님의 장편소설이에요.

이 소설은 제목처럼 네 명의 화자가 봄, 여름, 가을, 겨울 순으로 각자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지만 서로 스치듯 인연으로 연결되어 있어요.

갓 마흔이 된 회사원 고배인의 봄 이야기는 회사명부터 등장인물들의 이름까지, 굉장히 직관적인 작명이라서 살짝 당황스러웠는데, 어쩐지 이야기의 전개가 주인공의 꿈처럼 흘러가는 것 같아요. 만약 꿈을 꾼다면 고배인이 살고 있는 세상처럼 이상한 일들이 아무렇지 않게 느껴질 것 같아요. 그러나 진짜 마음 속에 품은 꿈이라면 좀 다르겠죠. 아주 오래 전, 소년이 사랑했던 그녀와의 첫사랑 추억처럼 평생 잊을 수 없는 것들이 있어요.

서른다섯 살의 마태오의 여름 이야기는 그의 이름이 밝혀지는 순간에 비밀이 풀렸던 것 같아요. 그는 수학자를 꿈꾸던 소년이었으나 권위적이고 위선적인 아버지로 인해 크나큰 마음의 상처를 입었고, 군대를 제대한 이후 스스로 新피타고라스학파의 수장인 '파장'을 자처하며 제자 봉구와 함께 살고 있어요. 전철역 앞에서 "수에 관심이 있으십니까? 우주의 삼라만상은 수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수에 모든 해답이 들어 있습니다. 제가 그 공식을 알려드리겠습니다." (162p)라고 떠들며 포교 활동을 하고 있어요. 태오가 꿈꾸는 세상은 완벽한 수로 이루어져 있으니 아무런 근심 걱정이 없을 거예요. 그게 가능했다면 피타고라스학파는 세계적인 주요 종교로 자리잡지 않았을까요.

스물일곱 살 고양이 집사 백수군의 가을 이야기는 좀 특이해요. 수군의 반려묘 이름은 묘쉒이인데 둘 사이에는 의사소통이 가능해요. 인간의 말을 알아듣는 똑똑한 고양이도 신기하지만 그 고양이와 소통할 수 있는 주인공의 능력이 더 놀라운 것 같아요. 이름처럼 백수로 지내는 수군은 취직을 못한 채 동물병원에서 알바를 하고 있어요. 그런 수군의 꿈은... 왠지 '세 가지 소원'이라는 동화가 떠오르네요.

쉰둘 환자 남식목의 겨울 이야기는 슬프네요. 내용을 알고 나면 등장인물의 이름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네요. 인디언식 작명이랄까요. 소설 속 이름처럼 모든 게 투명하게 다 보인다면 세상 일이 하나도 어렵지 않을 텐데. 어찌됐건 백수군의 특별한 능력 덕분에 오래도록 감춰둔 진실이 드러났고, 네 사람이 들려준 이야기의 퍼즐이 전부 맞춰졌어요. 인생이란 사계절이 지나가듯 흘러간다는 걸 말해주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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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의 시간 - 세상에 없던 새로운 기회를 선취하는 디지털 대전환기
이순석 지음 / 청림출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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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말고 공학이라고요?

새로운 세상을 먼저 읽고 미래를 설계하는 디지털건축가 이순석 박사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어요.

"공학은 기술이 아닙니다. 전략의 현재화입니다.

... 전략의 현재화에는 모든 유무형의 개념이 건축재로 동원됩니다.

건축은 건물뿐 아니라 무엇이든 새롭게 세울 때 필요합니다.

건축을 건물 짓기와 분리해 제자리를 찾게 하고, 건축이라는 방법론으로서 공학을 되찾는 것이

지금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합니다.

그런 공학의 부활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선두에 우리가 나서길 희망합니다." (14-15p)

《공학의 시간》 은 디지털 혁명을 넘어 메타버스 시대에 새로운 기회를 선취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공학'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책이에요.

지금까지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공학의 개념과 필요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놀라운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있어요. 디지털 대전환이라는 거대한 물결 앞에 놓인 우리의 현실을 어떻게 직면하고 미래를 대비해야 하는지를 보여주고 있어요.

저자는 공학의 개념부터 확실하게 설명하고 있어요. 공학은 과학과 다르고 기술과도 다르다는 것. 과학의 임무가 숨은 사실들에서 질서를 발견하는 것이라면, 공학의 임무는 그런 질서들을 절묘하게 배치하는 것이고, 기술은 공학을 실현하기 위한 도구라는 거예요. 공학은 사람들이 궁리하고 꾀를 내는 능력, 즉 논리적 판짜기 능력을 배양해주기 때문에 사람들의 기대를 실현하는 기술이 들어설 자리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고 해요.

