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필터를 설치하시겠습니까? 탐 청소년 문학 31
범유진 지음 / 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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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은 말이야. 무언가를 탐하는 마음이야.

사람들의 욕망은 어느 시대고 흘러넘치지.

갈 곳 잃은 마음이 한곳에 모여 응축되면, 어떻게 될 것 같아?

욕망을 이룰 수 있는 현실을 원하게 돼.

실체화된 몸을 가지고 싶어 하게 되지.

선비의 자리를 빼앗은, 선비의 욕망처럼." (146p)


무대 위에서 화려한 퍼포먼스로 눈길을 사로잡는 아이돌 그룹을 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와요.

하지만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공개된 그들의 데뷔 과정은 혹독한 연습과 치열한 경쟁 그 자체였어요.

누가 더 멋지고, 누가 더 잘하는가를 끊임없이 비교하며 순위를 매기니까요. 십대 아이들이 꿈을 향해 도전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응원하면서도 한편으론 걱정되는 마음이 컸어요. 예쁘고 멋진 외모와 실력이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요인인 건 맞지만 그 기준과 다르다고 해서 비난하는 건 옳지 않아요. 그걸 알면서도 타인을 욕하고 비난하는 심리는 뭘까요. 비뚤어진 욕망... 그와 관련된 이야기예요.

《I필터를 설치하시겠습니까?》 는 범유진 작가님의 청소년소설이에요.

이 소설에는 세 명의 친구들이 각자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요. 언니보다 예뻐지고 싶고 사랑받고 싶은 서연, 열등감 때문에 꼬여버린 승형, 부모님에게 사랑받고 싶은 채린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어요. 소원을 이루어 주는 앱 I필터를 사용했다는 것.

평소에 셀카를 찍으면서 필터를 사용해봤을 거예요. 예쁘게 나오는 필터, 실제 모습보다 더 예쁜 건 좋지만 너무 달라서 자기 모습 같지 않다는 게 함정이죠. 암튼 I 필터는 앱을 사용하기 전에 이용 약관을 반드시 읽어야 해요. 50장까지는 샘플로 무료지만 그 이후부터는 사용자의 소원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결제되고, 이루어진 소원은 I 가 사용자의 자리를 대신하는 데 이용되는 거예요. 누구도 사용자와 I 를 구별하지 못하게 되면 둘의 자리가 완전히 뒤바뀌게 돼요. I 를 돌려보내려면 앱을 삭제하면 되고, 앱을 삭제하면 이루어진 소원은 원상 복구되면서 사용자는 그 소원을 다시는 이룰 수 없게 된다는 것이 이용 약관인데, 여기에 동의하면 자동 설치되면서 소원을 이룰 수 있어요.

과연 I필터는 서연, 승형, 채린의 소원을 이루어주었을까요. 예뻐지고 싶고, 날씬해지고 싶은 아이들의 마음은 단순히 외적인 모습을 바꾸고 싶다는 욕구가 아니에요. 마음 깊숙히 숨겨둔 진심은 사랑받기를 원했던 거예요.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고 사랑받고자 하는 욕구였던 거죠. 하지만 소원을 이루는 대가, 그 결과는 너무 충격적이네요. 만약 나라면 어땠을까, 이 소설은 묻고 있어요. 당신이 원하는 건 소원입니까, 아니면 욕망입니까. 세 친구들을 통해 진짜 중요한 게 뭔지를 깨달을 수 있다면 그게 바로 I필터 효과가 아닐까 싶네요. 직접 경험하지 않고도 값진 교훈을 얻을 수 있어야 현명한 사람이겠지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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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키퍼의 딸
안젤린 불리 지음, 김소정 옮김 / 문학서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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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원주민의 이야기, 진정한 미국 소설을 만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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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키퍼의 딸
안젤린 불리 지음, 김소정 옮김 / 문학서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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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놀라운 작품을 만났어요.

