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위한 해시태그 한국 독립운동사 청소년을 위한 해시태그
조한성 지음 / 생각학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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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그 어느 때보다 우리 역사를 되새겨야 할 시기인 것 같아요.

일본은 내년부터 초등학교 6학년이 배우는 사회 교과서에 조선인 징병을 포함해 강제동원과 관련한 내용을 수정하기로 했고,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부당한 영토 주장에 관한 내용은 모든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렸다고 해요. 일본 정부가 이토록 뻔뻔하게 왜곡된 역사를 초등학교 교과서에까지 적용하게 된 배경에는 한-일 정상회담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을 거예요. 일본의 강제동원에 관해 피해자들이 바라는 건 그들이 잘못을 인정하고 사죄하는 것인데, 우리 정부가 그 길을 스스로 막은 꼴이에요.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응당 받아야 할 배상과 사죄를 정부가 무슨 권리로 막은 건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네요. 올해는 삼일절부터 한-일 정상회담까지 분노와 저항을 불러일으키는 참사였네요.

《청소년을 위한 #해시태그 한국독립운동사》는 한국 독립운동의 역사를 이야기 형식으로 만든 책이에요.

이 책은 우리나라가 일본의 침략을 받아 국권을 잃고 나라를 빼앗기게 되었을 때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우리 역사 중에서 가장 많은 인물과 단체, 사건이 등장하기 때문에 익숙한 해시태그를 이용하여 복잡한 역사를 쉽게 풀어내고 있어요. 일본은 우리나라를 빼앗고 식민 통치를 하기 위해 민족 차별을 앞세웠어요. 무시하고 차별하면서 우리를 자기들보다 열등한 존재로 만들었고, 이에 분노한 사람들이 저항하며 일어난 것이 독립운동이에요. 세계 역사상 우리만큼 독립운동을 치열하게 했던 민족은 없다고 할 정도로 독립운동을 많이 한 이유는 뭘까요. 바로 그것은 민족정신이라고 볼 수 있어요. 안중근 의사는 재판정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해요. "이번의 거사는 나 개인을 위해 한 것이 아니고 #동양 평화를 위해 한 것이다. 러일 전쟁 때 일본 천황은 이 전쟁이 동양 평화를 유지하고 대한의 독립을 공고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이토 히로부미가 한국에 와서 한국 상하의 인민을 속였다. 그것은 일본 천황의 뜻에 반하는 것이었으므로, 국민은 모두 통감에게 원한을 갖게 되었다. 이번 거사는 한국의 독립 전쟁이다. 나는 의병의 참모 중장으로서 한국을 위해 이번 일을 한 것이다. 보통의 자객으로서 저지른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나는 보통의 피고인이 아니라 적군에 붙잡힌 포로인 것이다." (63-64p) 안중근 의사는 1910년 2월 14일 사형선고를 받고, 3월 26일 서른두 살의 나이로 순국했어요. 대한제국 말기 장인환이나 전명운, 안중근처럼 일제의 침략을 막으려고 했던 사람이 한 명 더 있는데, 그가 바로 이재명이라고 해요. 이재명은 미국에 노동자로 이민을 갔던 사람인데,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할 생각으로 귀국했다가 안중근의 의거로 이토가 죽자 대표적인 매국노였던 이완용으로 목표를 수정했어요. 거사는 실패했으나 사형을 선고받은 이재명은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고 해요. "공평치 못한 법률로 나의 생명을 빼앗지만, 국가를 위한 나의 충성되고 의로운 혼백은 빼앗지 못할 것이다. 내 몸이 지하에 들어가는 날에는 수백 수천의 이재명이 다시 탄생할 것이다. 한 알의 곡식이 종자로 뿌려지면 수백 수천의 곡식으로 환생함과 같은 것이다. 오늘이라도 통감부를 철폐하고 을사늑약과 정미7조약을 취소하여 빼앗아간 우리 대한의 권리와 물건을 일일이 다시 되돌려서 후일 일본이 당할 큰 환란을 면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69p)

