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서울역입니다 - 100년의 시간을 품은 옛 서울역 똑똑한 책꽂이 34
정연숙 지음, 김고둥 그림 / 키다리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기는 서울역입니다》는 100년의 시간을 품은 옛 서울역에 관한 그림책이에요.

이 책의 주인공인 옛날 경성역의 시초가 된 과거의 서울역이에요. 한국 근현대사의 주요 무대이자 교통과 교류의 관문이었던 구 서울역이 마치 살아있는 역사의 증인처럼 1925년부터 2011년, 그리고 현재까지 시간 순으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요. 경성역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해 해방 후 서울역이라는 새 이름을 갖게 되고, 점점 더 빠른 기차들이 생겨나면서 2003년 12월, 오랜 시간 지켜온 서울역이라는 이름을 새 기차역에게 물려주게 된 거예요. 새 서울역은 공항철도와 김포 국제 공항과 인천 국제 공항까지 이어져 전 세계를 연결하는 기차역이 되었어요. 최근에도 새 서울역을 갔는데 광장 쪽을 바라보니 구 서울역사가 보여서 반가웠어요. 수많은 사람들이 오고가는 그곳이 바로 지난 백여 년 동안 우리나라 역사의 중요한 무대였다는 사실이 새삼 의미 있게 다가왔던 것 같아요.

이 책은 우리 아이들에게 역사의 현장을 소개하고, 색다른 시간 여행을 떠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특별한 것 같아요.

둥근 돔 형태의 파란 지붕은 르네상스식 건축방식이래요. 1925년 건립될 당시에 유럽식의 이국적인 외관으로 큰 화제가 되었는데, 특히 2층에 최초의 양식당 '그릴'은 큰 인기를 끌면서 모던 보이와 모던 걸이 즐겨 찾는 곳이었다고 해요. 기차역 문을 열면 천장에 아름다운 스테인드글라스가 환히 빛나는 중앙홀이 있고, 높은 돌기둥 열두 개가 양옆으로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이 아주 웅장했다고 하네요. 정문 양옆에는 매표소 창구가 있고, 중앙홀의 양옆에는 기차를 기다리는 승객들이 머무는 대합실이 있었대요. 2004년 구역사가 폐쇄되고 2009년부터 2011년까지 2년 동안 경성역 원형복원 공사가 진행되었고, 2011년 완공된 과거의 서울역은 현재 복합문화공간인 문화역서울284로 활용되고 있어요. 경성역이 건립될 당시의 사진자료를 바탕으로 100년전 역사내부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여 역사적인 공간인 동시에 새로운 예술을 만나는 공간으로 재탄생했어요. 옛 서울역은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며, 기존에 알려진 미술관과는 색다른 전시를 보여주는 멋진 문화 공간이 되었어요. 이 책을 읽고나면 꼭 방문하고 싶어질 거예요. 전시기간 외에 옛 서울역인 '문화역서울284'를 방문하면 1925년 경성역의 모습을 만날 수 있어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테디베어는 죽지 않아 안전가옥 오리지널 27
조예은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재미있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테디베어는 죽지 않아 안전가옥 오리지널 27
조예은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린 시절 아빠에게 사람만큼 커다란 곰 인형을 갖고 싶다고 조른 적이 있어요.

몸집은 제법 컸지만 털이 너무 길고 축 늘어진 곰 인형은 제가 원하던 모습이 아니었고, 끝내 정을 주지 못했던 기억이 나네요.

예쁜 소녀 인형도 받았는데, 눕히면 눈을 감았다가 앉으면 눈을 번쩍 뜨는 모습이 무서워서 친해지지 못했어요. 신나게 꼬리를 흔들며 애교를 떠는 강아지와는 달리 가만히 움직이지 않는 인형에게는 애정을 느끼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애착인형을 가져 본 적이 없어요. 잠들기 전 마음을 달래주는 건 따스한 손길이니까, 이 소설을 읽으면서 비어 있는 마음 한 조각을 찾아냈어요.

《테디베어는 죽지 않아》는 조예은 작가님의 장편소설이에요.

