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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리 1 : 재능있는 리플리 ㅣ 리플리 1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지음, 홍성영 옮김 / 그책 / 201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현대문학의 최고 심리 스릴러 작가로 평가받는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리플리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인 『 재능있는 리플리』는 1955년에 발표되었다고 한다.
범죄소설의 고전을 만났고 읽는 내내 고전했다.
만약 이 소설을 출간 당시에 읽었다면 그 느낌은 굉장한 충격이었을 것 같다. 하지만 현재 시점에서는 범죄소설을 읽는 독자가 아닌 범죄소설을 탐구하는 학생이 된 느낌이다. 뭐랄까. 현대문학에서 왜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작품을 뛰어난 고전으로 손꼽는지를 이해하게 되었다고 해야 할까.
톰 리플리. 25살의 소심한 남자.
그는 이 소설의 주인공이자 살인자다. 흔히 범죄소설의 주인공은 형사 혹은 탐정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이 소설은 다르다. 리플리라는 인물은 자신이 어떻게 이 세상을 헤쳐나가는지를 보여준다. 경찰에게 잡혀갈까봐 두려움에 떨면서도 실제로는 대범한 연기를 펼친다. 오히려 세상사람들을 속이는 과정을 하나의 과제처럼 풀어가는 느낌이 든다. 그에게 희생당한 피해자는 조용히 사라져가고 그의 자리를 대신하려고 한다. 만나는 사람들과는 항상 거리를 유지하며 예의를 갖추고 미소를 짓기도 한다. 누군가는 그를 진지한 젊은이로 볼 수도 있다. 그는 혼자였고 그의 삶은 외로운 게임과 같다. 아무리 소설이라지만 리플리를 이해하기란 불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다. 사이코패스, 정신분열증환자, 그는 미치광이다. 그 자체가 공포다.
요즘은 소름끼치는 범죄 사건들이 많다. 과연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죄악의 끝은 무엇일까 싶을 정도로 잔혹하다. 인간의 탈을 쓴 악마들, 또 다른 이름이 리플리가 아닐까. 단순히 범죄 사건을 풀어가는 것이 아니라 범죄자의 심리를 너무도 세밀하게 묘사하는 것이 극도의 공포심을 자극하는 것 같다. 인정하기는 싫지만 현실에 존재할 법한 리플리들을 상상하게 된다.
리플리는 자신이 저지른 범죄를 비현실적으로 받아들이면서 토마스 리플리라는 끔찍한 역할을 완벽히 해냈다는 사실에 만족스러워한다. 편안하고 행복해 하는 리플리의 모습을 보고 누가 살인자라고 생각할 수 있겠는가. 풋풋하고 젊은 여행자의 모습으로 사람들을 깜쪽같이 속이고 있다. 그를 지켜보면서 불안해진다. 현실의 리플리는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까, 라는 두려움이 생긴다. 순진하게 세상을 바라볼 나이가 아니면서도 공포심이 자극되는 걸 보면 리플리가 주는 파급효과는 엄청난 것 같다.
『 재능있는 리플리』를 읽으면서 리플리라는 악마를 보았다. 섬뜩한 느낌이 영 가시질 않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