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숨겨진 뼈, 드러난 뼈 - 뼈의 5억 년 역사에서 최첨단 뼈 수술까지 아름답고 효율적이며 무한한 뼈 이야기
로이 밀스 지음, 양병찬 옮김 / 해나무 / 2023년 5월
평점 :
우와, 궁금해!
뼈에 관한 이야기라니, 일단 호기심을 자극했던 것 같아요. 익숙한 주제인데 정작 아는 건 별로 없더라고요.
뭘까, 뭐길래 아름답고 효율적이며 무한한 뼈 이야기라고 표현했을까요. 뼈에 관한 책이니, 빼놓을 수 없는 질문이 있어요.
사람의 뼈는 모두 몇 개일까요.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주저없이 "206개요."라고 자신있게 외쳤을 거예요. 하지만 실제 정답은 복잡해요. 사람마다 안면 특징, 머리카락색, 키, 신발 사이즈가 다르듯이 피부 밑에도 그와 유사한 차이점이 존재하기 때문이에요. 신경, 힘줄, 동맥, 뼈 등등 어느 것 하나 독특하게 배열되지 않은 것이 없다고 해요. 내 몸속에 존재하는 그것들의 정확한 위치와 크기가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거죠. 세상에서 '나'란 존재가 유일하다는 건 과학적 근거를 둔 얘기였던 거죠. 그러니 사람의 뼈는 세는 사람이 누구냐, 무엇을 뼈에 포함시킬 것이냐, 언제 셀 것이냐, 어디를 참고할 것이냐에 따라 달라져요. 무엇보다도 왜 굳이 세려고 하는지 묻고 있어요. 여러 가지 이유로 의대생, 외과의사, 고생물학자에게 유의미한 뼈의 개수가 각각 다르고, 뼈의 정확한 개수를 밝히려면 충분한 방사선에 노출되어야 하는데, 그런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알고 싶은 사람은 없을 거예요. 우리가 선호하는 206개의 뼈는 이름을 가지고 있어요. 서양 과학의 기본 언어는 라틴어라서 대부분의 뼈는 라틴어 이름을 갖고 있고, 일부는 그리스어로 만들졌어요. 얼핏 보면 대단한 이름 같은데 실제로는 뼈의 모양을 기술했을 뿐이에요. 포라멘 마그눔은 두개골의 밑바닥에 있는 지름 2.5센티미터의 구멍을 말하는데 여기서부터 척수가 시작돼요. 포라멘 마그눔이라고 하면 매우 중요한 단어일 것 같지만 일상어로 번역하면 '큰 구멍'이라는 것. 어려운 라틴어 때문에 속은 느낌이에요. 암튼 사람의 뼈에 관한 최선의 답은 아무도 정답을 모른다는 거예요.
뼈의 세계가 흥미로운 이유는 그 다채로움에 있어요. 어떤 동물들은 인간에게 없는 독특한 뼈를 가졌는데, 통상적인 인간의 벼 206개에 속하는 게 하나도 없어요. 또한 성장하는 뼈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은 그야말로 장관이라고 해요. 자라는 나뭇가지 끝부분에 조그만 정사각형 모양의 미끄러운 바나나껍질(자유로이 미끄러지는 연골을 연상하기 위한 비유) 하나를 씌운다고 생각하면 돼요. 나뭇가지가 길어지면 바나나껍질은 앞으로 밀려나가듯이, 자라는 뼈는 그 뒤를 채우면서 앞으로 밀려나는 거예요. 뼈의 말단에서 연골모 바로 아랫부분을 성장판이라고 부르는데 호르몬 자극을 받아 새로운 뼈세포를 신속히 만들어내며 연골모를 앞으로 밀고 나가는 거예요. 포유동물의 뼈는 특정한 크기까지 자란 후 멈추도록 유전적으로 프로그래밍되어 있어요. 그 통제 요인은 뇌하수체 전엽에서 분비되는 성장호르몬인데 너무 많이 분비되거나 반대로 적게 분비될 때 난쟁이증이나 거인증이 발생해요. 다양한 뼈 질환과 치료법, 뼈 수술의 역사, 몸속 뼈를 보는 법, 그리고 화석과정학자와 고생물학자들이 뼈 분석을 통해 역사를 재구성하는 과정은 신기하고 재미있어요. 이른바 드러난 뼈는 우리에게 엄청난 정보를 제공했고 앞으로 계속 될 거예요. 지구상에 살았던 동물들의 뼈 일부가 화석화되어 수백만 년 동안 붕괴하지 않고 견뎌낸 것도 놀랍지만 그 뼈의 정체가 드러나 지구의 역사를 밝히는 데 도움을 줬다는 점이 경이로워요. 살아 있는 생명체의 뼈는 숨겨진 상태를 유지하고, 죽은 후에는 드러난 뼈로 지구의 역사와 인류 활동에 이바지한다고 생각하니, 저자의 말처럼 뼈는 인류의 유산인 동시에 전설이며, 세계 최고의 건축자재라는 것이 가장 적절한 표현인 것 같아요. 현재 UCLA 정형외과 임상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 로이 밀스는 환자를 진료하거나 연구하지 않을 때는 가드닝, 자전거, 조깅을 하면서 자신의 뼈를 튼튼하게 만들고 있다네요. 이 책을 보고나니 나의 숨겨진 뼈를 새롭게 발견한 느낌이에요. 뼈에 관해 알고나니 온통 뼈만 보이는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