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 독스
엘모어 레너드 지음, 최필원 옮김 / 그책 / 201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엘모어 레너드가 누군지는 잘 모른다. 미국에서는 꽤 유명한 작가인 것 같다. '미국 범죄 소설의 대부','펄프 픽션의 제왕', '디트로이트의 디킨스'라는 수식어가 그의 이름을 장식한다.  그의 작품 중 상당수가 영화와 TV드라마로 만들어진 것을 보면 매우 대중적인 작가인 것 같다.

원래 갱스터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센 남자인 척 뻐기는 깡패들의 이야기는 주로 감옥이 배경인데다가 폭력 장면이 많아서 별로다. 차라리 범죄 분야도 지능적인 사기범 이야기가 재미있지, 총질하며 강도짓하는 건 영 체질에 안 맞는 것 같다. 그런데 왜 이 소설에 흥미가 생겼는지 모르겠다. 왠지 모를 호기심이 자극된 모양이다.

로드 독(Road dog)이란 항상 곁에서 지켜주는 좋은 친구를 의미한다. 남자들끼리 서로의 뒤를 봐주는 의리의 개들, 로드 독스- 의리라고 하면 굉장히 멋져보이지만 깡패, 범죄자들에게 의리란 공범자일 뿐이다. 역시나 여기서도 감옥에서 친해진 로드 독스, 잭 폴리와 쿤도 레이가 등장한다. 악어와 악어새마냥 감옥 내에서 벌어지는 알력다툼 속에 생존을 위한 동맹이 필수다.  잭 폴리는 똑똑하고 잘 생긴 은행 강도이고 쿤도 레이는 전형적인 깡패 보스다. 감옥 내에서 폴리가 쿤도를 도와준 보답으로 쿤도는 폴리의 형(刑)을 30년에서 30개월로 감형되도록 유능한 변호사를 대준다.  도대체 쿤도의 꿍꿍이는 뭘까? 먼저 출소한 폴리는 쿤도의 저택에 머물면서 그의 애인이자 심령술사 돈 나바로를 만난다. 서로 속고 속이는 그들의 게임을 지켜보는 것이 이 소설의 재미라 할 수 있다.

참 희한한 것이 대단한 사건은 없으나 은근한 재미가 있다. 주로 대화체로 진행되는 내용이 이야기에 더욱 몰입하게 만든다. 특히 은행 강도지만 엄청난 매력을 소유한 폴리의 존재는 범죄자라기 보다는 주연 배우의 느낌이 강하다. 은행 강도짓을 하면서도 누군가를 다치게 하지 않는다거나 중독이라고 할 만큼 은행 강도짓을 했으면서도 과감하게 개과천선 흉내를 내는 건 너무 모범적이다. 그를 잡았던 FBI 루 애덤스의 생각대로 출소 후 다시 은행 강도짓을 했다면 어땠을까?  완전범죄를 꿈꾸는 은행 강도팀을 구성할 줄 알았는데 예상외다. 쿤도는 정말로 왜 폴리를 도와준 것일까? 그는 자선사업을 할 만큼 착한 사람이 아닌데 말이다. 어쩌면 쿤도도 나름의 감을 가졌는지도 모른다. 그걸 남자들의 의리라고 해야될 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범죄자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인간적으로 끌릴 수 있는 매력을 지닌 폴리의 존재가 이 소설의 핵심이란 생각이 든다. 범죄 소설이나 영화를 보면 주인공은 분명 나쁜 놈인 것 같은데 뭔가 사람을 잡아 끄는 매력이 있다. 중요한 건 폴리는 허황된 대박의 꿈을 쫓는 어리석은 사내가 아니다. 폴리의 꿈은 소박하게 코스타리카 해변에 만족한다. 마지막까지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폴리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깔끔한 반전이다.  돈 나바로가 조금 더 카리스마 넘쳤으면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결국 마지막 승리의 비결은 로드 독스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너 영어 어디서 배웠니? - 유학 안 다녀온 국내파 통역관의 영어 따라잡기
정대진 지음 / 책마루 / 201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영어를 잘 하고 싶어 하는 수많은 사람의 눈길을 끈다. 영어권 나라에 가서 일을 해야한다거나 꼭 영어를 잘 해야 될 이유가 있다면 또 모를까, 왜 우리는 영어에 목을 매어야 하는 걸까?  솔직히 영어를 잘 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꼭 잘 해야만 될 절박함은 없다. 다만 아이를 키우면서 다시금 영어 공부에 관한 관심과 부담이 동시에 생긴 것 같다.

