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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고 웃긴 사진관 - 아잔 브람 인생 축복 에세이
아잔 브람 지음, 각산 엮음 / 김영사 / 2013년 7월
평점 :
<슬프고 웃긴 사진관>에는 사진이 없다.
하지만 읽다보면 사진이 보이는 너무나 신기한 책이다.
우리 인생의 사진관에는 어떤 사진이 걸려 있을까?
이 책은 불교계의 위대한 스승 중 한 분인 아잔 브람의 에세이다. 작은 책 속에 가슴을 울리는 말씀이 적혀 있다.
서른 여덟 장으로 이루어진 인생사진 속에는 우리 삶의 다양한 모습들이 담겨 있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누구나 각자의 고민을 짊어지고 살아간다. 그 짊어진 무게를 벗어나려고 아둥바둥거리는 것이 우리를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아닌지.
근래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을 본 적이 있다. 아무리 심각한 고민도 스님의 한 마디 대답으로 명쾌하게 정리되는 것을 보면서 가슴이 시원해지는 것을 느꼈다.
아무리 스님의 대답이 명쾌해도 그 대답이 자신의 가슴에 들어오지 않으면 여전히 가슴이 답답할 것이다.
이 책 역시 마찬가지다. 슬프고 웃긴 사진관이 보여주는 사진이 모든 사람에게 또렷하게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무엇이 눈 앞에 보이는 진실을 가리고 있는 것일까? 삶의 진리 혹은 진실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다만 우리가 보려고 하지 않을 뿐.
내게는 아잔 브람의 말씀이 감았던 두 눈을 번쩍 뜨이게 하는 느낌이었다.
불투명한 미래, 답답한 현실, 꽉 막힌 마음이 나를 억누를 때가 있다. 물리적인 압박 없이도 우리는 답답합을 느끼고 괴로워한다. 무엇이 우리를 괴롭히는 것일까?
마음 心
제 안의 마음도 어찌 하지 못하면서 무엇을 한다고 아둥바둥하는지. 힘들다고 떼쓰지 말고, 스스로의 마음을 어루만져보면 어떨까.
물론 평범한 우리는 영적 스승인 스님처럼 세상을 담담하게 바라보지는 못할 것이다. 그래도 아잔 브람의 말씀을 듣고 그가 보여주는 사진을 보는 동안에는 무엇이 우리를 괴롭히고, 무엇이 우리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지 알게 될 것이다. 안다는 건 놀라운 힘을 발휘한다. 어제까지 몰랐던 나는 괴롭기만 했다면 오늘 알게 된 나는 괴로워도 웃을 수 있다. 슬프고 웃긴 사진관은 내게 웃을 수 있는 힘을 준다.
책 한 권을 읽으면서도 유독 어느 한 부분이 강렬하게 남는다. 두고두고 기억하게 될 부분이다.
"감옥이냐 자유냐의 차이는
그 안에서의 삶이 얼마나 편안한가와는 아무런 상관 없습니다.
그것을 결정하는 것은 오직 마음뿐입니다.
'여기'에 있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곳이 어디든 머물고 싶지 않다면 감옥입니다.
반면 감옥이라도 계속 머물고 싶다면 그곳에서의 삶은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드는 수많은 감옥들로부터
어떻게 탈출할 수 있겠습니까?
여러분은 남편을 바꿀 필요도 없고, 직업을 바꿀 필요도 없고, 이 자리를 떠날 필요도 없습니다.
여러분의 마음, 그 태도만 바꾸면 되는 것입니다.
다른 곳에 있기를 원하는 마음, 그것이 감옥입니다.
그러니 '여기 있기'를 바라면 됩니다.
마음이 들뜨고 안정되지 못하는 것을 극복하는 방법은
바로 '여기 있고 싶어 하는 것'입니다.
무엇을 경험하든 상관이 없습니다.
여기 있고 싶어 하는 한 여러분은 자유롭습니다." (95-97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