2022년 ALA 마이클 프린츠 상 수상작이라고 하네요.

거창하게 수상 이력을 나열하는 건 아직 읽어보지 않은 사람들을 위한 것일뿐.

이미 이 책을 읽은 사람으로서 한마디 하자면 "치 미-그웨치." 예요. 아주 고마워요.

이토록 훌륭한 작품을 읽을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저자 안젤리 불리는 수 세인트 마리의 오지브웨 인디언 부족의 등록 시민이며, 미국 법무부 인디언 교육국 국장이었이며 미시간주 남서부에 살고 있지만 슈가섬을 영원한 고향으로 여기는 작가예요. 《파이어키퍼의 딸》은 안젤리 불리 작가의 첫 작품이라고 해요.

그동안 많은 영미소설을 봐 왔지만 현재 시점에서 아메리카 원주민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아요. 정말이지, 전혀 눈치채지 못했어요. 미국이라는 나라에 원주민, 인디언 부족들이 여전히 살고 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어요. 마치 존재하지 않는, 투명인간 취급을 해왔던 게 아닌가 싶어요. 백인과 흑인, 그밖의 유색인종이라는 범주에 속해 있었던 거죠. 미국 내에 인디언 부족과 집단, 마을의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이 소설을 읽기 전까지는 아예 관심조차 두질 않았어요. 그러나 소설을 통해 차별과 폭력을 목격했고, 그들이 겪는 고통이 우리와 무관하지 않다는 걸 느꼈어요.

주인공 다우니스 폰테인은 열여덟 살, 고등학교를 졸업했고 대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어요.

인디언 아빠와 백인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다우니스에겐 동네 사람들이 다 아는 비극적인 과거가 있어요. 혼혈이기에 그 어느 쪽에도 완벽하게 속할 수 없는 존재, 이방인으로 살아온 그녀지만 영혼 깊숙한 곳에는 파이어키퍼, 불을 지키는 사람이 살고 있어요. 그래서 아빠의 고향인 슈가섬을 우주만큼 사랑하고 있어요. 원래는 미시간 대학교에 가려고 했는데, 외삼촌의 죽음, 뒤이어 외할머니가 뇌졸중으로 쓰러져서 계획이 변경됐어요. 할머니의 뜻대로 집에서 가까운 레이크스테이트 대학에서 1학년을 보내기로 했어요. 덕분에 절친 릴리는 기뻐했죠. 남동생 리바이는 축하파티를 열자고 했고요. 리바이는 하키 팀에 새로 온 친구인 제이미를 소개시켜줬고, 여자친구가 있는 제이미가 워낙 매력적이라서 다우니스에게 방패막이용 앰버서더를 부탁했어요. 다우니스는 매일 아침 제이미와 달리기를 하며 친해졌고 자신의 속이야기까지 털어놓게 되었어요. 여기까지는 즐거운 청춘의 이야기였는데 절친 릴리가 끔찍하게 살해당하는 걸 목격한 뒤 모든 게 달라졌어요. 믿었던 제이미마저...

저자는 소설 속 인디언 부족이 겪는 사건을 상상해서 만든 것이며, 자신의 이야기가 연방이 인정하는 574개 인디언 부족을 대표하지 않는다는 걸 밝히고 있어요. 다만 한 가지 정확한 진실은 원주민 여성에 대한 폭력이 만연하다는 거예요. 원주민 여성은 네 명 가운데 한 명이 살면서 폭력을 경험하고, 절반 이상은 성폭력에 노출된다고 해요. 거의 대부분의 원주민 여성은 비원주민 가해자를 적어도 한 명은 만난다는 거예요. 드러내기 힘든 고통스러운 경험이지만 세상에 알리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이 소설을 썼다고 해요.

