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클을 탄 소크라테스 - 최정상급 철학자들이 참가한 투르 드 프랑스
기욤 마르탱 지음, 류재화 옮김 / 나무옆의자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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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선수와 철학자 사이에는 굉장한 간극이 있다는 편견이 있어요.

어쩐지 철학자는 책상 앞에만 앉아 있을 것 같고, 스포츠 선수는 운동만 할 것 같다는 이미지에서 비롯된 허상인 거죠.

실제로 스포츠와 철학은 사람을 가리질 않는데, 오히려 인간 스스로 경계를 긋고 영역을 구분하여 편견을 생성하고 있어요.

《사이클을 탄 소크라테스》는 기욤 마르탱의 책이에요.

이 책은 저자의 경험에서 탄생한 작품으로 픽션과 에세이가 혼합되어 있어요. 기욤 마르탱은 학창 시절 학업과 사이클을 병행하다 낭테르 대학에서 철학 석사 학위를 받았고 이후 프로 선수로 활동하며 철학과 스포츠를 주제로 한 책 세 권을 썼다고 해요. 사이클 선수이자 철학자인 자신을 벨로조프라는 재미있는 신조어로 명명하며 철학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는 스포츠를, 스포츠 애호가들에게는 철학에 대해 말해주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하네요. 그가 처음 출전한 2017년 투르 드 프랑스 때 언론에서 인텔리 사이클 선수의 스토리에 관심을 보였고, "마르탱, 핸들 잡은 니체"라는 기사 제목이 떴다고 해요. 이 작은 노이즈 마케팅으로 주목받으면서 본인의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는 있었지만 매번 인터뷰하는 기자들이 똑같은 질문을 하는 걸 보고 이상한 알고리즘을 발견했고 거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책을 쓰게 되었대요. 인터넷 기사의 64퍼센트가 이른바 복붙(복사 후 붙여넣기)이라는 연구 결과에 충격을 받은 저자는 일반화, 고정화, 상투화를 깨뜨리는 방법으로 책을 선택한 거죠.

우선 책의 내용을 이해하려면 투르 드 프랑스가 뭔지를 알아야 해요. 투르 드 프랑스(Tour de France)는 1903년 창설되어 매년 7월 프랑스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고 권위의 도로 일주 사이클 대회라고 해요. 프랑스 전역과 인접 국가를 3주 동안 일주하며, 대회 기간 및 경기 구간, 거리는 해마다 조금씩 다르며 대략 4,000킬로미터를 달린대요. 1개의 프롤로그 구간과 20~21개의 구간으로 이루어지고, 하루에 한 구간을 달리는데, 같은 그룹 선수들의 구간별 소요 시간은 모두 같은 기록으로 측정되며 구간별 측정 기록으로 선두와 득점 우승자를 가려 각 선수에게 색깔이 다른 경기복(프랑스어로는 '마이요', 영어로는'저지')을 수여한대요. 종합 선두는 옐로 저지(노란색 경기복), 득점 우승자는 그린 저지(녹색 경기복)을 입고 다음 구간을 달린대요. 평지, 중간 난이도, 고난이도 등 스테이지 (프랑스어로는 '에타프') 등급에 따라 선수에게 주어지는 점수도 달라진대요. 산악 구간 우승자에게는 별도로 폴카도트 저지(붉은색 점무늬 경기복)가 수여되며, 구간별 총합 기록 시간이 가장 짧은 선수가 최종 우승자가 된대요.

이야기의 시작은 투르 드 프랑스에 그리스 팀이 초청되었는데, 선수들이 사이클 선수인 동시에 철학자라는 거예요. 유명한 철학자들의 등장이 황당할 수도 있지만 사이클 일정을 따라가다 보면 신기하게 철학 이야기가 맞물려가네요.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 소크라테스의 기자회견으로 출발해 사이클 경기를 위한 훈련 과정이 나오고, 한 달 간 경기를 치른 후 독일 팀으로 넘어가네요. 과연 최고의 팀은 어디가 될까요. 철학 역량을 가진 사이클 선수들의 이야기를 통해 스포츠와 철학을 함께 다룬다는 점에서 신선하고 독특했어요. 파스칼, 스피노자, 마르크스, 니체, 소크라테스, 플라톤, 프로이트 등등 철학자들이 땀을 흘리며 치열하게 투르 경기를 치르고 있다는 상상만으로도 많은 편견들이 사라졌어요. 사이클 경기와 인생, 결국 본질은 다르지 않다는 걸 보여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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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도성으로 떠나는 힐링여행 - 제10회 브런치북 특별상 수상작 인문여행 시리즈 18
곽한솔 지음, 임진우 그림 / 인문산책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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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엄청 뜨고 있는 포토 스팟이 있어요. 바로 한양도성이에요.