딱 잘라 말해서 이 책에는 영어에 관한 특별한 비법은 없다. 국내파 출신 통역관이었던 저자는 미리 그 점을 밝힌다. 대신에 영어 정복을 위한 방법은 있다고 말한다. 어떤 방법일까?

"너 영어 어디서 배웠니?" 유학 한 번 다녀온 적 없는 그가 해군통역관으로 선발된 순간부터 받았다는 질문이다. 너무도 당연한 궁금증일 것이다. 영어는 역시 본토에서 배워야 제대로 된 발음이 나오지 않을까?  저자는 길지는 않지만 몇 주간의 어학연수를 다녀온 적이 있고 해외에서 공부한 경험이 있다. 역시나 전혀 해외 경험이 없는 것은 아니었구나 싶다. 그런데 반대로 몇 년간의 어학 연수를 떠난 모든 사람이 완벽한 영어 실력을 갖추는 것이 아니란 점에서 그의 해외 경험은 짧은 편이다.

이 책에서 배울 수 있는 공부 방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영어를 잘 하고 싶은가? 그러면 당신은 영어를 잘 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결국 중요한 것은 열심히 노력하면 누구나 잘 할 수 있다는 뜻이다. 누구나 알 만한 공부법이라서 다소 실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공부방법이 아니라 공부태도라 할 수 있다. 잘 하고 싶다면서 열심히 노력하지 않는 사람들을 부끄럽게 만드는 대목이다.  그 역시 어린 시절에 일찍 영어를 접한 편이지만 열심히 공부하지 않을 때는 실력이 뛰어난 편은 아니었다고 한다. 영문과 출신도 아니고 유학파도 아니면서 해군통역관을 지원했던 것은 대단한 도전이었던 것 같다. 다들 말려도 '나는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좋은 결과를 만든 것이다. 통역관 출신이니까 영어라면 수준급일텐데도 그는 지금도 매일 감을 잃지 않기 위해 공부한다고 한다. 비단 외국어뿐 아니라 모든 공부가 마찬가지인 것 같다. 꾸준히 노력하지 않으면 뒤쳐진다. 억지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나름의 즐거움을 찾으며 영어를 공부한다. 세상에 열심히 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미치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고 했던가. 

영어를 잘 하고 싶지만 울렁증이 생긴 사람들이 먼저 할 일은 자기만의 즐거움을 찾아서 영어와 연관시키는 일이다. 영화를 좋아한다면 미국영화를 자막없이 본다거나, 야구를 좋아한다면 그와 관련된 영어 자료, 사이트를 찾아보는 것이다. 뭔가 기술 자격증을 따듯이 영어를 배운다면 얼마나 괴롭겠는가. 즐겁지 않은 일은 오래 할 수 없는 법이다. 그래서 영어 공부를 시작해도 작심삼일로 끝나는 것이 아닐까. 저자는 자신의 경험뿐 아니라 영어에 관한 다양한 궁금증은 Q&A 부분에서 설명해준다. 여러가지 재미있고 유익한 사이트도 소개하고 있다.

영어를 잘 하고 싶다면 영어를 즐기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공작도감 - 장난감을 만들며 놀자! 체험 도감 시리즈 6
기우치 가쓰 글, 다나카 고야 그림, 김창원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언제부턴가 우리 아이들에게는 장난감을 잘 사주지 않는다. 정말 갖고 싶다던 장난감도 막상 사주면 몇 번 가지고 놀다가 금세 흥미를 잃기 때문이다. 대신에 직접 만들 수 있는 찰흙이나 물감은 매일 가지고 놀아도 질리는 법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장난감을 고르기보다는 무엇을 만들까, 무엇을 그려볼까를 고민하게 된다. 아이들 마음대로 만드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주제를 정하거나 새로운 재료를 이용해보면 더욱 즐거운 놀이가 될 것이다.

<공작도감>은 조물조물 뚝딱뚝딱 만들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을 위한 책이다.

흔히 만들기, 공작이란 것이 저절로 되는 것 같지만 가위로 자르고 풀로 붙이고 구멍을 뚫는 과정 등이 여러 번 연습을 통해 가능하다. 아이들에게 만들기는 그냥 놀이로 여겨지기 때문에 처음 만들기를 할 때 정확한 공작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처음 가위를 사용할 때는 손가락 위치와 가위날을 조심하도록 주의시켜야 한다. 칼 사용도 마찬가지로 안전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주면 스스로 겪으면서 조심하게 되는 것 같다. 아이가 커갈수록 사용할 수 있는 공구가 많아지고 만들 수 있는 종류는 많아진다. 특히 이 책의 장점은 도구가 필요없는 만들기부터 좀더 정교한 만들기까지 순서대로 알기 쉽게 알려준다. 장난감이란 비싼 돈을 주고 사는 것이 아니라 내 스스로 만드는 모든 것이 장난감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책이다.

