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투자를 위한 선한투자의 법칙 - ESG가 돈이 되는 순간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17
홍기훈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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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투자를 위한 선한투자의 법칙》은 ESG 투자법에 관한 책이에요.

저자는 디지털 금융 전문가로서 ESG와 윤리를 완전히 분리하여 본질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전 세계적으로 기업의 ESG (환경·사회적 책임·지배구조) 참여는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요소가 되면서 투자 의사결정 프로세스에서 반드시 검토하고 고려해야 하는 요인이 되었어요. 이 책에서는 ESG와 투자자, 수익 그리고 경제적 유인에 초점을 맞추어 실제 투자자가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요. ESG 투자의 법칙이란 ESG와 투자 사이에 연결고리를 찾아내어 지속가능한 수익을 창출해내는 생존 전략이라고 볼 수 있어요. ESG는 투자자가 기업에 강제하는 것으로 돈을 벌되 사회적으로 선하게 돈을 벌라는 의미예요. 환경적, 사회적으로 공익의 목적이 있는 ESG 활동이라도 투자라는 형식을 지니면 수익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투자를 위한 준비가 필요한 거예요.

세계 규모의 대기업들은 그린 택소노미에 선제 대응하는 차원에서 RE100을 선언했는데, 여기에 그치지 않고 협력 기업들에게도 RE100 참여를 압박하고 있어요. RE100은 기업들이 지구촌의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하여 기업 내에서 쓰는 전력을 모두 100%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로 공급하겠다는 협약인데, 국내 기업 25곳 중 절반 이상은 재생에너지 구매 실적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어요. 정부 정책 변화와 재생에너지 인프라 부족이 겹친 게 주된 이유로 거론되고 있어요. 현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목표를 기존보다 낮추면서 기업들에 혼선이 왔는데, 이는 세계적 추세와 정확히 반대로 가는 것으로 국제사회에 약속한 탄소중립 목표를 지키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어요. 더군다나 이전 정부의 국책사업 비리 조사라면서 태양광 사업을 흔들어놨으니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을 위축시켜버렸네요. 정부 차원에서 추진해야 할 에너지 정책이 거꾸로 가고 있어요.

이 책에서는 기업이 왜 ESG를 필요로 하는지 조목조목 설명하면서 투자 의사 결정의 핵심 요소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어요. ESG는 외부 효과의 내부 비용화, 즉 기업 활동으로 발생하는 환경오염이나 사회에 대한 영향을 경제적으로 기업에 책임을 지우는 것으로 세계적 흐름이기 때문에 이를 벗어난 경제 활동은 앞으로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어요. 따라서 투자자 관점에서 ESG를 제대로 알아야 ESG라는 도구를 잘 활용할 수 있어요. 저자는 투자자 입장에서 ESG 핵심이 무엇인지, 성공 투자법을 제시하고 있네요. 무엇보다도 저자는 자신을 포함한 소위 ESG 전문가의 조언을 참고하되 비판적 시각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어요.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서는 누구의 말이 아닌 본인만의 분석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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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에 예술을 들일 때, 니체 - 허무의 늪에서 삶의 자극제를 찾는 철학 수업 서가명강 시리즈 32
박찬국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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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밥 먹여주냐?"라며 외면하던 때가 있었어요.

표면적으로 틀린 말은 아니지만 철학의 본질을 모르기에 떠들 수 있는 얘기였어요.

지금 우리는 단순히 먹고 사는 문제보다 더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어요. 삶의 고통과 갈등, 허무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요.

《내 삶에 예술을 들일 때, 니체》는 서가명강 서른두 번째 책이에요.

