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맞은 집중력 - 집중력 위기의 시대, 삶의 주도권을 되찾는 법
요한 하리 지음, 김하현 옮김 / 어크로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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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확 띄는 주황색 표지 위에 "도둑맞은 집중력"이라고 적혀 있어요.

앗, 집중력! 속으로 뜨끔했어요. 이미 알고 있었지만 아닌 척 외면하고 있었거든요.

언젠가부터 집중이 안 되고, 약간의 불안감과 짜증이 늘어난 것 같아요. 차분하게 한 자리에 앉아 책을 읽거나 작업을 하기가 힘들어졌어요. 영상을 볼 때도 오프닝 건너뛰기는 기본이고, 10초 빨리감기를 종종 사용하고 있어요. 왜 이러나 싶다가도 어쩔 수 없이 끌려가는 느낌이에요.

자,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자는 우리 집중력에 실제 일어나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알려주고 있어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집중이 안 될 때 자신을 탓하게 마련이고, 집중력 개선법에 관한 책들은 습관을 바꾸라고 조언하고 있는데 여기엔 엄청난 구멍이 있다는 거예요. 집중력 위기에서 가장 중요한 원인을 다루지 않았다는 거예요. 실제 원인은 개인의 실패가 아니라 훨씬 거대한 세력 때문인데, 그 세력이 우리를 공격하고 있어요.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시스템이 우리의 집중력을 빼앗고 있다는 것.

이 책에는 집중력을 훼손하는 열두 가지 강력한 힘을 소개하면서, 어떻게 해야 개인의 집중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실질적인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어요. 우리는 자신이 노출되는 정보량의 엄청난 팽창과 정보가 들이닥치는 속도를 아무 대가 없이 얻을 수 있다고 여기는데, 그건 착각이에요. 과학자들은 전문 속독가들을 연구했는데, 그 결과는 인간이 정보를 흡수하는 속도에 최대한도가 존재하며 그 벽을 부수려고 하면 정보를 이해하는 뇌의 능력이 파괴된다는 거예요. 또한 멀티태스킹은 결과적으로 더 느리고, 실수가 잦으며 덜 창의적인 데다가 자신이 하는 일을 잘 기억하지 못하게 만들어요. 잠들지 못하는 사회는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고 집중력이 나빠질 수밖에 없어요. 스마트폰을 비롯한 디지털 기기들은 실시간으로 우리의 정신을 산만하게 만들죠. 인스턴트 식품이나 설탕, 탄수화물이 잔뜩 든 음식은 집중력을 파괴해요. 뇌는 음식 섭취를 통해 만들어지므로 건강한 식단으로 뇌를 보호해야 해요. 우리를 추적하고 조종하는 테크 기업들은 더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유도함으로서 집중력을 더 많이 빨아들이고 있어요. 테크 기업이 뭔가를 공짜로 제공하는 건 저주 인형을 더욱 정교하게 만들기 위한 거예요. 저주 인형은 우리가 매일 가는 곳부터 세세한 정보를 알아내는 역할을 해요. 웹사이트들이 만들고 유지하는 사업 모델은 감시 자본주의 시스템을 정교하게 구축하고 있어요. 따라서 집중력 위기를 해결하려면 이 문제에서 작동하는 더 거대한 세력을 이해해야 해요. 저자는 지금 상황이 우리의 집중력을 채굴하는 침략적 기술과 이에 맞서 집중력을 강화하는 기술이 경주 중이라고 표현했어요. 우리 모두는 결정을 내려야 해요. 맞서 싸울 것인가, 침략에 굴복할 것인가.