일단 굉장히 몰입감이 좋아서 단숨에 읽어나간 작품이에요. 곰 인형 속에 영혼이 들어갔다는 설정이 흔해빠진 괴담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이 소설에서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빠져드는 결정적인 요소가 되었어요. 묻지마 범죄 유형으로 볼 수 있는 독극물 사건이 고급 아파트에서 벌어졌고, 사건의 피해자들과 관련된 유가족들이 얽히고 설킨 이야기들이 펼쳐지네요. 주인공 화영은 독극물 사건으로 엄마를 잃었고, 홀로 생활하다가 불법적인 일로 돈을 버는 영진 무리에 합류하게 되는데... 화영을 바라보고 있으면 슬프고 속상해요. 아무것도 가진 게 없고, 돌봐줄 가족도 없는 열일곱 살 화영에게 세상은 잔인하고 살벌한 무법천지 같아요. 화영이가 깨달은 건 이 시대에 새로운 신이자 흉기는 돈이라는 거예요. 돈으로 시작한 이야기는 돈으로 끝맺을 수 있다고... 하지만 이 소설의 끝은 그것만이 아니라는 것.

곰 인형이라고 하면 유명한 테디베어를 떠올릴 텐데, 이 소설에 등장하는 곰 인형은 주방용품 회사가 광고를 위해 임시로 만든 캐릭터였는데 대히트를 치면서 굿즈와 실물 인형으로 판매된 '해피 스마일 베어'예요. 화영이 초등학생이던 열세 살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캐릭터인데, 집이 폭삭 망한 뒤에는 엄마와 하루 종일 그 곰 인형에 눈동자를 붙이는 일을 했어요. 가난했지만 엄마와 함께라서 버틸 수 있었고, 화영은 순수하게 그 일을 좋아했어요. 알록달록한 곰 인형들에게 플라스틱 눈을 붙여주는 행위가 꼭 생명을 불어넣는 것처럼 느껴졌고, 모두를 행복하게 하는 해피 스마일 베어의 따뜻함과 순수함은 바로 그 눈에서 나왔으니까. 그래서 중학교에 입학해서도 화영은 틈나면 곰 인형을 꺼내 눈을 꿰맸고, 주변 아이들에게 '눈깔 귀신'이라고 불리며 따돌림을 당했어요. 화영은 그 별명이 꽤 마음에 들었고, 아주 잠깐이지만 베어의 눈알을 꿰던 친구도 있었어요. 엄마의 죽음으로 모든 걸 잃게 된 화영의 삶은 어둠 뿐이었는데, 가장 절망적인 순간에 해피 스마일 베어가 나타난 거예요. 마지막 장면에서 "해피 스마일 베어는 죽지 않아." (358p) 라는 말이 얼마나 안심이 되던지, 그래서 다행이라고요. 살아남기를 바랐으니까요.



"이곳에는 죽은 자들의 악의가 가득해.

어떤 감정은 시간이 지날수록 희석되는 게 아니라 진해지지.

이 이야기는 그래서 중요해. 모든 이야기는 여기서 시작해.

그 구덩이에서, 해소되지 못한 삿된 감정으로부터." (255p)


"후회해 본 적 없는 사람은 후회하는 방법을 모른다.

그 대신 되돌리려 한다.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태를 붙잡고

끊임없이...... 손을 댈수록 더 망가진다는 걸 모르는 채로." (286p)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파괴자들의 밤 안전가옥 FIC-PICK 6
서미애 외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신을 잃어버린 자는 신이 된다.

고통을 창조하는 신.

만약 인간의 인생이 신기루에서 부는 한순간의 바람이라면,

그 한순간 불어닥친 바람은 ... 

마음을 다치게 했고 그 마음은 아무리 해도 나아지지 않았다." (333p)


지독하게 아프고 나면 몸뚱이의 존재가 확실하게 각인되면서 잠시 잊고 있던 마음의 고통을 저울질하게 되네요.

몸과 마음, 어느 쪽의 고통이 더 클까요. 그건 아파봐야 알 수 있지 않을까요. 단지 아무도 그 고통의 크기를 확인하고 싶지 않다는 것.

보이지 않는 고통을 느끼듯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는 수많은 괴물들이 존재하고 있어요. 제 상상력으로도 엄두도 못낼 것들이 이 소설 안에서는 여기저기 날뛰고 있네요.