오늘은 무엇을 만들어볼까?

이 책 한 권이면 일 년 내내 다양한 만들기로 심심할 틈이 없을 것 같다. 처음에는 이 책에 소개된 장난감을 만들지만 점점 만들다보면 자신이 원하는 창의적인 장난감도 탄생하는 것 같다. 긴 고무줄과 검정테이프를 가지고 요요를 만들어 노는 것을 보니 모방은 발명의 지름길인 듯 싶다. 완제품으로 된 장난감은 금세 흥미를 잃던 아이들이 서툴지만 직접 만든 자동차, 비행기로 신나게 노는 모습을 보니 흐믓하다. 우유빈곽, 음료수병, 요쿠르트병, 종이상자, 깡통 등 재활용품을 이용한 만들기가 특별한 것은 아니지만 이 책을 통해서 여러가지 놀이법과 장난감 만드는 법을 차근차근 배울 수 있다는 점이 특별하다.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장난감을 만들어보자!

아이와 함께 어떻게 놀아줄까를 고민하는 부모님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야외에서 신나게 뛰어놀 수 없을 때는 집에서 만들기로 신나게 놀아보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후지와라 신야, 여행의 순간들
후지와라 신야 글 사진, 김욱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여행기를 읽는 이유는 뭘까? 

첫째, 지금 현재 여행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둘째, 앞으로 여행을 할 계획이 있기 때문이다.

셋째, 그냥 여행 이야기가 좋아서다.

이 세 가지 이유는 내 경우다. 여행을 가고 싶지만 시간이 될 때는 돈이 없고, 돈이 될 때는 시간이 없었다. 세상에 핑계 없는 무덤은 없다고 하지 않던가. 지금 돌이켜보니, 여행을 동경하면서도 선뜻 배낭 메고 나서지 못한 것은 시간이나 돈 때문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건 두려움이었다. 익숙한 공간을 벗어나서 벌어질 위험, 불편을 감내할 용기가 없었다. 그래서 결국 안전한 쳇바퀴 안에 안주하면서 남들의 여행기를 통해 대리만족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은 좀 다르다. 이제까지 읽어 본 여행기처럼 뭔가 멋지다거나 부러운 기분이 들지 않는다. 마치 그 동안 품어왔던 여행에 관한 환상을 깨는 느낌이다. "너희들은 여행을 아름답게만 상상했지? 현실은 다르다고."라고 말하는 듯하다.

알고보니 이 책은 잡지에 연재되던 여행기였는데 정해진 콘셉트가 있었다고 한다.

짧은 문장으로 여행을 묘사할 것.

사실에 입각해서 최대한 단순하고 즉물적인 에피소드로 꾸밀 것.

그 결과, 이 책은 '여행'이 아닌, '여행자'에게 초점을 맞추게 된다. 어찌보면 이 책에서 어디를 여행했느냐는 그리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어딜 가든 낯선 장소에서 낯선 사람을 만나는 여행자가 중요한 것이다. 여행이란 자신을 둘러씬 현실의 고리를 끊고 새로운 현실과 맞닥뜨리려는 도전인 것 같다. 낯설지 않고서는 새로움이란 없다.

후지와라 신야는 원래 전문 여행가가 아닌 사진가라고 한다. 그 때문에 여행 속 시선은 카메라 앵글을 통해 표현된다. 우연하게 혹은 은밀하게 찍은 사진들 속에는 묘한 분위기가 읽혀진다. 평범한 우리들 여행이었다면 어김없이 장소 인증을 위한 사진들을 엄청 찍어댔을텐데, 그의 사진은 <여행의 순간들>이란 제목처럼 순간, 찰나를 붙잡고 있다. 마치 사진 속 풍경과 사람들이 무언가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서 잠시 멈춘 것처럼 느껴진다. 시간을 붙잡을 수 있다면 그건 사진이 아닐까.

