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이야기 - 정태남의 이탈리아 도시 산책
정태남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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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근래 영화 <글래디에이터 2>를 봤는데 콜로세움의 전함 전투 장면이 압도적이었어요.

원형 경기장을 물로 가득 채워서 전함을 등장시킬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거든요. 그야말로 거대한 쇼를 보는 느낌이었어요. 역사적 사실과는 거리가 먼 장면이지만 워낙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해서인지 영화를 다 본 뒤에도 콜로세움의 잔상이 오래 남더라고요. 그 때문인지 로마에 가서 콜로세움을 비롯한 로마 유적들을 보고 싶은 마음이 커졌네요. 암트 사람 마음은 다 비슷한가봐요. 영화 <글래디에이터> 1편이 2000년 개봉했는데, 이듬해부터 사람들이 엄청 몰려들어서 무료에서 유료 입장으로 바뀌었대요. 현재 콜로세움은 과거의 화려한 모습을 찾아볼 수 없지만 로마 제국의 위용을 보여주는 장소라는 점에서 매력적이에요. 원래 이전부터 이탈리아, 로마 여행을 꿈꾸고 있었던 터라 이 책으로 방구석 여행을 떠나보았네요.

《로마 이야기》 는 이탈리아 공인건축사이자 작가인 정태남 님의 책이에요. '정태남의 이탈리아 도시 산책'이라는 부제처럼 로마의 명소들을 고대 로마 지역, 고대 로마 · 르네상스 및 바로크 지역, 바티칸으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어요. 이 책에서는 캄피돌리오 언덕 남쪽 고대 로마 유적이 집중된 지역과 캄피돌리오 언덕 북쪽 고대 로마 유적, 르네상스와 바로크 건축물이 혼재된 지역, 로마 시가지의 북서쪽 테베레강 건너편에 세워진 베드로 성당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요. 건축가의 시선으로 로마의 고대 건축물에 관한 정보를 알려주니까 더 특별하게 느껴져요. 로마 제국이 멸망하고 페허가 된 포로 로마노를 상상으로 재현해놓은 모형을 보니 그 규모가 놀라울 따름이에요. 포로 로마노의 밤을 찍은 사진을 보면 비현실적인 느낌이 들어요. 저자는 정적에 휩싸인 포로 로마노에서 셉티미우스 세베루스 황제가 삶의 마지막 순간에 읊포린 말이 떠올랐다고 해요. "나는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은 다 이루었다. 그러나 모든 것이 헛된 일이었다." (67p) 현재 로마 시가지 한복판에 세워진 건축물은 빗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기념관인데 20세기 초반에 완공되었고, 이탈리아 통일을 기념하여 지어졌고, 이탈리아 통일과 관련된 박물관이 그 안에 있다고 하네요. 규모 면에서는 콜로세움이나 베드로 대성당을 압도할 정도로 크고 웅장하다고 하니 새로운 시대를 연 건축물답네요. 로마의 역사 기행을 하듯이 지도에 의미 있는 장소 22곳을 표시해주고, 사진과 함께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려주니 즐거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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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에 부응하지 않겠습니다 - 타인의 기대에 묶인 삶에서 벗어나 나다움을 찾기 위한 실전 레슨
나카시마 미스즈 지음, 김윤정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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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다 스키마 때문이야! 타인에게 휘둘리지 않고 가장 나답게 사는 방법, 나다움을 찾는 실전 레슨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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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에 부응하지 않겠습니다 - 타인의 기대에 묶인 삶에서 벗어나 나다움을 찾기 위한 실전 레슨
나카시마 미스즈 지음, 김윤정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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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타인의 평가에 전혀 신경쓰지 않기란 힘든 법이죠.

하지만 너무 거기에 매달리다 보면 정작 중요한 자신을 챙길 수 없게 되고,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어요.

《기대에 부응하지 않겠습니다》는 타인의 기대에 묶여 나다움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에요. 저자는 일본 공인 심리학사· 임상심리사이자 규슈대학교 상담사이며 동 대학의 인간환경학 연구소에서 인지행동치료를 연구하고 있다고 해요. 상담 받으러 오는 사람들이 겪는 어려움은 다양하지만 그 중에서 상대방의 기대 때문에 생긴 심리적 문제들은 인지행동치료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문제라고 하네요. 저자는 누군가의 기대에 사로잡혀 사느라 생기는 모든 문제는 스키마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어요. 우리가 사물을 다루는 방식, 즉 인지 과정은 자동적 사고와 스키마로 구성되는데, 여기에 현저한 편견이 자리한 경우를 인지왜곡이라 부르며, 이 왜곡을 수정하거나 왜곡에 휩쓸리지 않도록 거리를 두는 방법으로 마음의 문제를 개선하려는 것이 인지행동치료의 기본 원칙이라고 하네요.

