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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은 문해력이다 - 수학언어로 키우는 사고력
차오름 지음 / 마그리트서재 / 2023년 5월
평점 :
《수학은 문해력이다》는 수학 언어로 떠나는 지적 모험이라고 할 수 있어요.
제목만 봤을 때는 수학에 관한 공부법을 알려주는 책인 줄 알았어요. 근데 수학은 문해력이라고 표현한 건 수학 언어가 국제 언어, 세계 보편언어이기 때문이에요. 수학 언어에서 자연수 1, 2, 3, 4, 5, 6, 7, 8, 9 는 번역 없이 세계 어느 곳에서나 통하고, 수학 언어로 쓴 문장인 수식은 세계 공통으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읽고 있어요. 과학자들이 발견하고 증명한 법칙들은 모두 자연의 비밀이며, 그 비밀을 표현할 수 있는 언어는 수학 언어라는 것. 인간은 추론을 통해 자연의 비밀을 풀어가고, 수학 언어는 추론해야만 진실에 도달할 수 있는 언어라는 것. 참 신기해요. 수학 언어를 알아갈수록 그 매력에 점점 빠져들게 되니까요
이 책에서는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질문들을 통해 더욱 깊이 생각하고 추론하며 감각 너머에 있는 또 다른 세계를 사유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네요.
첫 번째 질문은 "수학 언어에서 가장 결정적 낱말은 무엇일까?" (11p)라는 거예요. 정답은 등호(=)예요. 수학은 등호를 위해 존재하며 수학을 대표하는 낱말은 등호인데, 수학 언어에서는 등호라고 부르지만 생활 속에서 많이 쓰이는 등호의 이름은 '같다'라는 거예요. 수학 문제에서 등호는 '같게 만들어라', 또는 '같은 것을 찾아라', '똑같은 것으로 만들어라', '답을 찾아라' 등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어요. 풀어야 할 문제는 왼쪽에 있고 등호 '=' 건너편 오른쪽에서 답을 찾아야 하므로, 등호는 곧 명령이며, 수학의 목표라고 할 수 있어요. 수학 문제를 푸는 것, 답을 찾는 것은 결국 '같은 것'을 찾는 일인데 왜 같은 것을 찾아야 할까요. 공통점과 닮은 점을 사유하는 등호의 사유능력이 인류가 생존해온 힘이라고 볼 수 있어요. 우리 뇌가 가지고 있는 결정적 능력, 즉 기억이 곧 등호(=)이며, 우리들의 삶을 보장하고 유지하는 사유의 힘을 키워나가게 만든 거예요. 수학이 가진 치명적인 매력은 바로 '다른 것들을 같은 것으로 만들기'이며 도저히 불가능한 것을 가능한 것으로 만드는 생각의 힘, 사고의 힘을 이뤄냈어요.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 답할 수 있는 건 정체성의 등호예요. 사람은 날마다 반복하는 것, 똑같이 하는 것, 그래서 습관이 되고 문화가 된 것이 그 사람의 정체성이 되는 거예요. 수학적 관점에서 보자면 늘 지속되고 변하지 않는 것만을 자신의 것으로 여기고, 새로운 것이나 처음 경험한 것은 자신의 것으로 여겨지지 않는다는 약점이 있지만 얼마든지 극복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우리에겐 사칙연산, 즉 더하기, 빼기, 곱하기, 나누기가 있으니까요. 우리는 새로운 것을 만나고 더하기를 경험하며, 뭔가 이별하고 헤어지면서 빼기의 감정을 느끼며 매일 사건과 감정을 엮어가며 살고 있어요. 잴 수 없는 것들, 사람마다 기준이 다른 것들, 늘 변하는 것들은 수학의 세계에서 살아갈 수 없고, 수학의 대상은 아니지만 미지수로 남겨두면 어떨까요. 자신만의 독특한 삶의 방식, 삶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삶의 방정식을 풀어가는 것이며,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도전이자 모험이라고 볼 수 있어요. 수학 언어를 통해 인간의 사고능력이 얼마나 아름답고 멋진 일인지를 확인한 것 같아요. 수학에 관한 신기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날 수 있어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