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쓸 데 있는 新 잡학상식 2 - 이 세상 모든 것들에 대한 가장 기상천외한 잡학사전 알아두면 쓸 데 있는 시리즈
매튜 카터 지음, 오지현 옮김 / 온스토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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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뭔가를 배우는 것이 항상 즐거운 일은 아닌데, 살짝 틀어서 '새롭게 알아가기'라고 생각하면 흥미롭게 느껴져요.

굳이 차이점이 있다면 그건 나를 궁금하게 만드는 것들이라는 거예요. 사실 이 책도 교양인으로서 반드시 알아야 할 지식들이라고 적혀 있었다면 펼쳐 볼 마음이 안 생겼을 것 같아요. 하지만 이 책의 제목은 《알아두면 쓸 데 있는 신 잡학상식 2》이고, 세상 모든 것들에 대한 가장 기상천외한 잡학사전이는 부제가 달려 있어요. 실제로 얼마나 유용한 지식인지 따질 필요 없이 바로 펼쳐보고 싶게 만드는 책이란 거죠. 역시나 재미있어요. 물론 여기에 소개된 잡학상식에서 "진짜? 정말 맞는 내용이야?"라고 반응하게 되는 것들이 있는데 그런 내용마저도 탐구심을 자극시키는 요인이네요.

이 책에는 지구, 우주, 대양, 지리, 인체, 역사, 동물, 음식, 의외로 알아두면 좋은 사실들까지 모두 아홉 개의 장으로 나뉘어 각각 흥미로운 지식들을 소개하고 있어요. 신기하고 놀라운 잡학상식들이 재미있는 그림과 함께 설명되어 있어요. 어쩐지 어릴 때 즐겨 보던 '믿거나 말거나' 알쏭달쏭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던 책을 만난 것 같아요. 이 책보다 먼저 나온 1권을 읽진 못했지만 2권부터 읽어도 무방하다는 점,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가족이 함께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진짜 vs 가짜, 책에 나온 상식들을 놓고 퀴즈를 내면서 놀이로 즐길 수 있어요.

"우리는 하루에 40분 동안 눈이 멀어 있다 : 여러분은 하루에 대략 40분씩 눈이 멀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가? 이 현상은 '단속성운동 억제(saccadic masking)'라고 하는 과정 때문에 생긴다. 안구가 움직일 때 뇌가 의도적으로 시야를 가리는 과정인데, 그래서 우리가 거울을 들여다볼 때 눈이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없는 것이다. 단속성운동 억제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우리 일상 전체가 흔들리는 핸드헬드 카메라로 찍은 영화를 끝없이 보는 것 같았을 것이다." (21-22p)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지식이나 꼭 알아야 할 정보는 아니지만 궁금증을 유발하는 내용들이 주를 이루지만 마지막 장에 소개된 것은 언젠가 우리의 생명을 구할 수도 있는 상식이라는 점에서 기억해두면 좋을 것 같아요. 가끔 엉뚱한 가상의 상황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재미로 물어본 적이 있어도, 비상 상황을 떠올리며 대처법을 알아본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근데 잡학사전 덕분에 앞으로 써먹을 수도 있는 유용한 정보를 얻었네요.

"항공기 추락 시 하지 말아야 하는 행동 : 만약 여러분이 탄 항공기가 바다로 추락한다면, 밖으로 나오기 전에는 구명조끼를 부풀리면 안 된다. 안 그러면 물이 차오르면서 비행기 안에 갇힐지도 모른다." (269p)

"화학물질들을 섞지 마라 : 여러분이 무얼 하든지, 표백제와 암모니아를 섞지 마라. 두 물질이 섞이면 이 화합물은 실제로 유독가스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클로라민 증기로 알려진 이 독성 화합물은 아주 쉽게 유독한 하이드라진을 형성할 수도 있다." (28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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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도 없는 사이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백수린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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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도 없는 사이》는 시몬 드 보부아르의 미발표 유작이자 자전 소설이라고 해요.