이 책에서는 어려운 심리학 이론 대신에 현실에 와닿는 사례들을 통해 사람들이 왜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려는 노력하는지, 기대를 부풀려 생각하게 되는 이유를 스키마로 분석하고 대처법을 알려주고 있어요. 스키마는 기본적으로 '나는 ~ 다.', '타인은 ~ 다.', '세상(미래)은 ~ 다.'라는 형태를 가진다는 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속의 렌즈'에 비유하고 있어요. 우리는 어떤 스키마가 형성되면 그것과 일치하는 정보만을 믿고 의식하게 되기 때문에 부정적인 스키마를 인정하게 되면 비뚤어진 렌즈로 세상을 보게 되는 거예요. 타인의 기대에 쉽게 사로잡히는 사람은 네 가지 스키마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어요. ① 자기희생 스키마 _ "내가 희생해야 만 돼." ②엄격한 기준/ 과잉 비판 스키마 _ "제대로 해내야만 해." ③ 무능/ 의존 스키마 _ "나로서는 할 수 없는 일뿐이야." ④정서적 결핍 스키마 _ "나는 사랑받지 못해." 이 중에서 해당되는 스키마가 있다면 거기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알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해요. 놀랍게도 최근에 읽은 책을 통해 알게 된 '인생을 바꾸는 쓰레기 줍기 매직'이 인지행동치료에 기반을 둔 대처법과 동일하네요. 책에 나오는 '만족도 예상표'의 기록 예시를 보면서 자신만의 만족도 예상표를 작성해보면 스스로 어떤 행동이 자존감을 높이는지, 어떤 활동을 하고 있을 때 가장 나다운지, 기분 좋게 보내는지를 확인할 수 있어요. 사소한 행복을 깨달아야 자존감이 높아지고, 자신의 가치와 관계없는 것들에 휘둘리지 않는 나다움의 인생축을 세울 수 있다는 거예요. 나다움을 찾기 위한 실전 레슨으로 행복을 찾을 수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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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노자의 진찰실
나쓰카와 소스케 지음, 박수현 옮김 / 알토북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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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제목만 봤을 때는 철학책인가 싶었는데, 소설책이네요.

나쓰카와 소스케 장편소설인 《스피노자의 진찰실》은 주인공 데쓰로가 내과 의사로서 환자들을 치료하는 일상을 그려내고 있어요.

처음 만나는 작가라서 어떤 분인가 소개글을 보니, 실제로 나가노현에서 지역 의료에 종사하는 현역 내과 의사이자 밀리언셀러 작가라고 하네요.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의사의 입장에서 무엇을 느끼고 생각하는지, 에세이가 아닌 소설의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낸 이유를 알겠어요. 흥미로운 이야기 속에 재미와 진심을 담을 줄 아는 작가였네요. 나쓰카와 소스케라는 이름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의 이름을 합친 펜네임으로, 나쓰는 나쓰메 소세키, 카와는 가와바타 야스나리, 스케는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소는 나쓰메 소세키의 단편 <풀베개>에서 따온 거래요.

주인공 데쓰로는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자신만의 철학으로 진심을 전하고 있어요. "표현이 이상하지만, 버티지 않으셔도 돼요. 그렇다고 너무 서두리지도 마세요. 저쪽 세계로 가는 길은 일방통행이거든요. 특별한 날 돌아올 수 있다고 해도 언제든지 왕래할 수 있는 건 아니죠. 그러면 이 단아한 정원도 저 아름다운 히가시야마도 원할 때 바라볼 수 없어요. 그러니 너무 서두르면 아깝잖아요." (103p) 암 환자에게 힘을 내라거나 포기하지 말라는 얘기 대신에 그저 서두르지 말라고만 당부하고 있어요. 수많은 이들의 죽음을 지켜봐 온 데쓰로는 울부짖는 것만 슬픔을 표현하는 방식이 아님을 알고 있기에 엄격한 자세로 허무함을 떨쳐 버리는 내공을 보여주고 있어요. 또한 의사로서의 책임감과 과거의 아픔으로 괴로워하는 아키시카에게는, "저는 오히려 죽음에 대해 더 알고 싶어요. 환자분들의 마지막을 지킬 때마다 생각해요. 그들이 무엇을 보고 있었는지 더 알고 싶어요. 죽음에 대해 더 잘 알게 되면 최후의 시간이 다가온 환자에게 자신 있게 말하면서 안심시켜 줄 수 있지 않을까요?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고요." (182p) 라고 담담하게 말해주네요. 본인의 자리를 잘 지켜내는 것만으로도 진정한 용사가 될 수 있어요. 그런 의미에서 살아 있는 우리 모두는 진정한 용사인 거예요. 우리의 삶은 고통의 바다라고 하잖아요. 끝까지 헤엄쳐 나아가야죠.


