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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우주로 가는 길을 열다
오승협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3월
평점 :
2022년 6월 21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2차 발사 성공은 실로 감격적인 순간이었어요.
아무래도 1차 발사가 안타깝게 실패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성공을 염원했던 것 같아요.
누리호 2차 발사가 깔끔하게 성공하면서 한국은 우주 발사체 개발과 우주 수송, 위성 운용 능력을 자체적으로 확보했음을 보여줬고, 세계 7대 우주강국으로 거듭났다는 기사를 보면서 정말 기뻤어요. 그동안 뉴스를 통해 접한 내용이 전부라서 우리나라의 항공우주 기술 수준을 잘 모르고 있었어요. 2013년 발사한 나로호는 러시아 기술에 크게 의존한 반면, 누리호는 엔진 개발부터 주요 부품 제작, 조립, 발사대까지 모두 국내 연구소와 기업 연구진의 힘으로 탄생한 진정한 한국형 발사체라는 점에서 놀라운 성과라고 할 수 있어요.
《누리호, 우주로 가는 길을 열다》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창립 멤버이자 책임연구원인 오승협님의 책이에요.
저자는 36년간 로켓 엔지니어로서 과학관측용 고체로켓 KSR-Ⅰ, KSR-Ⅱ, 과학관측용 액체 로켓 KSR-Ⅲ, 나로호(KSLV-Ⅰ), 누리호(KSLV-Ⅱ)까지 11번의 우리나라 로켓 발사 현장을 지켰다고 해요. 이 책은 우리나라 로켓 개발부터 누리호 발사까지의 여정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커다란 의미가 있어요. 일반인들에게는 낯선 항공우주 분야지만 우리나라 로켓 개발의 역사를 처음부터 함께 해온 연구원의 생생한 목소리로 들을 수 있어요.
시간을 거슬러, 출발점은1986년 초에 국립천문대가 이름을 바꾸어 정부출연연구소로 재탄생했고, 한국전자통신연구소 부설 천문우주과학연구소로 출범해 천문 연구와 우주과학 등 연구를 시작했다고 해요. 이때만 해도 국내 항공공학과가 있는 대학은 3개뿐이었는데 항공 분야에 대한 과목만 개설되었고 발사체나 위성 등 우주에 관한 내용은 거의 없었대요. 천문우주과학연구소 '우주공학실'에서 1987년 8월 10일부로 시작된 수행 연구 과제는 '과학연구용 로켓 개발을 위한 필수 기술 연구'로 하드웨어를 만드는 건 아니지만 로켓 개발을 위한 선행 기초연구라는 점에서 대한민국 민간 로켓 개발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어요. 당시 정부 부처인 과학기술처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쳬게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정부출연연구소를 설립하기로 했는데, 천문우주과학연구소 '우주공학실'과 한국기계연구소 '유체기계연구실'을 합쳐 1989년 10월 10일 한국기계연구소 부설 항공우주연구소가 설립된 것이고, 지금의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이렇게 만들어졌대요. 초창기 창립 멤버는 44명이었대요. 우주발사체 기술은 국가 간의 기술 이전이 불가능해 국가적 지원 속에서도 완전한 발사체 기술을 확보하기까지 상당한 기술적 한계와 실패를 경험할 수밖에 없다고 해요. 그런데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의 시선에는 성공이냐, 실패냐라는 결과만 보였을 거예요. 맨땅에서 헤딩하듯 불모지 한국에서 우리 발사체를 설계하고 만들어낸 연구원들의 능력과 피땀어린 노력을 알고 나니, 존경심이 절로 생기네요.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패의 경험을 쌓아오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이토록 훌륭한 성과를 이뤄낸 연구원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내고 싶어요. 완벽한 누리호 발사 성공은 우리 국민 모두에게 우주에 대한 희망을 안겨주었어요.저자는 지금부터가 시작이라고 이야기하네요. 산 넘어 산이라고, 이제 처음으로 한번 성공했을 뿐이며 앞으로의 길은 멀고 더 험할 수도 있지만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을 거라는 저자의 말에 또 한번 감동했어요. 다만 현 정부가 현실성이 떨어지는 우주항공청 설치를 추진하면서 우주개발 예산에 관한 의문과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는 점이 걱정스럽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