한양도성 전 구간 중에서 가장 사진 찍기 좋은 곳은 낙산 구간 후반부에 위치한 흥인지문공원인데, 건너편의 흥인지문과 뒤편의 성벽이 바라보이는 전망 좋은 공간으로 꼽히고 있어요. 워낙 아름다운 풍경이라 온라인상에서도 사진을 쉽게 찾아볼 수 있어요. 언제든지 가볼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더니 계속 미루게 되더라고요. 근데 이 책을 읽고나니 오히려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걸 깨닫게 되어서 좋았어요. 아무것도 모른 채 거닐어도 좋은 곳이지만 기왕이면 알고 걷는 것이 뜻깊은 순성길이 될 수 있으니까요.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 지금이 한양도성 탐방의 최적기인 것 같아요.

《한양도성으로 떠나는 힐링여행》은 서울 한양도성 이야기와 함께 순성길 코스의 모든 것을 담은 책이에요.

한양도성은 순성길을 따라 하루에 돌아볼 수 있지만, 여섯 코스로 나뉘어져 있으니 구간별로 잘 계획하여 둘러보는 것이 훨씬 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거예요. 이 책에는 한양도성에 관한 설명으로 시작해 순성길 구간을 각 코스별로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어요. 한양도성은 모두 여섯 개 구간인 백악 · 낙산 · 흥인지문 · 남산 · 숭례문 · 인왕산 구간으로 나뉘어 있어요. 아직 한번도 한양도성을 오른 적이 없다면 흥인지문공원에 위치하고 있는 한양도성박물관부터 찾아보면 좋을 것 같아요. 전시실에는 한양도성에 관한 영상 및 디지털 순성 체험이 가능하다고 하니 준비단계로 충분할 것 같아요. 한양도성 순성 전에 미리 스마트폰 구글 스토어에서 '한양도성 앱'을 설치하면 구간별 지도와 주요 지점에 대한 설명을 볼 수도 있고, 오디오 가이드 서비스로도 청취할 수 있다고 하네요. 그래도 역시 책이 가장 훌륭한 가이드북인 것 같아요.

구간별 소개를 따라 가다보면 정말 가보고 싶은 마음이 커지네요. 옛날 과거 시험을 보는 신비들과 백성들은 한양도성길을 걸으며 소원을 빌었다고 하니 저 역시 그런 정성으로 순성을 시작해보고 싶네요. 무엇보다도 순성길 자체가 힐링 코스라서 멋진 시간이 될 것 같아요. 또한 순성길에서 얻는 소소한 즐거움인 스탬프 투어를 빼놓을 수 없네요. 스탬프를 찍는 곳은 모두 4개 지점으로 말바위 안내소, 흥인지문 관리소, 숭례문 초소 인근, 돈의문박물관마을인데 모두 찍으면 말바위 안내소에서 완주 기념 배지를 받을 수 있대요. 지정된 지점에서 직접 스탬프를 찍을 수도 있고 한양도성 앱을 통해 참여할 수도 있대요. 숙정문을 떠나기 전 한양도성 앱을 실행하면 스탬프 투어 화면에서 스탬프가 자동으로 적립된대요. 숙정문을 지나면 이내 나오는 말바위 안내소가 스탬프 투어 장소인데, 이곳은 창의문 안내소에서 받았던 표찰의 반납처, 반대로 와룡공원 방면에서 백악 구간 숙정문 쪽으로 출입하는 순성객들의 표찰 수령처였는데 현재는 청와대 개방 이후 표찰을 착용하지 않는대요.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힐링 시간을 갖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특히 순성이 처음이라면 저자가 강력 추천하는 첫 구간은 백악 구간이래요. 우리의 아름다운 한양도성으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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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섬에 꽃비 내리거든
김인중.원경 지음 / 파람북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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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란 어둠에서 벗어나 빛으로 향해가는 끊임없는 과정입니다.

