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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 속에서 봉기하라 -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저항법
다카시마 린 지음, 이지수 옮김 / 생각정원 / 2023년 10월
평점 :
우리는 누구나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자유가 있어요.
민주주의 사회라면 당연한 권리인데 공권력으로 무리한 검열을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불 속에서 봉기하라》는 다카시마 린의 책이에요.
저자는 '글을 쓰는 아나카 페미니스트 anarcha-feminist', 즉 모든 권력과 차별에 반대하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하고 있어요.
이 책은 이불 속에 웅크린 사람을 위한 혁명을 다루고 있어요. '이불 속'과 '봉기'라는 단어가 전혀 섞일 것 같지 않지만 차근차근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떤 의도와 취지인가를 이해할 수 있어요. 여기서 혁명이란 거대한 투쟁이 아니라 개인의 생존이 걸린 문제예요. 이 지옥 같은 세상에서 살아남는 것 자체가 투쟁이며 혁명이라는 거예요. 저자는 "일단은 살아갈 것. 살아남음으로써 저항운동 또한 궤멸하지 않고 이어질 수 있다. 뒤집어 말하자면 저항의 의지를 유지하면서 살아가는 삶 자체가 이미 혁명에 가담하는 것" (10p)이라고 이야기하네요.
어느 누구에게도, 어떤 거대한 힘에도 위협당하지 않고 존재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저자의 말에 깊이 공감했어요. 자유는 마치 공기와 같아서 그것을 누릴 때는 귀한 줄 모르지만 제한되는 순간 견디기 힘들어져요. 자유를 침해당한다는 건 인간의 존엄성을 향한 폭력이에요. 끔찍한 폭력이 난무하는데 가만히 맞고 있을 순 없는 거죠. 맞서 싸우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으니까요. 혁명에서 함께 싸운다는 건 현장의 공유가 아닌 목적의 공유라는 것, 각자의 장소에서 저마다의 투쟁을 지속하면 되는 거예요. 지속 가능한 혁명이 핵심이에요. 이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나은 방향으로 움직이기 위해 저자가 할 수 있는 일은 약한 개인을 궁지로 내모는 현재의 상황을 비판하고 파괴, 거부한다는 사실을 글로 쓰는 거예요. 써야 기록이 남고, 써야 전해지며 퍼질 수 있으니까요. 무엇보다 써야 내가 나를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저자의 글은 일종의 선언이자 선동 전단지라는 거예요. 원한다면 혁명에 동참할 수 있고, 반대한다면 자기 소신대로 살면 되는 거예요. 중요한 건 어떤 의견도 함부로 다뤄져서는 안 된다는 거예요. 약자의 의견은 무시당하고, 권력자의 의견만 존중되는 사회가 어떤 모습인지 우리는 이미 알고 있어요. 작은 목소리야말로 더 많이 채집해 모으고 앰프로 크게 퍼져야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가 될 수 있어요. 저자의 말처럼 괴로운 삶으로 헤쳐 들어가는 길 위에 사회를 변화시키는 힘이 있고, 생존이 곧 저항이므로 우리는 반드시 살아남아야 해요. 그리고 서로의 손을 잡아야 해요.
살아 있는 것이 괴로운가? 이 세상이 미운가?
이 세상이 변하기를 바라지만 그 징조조차 보이지 않는 현재의 상황에 실망하는가?
이부자리 위에서 꼼짝도 못 하는 채로, 딱히 보고 싶지도 않는 SNS나 천장, 이불 안쪽을
끝도 없이 바라보며 스스로도 정체를 알 수 없는 불안을 견디고 있는가?
혹시 당신에게 그런 경험이 있다면 이 책은 당신을 위한 것이다.
(7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