어릴 때는 굴곡진 근현대사가 싫었는데, 그건 싫은 게 아니라 너무 아프고 슬펐던 거구나 싶네요. 이 나라가 얼마나 많은 피와 눈물로 세워졌는지, 수많은 독립운동가들뿐 아니라 이름 없이 죽어간 무명용사를 기억하며 그 뜻을 기리고 나라사랑의 마음을 되새겨야 할 것 같아요. 독립운동사를 톺아보니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민족이 위대한 독립정신을 계승하여 4·19 혁명, 5·18 민주화 운동, 6월 민주항쟁을 통해 민주주의를 바로 세울 수 있었음을 확인했네요. 이것이 우리가 한국 독립운동의 역사를 배워야 하는 이유라는 것, 무엇보다 지금 대한민국은 역사를 기억하고 외쳐야 할 때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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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오는 건 사람이 아니라 사랑이야
아오야마 미치코 지음, 이경옥 옮김 / 빚은책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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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키스>에게 저렇게 좋은 안식처를 만들어주다니.

저 그림과 저 액자는 백 년 후에도 쭉 함께할 거야." (234p)


《너에게 오는 건 사람이 아니라 사랑이야》는 아오야마 미치코의 소설이에요.

하나의 그림 속에 다양한 사람들의 마음이 담기듯이, 각각의 이야기에서 따스한 마음이 전해지네요.

그림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는데, 그림을 통해 사람들은 만나고 성장하고 있어요. 습작, 초벌 그림이라는 뜻을 가진 초상화 <에스키스>가 그린 사람을 떠나 여러 사람들 사이를 흐르며 삶을 바꾸는 특별한 순간을 만들어내고 있어요.

레이는 왜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지 못했을까요. 어쩌면 그때는 불안한 마음이 더 컸던 건지도 모르겠네요. 아프고 방황하는 시간들이 헛된 것이 아니라 인생에서 거쳐가야 할 여정이라는 걸, 그때 몰랐을 뿐이에요. 사랑이라는 감정을 애써 외면했던 사람들도 먼 훗날에는 깨닫게 되는 것 같아요. 이 소설은 그림이라는 예술 작품을 통해 드러내지 못한 마음을 다시 확인하고, 살아 숨쉬는 뭔가로 느낄 수 있게 해주네요. 마치 운명의 길잡이처럼.

다른 건 몰라도 사랑만큼은 운명을 믿는 편이라 만남과 헤어짐 그리고 재회까지 애틋하고 아름답게 느껴졌어요. 풋풋한 청춘의 설렘으로 시작해서 화가의 초기 초상화 작품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인연과 사연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면서 하나의 이야기가 완성된 것 같아요. 두 사람이 만나, "우리는 이제야 겨우 본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 같아." (243p)라고 말하는 순간, 그동안 얼어붙었던 모든 것들이 일제히 녹아버리는 느낌이었어요. 멀어져 있던 시간들이 무색할 정도로, 서로의 진심이 통했다는 걸 알아차렸던 거죠. 그렇구나, 역시 그랬어, 두 사람의 에스키스. 마지막으로 "이 모든 게 너로부터 시작했어." (245p)라는 말이 그토록 원했던 답변이구나 싶었어요. 사랑하는 사람, 사랑하는 그림, 사랑하는 삶까지 전부 담고 있는 한 마디, 그래서 좋았어요. 소중한 마음을 마주할 때의 기분, 저절로 미소짓게 되는 이야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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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거시제
배명훈 지음 / 북하우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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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거시제》는 배명훈 작가님의 SF 단편소설집이에요.

우선 SF 소설을 읽는 마음이 이전과는 달라진 것 같아요. 먼 미래가 아닌 현 시점에서 바라보게 되는 이야기였어요.