원주민 혼혈이지만 백인의 외모를 가진 다우니스를 통해 미처 몰랐던 상처와 비극을 마주하게 되는데, 그 과정이 너무나 놀라웠어요. 무엇보다도 아니시나-베, 미국 토착민의 언어 속에서 그들의 지혜를 배울 수 있어서 좋았어요. 미-그웨치!



"나의 뿌리는 이토록 깊은데 나는 언제나 이곳에 속해 있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없었다.

... 이곳에 있는 모든 사람, 모든 것과 연결되어 있지만......,

그 누구도 나를 전체로서는 보지 않는다는 것이 어떤 기분인지는 설명하기 힘들었다."

(35p)


"우리 부족의 역사를 알고 우리 조상들이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아는 게 좋아.

진실을 아는 건 중요해. 진실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고 해도 말이야.

그 누구도 너희를 의식에서 멀어지게 하지 말아야 해." (508p)


"내 아가씨들, 배들은 강에서 다니게 만들어진 것도 있고

바다를 향해 만든 것도 있어.

집으로 가는 길을 절대로 잊지 않기 때문에

어디든지 갈 수 있는 배도 있지." (511p)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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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지가 왔습니다
조피 크라머 지음, 강민경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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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버전의 접속, 매력적인 이야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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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지가 왔습니다
조피 크라머 지음, 강민경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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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위기는 불현듯, 예고 없이 찾아오곤 해요.

미리 막을 수 있는 것도 있지만 능력 밖의 것들도 있어요.

이를 테면 헤어짐... 연인과의 이별일 수도 있고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일 수도 있어요.

대부분 상황을 부정하고, 분노하다가 절망에 빠지고 말아요. 무력한 자신을 탓하면서 말이죠. 어떻게 해야 그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까요.

"Tomorrow is another day."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명대사를 스스로 깨닫는 순간이 아닐까 싶어요. 왜냐하면 "Life is like a box of chocolates. You never know what you are going to get." 이니까요. 이건 포레스트 검프의 명대사인데, 이 소설을 읽으면서 떠올랐어요.

삶에서 불쑥 찾아오는 것들이 꼭 나쁘기만 한 건 아니라고, 때론 우연이 가져온 놀라운 선물을 받기도 하니까요.

《메시지가 왔습니다》는 독일 작가 조피 크라머의 첫 번째 소설이라고 해요.

출간과 동시에 독일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7개 언어로 번역됐으며 2016년 독일에서 동명의 제목으로 영화가 제작되어 그해 독일 영화 흥행 순위 9위를 기록했다고 하네요. 또한 소니 픽처스가 리메이크한 영화가 2023년 전 세계 개봉을 앞두고 있어요. 그 말인즉슨 굉장히 매력적인 이야기라는 의미일 거예요.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힘, 그 정체는 바로...

이 소설은 진짜 주인공들처럼 흔들리고 방황하는 이들에게 전달된 메시지 같아요. 누군지도 모르는 타인의 메시지가 어떻게 마음을 파고드는지, 보이지 않아서 더욱 진심을 볼 수 있는 아이러니를 확인할 수 있어요. 사랑하는 연인 벤의 죽음으로 삶의 의욕마저 잃어버린 여자 클라라와 연인의 배신으로 사랑을 믿지 않게 되고 삶이 엉망이 된 남자 스벤의 이야기예요. 두 사람의 첫 만남은 비대면 접속이에요. 우연히 핸드폰에 뜬 문자 메시지, 분명 나에게 온 문자가 아니라는 걸 확인하면 그냥 삭제했을 메시지 말이에요. 영원한 사랑은 없다고 믿게 된 남자에게 달달한 사랑을 전하는 메시지라니, 우연치곤 신기한 일이죠. 아름다운 풍경은 그 속에 자리했을 때보다 멀리 바라보고 있을 때 더 잘 보이는 법이죠. 사랑은 종교가 아니니까 굳이 믿을 필요는 없어요. 마음이 알아서 움직일 테니 말이죠. 색다른 두근거림을 준 이야기였어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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