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는 왜 오징어 게임을 죽였을까? - 4일 만에 이해하는 IT 지식
조성호 지음 / 생능북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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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봐서는 장르가 뭔지 알 수 없어서 호기심을 자극했던 것 같아요.

IT 지식을 다룬 책인데 질문이 좀 이상하지 않나, 고개를 갸우뚱했는데 읽다보니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됐어요.

아하, 그땐 그랬지! IT 의 시작점인 개인용 컴퓨터를 개발한 스티브 잡스 덕분에 세상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한 마디로 잘 요약했네요.

《스티브 잡스는 왜 오징어게임을 죽였을까?》 는 일반인을 위한 쉽고 재미있는 IT 지식 교양서예요.

이 책은 어려운 IT 지식을 이론적인 측면보다는 기술이 만들어진 배경과 이유를 흥미로운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어요. 실제 우리 삶에 적용되는 IT 기술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IT 세계의 가이드북으로 보면 될 것 같아요.

부제로 '4일 만에 이해하는 IT 지식'인 건 일반인의 눈높이에 맞게 하루에 읽을 만한 분량을 미리 정해놓았기 때문이에요. 첫째 날에는 컴퓨터, 둘째 날에는 소프트웨어, 셋째 날에는 데이터, 넷째 날에는 네트워크와 보안에 관한 내용을 읽으면 돼요. 소설을 읽듯이 술술 넘어가는 IT 지식 이야기라서 자연스럽게 IT 기술을 이해할 수 있어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인터넷으로 연결되어 있어요. 인터넷이 보급되기 전에는 가장 대중적인 통신 수단이 전화기였고, 유선전화기에서 무선통신 시스템으로 무선호출기인 일명 삐삐를 거쳐 휴대전화가 등장했죠. 처음 서비스된 휴대전화는 사람의 음성을 아날로그 신호로 전달하는 1세대 무선통신망인 1G 휴대전화 서비스였고, 2세대(2G), 3세대(3G) , 4세대(4G)를 거쳐 현재 5G 서비스가 상용화됐어요. 스마트폰이 우리 일상의 필수품이 되면서 우리가 움직이는 곳은 모두 기록되고, 구매한 물건, 시청한 영화와 청취한 음악 등 생활 패턴이 분석되고 있어요. 스마트폰뿐 아니라 컴퓨터, 자동차, 가전제품, 센서들이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어서 많은 양의 데이터가 계속 만들어지고, 이렇게 방대한 데이터로부터 유용한 사실을 알아내고 활용하는 기술이 빅데이터인 거예요. 여기에 인공지능이 더해져서 엄청나게 기술이 발전하고 있어요. 확장현실과 멀티미디어, 블록체인 기술로 급변하는 디지털 시대가 되었기 때문에 해킹의 위험도 동시에 커졌어요. 갈수록 보안 관련 기술이 중요해진 이유이기도 해요. 유선전화기부터 스마트폰까지, 너무도 짧은 시간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났고, 그것이 바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IT 세상이라는 것을 이 한 권의 책으로 살펴볼 수 있었네요. 아참, 스티브 잡스가 오징어게임을 죽였다고 한 건 개인용 컴퓨터가 보급되면서 아이들의 놀이가 바뀌었다는 의미였어요. 아이들이 오징어게임에서 나왔던 구슬치기, 딱지치기,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와 같은 놀이보다 전자오락실의 게임, 가정용 게임기에 관심이 더 많아졌는데, 전자오락실의 게임기, 가정용 게임기, 개인용 컴퓨터의 부품들이 거의 비슷했다는 거죠. 애플 Ⅱ가 게임기로 팔리면서 가정용 게임기 업체들이 쇠퇴하기 시작했다네요. 그러니 스티브 잡스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게임용 소프트웨어가 구슬이나 딱지, 오징어 게임뿐 아니라 가정용 게임기의 자리를 뺏는 결과가 된 거죠. 최근에는 챗GPT 등장이 사회적인 이슈가 될 만큼 엄청난 파급력을 보여주고 있어요. 앞으로 우리가 맞이할 미래, IT 세계를 알아야 대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현대인의 필독서라고 해야겠네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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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번 버스는 2번 지구로 향한다
김준녕 지음 / 고블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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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하는 모든 것에는 종말이 있고, 태양도 예외는 아닐 거예요.

약 46억 년 전에 태어난 태양은 별의 일생으로 보면 그 중간 지점에 와 있기 때문에 앞으로 약 50억 년 정도의 수명이 남아 있어요.

지금 우리에겐 태양의 죽음은 아주 까마득히 먼 미래의 일이라서 크게 와닿지 않지만 SF 소설이라면 어떨까요.

