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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 때리는 부동산
이희재 지음 / 크레파스북 / 2022년 12월
평점 :
매서워지는 부동산 한파로 인해 연일 아파트 매매, 전셋값이 역대 최대 하락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
작년 부동산 유튜버들이 '전세 살지 말고 집을 사라', '지금 사는 게 가장 싸다'라는 조언대로 자금을 탈탈 끌어모아 내 집 마련을 했던 사람들은 지금 금리 상승으로 이자 부담이 늘면서 굉장히 곤란한 상황에 처했어요. 여기서 누구를 탓하자는 건 아니지만 부동산이 지나친 과열로 치달은 건 유튜브와 언론의 책임이 있어요. 올해 초까지도 집값 상승을 외치며 아파트 매수를 부추겼던 보수신문과 경제지들은 지금, 집값이 하락하고 금리가 오르자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아파트 구매한 사람들)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비열한 태도를 취하고 있네요.
크레파스북에서 출간된 《뼈 때리는 부동산》 은 네이버 인기 블로거 뽀사장의 첫 부동산 지침서라고 해요.
부동산에 관한 책이지만 일반적인 부동산 투자서라고 볼 수는 없어요.
저자가 들려주는 부동산 이야기는 어디서 어떤 투자를 해 얼마의 수익을 올렸다는 성공담이 아니라 자신의 경험을 통해 얻은 부동산의 본질과 삶의 철학이라고 할 수 있어요. 네이버 인기 블로거 뽀사장으로서 이 책의 출간을 망설였다고 해요. 평소 시중에 나온 부동산 관련 서적들을 혐오했던 자신이 부동산 책을 쓴다는 것이 모순이니까요. 그래서 부동산 투자 비법이 아닌 뼈 때리는 현실 조언을 하고자 이 책을 썼다고 하네요.
부동산으로 망가진 삶을 한 방에 역전시킬 수 있는 신의 한수는 존재하지 않아요. 부동산 카페와 유튜브, 도처에 넘쳐나는 자칭 전문가들의 입담에 현혹되지 말고, 자신의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 출발점이에요. 어떡하든 악착같이 종잣돈을 모을 것, 그 다음은 시장에 진입할 것. 괜히 주식이나 코인으로 뻥튀기하겠다는 생각은 접을 것. 인생에 요행은 없음을 명심할 것. 일단 올라타 시장에 진입하고 나면 분명 다음 수가 생긴다는 것. 호랑이 등에 올라타 저축한다 셈치고 빚을 줄이고, 돈을 더 모아 좀 더 상급지로, 좀 더 넓은 집으로 악착같이 옮겨 붙는 것. 이것이 우리 삶을 지탱해주는 묵직한 정석이라는 것이 저자가 찾은 해법이라고 하네요. 어설픈 묘수나 무리수 대신에 정석을 따르기 위해서는 본인만의 공부가 필요해요. 부동산이든 주식이든간에 사람들이 원하는 건 부자가 되고 싶은 거잖아요. 돈에 구애받지 않고 행복하게 살려면 돈이 필요하고, 그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는 노력해야죠.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사회는 더불어 사는 사람 모두가 먹는 거, 입는 거 이런 걱정 좀 안 하고, 더럽고 아니꼬운 꼬라지 좀 안 보고, 그래서 하루하루가 좀 신명나게 이어지는 그런 세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일 이런 세상이 좀 지나친 욕심이라면은 적어도 살기가 힘이 들어서, 아니면 분하고 서러워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그런 일은 좀 없는 세상, 이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335p)
노무현 前 대통령의 말을 소개하면서 저자는 우파와 좌파, 진보와 보수, 이딴 걸 떠나 적어도 사람이 먹고 사는 문제 앞에선 모두가 좀 솔직해져야 하며, 무엇보다도 어설프게 장난질 치지 말아야 한다고 이야기하네요. 1988년 당시 초선 의원으로 첫 국회 대정부 질의에 나섰던 노무현의 말이 34년이란 세월을 건너 2022년을 사는 오늘의 내 폐부를 찌르고 있다고 말하는 저자의 고백에 저 역시 공감하네요. 먹고 사는 문제를 자꾸 정쟁으로 엮어대는 일은 멈춰야 해요. 어떤 정부가 들어서든 결코 변하지 않을 사실 하나는 내 돈 주고 내가 산 내 집의 소중함과 그것이 각자의 삶에 가져다 주는 의미라는 것, 이게 핵심이니까요. 소중한 가족과 함께 잘 살고 싶은 마음은 모두가 똑같을 테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