... 빛을 향해 가슴을 연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뭔가를 베푸는 것처럼, 그 황홀함을 느낀느 것입니다." (26-29p)


창을 통해 들어오는 빛은 모든 색을 더 선명하게 보여줄 뿐 특정 색을 가리거나 막는 일이 없어요.  꽃은 햇살을 머금어 더욱 빛날 뿐 다른 꽃들과 비교하거나 경쟁하지 않아요. 우리에게 자연은 예술이고, 예술은 그 자연 안에 담긴 특성을 드러내는 행위라는 점에서 경이로움을 느끼게 돼요. 사람들은 상처 입은 마음을 자연에서 치유하는 경우가 많아요. 요즘 안팎으로 어지럽고 혼란한 시기인지라 마음이 편치 않았어요. 분열을 조장하는 사회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놀랍게도 예술이 우리에게 희망을 전하고 있네요.

《빛섬에 꽃비 내리거든》은 김인중 신부님이 그리고 원경 스님이 쓴 책이에요.

이 책에는 김인중 신부님의 그림과 원경 스님의 시가 함께 어우러져 찬란한 아름다움을 담아내고 있어요.

그야말로 '아름다움' 하나에 다름을 초월하는 강력한 힘이 존재하는 것 같아요. 도스토옙스키는 "아름다움이 세상을 구제할 것이다" (10p)라고 말했는데, 원경 스님은 그 아름다움 안에는 인간이 필요로 하는 모든 것들 즉 사랑과 진리 그 자체가 들어있다고 표현했어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그 아름다움인 것 같아요. 매일 더럽고 추악한 것들로 오염된 세상을 바라보는 일은 고역이에요. 깜깜한 어둠이 계속될 것만 같은 두려움에 떨고 있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고, 그 어떤 것도 바꿀 수 없어요. 어둠 속에 갇힌 사람들에게 이 책은 영혼에 빛을 밝히며 희망의 향기를 전하고 있네요.

두 분은 빛섬아트갤러리에서 처음 만났는데 오래전부터 아는 사이처럼 편안했다고 해요. 원경 스님은 갤러리에 전시된 신부님의 그림을 보며 조지훈의 시 「승무」 의 시구인 '휘어져 감기우고 다시 접어 뻗는 손이 깊은 마음속 거룩한 합장인 양' (16p) 마음을 어루만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하는데, 저 역시 강렬한 빛의 색채로부터 감동을 받았어요. 김인중 신부님은 자신의 작품을 하느님에게 바치는 온전한 봉헌으로 여기기에 작품에 제목을 달지 않는다고 하는데, 책 속의 작품 사진 옆에 원경 스님의 시를 읽으니 그 깊은 뜻을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었네요. 원경 스님의 「한 울타리」라는 시에서 '눈 맑고 깊은 마음/ '우리'의 이름 되자 / '사랑'의 이름 되자' (135p) 라는 대목이 우리에게 '원융무애'의 뜻을 알려주네요. 막힘과 분별과 대립이 없으며 일체의 거리낌없이 두루 통하는 상태로 불교의 이상적 경지를 뜻하는 용어라고 하네요. 그것이 바로 예술의 힘이 아닐까 싶어요. 예술을 통해 드러나는 인간의 본질과 근원적 진리, 심오한 깨달음까지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느끼는 시간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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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았다면 추억이고 나빴다면 경험이다 - 일도 인간관계도 버거운 당신에게
김민성 지음 / RISE(떠오름)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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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힘들었나요?

당신을 힘들게 하는 것이 일과 인간관계라면 이 책이 도움이 될 거예요. 어설픈 위로 대신 진짜 필요한 조언을 해주기 때문이에요.

《좋았다면 추억이고 나빴다면 경험이다》는 김민성 님의 책이에요.