"나도 완전히 다 이해하는 건 아니야. 하지만 이것을 깊이 생각한 사상가가 있었어."

"그게 스피노자예요?"

"맞아. 그는 희망 없는 숙명론 같은 것을 제시하면서도 인간의 노력을 긍정했지. 모든 것이 정해져 있다면 노력하는 의미가 없을 텐데, 그는 이렇게 말했거든. '그렇기에' 노력이 필요하다고."

"어려워요."

"어렵지. 하지만 나는 그가 의외로 중요한 말을 한 거 같아.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그래도 노력하라고 말이야." (20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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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대왕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9
윌리엄 골딩 지음, 이덕형 옮김 / 문예출판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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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출판사에서 출간된 문예 세계문학선 아홉 번째 책은 윌리엄 골딩의 《파리대왕》이에요.

소설은 영국의 비행기 추락으로 무인도에 떨어진 소년들이 어른들이 없는, 자신들만의 세계를 어떻게 만들어가는지를 보여주고 있어요. 첫 장면에는 덩굴에 떨어진 두 소년이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요. 뚱뚱한 소년이, "어른들은 하나도 없을까?" (9p)라고 묻자, 금발 소년은 근엄하게 어른인 척 굴면서 "내 생각엔 없어."라고 답하면서 무언가 야망을 실현했다는 희열에 사로잡히는데, 이 부분이 의미심장하네요. 뚱뚱한 소년은 친근하게 다가가 금발 소년에게 이름을 묻지만 랠프라는 금발 소년은 딱히 관심이 없다는 듯 이름을 묻지 않아요. 순진하게도 뚱뚱한 소년은 자신이 가장 싫어하는 별명, 학교에서 아이들이 자신을 놀리며 부르던 새끼돼지라는 별명을 랠프에게 말해주고, 랠프는 비웃으며 새끼돼지라고 부르기 시작하면서 이후에 다른 소년들까지 그 별명으로 부르게 돼요. 랠프가 소라 껍데기로 나팔을 불듯이 소리를 내자 흩어져 있던 소년들이 모이게 됐고, 투표를 통해 대장을 뽑자고 제안하자 아이들은 덩치도 크고 잘생긴 랠프를 대장으로 뽑았어요. "지혜라는 것을 조금이나마 보여준 쪽은 새끼돼지였고, 리더십을 두드러지게 발휘한 쪽은 잭이었다. 그러나 앉아 있는 랠프의 모습에는 그를 다른 아이들과 구별 짓는 무언의 힘이 있었다." (31p) 아직 어리니까 외적인 요인만 따져서 대장을 뽑은 건데 어른들이라고 해서 합리적인 결정을 하는 건 아니에요. 정치는 잘생길수록 유리하다는 속설이 여러 연구 결과를 통해 입증되었으니 말이에요. 랠프는 자신이 대장 노릇을 하려는 속셈이 있었고, 뜻대로 흘러가는 듯 보이지만 예기치 않은 문제들이 생기면서

혼란과 갈등이 커져가게 돼요. 순진무구한 소년들이 고립된 무인도라는 세계에서 점차 야만적으로 변해가는 과정이 안타깝고 슬프네요. 내면의 욕망과 야만성이 드러나면서 더 이상 인간이 아닌 짐승 무리가 된 거죠. 악의를 가진 소수 권력이 어떻게 사회를 타락시키는지, 우리는 어떻게 해야 파리대왕을 제어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게 만드네요. 1954년 발표된 이 작품으로 윌리엄 골딩은 1983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어요.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빛나는 작품, 현재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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