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클래식 리이매진드
루이스 캐럴 지음, 안드레아 다퀴노 그림, 윤영 옮김 / 소소의책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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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캐럴의 작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아시나요.

영국의 수학자이자 작가인 찰스 루트위지 도지슨이 루이스 캐럴이라는 필명으로 1865년 발표한 소설이에요.

아이들의 그림책, 동화책으로 꾸준히 사랑받는 작품인 데다가 애니메이션, 영화, 뮤지컬로도 널리 알려져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거예요.

중요한 건 이 작품의 매력인 것 같아요. 알면 알수록 그야말로 토끼 굴처럼 빨려들어간다는 점이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새롭게 출간될 때마다 눈이 번쩍 뜨이나봐요. 이번에 소소의책에서 클래식 리이매진드 시리즈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나왔어요. 세계적인 예술가들의 독특한 시각적 해석을 담은 컬렉터용 하드커버 에디션이라서 소장 욕구를 자극하는, 어른들을 위한 책이라고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이번 책에는 세계적인 아트디렉터이자 삽화가, 그래픽 디자이너인 안드레아 다퀴노가 감각적인 그림들을 통해 루이스 캐럴의 언어를 새롭게 해석하고 있어요. 늘 봐왔던 앨리스의 모습이 아니라 현대적인 느낌으로 표현되어 신기해요. 단순히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그림이 아니라 그림과 활자, 자유로운 문단의 배치가 팝아트 같기도 해요. 환상적인 이야기와 감각적인 그림들의 조합 덕분에 읽는 행위가 미술 전시회를 관람하는 듯한 즐거움을 주네요. 이상한 나라의 이야기와 앨리스를 사랑하는 독자를 위한 선물 같은 책이네요.

"이런, 이런! 오늘은 정말 모든 게 별나구나! 어제만 해도 모든 게 그저 평범했는데.

밤새 내가 바뀌기라도 한 걸까? 뭔가 살짝 달라진 것 같다고 느낀 기억이 나는 것도 같아.

하지만 내가 어제의 내가 아니라면, 다음 문제는, 난 도대체 누구라는 거야?

아, 이거야말로 엄청난 수수께끼구나!" (42p)

모든 게 이상하고 수수께끼 같은 세상에서 앨리스는 처음엔 겁을 먹고 당황하지만 곧 자신만의 당당함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줘요. 앨리스가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엄청난 수수께끼라고 말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에요. 어쩌면 우리 모두가 풀어야 할 문제가 아닐까요. 언제, 어디에 있느냐보다 나 자신을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알려주네요. 신기한 동물들과 엉뚱한 상황들이 웃음을 자아내는데, 자세히 들여다 보면 그냥 웃어 넘길 수 없는 따끔한 교훈들이 숨겨져 있어요.

"당신들 말을 누가 신경 써요?" 앨리스가 말했다. (이때쯤 앨리스는 원래 크기로 커져 있었다.)

"당신들은 그저 한 벌의 카드일 뿐인데!"

그 말에 모든 카드가 공중으로 떠오르더니 앨리스에게로 날아와 떨어졌다. (244p)

나른한 여름, 언니의 무릎을 베고 누워 잠든 앨리스가 깨어나면서 이상한 모험은 끝이 나는데 우리의 모험은 끝나지 않았다고요. 언제든지 책을 펼치면 이상한 나라 속으로 떠날 수 있으니까요. 안드레아 다퀴노의 그림으로 새롭게 꾸며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멋진 모험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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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랜디네브 기념일 학교 - 할로윈 밤의 소원
최혜련 지음 / 푸른들녘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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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랜디네브 기념일 학교》는 판타지 소설이에요.

이 소설의 주인공은 열다섯 살이 된 휴와 절친 데이브예요. 두 아이들이 살고 있는 세상에는 일반인과 올랜디가 존재해요.

해리포터 세상에 인간 머글과 마법사들이 있듯이, 여기에선 깊이 바라볼 능력을 타고난 아이들을 올랜디라고 부르는 거예요.

대부분의 올랜디는 다섯 살만 되면 타마피강의 자주색 거위를 볼 수 있고, 지혜가 깊어질수록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는 능력이 생긴대요.

아빠가 휴에게 열다섯 살이 되는 여름에 어른답게 굴어야 올랜디네브 국립학교에서 입학 편지를 받을 수 있다고 했기 때문에 엄청 마음을 졸이며 토끼 집배원을 기다렸는데, 음... 근데 토끼 집배원이 아니라 아우성치는 우체통으로 편지가 온 거예요.