《0번 버스는 2번 지구로 향한다》 는 김준녕 작가님의 첫 SF 소설집이라고 하네요.

이 책에는 모두 열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어요. 시간적 배경은 미래지만 등장인물들이 보여주는 사건과 상황들은 그리 낯설지 않네요.

미래는 변화이며 예측할 수 없는 미지의 세계인데, SF 소설을 읽다보면 작가님이 그려낸 세계가 실감나서 어쩐지 미래를 엿본 느낌이 들어요.

어쩌면 정말 이러한 미래가 펼쳐질 수도 있겠구나... 사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굉장한 충격을 받았던 터라 완전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상했던 적이 있는데, 오히려 여기에선 그 정도 수준은 아니었어요. <팔이 닿지 못해 슬픈 짐승>에서 준과 민의 관계처럼 서로 다가갈 수 없는, 각자 고립된 세상이 올 것 같아 조금 슬펐어요. 죽을 줄 알면서도 자신의 방호복에 구멍을 내고 싶은 충동, 그건 살고 싶은 욕구만큼이나 강렬할 것 같아요. 과연 인간다운 게 뭘까요. <망자를 위한 땅은 없다>에서는 태양의 폭발, 태양의 죽음을 지켜보는 핍의 이야기인데, 100억 년을 준비한 쇼에 관심이 집중된 이유는 따로 있어요. 바로 땅 때문이에요. 태양계 여러 행성의 땅을 사놓은 이들에겐 본인의 땅이 살아남느냐 마느냐의 문제인 거예요. 부동산 불패 신화를 믿는 사람들의 유전자가 미래에도 이어진다면 여전히 우주선을 타고다니며 많이 바쁠 거예요. "공간은 산 사람의 것이다. 핍은 문득 블랙홀을 떠올렸다. 없는 공간이라. 그것도 사고 팔 수 있으려나." (74p) 문득 궁금해졌어요. 지금이나 먼 미래에도 결코 변하지 않는 건 무엇일까라는. 아마도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이 우리 삶을 결정짓는 요소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0번 버스는 2번 지구로 향한다>에서 주인공 '나'는 0번 버스를 탄 뒤에 "이 버스, 어디로 가는 거야?"라고 묻고 있는데, 마치 그 질문이 우리를 대신해서 말해준 느낌이었어요.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는, 지금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 걸까요. 전혀 모르는 우주 어딘가에서 벌어지는 이야기 같지만 그 상상은 익숙한 현실을 떠올리게 만드네요. 그 미래를 만드는 건 결국 우리 자신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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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포의 밤 안 된다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청미래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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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오 슈스케의 체험형 미스터리, 완전 새로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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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포의 밤 안 된다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청미래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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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의 사진이 나와 있어요.

묘사된 그대로, 그래서 뭔가 숨겨져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했어요.

합성한 사진이 아니라면 그 사진은 사실을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일 거예요.

역대급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을 만났어요. 이른바 '미치오 슈스케의 체험형 미스터리'라고 하네요.

단지 사진이 추가되었을 뿐인데, 그 사진이 남긴 여파가 엄청나네요. 가쿠레이 산과 묘진 폭포가 실재하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어딘가에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면서 공포감이 증폭되더라고요. 두 눈을 부릅뜨고 열심히 사진을 살펴봐도 안 보이던 것이 모든 사건의 결말을 알고나니 그제서야 보이는 것이 너무 소름끼쳤어요. 왜 못 봤을까요. 어째서 놓친 걸까요. 인지심리학에서 유명한 '보이지 않는 고릴라' 실험이 생각나네요. 인간은 자신이 보려 하는 것만 본다는 명제를 간단한 실험으로 명쾌하게 입증했는데, 역시나 사진들을 보고도 제대로 보지 못했네요. 그러니 속은 게 아니라 스스로를 속인 거라고 해야겠네요. 묘진 폭포에 얽힌 전설이 터무니없는 내용이라고 믿고 싶었기 때문에 계속 아닐 거라고, 다른 결말일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묘진 폭포에 산다는 신에게 소원을 빌면 신이 나타나 소원을 들어주는 대신 그 사람의 소중한 것을 받아간다는 거예요. 애초에 누가 왜 그런 저주 같은 이야기를 퍼뜨렸는지 모르겠지만 나쁜 의도를 숨겼다고 짐작할 순 있어요. 묘진 폭포에서 어떤 불미스러운 사건이 생기더라도 그건 전부 무서운 신과의 거래라고 말하면 되니까요.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바칠 정도로 간절한 소원이 뭘까요, 아니 반대로 가장 소중한 것이 정말 중요한 거라면 그걸 포기해도 괜찮은 걸까요. 묘진 폭포 앞에서는 함부로 소원을 빌면 안 된다, 왜냐하면 그 소원은 반드시 이루어질 테니까, 물론 대가를 치르고서. 그러니 가볍게 장난치듯 빌어서는 안 된다는 경고였을까요.

