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숲으로 간 여성들 - 그들이 써 내려간 세계 환경운동의 역사
오애리.구정은 지음 / 들녘 / 2023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 그리고 최근 튀르키예 대지진 등 세계 곳곳에서 충격적인 일들이 벌어지고 있어요.
이제 환경 문제는 먼 미래 남의 나라의 일이 아닌 현재 모두의 위기라고 볼 수 있어요. 하지만 우리나라는 반대로 가고 있어서 몹시 우려되는 상황이에요. 현실 정치와 돈 앞에서 언제라도 기후 대응이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데 그럴수록 지구 환경에 관한 관심과 노력을 집중해야 할 것 같아요. 그런 맥락에서 우리 모두가 읽어야 할 책이 나왔어요.
《숲으로 간 여성들》은 두 명의 기자가 함께 쓴 책이에요.
오애리·구정은 기자는 언론사에서 오랫동안 국제뉴스를 다뤄오면서 세상의 모든 일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실감했다고 해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곡물과 원유, 천연가스 가격이 폭등했고, 최악의 인플레이션 때문에 유럽의 여러 나라들은 석탄 화력발전소 재가동에 나서면서 탄소중립 이행에 걸림돌이 생겼지만 멈출 수는 없어요.
이 책은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위해 헌신해온 여성 환경운동가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요. 왜 굳이 여성 환경운동가들인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하고 있어요. "'어머니 자연(Mother Earth)'이란 말처럼, 땅에서 키워낸 먹거리로 가족을 먹이고 돌봐온 여성들의 일상이야말로 오늘날 환경운동의 출발점이 되었기 때문이다." (7p) 여성들이 더 나은 환경을 위해 어떤 활동을 해왔는지를 살펴보면 눈물겨운 희생과 투쟁이었음을 알 수 있어요.
프랑스의 여성 해양생물학자 잔 빌프뢰-파워, 독일의 자연과학사 또는 생태학의 창시자로 평가받는 힐데가르트 폰 빙엔, 생태학자 마리아 지빌라 메리안, 영국의 사회운동가 옥타비아 힐, 『침묵의 봄』으로 화학살충제 DDT 오남용을 알린 미국 해양 생물학자 레이첼 카슨, 해양생태계를 연구하고 지키기 위해 노력한 해양학자 실비아 얼·티어니 타이스·아샤 데 보스, 라틴아메리카의 녹색 전사들인 리고베르타 멘추와 베르타 카세레스, 과달루페 바스케스 루나, 아프리카에 일억 그루의 나무를 심은 왕가리 마타이, 마운틴 고릴라들의 벗인 미국 동물학자 다이앤 포시, 아마존 환경운동가인 도로시 스탱 수녀와 숲 지킴이들, 키스톤 송유관 반대 운동을 이끌어온 위노나 라듀크와 마돈나 선더 호크, 인도의 여성 환경운동가 메다 팟카르와 칩코 운동인 나무를 끌어안은 여자들, 기업과 싸운 서티모르의 마마 알레타와 에린 브로코비치, 방글라데시 환경변호사 리즈와나 하산, 방글라데시 총리이자 아시아의 대표적인 여성 정치인 셰이크 하시나, 바이칼 호수를 지키는 마리나 리흐바노바와 베라 미셴쿄, 갈리나 체르노바, 독일의 녹색당 의원인 페트라 켈리와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일본의 풀뿌리 운동을 이끈 히라타 키미코, 푸에르토리코의 농업생태학자 달마 카르타 헤나, 아프리카 재활용의 여왕이자 감비아의 사회활동가 이사투 시세이, 사막 호수의 환경운동가 이칼 앙겔레이, 소말리아 환경운동가 파티마 지브렐, 스웨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중국 최초의 기후 파업을 조직한 우홍이, 노르웨이 총리인 그로 할렘 브룬틀란, 그리고 세계 곳곳의 청소년 활동가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어요. 그 내용 중에서 가장 충격적인 건 환경운동가들이 협박과 살해를 당한다는 사실이에요. 전 세계에서 살해당하는 환경운동가들 열 명 중 한 명은 여성이며, 2021년 연례보고서에서 한 해 동안 환경운동가 227명이 살해당했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전년 212명에서 열다섯 명이 늘어난 수치예요. 대부분 아마존 열대우림 지역에서 발생했고 환경과 원주민 인권 보호를 위해 활동하다가 목숨을 잃었다고 하네요.
여성들은 투쟁을 이끌면서 가장 심각한 핍박의 대상이 되곤 했어요. 지구를 구하기 위한 싸움이 기후변화 대응을 넘어 기후 정의 쪽으로 향해가고 있어요. 억압적이고 비민주적인 정부와 싸우고 기득권 남성들의 정치권력에 맞서면서 삶과 공동체적인 대안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민주주의와 다양성 실현이라는 것, 그것이 결국 지구 환경을 지키는 가장 큰 무기라는 거예요. 놀랍고도 감동적인 세계 환경운동의 역사를 마주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