인공지능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이겼을 때는 인공지능의 존재를 처음 알리는 신호탄이었다면 올해 오픈AI 가 공개한 챗GPT-4 는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어요. 사람이 그림을 보듯 이미지를 인식하고, 사람처럼 글을 만드는 인공지능이라니 창작의 영역을 침범하는 게 아닌가 우려되네요. 실제로 몇 가지 키워드를 주면 몇 초만에 그럴 듯한 작문을 해내는 챗GPT의 능력이라면 어떤 미래를 그려낼지 궁금하기도 해요.

세상을 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말하는 로봇 마사로가 인간 유희보다 더 인간처럼 느껴진다는 게 참 아이러니했어요. 이 책에 실린 아홉 편의 작품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어요. 2020년 3월 11일, 세계보건기구에서 팬데믹으로 지정한 그날부터 우리가 알던 세계는 사라진 것 같아요. 작가의 말을 빌리자면, "온 세상 사람들이 거대한 SF 소설 속에 갇혀버려서"라는 표현이 적절하네요. 막연하게 상상했던 미래와는 전혀 다른, 충격적인 미래가 이미 우리 곁에 온 것 같았어요. 2018년 작품인 <미래과거시제>는 사람들의 시간에 대한 인식을 다루고 있는데, 이상한 시제를 상상할 수 있는 자유를 긍정하고 싶네요. 소설을 읽으면서 독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접근하겠지만 때로는 소설이 던지는 질문에 무겁게 가라앉을 수도 있어요. 그것이 문학이 지닌 힘이라고 생각해요. 작가는 소설에 자신만의 세계를 담아내고, 독자는 그 세계 안에서 새로운 경험을 누릴 수 있으니까요. 결말이 어떠하든, "나는 행복하게 잘 살았어." (335p)라고 남긴 그 사람의 마지막 메시지로 기억하고 싶어요. 과학자들이 그토록 열심히 찾고 있는 외계생명체의 존재, 그 실존 여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지만 믿고 싶어요. 인류가 지구를 벗어나 우주를 탐험하는 시대인데, 무한한 상상력을 멈출 이유는 없으니까요. SF 소설이야말로 그 상상력을 자극하는 원동력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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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재밌는 면역 이야기 - 면역의 원리에서 치료까지 흐름으로 읽는 면역학 이토록 재밌는 이야기
김은중 지음 / 반니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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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분야든지 전공서적은 어렵고 지루한 것 같아요. 그러니 전공자가 아닌 사람이 펼쳐 보는 일은 드물겠죠. 하지만 의학 분야는 우리의 건강과 직결된 문제를 다루고 있어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어요. 이럴 때 필요한 건 일반 대중들을 위한 책이겠지요. 제목부터 자신만만하게 "이토록 재밌는"이라는 수식어가 붙어있으니 망설임 없이 펼쳐볼 수 있었네요.

《이토록 재밌는 면역 이야기》는 그림 그리는 의사 김은중님의 책이에요.

저자는 이비인후과 의사로서 대중들에게 필요한 기초적인 면역학 지식들을 전하고자, 직접 그림을 그려가며 이 책을 완성했다고 하네요.

면역학자는 아니지만 병원에서 수많은 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의사라서 좀 더 쉽게 설명하려고 애썼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최근 면역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면역력을 키워준다고 주장하는 건강식품이나 약물, 식품에 관한 정보와 광고를 많이 접했을 거예요. 코로나19 펜데믹이라는 어마무시한 전염병 때문에 건강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던 것 같아요. 면역 또는 면역력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외부 병원체의 공격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주는 방패나 방어막이라는 이미지가 있어서, 건강을 생각할 때 면역은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주제라고 할 수 있어요.