끝이 보이지 않는 폭포수 아래에 신비하고 기이하게 자리잡은 올랜디네브 국립학교는 일반인의 눈에는 보이지 않아요. 올랜디 학생들은 입학하면 여러 학과 중 하나를 선택해야 돼요. 로맨티스트들을 위한 밸런타인 학과, 구운 칠면조와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추수감사절 학과, 최고의 기념일로 여겨지는 크리스마스 학과, 공부에 남다른 열정을 지닌 모범생들만 모인다는 탄생일 학과, 끝내주는 장난꾸러기들만 선택한다는 할로윈 학과 등등.

휴와 데이브는 엄마의 반대를 무릅쓰고 할로윈 학과를 선택했어요. 왜 학과명이 기념일이냐고요? 그건 올랜디네브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야 해요. 아이들을 사랑하는 올랜디네브 부부는 매우 지혜로운 사람들이었고 남들보다 더 깊은 곳을 바라볼 수 있었대요. 그런데 그들에게는 아이가 없어서 기념일마다 마을의 고아원을 방문했고, 아이들과 부부는 매년 기념일마자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대요. 부부가 나이 들어 세상을 떠날 때 쯤, 자신의 지혜를 아홉 명의 고아원 아이들에게 나눠주었고 그 아이들이 자신의 짝을 찾아 아이를 낳으면서 남다른 지혜와 시각 능력이 이어지게 된 거예요. 올랜디는 그 특별한 능력으로 기념일의 행복을 전 세계 사람들에게 전파하는 일을 하게 된 거래요. 평화로웠던 올랜디네브에 갈등이 생긴 건 그 지혜와 능력을 악용하려는 검은 무리 때문이에요. 올랜디네브의 대통령이자 올랜디네브 학교의 교장인 예스퍼츠의 동생 가르고돔프가 혁명을 일으켰고, 올랜디네브를 떠나 자신들을 가르곤이라 부르며 가르고돔프를 건국하면서 서로 적이 된 거예요. 올랜디와 가르고돔프로 갈라진 원인은 단 하나, 인간의 탐욕 때문이에요. 본래 올랜디네브가 존재하는 이유를 떠올린다면 참으로 안타까운 비극이에요. 오죽하면 휴와 데이브가 그토록 올랜디네브 입학을 원했던 이유 중 하나가 가르고돔프에게 복수하기 위해서예요. 과연 휴는 학교생활을 잘 해낼 수 있을까요. 복수니 뭐니 심각한 분위기로 시작해서 긴장했는데 완전 색다른 판타지 설정이라 신선하고 재미있네요. 십대들의 이야기는 마법과 현실 세계가 크게 다르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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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스
캐런 조이 파울러 지음, 서창렬 옮김 / 시공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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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봐서는 전혀 짐작 못했는데, 단 한 사람의 이름만으로 미국 역사를 떠올리게 되네요.

《부스》는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을 암살한 존 윌크스 부스의 가문을 다룬 소설이에요.