주 4일 근무로 바꾸면 집중력에 어떤 변화가 생길까요. 갈수록 빨라지는 속도의 토대 위에 있는 문화에서 속도를 줄이기란 힘들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모두가 함께 변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해요. 근무시간 단축은 규칙을 바꾸는 집단적 노력을 통해서만 이뤄낼 수 있어요. 우리는 빼앗긴 시간을 되찾아야 휴식을 취하고 집중력을 회복할 수 있어요. 어이없게도 우리나라는 주 69시간 (주 7일 근무땐 80.5시간) 유연근로제로 과로사 걱정을 해야 하는 현실이네요. 또한 아이들은 신체적으로 심리적으로 감금되어 있어요. 신나게 놀고 자유롭게 배회하며 질문할 수 있어야 똑똑하고 건강한 아이로 자랄 수 있는데 현재의 환경은 놀이의 박탈 상태라고 볼 수 있어요. 아이들이 다시 깊이 집중하는 법을 배울 수 있게 해줘야 해요. 어른들도 집중력을 되찾기 위한 운동을 해야 해요. 우리의 집중력은 당연한 게 아니며, 집중력을 방해하고 성장을 가로막는 것들을 인지하고 차단하는 노력을 해야 해요. 치열하게 적극적으로 맞서 싸워야 할 때인 것 같아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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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의 마음들 - 우리가 저마다 소리를 유일무이하게 받아들이는 과정에 대한 과학적 탐구
니나 크라우스 지음, 장호연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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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나, 너 무슨 일을 하는 거니?" (12p)

자신이 무엇을 하며 지내는지 어머니에게 설명하지 못했다는 것을 깨닫게 된 질문이자 연구 주제를 바꾸는 결정적 순간이었다고 해요.

신경과학자 니나 크라우스는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에서 신경과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동대학교 신경생물학, 의사소통과학, 이비인후과학 휴 놀스 교수로 재직 중이며, 청각 신경과학 연구소 브레인볼츠 Brainvolts 를 이끌고 있어요. 니나 크라우스에게 과학이란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에 명백히 기반을 둔 것, 즉 어머니에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대요. 그래서 친칠라의 투톤 억제 연구를 그만두고, 토끼와 청각피질을 연구하게 됐고, 소리에 의미를 부여하는 학습을 통해 청각적 뇌에 있는 개별 뉴런들이 행동을 바꾼다는 걸 알아냈다고 해요. 이게 무슨 말인가, 바로 이해할 수 없다면 이 책을 읽으면 돼요.

《소리의 마음들》은 우리 뇌가 소리로 행하는 것, 소리 마음을 다룬 책이에요.

우리는 소리를 귀로 듣는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뇌로 듣고 있어요. 청력을 잃고도 걸작을 계속 작곡했던 베토벤의 비밀은 '늘 하던 대로 했다'는 거예요. 타고난 절대음감과 이미 몸으로 체득한 작곡 능력을 발휘하여 당시의 관념으로는 매우 파격적이고 창의적인 시도를 할 수 있었고,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완성할 수 있었던 거죠. 소리는 뇌 건강의 보이지 않는 동지이자 적이라고 볼 수 있어요. 살면서 접하는 소리들은 우리의 뇌를 더 좋게도, 더 나쁘게도 만들 수 있다고 하네요. 우리의 뇌가 소리로 행하는 것, 소리가 우리에게 행하는 것을 소리 마음 sound mind 이라고 해요.

이 책의 주제는 소리 마음이에요.