이 책은 니체의 <비극의 탄생>을 통해 그의 핵심 사상인 예술철학을 쉽게 풀어내고 있어요. <비극의 탄생>은 니체의 첫 번째 저술이며, 스물여덟 살이던 1872년 출간되었고, 그리스 비극의 기원과 본질을 탐색하는 방식으로 그리스 예술의 역사, 인간과 세계, 그리고 예술의 본질을 탐구했다고 해요. 니체는 선하고 착한 사람이 아니라 강한 인간이 되라고, 강함을 강조하고 있어요. 자신보다 약하고 불리한 위치에 있는 자들에 군림하는 강함은 비겁합이며, 대개 비열하고 위선적인 자들이 권력을 쥔 경우가 많다면서 니체는 권력욕에 불타는 위선자들을 비판했어요. 니체가 말하는 강한 자는 권력을 가진 자들이 아니라 자신보다 동등하거나 더 강한 자들과 겨루려는 자들이며 고난이나 고통을 자신의 성장과 발전의 계기로 삼을 수 있는 자들이에요. 이에 해당되는 명언이 있죠. "우리를 죽이지 않는 것은 우리를 강하게 만든다." (14p) , "나를 죽이지 못하는 것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든다.", "인간은 극복되어야 할 그 무엇이다.", "아모리 파티, 운명을 사랑하라."

<비극의 탄생>은 예술철학 분야에서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과 칸트의 <판단력 비판>과 함께 세계적인 고전으로 꼽히지만 이해하기 쉬운 책은 아니라고 하네요.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니체의 심원한 사상을 이해하기 위한 입문서로 적합한 것 같아요. 청년 니체가 쓴 <비극의 탄생>에서는 그리스 비극의 기원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그리스 비극은 디오니소스 축제에서 유래했는데, 사람들은 포도주를 마시며 광란과 흥분의 욕구를 표출하며 자신의 개별성에 대한 의식을 상실하고 흥분 상태의 축제 군중으로 스며들어 그들과 하나가 되어버린다고 해요. 그리스 비극은 도취적 음악과 명료한 형식이 혼합된 것으로 니체는 이를 아폴론적인 것과 디오니소스적인 것으로 설명했어요. 아폴론은 형식, 명료성, 확고한 윤곽, 밝은 꿈으로 건축, 미술, 조각, 서사시처럼 조용히 관조하게 하는 조형예술을 가리킨다면, 디오니소스는 해체, 열광, 황홀, 광란을 상징하며 서정시, 음악, 춤과 같이 감정에 직접적으로 호소하며 우리를 도취에 빠지게 하는 비조형 예술을 가리킨다고 해요. 아폴론적인 것과 디오니소스적인것, 이 두 가지가 조화롭게 합쳐진 예술이 그리스 비극이라는 거예요. 니체의 초기 저술에서 디오니소스적인 것의 개념이 후기 니체로 가면서 디오니소스적인 것뿐 아니라 그 속에 아폴론적인 것마자도 포함하는 영원 회귀의 개념으로 바뀌게 돼요. 니체는 '음악 정신으로부터의 비극의 재탄생'이라는 초판의 제목을 신판에서는 '비극의 탄생 또는 그리스 문명과 염세주의'로 바꾸는데, 그 이유는 자신의 책이 바그너의 음악을 정당화하거나 미화한다고 해석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고 해요.니체는 바그너의 음악과 당시 독일 정신에 대한 환멸이 컸기 때문에 그리스 문명이 비극을 통해 염세주의를 어떻게 극복하려고 했는지를 말하고자 했어요. 쇼펜하우어의 사상을 철학적 골격으로 삼고 있지만 단순히 답습한 게 아니라 본인만의 독자적인 사상을 전개하고 있어요. 쇼펜하우어는 고통과 악의 원인을 욕망에서 찾았다면, 니체는 허약함에서 비롯된다고 봤어요. 강한 인간은 위대한 것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부딪히는 온갖 장애를 장애라고 여기지 않으며 오히려 그것들과 유희한다는 거예요. 철학의 근본 목표는 고통과 악의 극복이라고 보고 있어요. 우리에게는 고통을 감당할 힘이 있는데, 그 힘은 참된 예술에서 비롯된다는 거예요. 예술 철학의 탄생인 거죠. 니체는 예술이야말로 우리 내면에 잠재된 충만한 생명력을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보았어요. 그건 우리 역시 알고 있는 사실이에요. 예술 없는 삶, 도저히 상상할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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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 열림원 세계문학 3
다자이 오사무 지음, 이호철 옮김 / 열림원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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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림원 세계문학 시리즈로 《인간 실격》을 읽었어요.