이 책은 면역학 기초 수업이라고 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다양하고 흥미로운 사진 자료와 귀여운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그림들이 많아서 술술 읽어갈 수 있네요. 면역이 무엇인지, 면역학은 어떻게 발전해왔는가를 살펴보는 과정이 한 편의 역사 이야기 같아요. 질병을 유발하는 원인이 미생물이라는 사실은 독일 의사 로베르트 코흐에 의해 밝혀졌어요. 무명의 시골 의사였던 코흐는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 끝에 결핵의 원인균을 발견했고, 자신의 4원칙을 통해 결핵이 결핵균에 의해 걸리는 질병임을 확실하게 증명해냈어요. 코흐의 연구는 질병과 세균과의 관계를 정립해낸 위대한 업적이며, 현대 의학의 단단한 주춧돌이 되었어요. 코흐는 1905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고 그가 연구 결과를 발표했던 3월 24일은 세계 결핵의 날로 기념되고 있어요. 현재도 백신과 항생제 개발의 첫 단계는 질병을 유발하는 병원체를 확인하는 일이에요.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항원을 만나는데, 환절기 가벼운 감기 바이러스부터 위협적인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 바이러스, 일상 곳곳에 숨겨진 세균과 곰팡이, 미세 먼지를 포함한 수많은 화학 물질들이 우리 몸 안으로 들어와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거예요. 여기서 놀라운 점은 이렇게 어마어마한 종류의 항원에 대응할 수 있는 항체가 이미 우리 몸속에 존재한다는 사실이에요. 의학자들의 연구 결과가 누적될수록 면역은 세밀한 조절이 필요한 인체 시스템임을 확인시켜주고 있어요. 그렇다면 우리는 면역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세균의 대부분은 위장에 몰려 있는데, 면역 세포들은 장속 세균과 함께 불필요한 면역 반응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절하고 있어요. 체내 유익균을 보강하기 위해 시중에 판매하는 유산균을 꼭 먹어야 할까요. 아쉽게도 아직 정답은 없어요. 면역력을 키우고 싶다면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할 것, 그리고 다양한 체내 유익균을 보호하기 위해 반드시 항생제를 정확하게 사용할 것. 기본 예방 접종을 꼭 할 것. 또한 충분한 수면이 중요해요. 우리 몸의 균형을 조절하는 핵심인 면역계의 원리와 비밀, 의학자들의 이야기까지 흥미롭고 유익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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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밍 사회 - 캔슬 컬처에서 해시태그 운동까지 그들은 왜 불타오르는가
이토 마사아키 지음, 유태선 옮김 / 북바이북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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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밍 flaming ('활활 타오른다'는 의미로 비난, 비방 등의 글이

빠르게 올라오는 것을 말한다. 원서에서는 '염상 炎上'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지만

한국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플레이밍'으로 번역했다 - 옮긴이)이라는 말이

'인터넷상에서 벌어지는 도 넘는 비방'의 의미로

쓰이게 된 것은 2005년경부터다.

... 플레이밍은 오늘날 더는 특이한 현상이 아니다.

오히려 사회를 충실하게 비추는 이른바 사회의 거울이 되었다.

그렇다면 거기에 비치는 모습으로부터

사회 그 자체를 분석하는 일이 더욱 중요하지 않을까."

《플레이밍 사회》, 이토 마사아키, 4-5p



《플레이밍 사회》는 이토 마사아키의 책이에요.

저자는 아이치슈쿠도쿠대학교 현대사회학부 조교수 등을 거쳐 2015년부터 세이케이대학교 문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며 전공은 미디어론이라고 해요. 이 책이 나오게 된 과정을 보면 2020년 7~11월 호에 걸쳐 잡지 <중앙공론>에 연재한 원고를 바탕으로 새롭게 집필했다고 하네요. 그래서 이 책에서는 몇 가지 시사적인 사례에 꼭 맞는 구체적인 사례 연구를 통해 이 현상을 둘러싼 사회적 의미와 문맥을 밝히고 있어요.

현대에는 많은 사회적 갈등이 이른바 좌우 대립, 좌파와 우파의 이념 대립이라는 틀 속에서 일어나고, 플레이밍 현상 또한 한쪽 집단이 다른 집단을 비난하거나 공격하면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요. 저자는 이 현상을 단순히 좌우 대립 구도로 환원하기에는 개운치 않은 무언가가 있고, 그것이 사람들을 불타오르게 하는 근원일지도 모른다는 하나의 견해로서 신자유주의라는 개념을 편입시키고, 약간 다른 시각에서 문제를 살펴보고 있어요.