아홉 살의 시몬 드 보부아라는 아델린 데지르 가톨릭 학교를 다녔고, 그 곁에는 짧은 갈색 머리의 여자아이 엘리자베스 라쿠앵이 있었어요. 보부아르보다 며칠 먼저 태어난 그녀는 일명 '자자'라고 불렸고, 두 아이는 학교에서 1등 자리를 다투면서 둘도 없는 사이가 되었어요. 시몬은 자자를 사랑했으나 자자가 자기와 같은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걸 알아차렸어요. 이 소설에서는 앙드레 갈라르와 실비 르파주라는 두 여자아이가 등장해요. 아홉 살 실비는 교실에서 처음 앙드레를 만났고, 실비의 옆에는 앙드레가 자리하게 됐어요. 실비의 눈에는 앙드레가 가장 특별하게 보였고 사랑에 빠지고 말았어요. 얼마나 진심이었는지, 시몬은 이 소설을 죽을 때까지 간직하고 있었어요. 어쩌면 그 시대에 그 진심은 가장 깊숙한 곳에 넣어둘 수밖에... 부록에 실려 있는 사진들을 보면 자자를 만나기 전인 1915년의 시몬과 1928년의 자자, 소설 속 파스칼이라는 인물로 묘사된 모리스 메를로 퐁티(자자가 열렬히 사랑했던 남자), 대학생 시절의 자자와 시몬, 1929년 시몬과 사르트르, 시몬이 자자에게 열두 살에 쓴 편지, 자자가 시몬에게 보낸 편지 등을 통해 보이지 않는 마음들을 느낄 수 있어요. 특히 시몬이 자자에게 쓴 편지 말미에 '너의 둘도 없는 친구"라고 서명한 부분이 마음 한 켠을 뜨겁게 만드네요. "내 생각에는 너도 나처럼 지난 보름간 우리의 우정이 얼마나 근사한 단계에 이르렀는지를 느꼈던 것 같아. 예를 들어 금요일에 우리와 럼펠마이어 사이의 시간이 무한히 계속되게 하기 위해서라면 나는 세상 무엇이든 줄 수 있었을 거야." (229p) 우리는 단순히 좋아하는 것과 사랑하는 것이 다르다는 걸 알지만 그 마음이 어떠한 모습이라는 걸 표현하기는 어려워요. 근데 이 소설과 친필 편지를 읽으면서 적어도 '둘도 없는 사이'란 어떤 것인지 이해할 수 있었네요. 그의 존재가 내게 무엇을 가져다주든, 나를 기쁘게 할 것을 내가 알고 있는 것. 우리가 영원한 사랑을 약속할 수 없는 건 영원히 살 수 없기 때문이지, 그 사랑이 존재하지 않아서가 아니에요. 스물두 살이 되기 한 달 전에 갑작스러운 자자의 죽음이 준 충격이 어떠했을지 감히 짐작할 수는 없지만 이 소설을 통해 자자를 향한 시몬의 마음은 살그머니 들여다본 느낌이에요.



앙드레는 내 눈을 들여다보았다.

"실비, 하느님을 믿지 않는다면 너는 사는 걸 어떻게 견뎌?"

"나는 사는 게 좋아." 내가 말했다.

"나도 그래. 하지만 그러니까 하는 말이야. 만약 사랑하는 사람들이 언젠가 완전히 죽을 거라고 생각한다면, 나는 곧바로 자살하고 말 거야."

"나는 자살하고 싶지 않아." 내가 말했다. (8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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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수놓다 - 제9회 가와이 하야오 이야기상 수상
데라치 하루나 지음, 김선영 옮김 / 북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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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남자아이"의 기준은 뭘까요.

그동안 너무나 당연하게 사용해왔던 '평범', '보통'이라는 단어가 종종 폭력적으로 들릴 때가 있어요. 남들이 생각하는 대로, 사회가 원하는 대로 살아야 한다면 '나'라는 존재는 점점 투명하게 사라지고 말 거예요. 어릴 때 숱하게 들었던 남자답게, 여자답게라는 말들이 나를 옴짝달싹 못하게 만드는 족쇄였다는 걸 어른이 되고 난 뒤에야 알게 됐어요.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고는 해도 여전히 사회적 편견들이 남아 있어요. 더 이상 '평범','보통'이라는 말로 위장해 우리를 괴롭히게 놔둬서는 안 된다고, 이 소설을 읽으며 깨달았네요.