저자 캐런 조이 파울러는 왜 하필이면 링컨을 살해한 암살범 부스라는 인물을 선택했을까요. 미국 남북전쟁이 끝난 지 5일 후인 1865년 4월 14일 금요일 오후 10시경, 존 윌크스 부스 일당은 포드 극장에서 링컨을 저격했고, 링컨은 다음날 아침에 사망했다는 것이 역사적 사실로 남아 있어요. 우리나라 역사에 비유하자면 백범 김구 선생을 암살한 안두희에 관한 책을 쓴 것이라 좀 이해하기 어려웠어요. 작가의 말을 보더라도, "나는 존 윌크스에 대한 책을 쓰고 싶지 않았다. 이 사람은 관심을 받고 싶은 욕망이 무척 컸고, 너무 많은 관심을 받은 사람이다. 나는 그에게 내 관심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그 사람이 아니었다면, 그가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았다면 나는 그의 가족에 관해서 쓰지 않았을 거라는 사실을 피할 도리가 없다. '존 윌크스를 중심에 두지 않고 어떻게 책을 쓸 것인가'하는 점에 대한 긴장은 내가 거의 모든 페이지마다 씨름했던 문제이다." (616-617p)라며 힘든 작업이었음을 고백하고 있어요. 작가는 이 소설에서 엄하지 않고 관대한 엄마였던 메리 앤 부스가 낳은 열 명의 자식 중 둘째인 로절리, 일곱째인 에드윈, 여덟째인 에이시아의 목소리로 평범한 부스 가문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요. 명문 셰익스피어 배우 가문의 가족 이야기에 초점을 두고 있어서, 당시 19세기 미국 사회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여기서 특이점은 존 부스의 아버지인 것 같아요. 유명한 셰익스피어 연극배우였던 주니어스 브루터스 부스는 미래의 아내가 될 그녀와 짧게 교제하면서 아흔세 통의 연애편지를 보냈는데, 바이런 경의 시와 모험에 대한 약속을 담아 거듭 청혼하는 내용이었다고 해요. 로맨스는 딱 거기까지, 영국을 떠나 미국 메릴랜드주에 도착하여 첫아이를 낳은 순간부터는 돌변했어요. 그는 매년 9개월 동안 혼자 순회공연을 다녔고, 농장에 남겨진 아내는 술에 취해 사는 시아버지와 함께 열 명의 자녀를 낳고 키우며 살아야 했어요. 아이들에게 아버지와 집은 어떤 의미였을까요. 로절리의 시점에서 상징적인 장면이 등장해요. 벚나무 위에 올라간 로절리는 커다란 뱀 한 마리를 발견하고 황급히 내려오느라 떨어질 뻔했는데, 엄마는 "그 뱀은 전혀 해롭지 않은 뱀이었을 거야." (53p)라고 말하는 거예요. 로절리는 숙맥이 아니에요. 오래되고 익숙하며 아주 좋아하고 잘 아는 곳에도, 심지어 집에도 위험이 나뭇잎 속의 뱀처럼 숨어 있다는 걸 간파한 거죠. 이 소설에서 유일하게 작가가 상상력을 동원하여 창작한 인물이 로절리인데 자료가 거의 없었대요. 어쩌면 그 덕분에 부스 가문을 생동감 있게 입체적으로 그려낸 게 아닌가 싶어요. 아버지는 편지에 항상 너희들을 많이 생각한다고, 가족 모두에게 사랑한다고 썼지만 돈을 보내지는 않았어요. 타고난 배우, 그래서 늘 많은 관객을 필요로 하는 아버지의 속내를 엄마가 정말 몰랐을까요. 암살 사건 이후 언론에서는 부스 집안이 독사의 소굴이라고, 이아고 같은 가족들이고 비밀이 가득한 집이라고 했어요. 존은 여전히 존이고 로절리는 여전히 로절리라는 걸 세상은 믿지 않아요.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요. 섣불리 답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 소설은 이야기하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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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색하고 불편하지만 성교육을 시작합니다 - 자녀가 건강하고 행복한 인간으로 성장하기 위해 꼭 필요한 ‘포괄적 성교육’
류다영 지음 / 모모북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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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교육이 뭐예요?"

"성이 뭐예요?"

아이들이 이런 질문을 할 때, 자신있게 답하기 어렵다면 필요한 책이 있어요.

《어색하고 불편하지만 성교육을 시작합니다》는 류다영님의 책이에요.

저자는 딸과 아들을 키워낸 엄마이자 부모교육, 성교육, 성평등교육 인문교육, 청소년교육 전문 강사로서 아이를 양육하는 모든 양육자들을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해요. 아이의 양육과 성교육에 서툰 초보 양육자와 부모라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닐 거예요. 아이에게 어떻게 성교육을 할까에 관한 고민이 있다면 먼저 부모 스스로 성을 어떻게 인지하고 있는지, 양육자로서 가능한 성교육의 범위와 성인지 점검이 필요하다고 해요. 성교육은 미리 준비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때 가장 큰 효과와 영향을 발휘하기 때문에 부모와 양육자부터 올바른 성교육을 받는 것이 중요해요. 그래서 이 책에서는 자녀가 건강하고 행복한 인간으로 성장하기 위해 꼭 필요한 포괄적 성교육을 다루고 있어요. 아이들에게 올바른 성 인식과 건강한 성 가치관을 만들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양육자의 책임이라는 것이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일 거예요.