이 책은 저자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깨달음이 강력한 문장들로 표현되어 있어요. 약해진 마음을 단단하게 만드는 무기와 같은 문장들이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우선 저자의 인생을 바꾼 두 문장을 소개하자면, "첫째, 좋았다면 추억이고 나빴다면 경험이다.", "둘째,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다." (11p) 라고 하네요. 이미 들어봤거나 아는 문장이라 새롭지는 않을 거예요. 그러나 이 문장들이 어떻게 저자의 삶에 영향을 주었는지를 하나씩 알아가는 과정을 통해 그 위력을 확인할 수 있어요. 학창 시절에 무용을 전공했던 저자는 열등감에 빠져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했는데, 문득 '내가 왜 패배자여야만 하지? 분명 다른 길이 있을 거야. 새로운 길을 찾아보자.'라는 생각을 하다보니 돈 없고 백 없어도 성공하는 방법을 깨달았다고 해요. 그건 바로 시간이에요. 모두에게 공평한 시간이지만 그 중요성을 남들보다 빨리 깨달은 덕분에 성장할 수 있었던 거예요. 어려운 환경이나 주변 탓을 하는 대신 자기 안에서 문제를 찾고 맡은 일을 철저하게 준비하고 진심을 담아 몰입했더니 새로운 기회가 주어지더래요. 세상에 바꿀 수 있는 건 오직 나 자신뿐이며, 내 삶의 주인은 나라는 걸 인지하고, 나 중심적인 선택을 하며 살았더니 행복해졌다는 거예요.

우리는 분명 스스로 선택할 능력이 있어요. 다만 현명한 선택을 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해요. 대부분의 고민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아요. 저자는 인간관계을 음식에 비유하면서 좋은 음식을 많이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몸에 안 좋은 음식을 피하는 것이 건강에 더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네요. 상한 음식은 조금만 먹어도 몸에 탈이 나듯이 부정적인 사람, 나를 무시하고 괴롭히는 사람과는 냉정하게 손절하는 것이 답이에요. 대단한 사람을 많이 만나는 것보다 나에게 마이너스 되는 사람을 만나지 않는 것이 훨씬 중요해요. 주변 사람은 나를 대변하는 거울과도 같다는 말이 있는데, 내 주변에 누구를 두느냐에 따라 거울 속 내 모습이 달라지는 거예요. 물론 자신부터 긍정적이고 멋진 사람이 되어야겠지요.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고 하잖아요. 진짜 중요한 일에 몰입하여 최선의 노력을 한다면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어요. 저자의 말처럼 지금 힘들다는 건 성공할 거라는 증거예요. 나를 힘들게 하는 존재나 대상에게 에너지를 쏟을 게 아니라, 본인이 나아가야 할 목표와 방향에만 집중하는 거예요. 즉시 멘탈을 잡아주는 마법의 심리학 스킬을 활용하면 돼요. 결국 마음먹기에 달려 있어요.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걸 바로 시작할 것.



미성숙한 사람은 "나는 어쩔 수 없이 이렇게 행동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성숙한 사람은 "나는 이렇게 행동해야 한다"라고 단호히 말한다.

나는 내가 되고자 추구하는 바로 '그것'이다.

_ 고든 올포트 (32p)


앞서 가는 비밀은 '시작'하는 것이다.

시작하는 비밀은 복잡하고 과중한 작업을 

내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작은 업무로 나누고,

그것의 첫 번째 업무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_ 마크 트웨인 (132p)


삶의 문제 중 절반은 너무 빨리 '예'라고 말하는 것과

적절한 시기에 '아니요'라고 말하지 않는 것 때문에 일어난다.

_ 조시 빌링스 (16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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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역사 - 울고 웃고, 상상하고 공감하다
존 서덜랜드 지음, 강경이 옮김 / 소소의책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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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슨 크루소처럼 무인도에 고립되어 남은 생을 살아야 한다고 상상해보라.

그런 상황에서 책을 단 한 권만 가져갈 수 있다면 무엇을 고르겠는가?" (9p)


설마 단 한 권의 책도 필요 없다고 말하진 않겠죠?

그럴 리 없기를 바라지만 요즘처럼 디지털 중독이 심각한 상황에서는 장담할 수 없는 일이에요.