현재 우리의 뇌는 우리가 살면서 평생 관여해온 소리들을 통해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어요. 저자는 생물학자로서 소리가 사람마다 다른 소리적 세계를 발달시키고, 세상과 관계를 맺는 연결고리였다는 걸 밝혀냈어요. 개별 뉴런을 직접 관찰하여 뇌에서 소리가 처리되는 과정을 확인했고, 그 내용을 소개하고 있어요. 사라지는 소리 대신에 측정할 수 있는 신호를 통해 청각계와 나머지 뇌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소리를 처리한다는 걸 알아냈어요. 듣기는 생각하는 것과 연결되어 있는데, 간단한 문장을 말하거나 기본적인 음악을 연주하려 해도 상당한 양의 인지적, 지적 능력이 필요해요. 그래서 청력을 잃은 사람들은 치매 가능성이 확연히 높아진다고 해요. 청력상실은 나이 든 사람이 대화를 따라가기 어렵게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생각하는 능력 자체를 손상시킨다는 거죠. 그러니 베토벤의 예술성이 놀랍고 위대한 거예요. 예술성이라고 표현했지만 탁월한 소리 마음을 지녔다고 볼 수 있어요. 듣는 귀는 자궁에 있을 때부터 평생에 걸쳐 소리 패턴을 묵묵히 수집하며, 이러한 소리의 경험이 소리 마음에 흔적을 남긴대요. 그래서 소리 마음은 하나도 똑같은 것이 없고, 모두 유일무이하다고 하네요. 사람마다 소리에 대한 반응이 제각각인 것도 같은 맥락이에요. 저자는 소리에 대한 반응은 생물학적 지문이자 소리적 자아라고 표현했어요. 소리 마음은 우리가 어떻게 감각하고 생각하고 느끼고 움직이는가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소리의 경험을 더 좋거나 나쁘게 바꿀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에요. 음악의 소리는 감정과 연관되는 뇌의 보상 체계를 가동시키는 핵심 자원이라는 점에서 음악치료가 점차 주류 의학으로 들어오고 있어요. 외상성 뇌 손상 치료, 불치병에 따른 스트레스에 대처하게 해주며, 치매 환자의 기억상실을 줄여주며, 지폐증이나 언어 지체가 있는 아이의 언어능력을 키워주고, 파킨슨병, 뇌졸중 같은 운동장애에 효과적인 처방이 되고 있어요. 소리 마음은 음악을 듣고, 음악 연주를 익히고, 새로운 언어를 배우며, 소리-의미 연결을 강화하는 훈련을 통해 젊게 유지할 수 있어요. 저자는 우리에게 소리 마음이 무엇이며, 소리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주고 있어요. 소리 마음은 건강하고 풍요로운 삶을 위한 핵심 요소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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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서 절대 말하지 않는 K-부동산 팩트체크 - 부동산의 신 표영호가 작정하고 공개하는 부의 대역전술
표영호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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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근래 암울한 뉴스들이 쏟아지고 있어요.

지난 몇 년간 부동산 거품이 커지면서 전셋값도 따라 올라 수많은 세입자들이 고통을 겪었고,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갭 투자의 위험성과 전세 세입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경고가 계속 나왔지만 정부는 세입자 대책 마련을 등한시했어요. 이런 상황에서 제도상 허점을 악용하여 서민층을 대상으로 한 사기가 기승을 부렸고 그 결과 전세 사기 피해자들이 대거 발생했어요. 무일푼이 된 전세 사기 피해자들의 잇따른 사망 소식은 개인의 불행을 너머 사회적 재난이 되었네요. 참으로 혼란한 시기네요.

《뉴스에서 절대 말하지 않는 K-부동산 팩트체크》는 경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표영호님의 책이에요.

저자는 대한민국 부동산 버블, 생존 게임이 시작되었다고 이야기하네요.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데이터는 2023년 3월을 기준이며, 뉴스에서 말하지 않는 내용을 가감 없이 소개하고자 노력했다고 하네요. 버블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현재 언론에 나오는 기사나 경제지표들을 지켜보면서 정보를 많이 습득하고 공부해야 할 시기라는 점에서 이 책은 시장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필독서가 될 것 같네요.

일단 부동산 버블의 위험성과 부동산 버블 투자의 주의사항 그리고 부동산 버블을 피하며 투자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어요. 집값이 많이 내려가서 집의 가치가 빈 깡통처럼 되어버린 주택을 깡통 주택이라고 하는데, 2022년은 깡통 주택이 현저하게 증가했던 한 해였어요. 깡통 주택을 양산한 원흉인 속칭 빌라왕들의 전세 사기 수법은 보증보험에 가입이 되니 안심하라면서 세입자와 높은 가격에 전세 계약을 맺은 뒤 보증금을 빼돌린 거예요. 보증보험을 악용한 전세 사기 수법인데 일부 공인중개사와 감정평가사가 짜고 조직적으로 가담한 것이 드러났어요. 이러한 깡통 주택을 피하는 방법은 최근 3~4개월 동안 인근 지역에서 거래된 빌라나 오피스텔을 꼼꼼히 살펴 평당 전세가를 확인한 뒤 평균적으로 얼마가 나오는지 시세를 산출해서 최대한 안정적인 가격으로 거래하는 거예요. 주의할 점은 보증보험에 동의하는 조건과 전세자금 대출조건을 내세우며 임차인을 속이는 사례가 많다는 거예요. 가계약금을 주고 계약 성립을 하기 전에 문자나 서면으로 보증보험이 가입되는 조건을 확인하고, 불가능할 때는 가계약금을 반환한다는 기록을 남겨둬야 돼요.