먼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생겨난 다양한 갈등과 분쟁 중에서 자숙 경찰을 언급하고 있어요. 정부가 외출, 이동, 점포 영업 등을 자제할 것을 요청했으나 이를 따르지 않는 사람들을 엄격히 단속하고자 일반인 사이에 벌어진 자경단 같은 움직임이 빈번히 발생했는데 주목할 만한 사건은 파친코 가게라는 '적'을 지목함으로써 '동지'인 오스카부민의 갈채를 받았다는 거예요. 2000년대 후반 이후 재일 교포를 향한 혐오 발언에서도 비슷한 논리를 읽을 수 있어요. 이처럼 결단주의적 포퓰리즘 정치에 대한 지지가 올라가고, 특히 신자유주의 풍조를 견인한 정치인이 큰 인기를 끈 이유는 뭘까요. 거기에는 결단주의적 정치가로 구현되는 강자에 대한 지향이 강하게 보이는데, 그 이면에는 자신을 약자로 인정하려는 태도가 있어서 다른 사람을 약자로 여기고 배려하지 않게 된 거예요. 자숙 경찰은 거기에서 초래된 상징적인 존재였고, 신자유주의적인 약육강식의 논리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서 전체주의 논리나 봉건주의 논리로 되돌아갈 수 없으니, 저자는 시민의 책무로서 '누가 약자인가'를 생각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네요.

사회학자 에밀 뒤르켐은 "우리는 어떤 행위가 범죄이기 때문에 그것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것을 비난하기 때문에 범죄인 것이다" (52p)라고 논한 적이 있는데, 이것은 범죄, 일탈 행위, 사회 문제 등이 반드시 객관적으로 존재하지는 않으며 사회 측의 압력을 통해 구축되어간다는 입장과 관련이 있어요. 오늘날 소셜 미디어 공간은 평가를 위한 경쟁을 벌이며 시민 재판인 플레이밍을 통해 감시와 제재를 가하고 있어요. 해시태그 운동의 근원은 트위터 보급이 급속히 진행된 2009년 유럽 주변에서 잇따라 일어난 두 민주화 운동에서 근원을 찾을 수 있어요. 원래 해시태그(#)는 소셜 미디어에 올라온 글을 범주화하기 위한 라벨로 사용됐는데, 오늘날에는 사회 운동의 슬로건으로 이용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어요. 사람들은 특정 해시태그와 함께 자기 생각을 올림으로써 많은 사람의 생각과 결부되어 전체적으로 하나의 운동체가 구성되고 있어요. 다만 단순함에 휩쓸리지 말고 문제의 복잡함을 이해하기 위해 충분히 공부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어요. 일본 사회에서 정치적인 플레이밍으로 인한 타격은 좌파도 우파도 아닌 재일 교포가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는다는 것이 씁쓸한 현실인 것 같아요. 유명인을 대상으로 한 캔슬 컬처에 대해서는 아무리 합리적이고 일관된 행동일지라도 무조건 수긍되어선 안되고, 최후의 수단으로 이용되어야 하는데 그 이유는 인간 사회가 반드시 합리적이지도 일관적이지도 않기 때문이에요. 결국 집합적 열광의 기세에 이끌려 수많은 모순에 빠지지 않으려면 자유로운 입장에서 적절한 비판과 논의가 필요해요. 이러한 논점은 플레이밍 사회에서 신자유주의라는 연결고리를 계속 유지하며 발전시켜나갈지를 완곡하게 묻는 질문이기도 해요. 나쁜 것과 좋은 것, 긍정과 부정이라는 양가택일 대신 다양한 측면을 들여다보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어요. 우리 사회도 논의해봐야 할 내용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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