질문의 요점은 책으로 상징되는 문학의 본질을 묻고 있어요. 사색하는 사람에게 문학은 삶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문학을 읽는 시간은 언제나 가치 있다고 볼 수 있어요. 그러니까 문학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안다면 가져갈 책이 없어서가 아니라 뭘 고를지를 고민하느라 주저하게 될 거예요. 바로 그 문학에 관한 역사를 다룬 책이 나왔어요.

《문학의 역사》는 존 서덜랜드의 책이에요. 영어 제목은 "문학의 작은 역사 A LITTLE HISTORY of LITERATURE"인데, 저자는 이 책에 담을 수 있는 역사가 워낙 방대하므로 신중하게 고른 내용이라고 설명하네요. 이 작은 역사는 매뉴얼(이걸 읽어!)가 아니라 조언(아마 당신도 이 책을 소중하게 여기게 될 겁니다. 많은 사람이 그랬으니까요. 하지만 어쨌든 결정은 당신 몫입니다.) 정도에 해당된다고 밝히고 있어요.

첫 장에는 연대표로 보는 문학의 역사가 나와 있어요. 기원전 20세기경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서사시 「길가메시」 부터 20세기 중반 이후의 세계문학을 정리한 내용이라서 문학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될 도서목록으로 활용하면 좋을 것 같아요. 유명한 고전 작품들을 모두 읽을 수는 없지만 시대별로 찾아보면 유익한 공부가 될 거예요.

이 책에 등장하는 위대한 작가들의 작품들은 모두 영어로 읽을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국경 없는 문학이 가능해진 요인에는 특정 세계어들의 지배 덕택이라고 볼 수 있어요. 영어는 그 언어를 사용하는 나라가 가지는 힘과 함께 해왔고, 세계어가 되었어요. 2000년 전에는 라틴어가 주류였고, 19세기는 영국의 세기, 20세기는 미국의 세기였다면 21세기는 진행 중이에요. 원래 문학은 국경이라는 언어가 달라지는 경계에서 멈추었고, 아주 적은 수의 외국 문학만 번역의 장벽을 넘을 수 있었어요. 번역은 본질적으로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작가이자 언어학자인 앤서니 버지스는 '번역은 언어만의 문제가 아니라 문화 전체를 전달하는 문제다.'라고 했고, 미국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는 '시는 번역하면 사라져버리는 것이다.' (354p) 라고 했어요. 이러한 번역의 문제는 세계문학에서 점점 줄어들고 있어요. 문학의 미래는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으로 바뀌게 될 거예요. 저자는 문학의 미래를 좌우하게 될 세 가지 기본 조건을 언급하고 있어요. 첫째 우리가 접할 수 있는 문학은 훨씬 많아질 것이고, 둘째 문학은 기존과 다르게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에게 올 것이며, 셋째 새로운 포장으로 우리에게 올 거라는 거예요. 인터넷에 연결된 전자도서관을 통해 엄청난 양의 문학 작품에 접근할 수 있고, 온라인을 통해 모든 신간과 거의 무한한 중고책을 얻을 수 있어요. 다만 인터넷에 의존하는 문화에 익숙해진 독자는 문학에 매력을 느끼기 힘들 거예요. 그래픽 노블, 웹툰이 활성화되면서 영화로 쉽게 각색되고, 다감각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문학이 등장한 것도 변화하는 시대에 대한 적응이라고 봐야겠네요. 독자는 수동적으로 소비하는 입장에서 협업하여 파트너로서 상호작용적 문학을 만들면서 저자와 독자의 경계가 사라졌어요. 어떤 형태로든 바뀌고 있다는 것만은 확실해요. 저자는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은 문학이 지닌 유대감을 회복하는 것이고, 최악의 일은 거대한 정보 아래에 파묻히는 상황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그럼에도 희망을 놓지 않는 이유는 인간 정신의 놀라운 창조적 산물인 문학이 변화에 적응하여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할 거라고 믿기 때문이에요. 그것이 바로 문학의 힘이 아닐까 싶어요. 문학은 위대한 마음과 나누는 대화이며, 이러한 마음의 만남이 지금 우리 존재의 핵심을 이룬다는 사실이 중요해요. 무엇보다도 문학은 우리를 더욱 인간답게 만든다는 점에서 우리가 문학 읽는 법을 잘 배울수록 세상은 더 나아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해요. 문학과 함께 울고 웃고 상상하고 공감하며 살자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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