《폭포의 밤》은 전작 『절벽의 밤』 에 이은 "안 된다" 시리즈 두 번째 작품이라고 하네요. 참으로 교묘한 심리기법인 것 같아요. 뭐든 안 된다고 하면 더 하고 싶듯이, 묘진 폭포는 소원을 감춘 사람들의 깊은 내면 속으로 우리를 유인하고 있어요. 이 소설에서는 4가지 안 된다, 금기 사항이 나오는데, 첫째 묘진 폭포에서 소원을 빌어서는 안 된다, 둘째 머리 없는 남자를 구해서는 안 된다, 셋째 그 영상을 조사해서는 안 된다, 넷째 소원 비는 목소리를 연결해서는 안 된다, 라는 거예요. 저자는 왜 "안 된다"에 초점을 뒀을까요. 예상치 못했던 비극, 끔찍한 범죄의 진실이 밝혀지는 순간 그 미묘한 감정의 끝을 확인하게 될 거에요.


"믿든지 말든지는 너한테 달렸지.ㅎㅎ" (25p) 실종된 여고생 히리카가 SNS 비밀계정에 남긴 마지막 글이에요. 사진은 굉장한 미끼였네요. 걸려들 수밖에 없는, 어쩐지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이야기였거든요. 믿지 않는다고 우기면서도 혹했으니까요.


"언제부터 잘못되었을까."

밤이 늦었지만 비가 그칠 낌새는 전혀 없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을까."

    (23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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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옳다는 착각 - 내 편 편향이 초래하는 파국의 심리학
크리스토퍼 J. 퍼거슨 지음, 김희봉 옮김 / 선순환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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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아라, 결국 파국이다!"

드라마 속 대사처럼 모든 것이 파국으로 끝나게 놔둘 수는 없어요.

《나만 옳다는 착각》은 내 편 편향이 초래하는 파국의 심리학을 다룬 책이에요.

인간의 어리석음과 편향이 불러온 파국을 탐구하는 일은 지금 시점에서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어요.

이미 저지른 잘못을 되돌릴 수는 없어도 현재의 잘못은 고쳐나갈 수 있으니까요. 이 책은 우리가 가진 편향이 무엇인지, 언제 편견에 빠지는지를 보여줌으로서 정신을 차리게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네요. 국가적 불황과 전쟁, 온갖 사회적 재난과 사건 사고들 속에는 비이성적인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 그게 바로 잘못된 편향에서 비롯된 실수임을 알아차려야 해요.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가짜뉴스, 거짓된 음모론과 실제 음모를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요. 무엇보다도 사람들은 왜 음모론에 끌리는 걸까요. 많은 것들이 그렇듯이 회의론과 믿음 사이에 건강한 균형이 있을 수 있지만 그 경계가 어딘지 말하기 어렵기 때문에 의심하게 되고 온갖 엉뚱한 상상을 하게 되는 거예요. 사람마다 음모론을 받아들이는 정도에는 차이가 있지만 연구에 따르면 좌절을 경험하고 그 좌절의 이유를 외부에서 찾는 경향이 있는 사람이 음모론에 더 잘 빠진다고 하네요. 음모론을 줄이려면 애초에 사람들이 왜 그런 이야기를 믿는지 이해해야 하고, 사회의 전반적인 불만을 줄여나가는 노력이 필요해요. 과학을 강조하는 대통령이 과학적인 근거가 없는 내용을 사실인양 떠드는 세태를 보면서 중요한 건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하는 일이구나 싶네요. 저자가 제시한 해결책은 개인으로서 우리가 할 일은 상대방의 말에 경청하는 태도와 인내심을 가지고, 객관적인 데이터를 확인하는 것이고 사회로서 우리가 할 일은 리더의 나쁜 행동에 대한 보상을 중단하고 사회적인 행동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하네요. 저자는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어리석음의 순환적 특성을 설명하면서 우리가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어요. 우리가 가졌던 합리적 믿음이 흔들리는 온갖 나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침착하게 데이터에 집중하며 용기와 인내심을 갖고 밀고나간다면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거죠. 파국이라는 외침은 위험한 방향으로 몰고가는 흐름을 멈추기 위한 경고로 받아들여야 할 것 같아요. 파국은 막아야죠, 우리는 전에도 해냈고, 이번에도 해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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