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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쓰는 대장경 - 마음을 다스리는 대장경 핵심 구절 필사집
곽철환 지음 / 시공사 / 2023년 1월
평점 :
마음이 널뛰거나 머릿속이 복잡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 경우에는 필사가 많은 도움이 됐어요. 스님의 책을 필사한 적도 있고, 좋은 문장을 골라 쓰면서 마음을 챙겼네요.
《처음 쓰는 대장경》은 마음을 다스리는 대장경 핵심 구절 필사집이에요.
대장경(大藏經)은 불경을 집대성한 경전이에요. 불교 경전은 부처의 가르침을 담은 교법(경장)과 계율(율장), 그리고 교법에 대한 제자들의 연구해석서(논장)까지 소위 삼장(三藏)이 있는데 이를 집대성한 것이 《대장경》 또는 《일체경》 이라고 하네요. 불교 신자가 아닌 사람들에겐 대장경보다는 해인사에 보관 중인 팔만대장경이 더 익숙할 거예요. 팔만대장경을 모두 읽으려면 한 사람이 하루 여덟 시간씩 읽어도 30년이 걸린대요. 수도자가 아닌 이상 도전할 엄두가 안나는 엄청난 분량이죠.
이 책은 방대한 대장경의 내용 중에서 요점이 되는 부분을 발췌하여 10개의 장으로 나누어 만든 필사집이에요. 저자는 "불교는 마음의 안정에 이르는 방법을 가르친다. 마음이 불안정한 이유는 삶이 자신의 뜻대로 되기를 바라는 탐욕 때문이고, 자신의 색안경으로 대상을 끊임없이 좋다, 싫다 등으로 분별하기 때문이고, 생각이 과거와 미래로 떠돌아다니기 때문이다."라고 말하면서, 그 안정에 이르는 방법으로 필사를 권하고 있어요.
경전 구절이 읽고 쓰기 편리하게 구성되어 있어서 필기구만 준비하면 언제든지 필사할 수 있어요. 직접 필사를 하면서 느낀 점은 마음이 차분해진다는 거예요. 좋은 문장을 눈으로만 읽으면 잠시 기억하지만 소리내어 읽고 손글씨로 써보면 오래 기억할 수 있어요. 무엇보다도 부처의 가르침은 삶의 지혜라는 점에서 종교를 초월한 인생 수업인 것 같아요. 이미 필사의 힘을 체험해봤기 때문에 새삼스러울 건 없지만 대장경의 핵심 구절을 필사하는 건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심란한 마음 때문인지 흔들흔들 떨리게 써졌던 글씨가 점점 반듯하게 힘이 들어가더니 단정해졌어요. 똑같은 내 글씨인데도 그동안 필사한 것들을 훑어보니 손이 아니라 마음으로 썼구나라는 게 보였어요.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나만의 필사집을 얻어서 든든하네요. 마음 챙김을 위한 필사, 진심으로 추천해요.
【 七 】
붓다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아직 괴로움의 뜻을 잘 모르는구나. 이 세상에서 몸보다 더 괴로운 것은 없다.
배고프고 목마른 것, 춥거나 더운 것, 미워하고 성내는 것, 놀라고 두려워하는 것,
음욕과 원한은 다 몸에서 비롯된다.
몸은 온갖 괴로움의 근본이고, 근심과 불행의 근원이다.
마음을 괴롭히고 생각에 시달리며 근심하고 두려워하는 것도,
세계의 온갖 것이 서로 해치는 것도,
우리가 생사에 얽매여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다 몸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법구비유경 法句譬喩經』 제3권 『안녕품 安寧品』 (20p)
【 二十七】
어떤 승려가 마조에게 물었다.
"화상께서는 어찌하여 마음이 곧 부처라고 합니까?"
"아기의 울음을 그치기 위해서다."
"울음을 그친 뒤에는 어떻게 합니까?"
"마음도 아니고 부처도 아니다."
"이 2가지를 제외한 사람이 오면 어떻게 합니까?"
"그에게는 그 무엇도 아니라고 말하겠다."
『경덕전등록』 제6권 「마조도일」
▶ 부처를 밖에서 찾는 이에게는 '마음이 곧 부처다'라고 일침을 가하고,
여기에 집착하는 이에게는 '마음도 아니고 부처도 아니다'라고 경고하고,
마음과 부처를 말할 필요가 없는 이에게는 '그 무엇도 아니다'라고 말해준다.
지붕에 오르려면 사다리가 필요하고,
개울을 건너려면 징검다리를 디뎌야 하지만,
사다리와 징검다리에 집착해서 그것을 이리저리 궁리하느라
사다리에서 떨어지고 개울에 빠지지는 않을까, 마조는 그것을 염려했다.
(310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