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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사전 Part 2 ㅣ 지옥사전 2
자크 콜랭 드 플랑시 지음, 장비안 옮김 / 닷텍스트 / 2023년 11월
평점 :
《지옥사전》은 국내 최초로 번역 출간되는 자크 콜랭 드 플랑시의 책이에요.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지옥의 악마, 영, 마법사, 지옥과의 교류, 점술, 사악한 저주, 카발라 및 기타 오컬트학,경이 등등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경이롭고 놀랍고 신비하며 초자연적인 존재, 인물, 책, 사건과 사물들을 알파벳 순으로 정리해 놓은 사전이에요.
예전부터 오컬트 장르에 관심이 많아서 관련 키워드만 봐도 끌리네요. 원서 그대로 번역되어서 그런지 저자와 작품에 관한 해설은 따로 없지만, 찾아보니 1818년 프랑스에서 초판이 나왔고 이후 69개의 삽화가 다시 포함되어 1863년 재출간되었다고 하네요. 모두 세 권으로 구성된 《지옥사전》은 첫 번째 책에서는 A 부터 E 까지 키워드를, 두 번째 책에서는 F 부터 N 까지 키워드를 다루고 있어요.
이 책은 Part 2, 두 번째 책으로 180여 점의 삽화가 실려 있어요. 책이 출간된 당시만 해도 영화나 드라마 같은 시각 매체가 없었으니 그림, 삽화의 영향력은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컸을 것 같아요. 지옥사전에 수록된 삽화들은 여러 악마와 기괴한 오컬트 정보를 묘사한 것이라서 그 당시 독자들에겐 꽤나 충격적인 작품이었을 것 같아요. 컬러판도 아니고 흑백 인쇄된 그림이지만 세밀하게 그려져 있어서 은근히 몰입되네요. 여기서 문득 궁금한 건 저자는 도대체 뭘 보고 이런 기괴하고 섬뜩한 것들을 그렸느냐는 거예요. 직접 보지 않은 것들을 상상으로 그렸다고 해도 놀라운데, 만약 본 것을 그린 것이라면... 어찌됐든 우리가 이미지로 떠올리는 악마는 인간의 상상에서 만들어진 것이라 지옥사전에서 묘사된 악마가 낯설지 않네요. 악마, 마녀, 마법사, 요괴, 괴물 등등 이러한 존재들의 실체는 지금도 확인하기는 어려워요. 하늘에 떠 있는 해와 달, 별처럼 모든 사람이 다 볼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그래서 상상할 수 있는 세계가 더욱 더 확장된 게 아닐까 싶어요. 사람들은 신비로운 존재에 대한 두려움과 동시에 호기심을 지니고 있으니까요. 지옥사전을 읽다보면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같은 해설이 있어서 무섭기보다는 재미있어요. 흥미로운 오컬트 세계를 시간 여행하는 기분이었네요.
악마의 외형 [ Formes du Diable / Devil's Shapes ] '인간에게 접근하고 싶은 악마는 여러 모습으로 변신할 수 있다. 다만 새끼 양과 비둘기의 모습은 신이 금하였기에 변신할 수 없다. 악마는 주로 숫염소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또 친숙하게 보이고 싶을 땐 고양이, 개 등의 모습을 한다. 누군가를 태우고 싶다면 말의 모습을, 좁은 곳을 지나고 싶다면 쥐나 족제비로 변신한다. 그리고 누군가의 입을 막고 싶다면 땅벌로 변신한다. 악마는 겁을 주고 싶으면 늑대, 독수리, 여우, 부엉이, 거미, 용 등으로 변한다. 혹은 인간의 머리와 짐승의 몸을 가진 형태로 변하기도 한다. 수탉은 이러한 악마를 알아보며 이후 공포에 질린다. 악마가 인간의 모습으로 완벽하게 변신하기란 어렵다. 인간으로 변한 악마가 항상 더럽고, 냄새나고, 고약한 모습을 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33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