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하인학교 1
김이은 지음 / 오르트북스 / 2023년 4월
평점 :
《하인학교》 는 김이은 작가님의 장편소설이에요.
한 번도 본 적 없지만, 세상 어딘가에 존재할 것 같은 그곳.
하인학교 입학생은 저마다 기구한 사연을 지닌 젊은이들이며 입학과 동시에 감금된 채 엄청난 교육을 받게 돼요.
스물네 살의 한서정은 평범하게 직장을 다니던 중 사기와 횡령, 살인 혐의를 받게 되면서 삶의 벼랑 끝에 내몰리게 됐어요. 그때 친구 이진욱의 도움으로 하인학교에 입학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돼요. 철저하게 숨겨진 공간에서 다수의 사람들이 생존 게임을 한다는 점에서 '오징어 게임'이 떠올랐어요. 오직 한 사람의 승자에게 주어지는 특권, 그러나 일 등이 되지 못하면 그걸로 끝나버려요. 절망 속에 허우적대는 사람들에게 다시 한 번의 기회를 주는 것 같지만 세상에서 가장 잔혹한 게임을 보는 느낌이었어요. 살아남기 위해서 이토록 처절하게 싸워야 하다니, 그 자체만으로도 전쟁이고 지옥이에요. 주인공 한서정의 시점에서 하인학교에 관한 비밀을 풀어가다가 하인학교 졸업생인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 부분에서 섬뜩했어요.
아무도 믿을 수 없고, 살기 위해서는 누군가를 짓밟고 올라서야 한다는 것.
만약 나라면 버텨낼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쉽사리 답할 수 없더라고요. 죽을 만큼 힘들다고 해서 삶을 포기하진 않을 것 같지만 그들처럼 끝까지 경쟁하며 참아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하인학교를 졸업한 뒤에도 경쟁은 끝나지 않으니까요. 어디까지일까, 정말 그런 일까지 가능할까... 색다른 설정과 긴장감을 주는 전개 속에서 자꾸 의문을 들더라고요. 사람은 무엇을 위해 사는가.
하인학교를 통해서 인간 탐구를 한 것 같아요. 여러 등장인물이 보여주는 선택들이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 그들이 만들어낸 세계에서 혼란스럽지만 의미 있는 고민을 했네요. 스스로 풀어내야 할 삶의 과제를 받았네요.
"아, 여기가 내 인생 끝이구나, 싶었던 바로 그 지점에서 우리 학교에 입학하죠. 왜?
모든 과거를 지우고 다시 시작하고 싶으니까. 완전히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다는 희망.
그거 하나로."
"교훈 봤죠? 하인으로 들어가 주인이 된다. 목표는 그것 하나예요."
"어떻게 하인이 갑자기 주인이 된다는 말씀이죠?"
"올바른 질문을 하면 이미 그 문제를 절반은 푼 셈이죠."
"여기서 최고 수준의 교육을 받고 학교를 졸업하면 각 기업에 들어가 오너와 결혼해서
그 기업의 주인이 되는 거예요. 황금 수저 물고 태어난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우리 학생들이 삶을 완전히 바꾸는 방법은 그것밖에 없어요.
다섯 개 반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반의 학생은 열 명.
그러니까 타깃은 다섯 명이고 지원자는 열 배수.
입학할 때는 열 명이지만 졸업은 단 한 명만 할 수 있다는 말이죠." (27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