이미 여러 번 읽은 작품인데 읽을 때마다 다자이 오사무를 떠올리게 돼요. 그는 어떤 인간이라고 해야 할까요.

다자이 오사무의 본명은 쓰시마 슈지이며, 대지주 쓰시마 가문의 11남매 중 10번째, 6남으로 태어났다고 해요. 그는 자신의 집안이 고리대금업으로 부자가 된 신흥 졸부라는 사실에 평생 동안 죄의식과 부끄러움을 느꼈고, 약물중독으로 인한 입원, 동반 자살 시도를 했어요.

《인간 실격》을 발표한 1948년, 연인 야마자키 도미에와 함께 강에 투신해 서른아홉 나이에 생을 마감했어요. 패전을 전후해 일본 사회가 극도로 피폐한 시절에 병약한 몸으로 술병을 끼고 살았던 다자이 오사무는 평생 자신의 존재와 불화했는데 결국 다섯 번째 자살 시도가 마지막이 되었네요. 그는 세상을 떠나기 전, "태어나서 미안합니다."라는 말을 남겼다고 해요.

《인간 실격》은 서문, 첫 번째 수기, 두 번째 수기, 세 번째 수기, 후기로 구성되어 있어요.

첫 번째 수기에서 첫 문장은, "부끄러움 많은 삶을 살아왔습니다." (15p)으로 시작되네요. 부끄러운 사실을 인정한다는 건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에요. 부끄러움을 안다는 건 옳고 그름을 분간할 수 있다는 뜻이고, 부끄러움에 대해 반성을 통해 자아성찰의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지극히 인간다운 모습이라고 할 수 있어요. 유독 '부끄러움'이라는 단어가 가슴에 콕 박히네요. 소설 속 주인공 요조는 본래의 자신을 숨기고 가면을 쓴 채 방탕한 생활을 이어가다가 술과 여자에 빠져 병을 얻고 약물 중독이 되어 정신병원에 끌려가는 신세가 돼요. 다자이 오사무는 자기 자신을 요조라는 인물에 투영하고 있어요. 소설에서 마담은 요조를 좋은 사람이었다고 회상하지만 현실에서 작가는 부끄러움을 끌어 안은 채 멀리 가버렸어요. 누구든지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르고, 부끄러움조차 느끼지 못한다면 짐승과 다를 바 없어요. 근데 요즘 부끄러움과 담을 쌓은 자들이 세상을 어지럽히고 있네요. 모든 부끄러움은 진정 부끄러워해야 할 이들의 몫이 되어야 해요. 염치가 없고 뻔뻔스러운 사람들의 얼굴을 쇠로 만든 낯가죽이라고 해서 철면피라고 부르는데, 어째서 그런 철면피들이 더 큰소리 치는 세상이 되었는지 한탄스럽네요. 다자이 오사무는 《인간 실격》이라는 요조의 고백으로

자신의 마지막 말을 남기고 떠났네요. 자살은 결단코 막아야 할 일이지만 시대의 양심이자 부끄러움을 알았던 인간이기에 그의 참회는 깊은 여운을 남겼네요.



"불안이나 공포로써 사람을 위협하는 연놈들은

저들 자신들이 만들어낸 허황된 죄에 억눌려서

죽은 자들의 복수에 대비하자며

자신의 머리로 갖가지 계책이나 꾸미려 들지

(···)

정의가 인생의 지침이라고?

그렇다면 온통 피로 얼룩져 있는 싸움터에

암살하려 드는 그런 칼끝에

무슨 놈의 정의가 깃들겠나?"

(118-11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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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열림원 세계문학 2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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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잿더미와 백만장자들 사이에서"였다면 어땠을까요.

딱히 끌리지 않네요. 당연히 그 책을 펼칠 일도 없었겠죠. "트리말키오" 또는 "웨스트에그의 트리말키오"라는 제목도 마찬가지예요.

