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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네의 일기
안네 프랑크 지음, 데이비드 폴론스키 그림, 박미경 옮김, 아리 폴먼 각색 / 흐름출판 / 2023년 1월
평점 :
《안네의 일기》 완전판 그래픽노블이 나왔어요.
안네 프랑크 재단이 공인한 단 한 권의 그래픽노블이라고 하네요. 첫 장에는 등장인물을 소개하고 있는데, 각 인물의 모습이 실물 사진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잘 묘사되어 있어요. 안네의 일기를 읽으며 머릿속으로 상상했던 인물들을 그림으로 표현해주니 훨씬 더 몰입감이 있어요. 이것이 바로 그래픽 노블의 매력인 것 같아요. 사랑스러운 소녀, 안네가 쓴 일기가 그림으로 펼쳐지니 그 감동이 남다르네요.
"열세 살짜리 여자아이가 외톨이 같다고 느낀다면 누가 믿어줄까? 하지만 세상에 나 혼자뿐인 것 같아.
내게는 사랑하는 부모님과 열여섯 살인 언니가 있어.
한넬리와 자클린을 단짝이라 할 만하지만 실제론 진정한 친구가 없어." (9p)
1942년 6월 12일 금요일은 안네의 열세 번째 생일날이에요. 생일 선물로 받은 일기장을 발견한 안네는 기뻤어요. 처음으로 내게 진정한 친구가 생겼다는 느낌을 받았고, 일기장을 '키티'라고 부르며 자신의 속마음을 적고 있어요. 안네의 일기장 첫 번째 기록인 거죠. 지극히 개인적인 일기장이 훗날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책들 중 하나가 된 건 기쁜 일이지만 그 원인이 현대사에서 가장 끔찍한 사건 때문이라고 생각하니 슬프고 아프네요.
나치 독일의 잔혹한 홀로코스트 기간 동안 안네 프랑크에게 일어난 이야기.
1933년 나치가 정권을 잡자 독일 사회에서 유대인들을 박해하기 시작했고, 안네의 가족은 독일을 탈출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이사했어요. 그곳은 안전할 거라고 생각했고, 안네는 학교에서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고 네덜란드어를 배우며 정착했어요. 1939년 9월 1일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하고 제2차 세계대전이 선포되었을 당시 안네는 겨우 열 살이었어요. 1940년 독일군이 네덜란드를 침공했고, 나치는 유대인들을 박해하기 시작했어요. 1942년 여름, 안네의 언니 마고에게 나치 SS의 징집 명령서가 날아왔고, 프랑크 가족은 미리 준비해놓은 은신처로 도망가 숨어 지냈어요. 그곳에는 프랑크 가족(오토, 에디트, 마르고, 안네) 외에 4명이 함께 지냈어요. 갇힌 채 생활한다는 게 어떤 심정인지 우리는 알 수 없지만 안네는 꽤나 씩씩하게 잘 버텨낸 것 같아요. 다만 엄마와의 정서적 단절은 안타깝고 속상하네요. 딸에게 다정하지 못한, 차가운 엄마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엄마가 죽어도 상관 없다고 썼던 건 십대의 흔한 반항이라고 생각해요. 어쨌든 일기장에 적은 내용은 비밀이었으니까요. 설마 엄마가 몰래 일기장을 보진 않았겠죠. 아마 그럴 시간은 없었을 거예요. 싸우더라도 더 많은 시간이 주어졌다면...
"사랑하는 키티에게, 저번에 '모순덩어리'라는 말로 끝맺었으니 오늘은 그 말로 시작할까 해.
... 나 혼자 있을 땐 거의 언제나 무대에 오르지만 사람들 앞에선 한 번도 나타나지 않았어. 나는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내적으로) 현제 어떤 사람인지 분명히 알고 있어.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걸 마음속에만 담아둘 뿐이야. 그렇기 때문에 나는 내면을 보고 나 자신을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반면, 사람들은 겉면을 보고 나를 행복하다고 생각해. 태평스러운 안네는 웃어넘기고 경박헤 대답하고 어깨를 으쓱하면서 대수롭지 않은 듯 행동하지만, 얌전한 안네는 정반대로 반응해. 솔직히 말하면 겉으론 멀쩡한 척 해도 속으론 상처를 받아서 어떻게든 나를 변화시켜보려고 무척 노력하고 있어. 유감스럽게도 나는 매번 더 강력한 적을 상대해야 해. 그때마다 내 안에서 흐느끼는 목소리가 울려." (150p)
1944년 8월 1일 화요일, 안네의 일기는 여기에서 끝나요. 1944년 8월 4일, 은신처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체포되어 아우슈비츠-비르케나우 수용소로 보내졌어요. 안네의 아빠, 오토 프랑크만 유일하게 포로수용소에서 살아남았고, 안네의 일기를 최초로 출판했어요. 하지만 오토는 초판본에서 일부 내용을 삭제했기 때문에 이후 출간된 완전판이 진짜 안네의 일기라고 할 수 있어요. 거침없이 쏟아내는 속마음이야말로 사춘기 소녀의 진심이니까요. 솔직한 자신을 오직 키티에게만 보여준 안네, 그 덕분에 우리는 절망 속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었네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