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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말 - 솔직하면서도 상처 주지 않는 대화의 기술
알랭 드 보통 기획, 인생학교 지음, 조동섭 옮김 / 오렌지디 / 2023년 6월
평점 :
하고 싶은 말을 못했을 때 vs 하지 말아야 할 말을 내뱉었을 때
둘 중 어느 쪽이 더 후회가 될까요.
제 경우를 고백하자면 말하지 못한 말들이 가슴에 남아 더 오래 괴롭히더라고요. 아무래도 말하지 않고 참는 편이 더 많았던 것 같아요.
갈등 상황에서 부드럽게 소통하는 방법을 배운 적이 없어서 침묵이 최선인 줄 알았어요. 완전히 잘못 생각했던 거죠. 그래서 이 책을 봤을 때 나에게 필요하다는 걸 바로 알았어요.
《더 나은 말》 은 알랭 드 보통이 주축이 되어 만든 인생학교의 책이에요.
이 책은 한마디로 '외교'를 다루고 있어요. 대화의 기술을 배우려고 했는데 뜬금없이 '외교'라니 너무 거창하다 싶을 거예요. 우리가 알고 있는 외교는 국가 사이의 문제를 다루는 기술인데, 개인의 인간 관계와 무슨 상관이 있다는 걸까요. 인생학교에서 정의내린 "외교란, 불필요한 흥분을 일으키거나 대참사를 불러오지 않고 생각을 발전시키는 기술이며, 이 기술에는 상호 합의를 약화시키고 충돌을 부추길 수 있는 인간 본성의 여러 면을 이해하고, 부정적인 결과를 우아하게 피하려는 노력이 포함된다." (9p)라고 하네요. 실제로 우리 일상에서 '외교의 부재'로 인해 벌어지는 다양한 문제들을 시나리오처럼 구성하여 어떻게 외교 원칙을 적용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고 있어요.
크게 연애, 우정, 업무, 가족, 타인이라는 주제로 나누어 현명하게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전달하는 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어요. 더 나은 말을 찾는 법은 단순히 상황을 모면하려는 거짓말이나 겉만 번드르르한 말이 아니라 상대방에게 솔직하면서도 다정하게 말하는 방법을 의미해요. 우리가 착각하지 말아야 할 건 무례함은 솔직한 게 아니라는 것, 반대로 겉으로 착해보이는 건 진짜 착한 것이 아니라는 거예요. 때로는 불편한 진실을 말할 용기가 필요해요. 책에 나온 표현들은 우리에게 더 효과적인 방법을 터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예시라고 볼 수 있어요. 자신의 감정과 기분을 솔직하게 표현하면서도 다정함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이 핵심이에요. 그동안 둘 중 하나만 가능하다고 여겼는데 현명한 대화의 기술이 존재했네요. 말 때문에 힘들었던 지난 날을 돌아보니, 우리에겐 말하기 공부가 필요했어요. 이제 이 책으로 새롭게 더 단단하게 나를 지킬 수 있을 것 같아요.
◆ 타인
쉽게 어두운 결론으로 비약해서 화내는 이유로는
그다지 유쾌하지 않은 심리학적 현상을 꼽을 수 있다.
바로 자기 혐오다. 자기 자신을 싫어하는 사람일수록 만들이 자신을 업신여긴다고 여기며,
남들이 자신을 무시하며 괴롭힐 타깃으로 삼는다고 느낀다.
이제 막 일에 집중하려고 하는데 왜 밖에서 드릴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지?
... 자신의 불만이 일그러지지 않고 정당하려면 피해망상 없이 생각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타인이 우리를 일부러 괴롭히려고 작정한 것은 아니며, 그들은 우리에게 그렇게 신경쓰지 않는다는 가정에서 출발해보자.
타인이 매우 친절하고 이상적인 사람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 때문에 몹시 화가 날 수 있다는 생각을 머릿속에
기본적으로 장착할 수 있다.
~~~ 실례합니다. 모르고 그러셨겠지만 등받이를 너무 뒤로 젖히셔서 제 무릎이 눌렸어요.
방해해서 미안하지만 통화하는 소리가 너무 크게 들립니다.
저도 그 노래를 좋아합니다만 지금은 잠을 자야 합니다.
일부러 집어넣지 않은 걸 알지만 파리가 수프에 빠졌어요.
단어 선택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가벼운 말투다. 내 입장에서는 충분히 화날 만하다는 인상을 주는 동시에,
고의가 아닌 것을 안다고 넌지시 알릴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보면 불만을 제기하는 것은 상대에게 모욕을 주는 행동이 아니라
약간의 교훈을 주는 아주 친절한 시도다. (181-182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