여행을 하면서 무엇을 찍느냐는 건 여행자의 시선을 짐작하게 한다. 그리고 간략한 설명을 통해서 그 순간들을 상상하게 된다. 여행자의 시선은 오로지 여행자의 몫이므로 그의 여행 속 이야기가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다. 그 곳 사람들에게는 전혀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이 사진을 통해 특별해진다. 그 장소를 보여주기 위한 그들 입장에서 여행자는 일종의 침입자다. 평범한 일상을 깨고 들어온 불청객이며 이방인이다. 그의 시선을 따라 찍힌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다. 후지와라 신야는 원래 전문 여행가가 아닌 사진가라고 한다. 그 때문인지 유독 사진이 주는 느낌이 인상적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책 사이즈가 작아서 사진의 느낌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것 같다. 특히 반으로 나뉜 사진은 찰나에 놓친 장면처럼 아쉽다. 누군가 여행을 하면서 겪은 경험이란 온전히 그 여행자의 몫이다. 여행자의 글과 사진은 남겨진 잔상이 아닐까? 후지와라 신야의 글은 매우 솔직하다. 그 점이 다소 거북할 때도 있지만 삶을 대하는 우리에게 필요한 자세라고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과학적 경험의 다양성 - 신의 존재에 관한 한 과학자의 견해 사이언스 클래식 16
칼 세이건 지음, 박중서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읽는 동안  인생의 엄청난 변화가 생겼다. 물론 이 책 때문은 아니지만 주제는 동일하다.

'신의 존재에 관한 평범한 아줌마의 견해'라고 할 수 있다.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의 종교를 따라 신앙을 갖는다는 건 일종의 축복이기도 하지만 억압이기도 했다. 사춘기를 겪으면서 '신과 나'라는 존재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다. 물론 종교와 철학에 대한 깊이는 그닥 없었기에 대단한 사건이나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삶의 고비에서 소소한 종교적 갈등이 있었다.

이 책은 과감한 문구로 독자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 칼 세이건, 하느님에 대해 말하다! "

만약 특정 종교를 믿는 사람의 신앙 고백이었다면 전혀 관심을 갖지 않았겠지만 칼 세이건은 미국의 유명 과학자다. 도대체 과학자가 설명하는 신의 존재는 무엇일지 알고 싶었다. 그러나 첫 장을 넘기는 순간 조금 당황스러웠다. 마치 과학 수업을 받는 느낌이었다. 이 책은 칼 세이건이 1985년 글래스고 대학교에서 열린 자연 신학에 관한 기퍼드 강연을 토대로 편집해놓은 것이었다. 종교적 입장에서 바라보면 다소 거슬리는 내용일 수도 있겠지만 순수과학에 관한 탐구적 태도로 볼 때는 흥미로웠다. 무조건적이며 한 치의 의심조차 없는 믿음이란 원시적인 신앙이라고 생각한다. 종교는 가장 인간다운 삶을 추구하는 것이지 신을 향한 맹신은 아닐 것이다. 사실 종교적 견해에 대해서는 누구와도 토론하고 싶지 않다. 그냥 각자의 믿음을 존중하면 된다. 칼 세이건이 말하고자 한 것도 종교와 과학의 관계를 통해서 신의 존재를 탐구하는 것이지 두 영역 간의 옳고 그름을 따지자는 것은 아닐 것이다. 신의 존재에 관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해서 신의 존재를 부정하지 않는다. 그는 과학자답게 자신이 확인할 수 있는 과학적 사실을 근거로 설명할 뿐이다. 그래서 종교계에서 주장하는 모든 사실들도 증명할 수 없는 한, 논의에서 제외한다. 결국 과학을 통해 신의 존재를 설명한다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과학의 진보는 신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이 아니라 한 걸음 더 다가서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종교적 입장이 다르다고 해서 문제될 것은 없다고 본다. 종교와 과학이라는 두 마리 토끼 사이에서 한 눈 팔던 사람으로서 어느 정도 균형을 찾은 것 같다. 굳이 어느 토끼 한 마리를 쫓을 필요는 없는 것이다. 어느 쪽이든 앞으로 나아갈테니까. 종교적 편견에 사로잡힌 사람의 주장보다는 칼 세이건의 명쾌한 과학적 논리가 더 설득력 있었다. 무엇보다도 물리학, 천문학과 같은 과학 분야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들을 알게 되어 유익했다.

최근에 어떤 계기를 통해서 신앙 생활을 새롭게 시작했다. 솔직히 내게는 '어떤 종교를 믿느냐'라는 선택은 중요하지 않았다. 믿음 자체에 대한 갈등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믿음을 갖게 되면서, 열린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니 놀라운 삶의 감동이 있었다. 내게 신의 존재를 묻는다면 '신은 믿음 속에 존재한다'고 말하고 싶다. 칼 세이건처럼 증명할 수 없다면 각자 자신의 믿음대로 살면 되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