《파괴자들의 밤》은 안전가옥 FIC-PICK 시리즈 여섯 번째 책이에요.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이 있어요. 한국 장르 문단에 '미스 마플 클럽'이 존재한다는 것, 한국 미스터리를 대표하는 서미애, 송시우, 정해연, 홍선주, 이은영 작가님들이 모여 만들었다는 것. 이 책은 안전가옥과 '미스 마플 클럽'이 '여성 빌런'이라는 주제로 다섯 편의 단편을 모아 만든 앤솔로지라고 해요. 그래서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이야기들이 묘하게 닮은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어요. 서미애 작가님의 <죽일 생각은 없었어>, 송시우 작가님의 <알렉산드리아의 겨울>, 정해연의 <좋아서가 아냐>, 홍선주 작가님의 <나뭇가지가 있었어>, 이은영 작가님의 <사일런트 디스코>는 그 어떤 해석이나 판단이 필요 없는 것 같아요. 충격적인 장면에서 뇌 정지가 온 듯, 그냥 묵묵히 바라볼 뿐이에요. 여성 빌런, 악당, 괴물... 뭐라고 불러도 상관 없지만 다 읽고서 책을 덮을 때, 그제서야 '아하, 파괴자들의 밤이었구나.'라고 되뇌이게 될 거예요. 하지만 픽션 속 빌런은 현실의 빌런을 능가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사실 앞에 씁쓸해지고 마네요. 도저히 공감할 수 없는 악의는 끔찍한 재앙이에요. "그냥 X 같아서... 여태까지 내가 잘못 살았는데, 열심히 살라했는데 안 되더라고. 그냥 X 같아서 죽였습니다."라며 흉기를 든 채 웃었다는 그 남자가 저지른 만행, 그게 현실이라는 걸 믿고 싶지 않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피엔솔로지 - 호모사피엔스가 지구의 지배종이 될 때까지의 거의 모든 역사
송준호 지음 / 흐름출판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산다는 건 뭘까요.

당장 눈앞의 문제들만 보고 있으면 스스로를 가두는 상황이 되고,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 같아요.

그럴 때는 잠시 내려놓고, 한 걸음 떨어져서 바라볼 필요가 있어요. '나'라는 존재를 둘러싼 환경과 그 너머의 세상까지, 시야를 넓히는 것이 배움과 성장의 과정인 것 같아요. 이 책은 현재 우리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직접적인 도움이 안 될 수도 있지만 근본적인 변화를 이끄는 자극제는 될 수 있어요. 호모사피엔스가 어떻게 생물학적 굴레와 유전의 법칙을 뛰어넘어 지금의 세상을 구축했고, 어떠한 혁신의 여정을 지나왔는지를 살펴본다는 건 역사적 시간을 통해 우리의 인식을 확장시키고 통찰하는 시간이라고 볼 수 있어요.

《사피엔솔로지》는 '호모사피엔스가 지구의 지배종이 될 때까지의 거의 모든 역사'를 다룬 책이에요.

책 제목인 '사피엔솔로지'는 현생인류를 지칭하는 '사피엔스'와 '학문'을 뜻하는 접미사 '-ology'를 결합해 만든 용어로, '현생인류에 대한 학문'을 의미한다고 해요. 저자는 의학자로서 질병과 수명의 기원을 탐구하다가 호모사피엔스라는 한 종을 통섭적인 관점에서 빅히스토리를 아우르는 작업을 하게 되었고, 이 책이 그 결과물이라고 하네요. 모든 것의 이론이라는 의미에서 사피엔솔로지가 탄생한 거죠.

저자는 호모사피엔스가 지구를 지배하는 종이 된 세 가지 특성, 즉 지능, 혁신 본능, 통제 욕구는 인간의 의식적인 노력으로 발현된 게 아니라 뇌 구조에서 흘러나온 생물학적 표현이라고 설명하고 있어요. 인류는 문화 형질이라는 새로운 전달자를 만들면서 유전자의 굴레를 깨고 진화의 속박에서 벗어났고, 더 이상의 생물학적 진화는 중단됐어요. 신경인류학자 테런스 디컨의 말대로 인간은 생물학적으로 유인원의 한 종이지만 정신적으로 하나의 문(門, Phylum)이 되었기 때문에 지금 인간의 경쟁자는 그 자신일 뿐이라는 거예요. 그래서 지구의 위기는 인류가 자초한 재앙이라고 볼 수 있어요. 인간의 끝없는 성장이 닫혀 있고 상호 의존적인 지구 시스템에 예상치 못한 충격을 가져왔어요. 이제 인류 자신뿐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지구상의 다른 생명체들을 위해서라도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에요. 이 책은 우리가 어디에서 기원했고 어디로 흘러갈지를 보여줌으로써 지구의 운명을 깊이 생각하게 만드네요. 우주적 시간에서 인간의 역사는 찰나에 불과하다는 걸 새삼 떠올리게 되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