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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열여섯 살을 지켜준 책들 - 모험하고 갈등하고 사랑하기 바쁜 청소년들에게
곽한영 지음 / 해냄 / 2023년 5월
평점 :
"인간은 이야기로 지어진 집이다." (6p)
당신에겐 어떤 이야기가 있나요. 살아온 이야기뿐 아니라 삶에 영향을 주었던 이야기들은 무엇인가요.
저자는 불안하고 혼란했던 청소년 시절을 지켜줬던 것이 이야기, 이야기로 지은 집, 책으로 만들어진 성이었다고 해요.
이 책은 모험하고 갈등하고 사랑하기 바쁜 청소년들을 위한 이야기 여행이지만 여전히 성장하고 있는 어른들을 위한 선물이기도 해요.
《나의 열여섯 살을 지켜준 책들》이라는 제목에는 저자의 사랑이 듬뿍 담겨 있어요. 한참 사춘기에 접어든 저자의 둘째, 열여섯 살 영훈이를 위해서 그리고 수많은 십대 아이들을 위해서 저자가 겪은 십대의 방황과 위험한 함정들을 조금이라도 피해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썼다고 해요.
여기에 소개된 책들은 청소년 필독서에 꼽히는 명작들이라서 익숙할 거예요. 이미 읽었던 어른들이나 처음 읽는 아이들 모두가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아요. 우리 사회는 지금, 놀랍고 감동적인 이야기가 필요해요. 바로 이야기의 힘!
이야기는 보이지 않지만 우리의 생각과 마음을 변화시키고 인간의 삶과 역사를 만들어가는 힘이 있으니까요. 시대가 바뀌면서 스마트폰, 인터넷, 게임, 텔레비전, 컴퓨터 등 다양한 매체들이 빠르게 오감을 자극하면서 활자로 된 책들은 지루한 존재가 되고 있어요. 책을 읽는 시간이 줄어든다는 건 진지하고 깊이 있는 사색의 시간이 사라진다는 의미일 거예요. 책을 통해 우리는 자신이 어떤 이야기를 좋아하고 어떤 이야기를 못 견뎌 하는지 알아가면서 '나'를 알아가고 '나'를 성장시킬 수 있어요. 또한 책은 동일한 이야기일지라도 개인의 삶과 발달 단계에 따라 새로운 이야기가 되기도 해요.
이 책의 첫 번째 책은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이에요. 십대 시절에는 줄거리는 알지만 어떤 의미인지는 다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방황하는 싱클레어와 신비로운 매력의 데미안에게 흥미를 느꼈던 것 같아요. 아쉽게도 그때 봤던 연극 <데미안>은 배우가 제 기준엔 너무 나이든 아저씨 느낌이라 실망해서 몰입하지 못했던 기억이 나네요. 하지만 어른이 된 후에 읽은 <데미안>은 첫 문장부터 왈칵 치솟는 뭔가를 느끼게 만들었어요. 비로소 데미안을 이해하게 된 느낌이랄까요. 어쩐지 제 인생에 늘 함께 해온 친구 같아요.
책에는 <데미안>를 포함한 열여섯 편의 작품이 줄거리 요약과 작품 이해를 위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어요. <어린 왕자>, <갈매기의 꿈>, <로빈슨 크루소>, <두리틀 박사의 이야기>, <정글북>, <프랑켄슈타인>, <메리 포핀스>, <플랜더스의 개>, <행복한 왕자>, <키다리 아저씨>, <해맞이 언덕의 소녀>, <허풍선이 남자의 모험>, <15소년 표류기>, <서유기>, <오즈의 마법사>. 제목만 봐도 몽글몽글 이야기가 떠오르지 않나요.
무엇보다도 "나의 열여섯 살을 지켜준 책들"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차별, 비리, 부패, 폭력 등과 같은 부조리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 것인가에 대해 자신만의 관점을 갖게 만들 거라고 생각해요. 여기저기 끊이지 않는 학교 폭력 논란을 보면서 충격과 분노를 느꼈어요. 학교는 사회의 축소판이라는데 부모의 권력을 등에 업고 또래 친구들을 괴롭히는 괴물의 등장이라니... 엉덩이에 뿔 난 송아지는 교육을 통해 바로잡는 노력이 필요한데 현실은 나쁜 어른들이 뿔을 달아주는 형국이니 세상이 어지러울 수밖에요. 감수성이 예민해지는 청소년 시기에 공동체의 감수성과 올바른 가치관을 배우지 못한다면 성숙한 어른이 되기 어려워요. 가정, 학교, 사회라는 공동체 안에서 인권의 중요성을 공감하고 인권 존중을 실천하는 과정을 통해 개인의 자질과 인성도 성장할 수 있어요.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 어른들이 부끄러운 사회를 만든 거예요. 이제는 성장 이야기를 통해 더 나은 사회로 도약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어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