사람은 관심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삶이 바뀔 수 있어요. 부동산 투자로 부자가 되려면 준거집단을 잘 선택하라고 조언하네요. 목표가 관심이 있다면 누구나 부동산으로 부를 이룰 기회를 만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사람과 어울릴지를 잘 판단하여 적절한 준거집단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라는 거예요. 또한 부동산 투자에 관심을 갖고 지속적인 공부를 하는 것이 중요한데, 여기에 그 내용들이 담겨 있어요. 기회를 만드는 기적의 부동산 투자 원칙과 부동산 시장에 관한 전망 그리고 2023년 빅데이터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지역별 아파트 정보까지 정확한 부동산 투자 인사이트를 제공해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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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미궁
전건우 지음 / 북오션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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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미궁》은 전건우 작가님의 장편소설이에요.

눈 떠보니 미로에 갇혔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감옥이나 다름 없는, 이상한 세계에서 탈출하기 위한 생존 게임이 벌어졌어요.

주인공 유민욱은 자신의 이름만 알고 있을뿐 다른 건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채 깨어났고, 전혀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게임을 시작했어요.

어디선가 기계음이 뒤섞인 차가운 여자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려 퍼졌어요.

"게임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스테이지 1을 시작하겠습니다." (11p)

소설 제목처럼 안개 속을 헤매는 듯한 전개라서 민욱을 비롯한 여러 사람들처럼 플레이어가 되어 미션을 풀어갈 수밖에 없어요. 도대체 그들은 어떤 이유로 안개미궁에 갇힌 걸까요. 게임 진행자인 여자의 존재는 누구이며, 최종적인 목적은 무엇일까요. 각 스테이지마다 사람들은 선택의 갈림길에 놓이게 돼요. 극한 상황에 몰릴 때 그 사람의 본성이 드러나는 것 같아요. 자신이 살려고 남을 밀어버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남을 살리려고 본인의 목숨을 거는 사람도 있어요. 죽음 앞에서 두렵지 않은 사람은 없을 거예요. 그럼에도 타인을 돕는다는 건 대단히 놀라운 반전이에요. 본능을 거스르는 행동이니까요. 끔찍한 괴물들이 플레이어를 공격하는 게임 속 세계를 보면서 내심 궁금해졌어요. 나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라는, 과연 정의롭고 선량한 사람으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추악하게 생존할 것인가... 쉽지 않은 선택이에요. 대단한 능력을 지녔다면 모를까, 힘 없는 존재라면 아예 선택의 여지가 없을 테니 말이에요. 만약 아둥바둥 살려고 애쓰는 한 명이 된다면 살아도 비참할 것 같긴 해요. 아마 사람이라면 다들 비슷한 생각과 감정을 가질 거예요. 따뜻한 심장을 가진 사람이라면 말이죠.

