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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세상이여, 그대는 어디에 ㅣ 아르테 오리지널 24
샐리 루니 지음, 김희용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11월
평점 :
"정말이지 내 문제는 답을 다 가지고 있지 않은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 짜증이 난다는 거야.
나 또한 아무 답도 가지고 있지 않으면서 말이야.
그러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겸손과 열린 마음을 요구하는 나란 사람은 대체 누구일까?
내가 일찍이 세상에 무엇을 주었기에, 보답으로 그렇게 많은 것을 요구하는 걸까?
내가 먼지 더미로 분해가 되어도 세상은 신경도 안 쓸 테고, 그것이 당연한 건데 말이야."
(95p)
어쩌면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을 타인의 이야기가 굉장히 놀라운 작품이 되어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비결은 뭘까요.
전적으로 작가의 재능이겠죠. 저한테는 첫 작품이지만 이미 샐리 루니의 <친구들과의 대화>, <노멀 피플>, <아름다운 세상이여, 그대는 어디에>까지 세 소설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이며, 4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었고, 앞서 두 권은 드라마 시리즈로 각색되어 BBC에서 방영되었다고 하네요.
《아름다운 세상이여, 그대는 어디에》는 샐리 루니의 장편소설이에요. 이 소설을 읽으면서 등장인물들이 주고받는 대화와 편지 내용이 맛깔나다고 느꼈어요. 줄거리로만 보자면 미국 드라마 <프렌즈>처럼 또래 친구, 젊은이들의 일상적인 모습인데 묘한 흡입력이 있어요. 소설가 앨리스는 휴식을 위해 한적한 바닷가 마을의 집을 구하고, 물류 창고에서 일하는 펠릭스를 만나게 되는데 데면데면하게 구는 그에게 로마 여행을 제안하게 돼요. 앨리스는 더블린에 사는 절친 아일린과는 장문의 편지로 소식을 전하는데, 현재 아일린은 남자친구와 헤어진 뒤 혼란스러운 감정 속에서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낸 사이먼과는 미묘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어요. 상황이 달라져도 여전히 친구일 수 있을까요. 서로 각자의 고민을 끌어 안은채 편지를 통해 마음을 털어놓는 앨리스와 아일린은 과연 자신들의 행복과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요.
이 소설의 제목인 "Beautiful world, where are you?"는 1788년 처음 출판된 프리드리히 실러의 시 「그리스의 신들」 의 한 구절을 직역한 것이며, 독일어 원문은 'Schone Welt, wo bist du?'으로 프란츠 슈베르트가 1819년에 이 시의 일부분에 곡을 붙였으며, 저자가 방문했던 축제인 2018 리버풀 비엔날레의 제목이었대요. 저자는 토스카나의 산타 막달레나에서 이 소설을 쓰면서 더없이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는데, 소설 속 네 명의 인물들은 각자의 답을 찾느라 복잡한 심경이었다고요. 중요한 건 이들의 삶은 계속 진행 중이라는 거예요. 그래서 소설의 마지막 부분은 결말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며 우리에게 질문하고 있어요. 아름다운 세상, 당신은 어디에 있나요. 행복은 멀리에 있지 않다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