《물을 수놓다》는 데라치 하루나 작가님의 장편소설이에요. 이 작품은 일본에서 제9회 가와이 하야오 이야기상 수상작으로 일본 도서관 사서들의 적극적인 지지로 '전국학교도서관협의회'가 주최하는 '청소년독서감상문전국대회' 고교 부문 도서에 선정되었고, 독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꾸준히 중쇄를 거듭하는 베스트셀러라고 하네요. 실제로 읽어보니 가족이 함께 읽으면 좋을 이야기네요.

주인공 마쓰요카 기요스미는 고등학교에 막 입학한 남학생인데 취미는 수예, 바느질이이에요. 중학교 시절에 요리 실습에서 채소 다듬는 게 능숙하고, 휴대용 반짇고리를 가지고 다닌다는 이유로 같은 반 여자애한테 '여자 같은 남자'라고 놀림을 받은 적이 있어요. 그 후 왕따는 아니지만 은근히 겉도는 아웃사이더가 됐어요. 엄마는 수예 따위는 그만두고 평범한 남자아이들처럼 운동하길 바라지만 기요는 한 땀, 한 땀, 꿰매는 고요한 시간을 좋아해요. 수예를 가르쳐준 할머니는, "기요는 자수를 할 때가 제일 즐거워 보이는구나." (26p) 라고 하셨는데 다른 걸 배워서 해봤지만 자수만큼 흥미롭지는 않아요. 소설에서는 기요스미 가족들의 일상을 보여주고 있는데 잔잔한 울림을 주네요. 아름다운 수를 놓는 기요스미처럼 여러 가족들의 이야기가 모여 따뜻한 풍경이 된 것 같아요. 나다운 모습이 무엇인지, 결국 나만이 그 답을 알고 있고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다는 걸 우리는 알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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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선량한 기후파괴자입니다 - 기후위기를 외면하며 우리가 내뱉는 수많은 변명에 관하여
토마스 브루더만 지음, 추미란 옮김 / 동녘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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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고도 움찔했네요. 주변을 둘러볼 필요도 없이, 누구 이야기인 줄 알았으니 말이에요.

《나는 선량한 기후파괴자입니다》는 기후친화적이지 못한 스물다섯 개의 변명을 깔끔하게 분석한 책이에요.

저자인 토마스 브루더만은 오스트리아 그라츠대학에서 환경시스템과학을 가르치며, 적극적인 환경운동가이자 인간행동과학 전문가로서 활발히 활동 중이라고 해요. 이 책은 종종 기후파괴적 행동을 하는 우리들의 적나라한 내면을 보여주는 거울 같아요. 기후친화적이지 못한 생활방식을 유지하면서 어떠한 핑계, 변명들을 늘어놓고 있는지 낱낱이 보여주고 있어요. 저자는 그 변명들을 분석하고자 심리학과 행동경제학이라는 도구를 활용하고 있어요. 기후변화에 대해 과학자들은 입을 모아 이제 시간이 없다고, 엄청난 위기라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우리의 행동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어요. 그건 아마도 "희망은 없지만 심각한 건 아니다" (14p)라고 여기기 때문이 아닐까요. 스스로를 기후친화적이라고 생각하면서 기후파괴적인 행동을 할 수 있고 그러면서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을 수 있는 내면의 모순은 심리학적으로 볼 때는 지극히 정상이지만 그냥 넘어갈 문제는 아니에요. 그동안 온갖 핑계를 대며 도망갔다면 이제는 그 변명들 이면에 숨겨진 심리적 메커니즘을 통해 자신과 타인의 결정들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야 해요. 저자는 기후위기에 대해 맹목적인 낙관주의도 비현실적인 희망도 옳은 선택이 아니며, 기후친화적인 사회라는 목표에 도달하려면 긍정적인 감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네요. 두려움, 분노, 비관주의가 아닌 용기, 냉정함, 계산적인 낙관주의가 필요하다는 거예요. 왜냐하면 우리는 이미 기후위기의 원인이 무엇인지 알고 있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에요. 저자는 스물다섯 개의 변명들을 소개하면서 약간의 진지함과 약간의 계산적 낙관주의, 그리고 약간의 유머를 곁들였다고 했는데, 역시나 쥐를 닮은 카피바라들이 등장하는 그림들이 중요한 역할을 한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모든 변명에 대한 반대 주장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부분을 읽으면서 순순히 인정했고, 지금 무엇을 해야 할지 확실히 깨달았어요. 온갖 변명들을 단번에 뒤집을 수 있는 건 단 하나의 좋은 이유라는 것,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할 때는 좋은 이유 하나만 있으면 된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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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도슨트가 알려주는 전시 스크립트 쓰기 - 진심이 닿는 전시 해설의 노하우
김인아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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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슨트를 아시나요.

