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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눈
노순택 지음 / 한밤의빛 / 2022년 12월
평점 :
"사진을 믿는가.
사진은 있는 그대로를 다루되, 있는 그대로 보여주지 않는다."
(251p)
《말하는 눈》은 사진가 노순택님의 책이에요.
저자는 사소한 곳에 갈 때도 사진기를 손에서 떼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이제는 사진기를 좀처럼 손에 들지 않는다고 하네요.
사진기 대신 펜을 들고 써내려간 이야기에는 사진과 사람과 사회에 관한 생각이 담겨 있네요. 그가 사진을 찍고, 글을 썼던 시간들과 지금은 엄연히 다른 시간인데도 동일하게 흘러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어떤 눈은 말을 한다. 입으로만 말을 하는 게 아니고, 귀로만 말을 듣는 게 아니다.
눈이 하는 말을 들으려면 눈길을 마주쳐야 한다.
사진기 뒤에 숨은 채로도 눈맞춤은 벌어진다.
말하는 눈을 본 탓에 나 역시 내 눈으로 본 것에 대해 말하려 했다."
(9-10p)
요즘은 누구나 일상을 사진으로 찍어 공유하는 일이 많아지다 보니, 사진과 사진을 찍는 행위에 대해 깊이 생각하질 못했던 것 같아요.
시간의 기록이라고 단순히 생각했던 거죠.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 무거워졌어요. 시선이 머무는 곳과 사진에 담기지 못한 것들에 대해서, 묵직하게 짓누르는 그 무게를 느끼고 말았네요.
"상처와 한 몸인 사람들이 있을까. 있(을 것이)다.
상처와 한 몸인 사람들의 풍경이 있(을 것이)고,
장면이 있(을 것이)고, 구경꾼이 있(을 것이)다.
사진기를 든 괴이한 구경꾼은 장면을 잡아채 두었다가
두고두고 다시 보고, 목격담을 만들고, 시간차 진술에 나선다."
(225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