놀랍게도 작가가 염두에 둔 제목들이래요. 다행히 편집자가 내켜하지 않았고 시간에 쫓기다가 마침내 결정한 제목이 "위대한 개츠비"라고 하네요.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읽어보지 않은 사람들도 제목 정도는 알고 있을 거예요. 일부 방송에서 화려한 파티를 즐기며 돈으로 플렉스하는 사람을 개츠비에 비유하던 때가 있었는데 그건 아마도 영화에서 보여준 디카프리오의 이미지 때문일 거예요. 하지만 원작을 읽는다면 '위대한'이라는 수식어가 전혀 다르게 받아들여질 것 같네요. 무엇보다도 개츠비는 프랜시스 스콧 피츠네럴드의 삶을 모르고서는 제대로 이해할 수 없어요. 피츠제럴드는 편집자인 맥스웰 퍼킨스에게 원고와 함께 보낸 편지에서 이 소설이 '하나의 예술적 성취'가 될 거라고 호언장담했지만 기대한 만큼 팔리지 않고 좋은 평가도 받지 못하다가 사후에 수십만 부씩 팔리면서 문학사에 길이 남을 걸작으로 평가되며 청소년 필독서가 되었다는 게 대단한 교훈처럼 느껴져요. 생전에 그는 이 작품을 집필하던 시기가 자신의 인생에서 예술적 양심을 순수하게 간직하던 때였다고 이야기했대요. 작가로서 자부심을 가졌던 작품이 뒤늦게나마 사랑받고 있으니, 그야말로 위대한 개츠비가 완성되었다고 봐야겠네요.

그러나 이 소설을 읽고나니 되묻을 수밖에 없네요. 정말 개츠비는 위대한가?

열림원 세계문학 시리즈로 만난 《위대한 개츠비》는 새로운 느낌이었어요. 아무래도 번역이 다르기 때문이겠지요. 이전에 읽었다고는 해도 번역에 따라 읽는 맛이 달라지니까요. 이번 책은 옮긴이가 10년만에 다시 작업을 한 개정판이라고 하네요. 그의 말을 빌리자면 속물에 대한 작가의 냉소가 느껴져서 'great'를 '대단한'으로 읽되, '그놈 참 대단한 녀석이야' 할 때의 뉘앙스를 담아 번역하고 싶었대요. 채울 수 없는 욕망을 좇는 인간이란... 그나마 사랑이라고 포장하고 싶지만 헛되고 부질없네요. 무엇이 진짜인지, 그 본질을 파악하지 못한 어리석음을 탓하기엔 안타까움이 더 큰 것 같아요. 우리는 그저 '파티가 끝난 줄도 모르고 찾아온 마지막 손님' (299p)과 다를 바 없어요. 개츠비의 화려한 파티는 끝났지만 현실에선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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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열림원 세계문학 1
헤르만 헤세 지음, 김연신 옮김 / 열림원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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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를 놀라게 했잖아.

'넌 쉽게 놀란다.' 그러니까 네가 두려움을 느끼는 일과 사람들이 있다는 거겠지.

그건 어디서 오는 걸까? 사람은 아무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데.

만일 누군가가 무섭다면 그건 그자에게 자신에 대한 권력을 허용한 데서 오는 거지.

가령 네가 뭔가 나쁜 짓을 했고 다른 이가 그것을 알고 있다고 치자.

그러면 그는 너에 대해 권력을 갖게 되는 거지. 무슨 말인지 알겠어?

그건 명료해, 안 그래? " (64p)


열림원 세계문학 시리즈로 《데미안》을 만나게 되었어요.

데미안을 처음 읽었던 때는 십대 시절이었고, 싱클레어의 시점에서 모든 걸 받아들였던 것 같아요. 성인이 된 이후로 몇 번 더 읽게 되었고, 그때마다 전혀 다른 느낌이라 신기했어요. 아마 바뀐 건 나 자신이겠지요.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는 이야기는 싱클레어가 들려준 것들이에요. 열 살 소년이 처음 두려움을 느낀 대상은 프란츠 크로머였고, 그로 인해 안락한 세계에서 사악하고 못된 두 번째 세계를 알게 되었어요. 크로머에게 끌려다니던 싱클레어는 데미안 덕분에 풀려났지만 도리어 데미안을 두려워하게 되었고, 그와의 거리를 두었다가 다시 가까워지게 돼요. 데미안은 왜 싱클레어에게 금기된 세계를 보여주었을까요. 내면의 균열을 감지했기 때문일 거예요.



