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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 전쟁 - 전 세계에 드리운 대기오염의 절박한 현실
베스 가디너 지음, 성원 옮김 / 해나무 / 2022년 11월
평점 :
하루의 시작은,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으로 날씨와 대기환경정보를 확인하고 있어요.
'미세먼지 나쁨'인 날에는 외출 시간을 줄이려고 신경쓰게 되네요. 의무적인 마스크 착용은 없어졌지만 여전히 마스크를 쓴 채로 외부 활동을 하는 것도 나쁜 공기 때문이에요. 당장 마스크를 쓰고,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것은 임시방편일 뿐 대기오염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아니에요.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공기 전쟁》 은 미국의 환경 저널리스트인 베스 가디너의 책이에요.
저자는 오랫동안 지독하게 나쁜 공기를 성가신 골칫거리로만 생각하다가 대기오염이 인체에 미치는 심각한 영향을 알게 되면서 우리가 미처 몰랐던 더 큰 위험을 마주하게 되었다고 하네요.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은 공감할 텐데,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아이들의 안전과 미래를 생각하면서부터일 거예요. 저자 역시 취약한 아이를 보호하려는 부모의 욕구와 개인이 어쩔 수 없는 거대한 힘에 대한 무력감이라는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해요.
이 책은 대기오염이 재앙 수준인 곳들을 찾아가서 어떠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어요. 누구나 숨을 쉬어야 살 수 있으니 대기오염은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주지만 어떤 사람은 더 많은 고통을 받는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네요. 이것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도 언급되었던 문제였는데, 감염병, 기후위기 등 재난 상황 속에서 더욱 심화된 불평등 문제가 대기오염이라는 공기 재앙에도 적용되고 있어요. 취약계층, 가난한 사람이 가장 혹독한 대가를 치르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서 대기오염 이야기는 인종, 계급, 공정함이라는 주제와 깊이 얽혀 있어요. 살충제와 독성 폐기물에서부터 더러운 공기와 물에 이르기까지 각종 오염의 영향을 모아온 한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가장 가난한 도시가 가장 많이 오염되어 있어요.
저자는 전 세계에서 보이지 않는 위협이 어떤 식으로 펼쳐지고 있는지를 이야기하고 있어요. 분명 더 나은 대안이 존재하지만 실행할 수 없게 만드는 사악한 힘들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들여다 볼 필요가 있어요. 거대산업과 그 이익을 위해 일하는 정치인들, 그리고 더 큰 공익을 위해 기업의 행위를 제한하려고 정부의 힘을 행사하도록 움직이는 이들이 있어요. 싸움의 버팀대는 규제권력이에요. 여러 나라의 상황들을 살펴보면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아요. 우리나라의 경우만 보더라도 정부 대책으로 인해 사회 곳곳에 미친 영향들이 부정적인 결과로 나타나고 있어서 몹시 우려스러워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미래는 결국 우리에게 달려 있어요. 우리에겐 더 깨끗하고 건강한 미래를 건설할 책임이 있어요. 과거에 취했던 조치보다 더 극적이고 급진적인 변화가 필요해요. 매년 수백만 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그보다 많은 사람들을 병들게 만드는 대기오염은 우리가 행동해야 하는 충분한 근거라고 할 수 있어요. 전 지구적인 접근 방식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것의 핵심은 선택이에요.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할 것이냐.
각자 스스로 실존적인 위기를 인식하고 행동해야만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하게 해주네요. 이 책은 <가디언>에서 '2019년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었고, 미국과학작가협회 '사이언스 인 소사이어티 북 어워드' 최종후보로 꼽혔으며, '지속가능한 문학을 위한 그린프라이즈'를 수상했을 뿐 아니라 <사이언스>에서는 숨 쉬는 모든 이들이 읽어야 할 책으로 꼽고 있어요. 대기오염의 절박한 현실을 똑바로 직시해야 할 때이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