아이의 모든 질문에 즉답해야 할까요. 성에 관한 질문을 받으면 당황스러워서 얼버무리는 경우가 많은데, 그보다는 잘 모르겠으면 쿨하게 모르겠다고 인정하고 언제까지 정리해서 답해 주겠다고 약속하는 것이 좋다고 해요. 아이의 질문에 답을 바로 답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내려놓고, 대신 어떤 질문이든 진심으로 대해주면 돼요. 아이와의 관계에서 믿음과 신뢰가 있다면 아이는 언제든지 질문으로 손을 내밀 것이고, 어른들은 그 손을 꼭 잡아주면 된다는 거예요. 실질적인 성교육에 관한 지식을 배우는 것은 기본이고, 부모와 양육자로서의 마음가짐과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배웠네요. 아이를 키우는 양육자라면 언제, 어떤 상황에서, 어떤 피해를 봐도 아이를 비난하지 않고 믿고 지켜줄 수 있는 '믿을 수 있는 어른'이 되어야 해요. 또한 내 아이의 두드림에만 화답하지 말고 내 아이가 만나는 모든 아이들의 두드림에도 반응 보여주는 어른이 되어야 한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해요. 내 아이가 소중하듯 세상에 모든 아이는 소중하다는 걸 잊으면 안 될 것 같아요. 근래 일부 학부모들의 심각한 갑질로 인해 아이들뿐 아니라 교사들이 상처받는 상황을 보면서 윤리 의식과 인권에 관한 교육이 절실하구나 싶었어요. 어른답지 못한 어른들 때문에 우리 사회가 병들고 있는 것 같아요. 바르고 건강한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어른들 먼저 바뀌어야 한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되는 시간이었네요. 언제라도 손 내밀면 잡아주고, 언제라도 문 두드리면 열어주는 어른이 곁에 있다면 아이들은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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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1새 방구석 탐조기 - 오늘은 괜찮은 날이라고 새가 말해주었습니다
방윤희 지음 / 생각정원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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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중 가장 많이 보는 게 뭘까, 곰곰이 생각해봤어요.

봐야만 해서 보는 게 아니라 마음이 끌려 저절로 눈길이 가는 것들은 모두 사랑스러운 것 같아요.

《1일 1새 방구석 탐조기》는 새와 함께한 일상을 기록한 책이에요.

저자는 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라고 해요. 새를 연구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동네를 산책하다가 개천에 날아드는 새가 어떤 새인지 궁금해서 하나씩 찾아보다가 새를 좋아하게 되었대요. 어쩐지 사랑에 빠지는 과정과 닮아 보여요. 그냥 바라볼 순 있지만 계속 바라보게 되는 건 마음이 하는 일이겠죠. 몇 년 동안 새를 지켜본 이야기를 담아낸 《내가 새를 만나는 법》, 한국의 멸종위기 생물을 다룬 《사라지지 말아요》라는 책을 냈다고 하니, 진심으로 애정이 느껴져요.

이 책에서는 지난 일 년 동안 버드피딩과 탐조 활동을 하며 저자가 깨닫게 된 새들의 삶과 의미가 담겨 있어요. 우선 버드피딩이란 베란다나 정원에 모이통을 설치해 야생 조류에게 먹이를 주는 행위라고 해요. 저자는 자신의 집 창틀에 새들이 좋아하는 해바라기씨 등을 놓아두고 구형 핸드폰과 핀마이크를 설치한 뒤 오전과 오후, 정해진 시간을 촬영했고, 녹화된 영상을 보며 관찰일기를 남겼다고 하네요. 봄 여름 가을 겨울 시간 순으로 새들에 관한 기록이 글과 그림으로 정리되어 있어요. 그림만 모아놓아도 예쁜 새 그림책이 될 것 같아요. 새에 관심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창틀 먹이터에 찾아오는 참새, 박새, 쇠박새, 곤줄박이, 동고비, 까치, 어치, 직박구리, 맷비둘기, 물까치, 청딱따구리, 호랑지빠귀, 붉은배새매, 파랑새를 알게 되고, 저자가 이름을 붙인 동백이, 동선이, 동주, 동미라는 동고비의 사생활을 들여다보니 점점 친밀감이 생기네요. 한쪽 발을 다친 참새 흑발이가 보이지 않아 걱정했는데 예상외로 멀쩡하게 돌아와 해바라기씨를 먹는 모습에 눈물 날 정도로 기뻐하는 그 마음도 이해할 것 같아요.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어떤 새가 하루에 얼마나 오는지, 방문 횟수까지 적으면서 숫자울렁증까지 참아냈다니 대단해요. "2022년 12월 31일, 오늘의 방문 기록, 모든 새 총 2451번." (258p) 어떻게 매일 창틀에 날아오는 새들을 관찰할 수 있는지, 저자의 말마따나 창틀 스토킹을 하며 바쁘게 지낸 데에는 다 이유가 있어요. 2년 동안 키우던 반려견 비단이가 세상을 떠나고 난 뒤에 무척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창문틀에 해바라기씨를 놓아둔 것이 방구석 탐조기의 시작이라고 해요. QR 코드를 찍으면 저자가 촬영한 영상을 유튜브로 볼 수 있어요. 책 내용을 읽고 영상을 보니 더 신기하고 재미있어요. 저자는새들을 관찰하면서 새를 보는 시선이 달라졌고 차츰 그 시선이 자신을 향하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돌아보게 되었대요. 우리 삶에도 저자와 같은 '하루 잠시 새 볼 틈'이 필요한 것 같아요. 설레며 기다리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사랑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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