성은 도, 이름은 슨트가 아니라 박물관이나 미술관, 전시회 등에서 관람객들에게 전시 작품에 대해 세부적인 설명을 해주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죠. 여러 분야의 도슨트 중 미술관 도슨트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그들이 어렵다고 느끼는 예술이란 분야를 좀 더 이해하기 쉽게 풀어 감상을 유도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미술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하는 도슨트가 없었더라면 예술이 건네는 감동을 제대로 누릴 수 없었을 거예요. 요즘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 도슨트를 만나다 보니 도슨트 자체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더라고요.

《미술관 도슨트가 알려주는 전시 스크립트 쓰기》는 도슨트 김인아님의 책이에요. 저자는 7년 차 도슨트로서 그동안 활동하면서 스크립트 작성의 중요성을 느꼈다고 해요. 이 책은 도슨트가 작품과 전시에 관한 해설을 하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하는 스크립트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스크립트 작성 과정을 중심으로 도슨트 활동에 관한 다양한 정보들을 알려주고 있어서 미술관 도슨트 활동을 희망하는 예비 도슨트는 물론이고 스크립트 분석을 통해 예술 작품과 전시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유익한 안내서 역할을 하고 있네요. 저자의 말처럼 '스크립트'라는 전시에 대한 스크립트 같은 책인 것 같아요. 우선 도슨트에게 스크립트란 30~50분 내외의 미술 작품 해설을 위한 대본이고, 도슨트는 미술관이라는 무대에서 그 대본을 받아 든 배우라고 설명해주네요. 타인이 쓴 원고를 외워서 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의 머리와 가슴을 거쳐 나온 스크립트라야 관람객에게 진심으로 가닿는다는 것을 본인이 가장 먼저 느끼게 된다고 해요. 모든 일이 그렇듯이 자신의 시간과 열정, 거기에 진심까지 더해진다면 내공이 쌓이고 성장하게 된다는 거죠. 물론 잘 쓴 스크립트가 반드시 좋은 해설로 이어지는 건 아니지만 그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것이 도슨트의 역량이고, 그 역량을 키우기 위한 첫 단계로 스크립트를 만드는 방법과 완성한 스크립트로 현장에 설 때까지의 과정을 순차적으로 보여주고 있어요. 또한 관람객과 작품의 형식에 따라 달라지는 맞춤 해설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다양한 도슨트 해설 사례와 스크립트 비교를 통해 어떻게 변형하면 좋은지를 보여주네요. "간결하게 핵심을 전달하는 것." (287p) 이것이 도슨트 해설의 가장 기본임을 저자의 스크립트 쓰기를 통해 확실히 알게 됐네요. 마지막으로, "진심으로, 도슨트입니다." (290p)라는 문장을 읽으면 감동을 느꼈는데, 원래 저자가 마음에 둔 제목이었대요. 아들이 "엄마가 왜 그렇게 힘든지 알아요? 그건 엄마가 그만큼 도슨트 일에 진심이기 때문이에요." (290p)라고 했던 말에서 힌트를 얻었다는데, 어쩐지 모전자전의 진심이 저한테도 고스란히 전해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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