인류는 지금 물질의 세계에서 비물질의 세계로 전이되어 가는 과정이며 이러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새로운 세상으로 변화하는 중이에요. 저자는 우리의 세계가 정보 비대칭이라는 거대한 에너지 차이를 기반으로 누군가의 의도에 따라 만들어져왔고 또 만들어져 갈 거라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세상은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기본 전제에서 출발하고 있어요.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세계가 만들어진다면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짚어봐야 할 문제는 '우리가 만드는 세상에서 우리는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으로 압축할 수 있어요. 프랑스의 철학자 질 들뢰즈는 '누군가' 국가를 만든 것이지, 시간이 지나면서 저절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고 말했는데, 저자 역시 들뢰즈의 관점에서 '세상을 만드는 자'와 '만들어진 세상을 사는 자' 라는 두 부류 중에서 공학을 통해 세상을 만드는 자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거예요. 새로운 미래 세계의 해법은 공학적 배려에 따라 에너지를 함께 모으는 일이기 때문이에요. 민첩함이 핵심역량인 우리는 바로 지금, 탁월한 전략을 발휘해야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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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최초의 전문 산악인 창해 정란 - 조선의 산야를 누비다
이재원 지음 / 책이라는신화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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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해 정란》 은 조선 최초의 전문 산악인 창해 정란에 관한 책이에요.

저자는 조선 최고의 화원이었던 단원 김홍도에 관한 책을 저술하다가 우연히 조선의 대표적인 여행가이자 산악인 창해 정란을 알게 되었다고 해요.

아무래도 역사적인 자료가 부족하다 보니 객관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인물이 현장에서 느꼈을 소신과 감회를 픽션으로 되살렸다고 하네요. 조선 시대에 팔도를 유람하던 이들은 많았지만 여행이 삶의 전부였던 사람은 정란이 유일했을 거라고 이야기하네요.

책 속에 수록된 옛 그림들을 보면 산 정상에 올라가야 볼 수 있는 풍경들이 펼쳐져 있어요. 지금이야 높은 산들도 길이 만들어져 있고, 케이블카도 설치되어 쉽게 오를 수 있지만 조선 시대에 험한 산을 올랐다는 건 대단한 모험일 수밖에 없어요. 히말라야를 오르는 산악인들은 죽음을 무릅쓰며 오르고 또 올라 기어이 정상까지 등반하려고 하는데, 이를 바라보는 일반인들은 "왜 오르냐"라는 질문을 하곤 해요. 솔직히 산악인들의 마음을 이해할 순 없지만 그들을 향한 질문은 "왜"가 아니라 "무엇"인지를 물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모험과 도전 앞에 이유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그들에겐 남들이 모르는, 특별한 뭔가가 있어요. 성취감일 수도 있고, 완벽한 쾌감일 수도 있는데, 그게 뭔지는 직접 경험한 자만이 누릴 수 있기에 우리는 그저 짐작만 할 뿐이에요. 세상은 늘 그렇듯이, 모험가들의 도전과 함께 발전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거예요.

정란은 '천하는 마음을 얻은 자의 몫이라 했다. 잠시 부끄러움을 접고 조선 천지에 내 발자국을 남기겠노라' (23p) 선언하고 청노새 한 마리와 동자만 대동하여 길을 떠났다고 해요. 아비가 집을 떠나 있는 동안 아들 정기동은 가장 역할을 했으나 열여덟 나이에 유명을 달리하였고, 이를 계기로 정란은 등반의 뜻을 접으려 했으나 시뻘건 부지깽이로도 그 마음을 놓지 못하였어요. 삼십 년간 조선 팔도의 명산을 오르며 그가 남긴 발자국을, 이제 우리가 마주하게 되었네요. 정란이 남긴 발자국과 기록들을 따라가다 보면 이백오십여 년 전으로 시간여행을 하듯, 과거 조선 땅과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요. 정란에게는 평생 함께 울고 웃은 벗들과 가르침을 준 스승들, 그리고 그의 길을 응원해준 이들이 있었어요. 그래서 정란의 여행길은 혼자가 아니었던 거죠. 시대를 앞서간 선각자이자 조선 최고 등반 여행가인 창해 정란이 있었기에 이 땅의 역사가 기록될 수 있었네요. 무엇보다도 우리는 창해 정란의 이름을 오래도록 기억하게 될 거예요.



- 《불후첩》이라! 자네가 남긴 발자취는 영원할 걸세. 첩으로 만들어놓으면 훼손되는 것을 막을 뿐 아니라 훗날 그 첩만 들춰보아도 여러 사람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겠는가? 남는 것은 기록뿐이니 말일세.