"... 넌 아직 정말로 뭐가 '허락되고', '금지된' 건지 이해할 수 있는 경지에는 이르지 못했어.

이제 겨우 진실의 일부를 알아챈 참이야. 다른 게 더 따르지. 기대해봐!

... '금지되었다'라는 건 영원한 게 아니라 바뀔 수 있다는 말이야.

... 우리는 무엇이 허락되고 무엇이 자신에게 금지되어 있는지, 각자 스스로 알아내야만 해.

사람은 단 한 번도 금지된 일을 하지 않고도 엄청난 악당일 수 있어. 마찬가지로 그 반대일 수도 있고.  따지고 보면 그건 오로지 편함의 문제야!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자기의 재판관이 되기에 너무 안일한 자는 금지된 거라면

그게 어쨌던 바로 그걸 받아들이지. 그게 그에겐 편한 거야. 

다른 이들은 스스로 자기 맘속에서 계명을 느껴.

이들에겐 모든 신사들이 매일 하는 것이 금지된 일이야. 

이들에겐 보통 땐 터부시되는 다른 일들이 허락되지.

누구나 알아서 홀로 서야 해." (103-104p)


아이는 어떻게 어른이 되는지, 우리는 자신의 내면을 통해 그 답을 찾을 수 있지만 그 내면을 들여다보기가 쉽지 않아요. 그럴 때 데미안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어요. 반드시 데미안을 읽어야만 하는 이유는 없지만 한 번이라도 읽게 된다면 스스로 알게 될 거예요. 데미안을 아예 모른 채 사는 건 어렵지 않지만 일단 알고나면 잊은 채 살기는 힘들다는 걸, 왜냐하면 데미안을 알기 전과 그 후의 '나'는 다른 사람일 테니까요.

싱클레어는 줄곧 데미안을 밀어내면서 방황하다가 결국 데미안을 통해 깨닫게 되는데, 그때 "운명과 마음은 하나의 개념에 대한 두 이름이다." (135p)라는 문장의 의미를 이해하게 돼요. 그는 비로소 마음속의 목소리를 듣게 된 거예요. 여전히 길을 찾아 헤매고 있지만 자기 안에서 우러나오는 그대로 살아갈 용기를 얻은 거죠. 내면의 폭풍우 속을 헤쳐나가는 건 오직 본인만이 할 수 있어요.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일이에요. 그럼에도 힘들고 괴로울 때는 붙잡아 줄 친구가 필요한 법이죠. 막스 데미안과 에바 부인은 깨어난 자들의 친구예요. 다행스러운 건 우리를 위해 그들은 언제나 묵묵히 기다려줄 수 있다는 것, 힘들고 괴로울 때마다 그들을 찾아갈 수 있다는 거예요. "에밀 싱클레어의 젊은 날에 관한 이야기"라는 부제가 말해주듯이 젊은 날을 살아가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데미안은 든든한 친구가 되어주고 있네요. 전쟁 속에 탄생한 작품인데, 여전히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전쟁이 끊이질 않네요. 데미안은 "우리의 세계가 정말로 썩었다는 걸 우린 알고 있어." (246p)라고 싱클레어에게 말했는데, 여기에 반박할 수 없는 현실이라서 슬프네요. 매번 데미안을 만날 때마다 새로운 번역이었는데, 이번에는 뭔가 더 내용에 집중할 수 있었네요.



"우리는 자신의 꿈을 찾아내야만 해요. 그러고 나면 길은 쉬워지죠. 

하지만 영속적인 꿈은 없어요.

이전의 꿈은 모두 새로운 꿈으로 교체되죠. 

어떤 꿈도 꽉 잡고 있으려 해서는 안 됩니다."

...

"싱클레어, 그댄 아이네요! 그대의 운명은 그대를 사랑해요.

그대가 충실하게 산다면 그 운명은 언젠가 완전히 그대에게 속하게 될 거예요.

바로 그대가 꿈꾸듯이 말이죠." (226-22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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