게임 밖 세상, 현실에서는 전직 형사이자 민간조사원인 나도희가 실종자를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게 되면서 상상도 못했던 비밀이 드러나게 돼요. 맨 처음 가졌던 의문, 안개미궁의 실체는 책에서 직접 확인하시길... 서서히 밝혀지는 진실, 그 쫄깃쫄깃한 맛이 이 소설의 백미라는 점에서 입을 꾹 닫겠어요. 대신 기대해도 좋은 작품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그렇다면 빨리 찾아야죠. 괴물이 그냥 날뛰게 할 순 없잖아요." (31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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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학년 3반은 달랐다
소향 외 지음 / 북오션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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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보다 무서운 게 있었다. 새 학년, 새 학기." (138p)


사람마다 무서움을 느끼는 대상이 다를 거예요. 하지만 사춘기 아이들에겐 공통적인 두려움이 하나 있는 것 같아요.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물론 활발한 아이들의 경우는 전혀 티가 나지 않아서 남들은 모를 수 있지만 본인은 알고 있어요. 친구와 싸웠다거나 친구로 인해 마음의 상처가 생기면 급격히 우울해지거나 예민해지는데, 사춘기 무렵에는 그 정도가 심해지는 것 같아요. 더군다나 중학교 입학은 완전히 새로운 환경에서 시작되다 보니 설렘과 함께 불안감도 큰 것 같아요.

《올해 1학년 3반은 달랐다》는 청소년 소설집이에요.

네 명의 작가가 들려주는 네 편의 이야기 속에는 중학교 1학년생들의 복잡미묘한 마음이 담겨 있어요.

어른들은 미처 몰랐던 혹은 다 안다고 착각했던 아이들의 마음을 엿볼 수 있어요. 신기하게도 이번 작품들은 중학교 1학년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게 만들더라고요. 늘 부모 입장에서 아이를 바라보다가 나 자신이 아이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랄까요. 소향 작가님의 <하나중 도시농부 고백 사건>은 피식 웃음이 나는 에피소드였다면, 범유진 작가님의 <거울은 알고 있다>는 뭔가 묵직한 한 방을 맞은 느낌이었어요. 그때 그 시절, 학교에서 벌어진 어떤 사건을 떠올리게 했거든요. 세상에 나쁜 사람은 많지만 나쁜 선생의 존재는 최악이에요. 그 피해자는 아이들이니까요. 소설 속 사건은 대단히 심각한 문제가 아닐진 몰라도 가볍게 넘길 사안은 아니었어요. 제대로 된 어른이라면 적어도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이라면 올바른 판단을 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무엇이 잘못인지 모른다는 게 한심하고 화가 나더라고요. 어쨌든 거울은 모든 걸 알고 있으니 어떤 마음인지 이해할 거예요.


가끔은 답답하기도 해. 거울 앞에 섰을 때 마음으로 하는 생각들,

그걸 서로 솔직하게 털어놓기만 해도 풀릴 오해가 아주 많거든.

그런데 올해의 1학년 3반 교실은 조금 달랐어.

입학하고 고작 한 달인데, 교실에서 살벌한 '범인 찾기'가 시작된 거야. (78p)


"친구끼리 장난친 거잖아. 이게 뭐 큰일이라고?"

"이게 왜 큰일이 아닌데요? 그럼 저도 선생님들 순위 매겨도 돼요?"

한수지의 당돌한 말에 담임의 미소가 사라졌어. 

담임은 한수지에게 버릇없다고 화를 내고, 자리로 돌아가 앉으라고 소리쳤지.

한수지는 입을 꽉 다물고 자리에 앉아, 종이를 구겨 자신의 책상 서랍에 쑤셔 박았어. (80p)


상담실에 앉아 반성문을 쓰는데, 교감 선생님이 복도를 지나가는 것이 반쯤 열린 문틈으로 보였다.

여자애 한 명이 교감에게 인사를 했다. 교감은 그 애에게 "너는 살만 빼면 정말 예쁘겠다."라고 말했다. (97p)


이필원 작가님의 <유령 짝꿍>은 유령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전혀 무섭지 않았어요. 너무 착한 유령 덕분에 소중한 걸 깨닫게 되는 이야기라서 좋았어요. 임하곤 작가님의 <나라는 NPC>는 인공지능 시대에 걸맞는 메타버스 설정이 흥미로웠어요. 오롯이 나를 향해 빛나는, 그것이 뭔지 알아준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힘이 날 것 같아요. 풋풋하고 아름다운 중학교 1학년생들의 이야기, 정말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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