- 한 가지 더 제 능력이 허락된다면 <산수 방여도>를 그려볼까 합니다. 제가 전국을 방랑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보부상들이 가지고 다니는 지도가 부정확하게 그려져 있어 애를 먹은 경우를 많이 보아왔기 때문입니다.

- 그것 참 의미 있는 일이겠구려! 그나저나 혜환 이용휴의 찬문이 보고 싶네.

- 이 찬문은 한라산에 오르기 전에 받은 문장입니다.

표암은 음미하듯 천천히 글을 읽어 내려갔다.

...... 수백 년이 흐른 뒤에 과연 조룡하던 그들의 이름이 남게 될지,

아니면 조롱받던 사람의 이름이 남게 될지 두고 볼 일이지만

나는 이미 알고 있다. (320-32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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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길
탁승관 지음 / 미래와사람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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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길》 은 탁승관 시인의 시집이에요.

누구나 산책길을 거닐 수 있지만 모두가 시를 쓸 수 있는 건 아니에요. 대신 시를 읽으면서 시인의 마음을 느낄 수는 있어요.

가을은 시를 읽기에 참 좋은 계절인 것 같아요. 뜨거운 열기가 조금씩 사라져가는 허전함을 감성으로 채울 수 있으니까요.

이번 시집은 탁승관 시인의 세 번째 시집이라고 해요. 인상적인 건 첫 장을 시인의 첫째 딸이 썼다는 거예요. 시인인 아버지를 나그네라고 표현했는데, 이는 시에서 종종 등장하는 나그네가 시인 본인을 뜻하기 때문이래요. "나그네에게 바치는 글... 나의 아버지로서가 아닌 60대 남성이 살아가며 느끼는 감정과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는 점... 항상 건강하실줄로만 알았던 아버지의 수술과 이어지는 사고로 인해 겪어야만 했던 어려움과 고통의 시간을 지나 아픔을 극복하고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시간이 나시면 늘 숲속길을 산책하시는 아버지가 그동안 느껴왔던 감정과 소회에 대해 기록한 내용을 시집에 담아낸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5-6p)

이 글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어요. 각 시마다 적혀 있던 날짜는 시인이 숲속길을 거닐며 나그네가 되었던 시간이었구나, 라고 말이죠. 첫 번째 시는 2021년 6월 24일, '햇살 내리는 시간'으로 시작되네요. 늦봄에서 여름을 거쳐 겨울을 보내고, 새해 봄과 여름의 시간이 담겨 있어서 나그네의 일기장을 읽고 있는 느낌이 들었어요. 올해 가을도 나그네는 숲길을 걷고 있을까요. 가을은, 가을밤은 풀벌레 소리가 유난히 커지고 숲내음이 짙어져서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단풍이 빨갛게 물들고, 벼가 노랗게 익어갈 때에 우리 마음도 가을빛으로 퍼져가네요. 숲길을 걷는다는 건 목적지를 향한 바쁜 걸음이 아니라 자연속의 나를 만나는 과정이기에 한걸음 한걸음이 여유롭고 풍요로운 것 같아요.

"따뜻함이 그리워/ 따뜻한 햇살이 내리는/ 따뜻한 산책길을 따라/ 따뜻한 사람과 걸어가는 시간/ 그리워했다... " (266p)라는 시 구절을 읽으면서 저 역시 마음속 그리움을 꺼내보았네요. 가끔은 시인처럼, 혹은 나그네처럼 걸어봐야겠다고... 사람들은 인생을 '길'에 비유하는데, 시를 읽는 시간이야말로 즐거운 산책길이 아닐까 싶어요. 늘 꽃길을 걷고 싶지만 생각지도 못한 가시밭길을 피할 수는 없으니, 어떤 길을 걷더라도 힘을 내자고, 그럴 수 있는 건 혼자가 아니기 때문이에요. 시인의 말처럼 따뜻한 사람과 함께 걸어가는 시간이 인생에서 정말 소중한 시간인 것 같아요.

아버지를 사랑하고 존경하는 딸의 마음과 시인의 마음을 같이 만날 수 있어서 좋았네요. 마지막 시는 2022년 7월 2일, '삶의 향기'를 이야기하고 있어요. "오늘 아침에/ 마시는 커피 한 잔은/ 행복한 우리의 삶의 향기입니다." (295p) 시인은 커피 한 잔을 삶의 향기로 표현했지만 우리 일상을 둘러보면 아름다운 삶의 향기들을 얼마든지 발견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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