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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영혼 오로라 - 천체사진가 권오철의 캐나다 옐로나이프 오로라 여행
권오철 글.사진, 이태형 감수 / 씨네21북스 / 2013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오로라~
세상을 살면서 오로라를 직접 본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오로라에 관심을 갖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책이란 참 묘한 녀석이다.
종이에 적힌 글자들이 무엇이길래, 책을 펼치는 순간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해주는 것일까?
<신의 영혼 오로라>는 더 놀라운 책이다. 펼치기도 전에 책표지만 보고도 반해버렸으니까.
이 책을 보기 전까지는 오로라에 대한 관심이 거의 없었다. 무지한 무관심이라고 해야 할까.
그런데 '오로라'라는 단어와 영롱한 빛을 발하는 오로라 사진을 본 순간부터 관심이 생겼다. 어떻게 지금까지 모르고 살아온 것인지, 마치 세상을 처음 본 것처럼 새롭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내가 봐야 할 세상은 너무나 넓고 많구나.' 다시 어린아이가 된 것처럼 설레고 흥분된다.
저자의 말처럼 죽기 전에 꼭 해봐야 할 것들을 적은 버킷 리스트에 또 하나가 추가되는 순간이다. 물론 과감히 사직서를 내고 떠날만큼의 용기는 없다. 아니, 용기보다는 여건이 더 문제일 것 같다. 내 마음대로 내 수명을 길게 잡고, 아직은 기다릴 때라고 위안을 해본다.
어쩌면 내가 저자처럼 별 때문에 인생이 바뀌지 못한 것은 아직까지 제대로 별똥별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만약 저자처럼 엄청나게 큰 별똥별을 봤더라면 닐 게이먼의 <스타 더스트>와 같은 소설을 꿈꾸거나 별 쫓는 사람이 되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살면서 밤마다 잠만 자느라 밤하늘을 보지 못했으니......
그동안 마음만 먹고 못해본 것 중에 하나가 천문대에 가서 수많은 별들을 보는 일이었다. 오래 전, 뉴스를 통해 별똥별이 비처럼 쏟아진다는 소식을 접한 적이 있었다. 이 책을 보니 그 때가 2001년이었다. 33년을 주기로 태양에 접근하는 템펠-터틀 혜성을 모체로 하는 사자자리 유성우가 혜성이 왔다 간 직후에 비처럼 쏟아지는 현상인데, 2001년에는 우리나라가 관측하기 가장 좋은 지역이었다고 한다. 평생 한 번, 볼까말까한 행운의 기회를 놓쳤으니 정말로 다시 보길 원한다면 앞으로 21년을 기다려야 한다. 그럼 내 나이가?
오래오래 건강하게 산다면 가능성은 있다. 사진으로 본 사자자리 대유성우는 빛줄기가 쏟아지는 느낌이다. 하나만 봐도 소원을 빌었을텐데, 대유성우를 본 사람들은 어떤 소원을 빌었을까?
이 책 덕분에 잊었던 별똥별과 몰랐던 오로라의 매력까지 알게 됐다. 그리고 보고 싶다.
오로라가 보고 싶어서 천체사진가가 된 저자. 별과의 인연으로 아내를 만났고, 별과의 사랑으로 천체사진가가 되었으니 이보다 더한 별별인생이 또 있을까.
그가 찍은 오로라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황홀한 빛의 하늘이 너무도 신비롭고 아름답다. 실제로 본다면 눈으로만 담기가 아쉬워서 사진으로 찍고 싶다는 욕구가 생길 것 같다. 깜깜한 밤하늘이 오로라로 밝게 빛나는 모습을 눈 앞에서 본다면 어떤 느낌일까. 사진으로 보는 오로라의 색은 실제 오로라의 느낌을 재현할 수 없다고 한다. 그러니까 정말 오로라를 느끼고 싶다면 직접 보고 느끼는 방법 이외에는 없다는 뜻?
저자 역시 자신이 본 최고의 오로라 서브 스톰은 눈으로 감상하느라 사진을 포기했다고 한다. 밤하늘 전체를 덮는 오로라 서브스톰의 장관을 두 눈에 담았으니 탁월한 선택을 한 것이다. 앞으로 살면서 많은 곳을 여행하겠지만 이 책 덕분에 특별히 한 곳을 더 추가해야겠다. 바로 캐나다 옐로나이프. 그 곳은 오로라 존에 위치하고 있어서 날씨만 맑으면 거의 밤마다 오로라를 볼 수 있고, 일 년 365일 중 240일 이상이 맑아서 우리나라에서 저녁노을 보듯이 오로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단지 오로라를 보기 위해 떠나는 여행이라면 월별 기후 조건을 따져서 오로라를 볼 수 있는 최적의 시기를 선택해야 할 것이다. 오로라 관광은 겨울 시즌과 여름 시즌 두 번 운영된다고 한다. 눈으로 보기에는 겨울이 좋고, 사진을 찍기에는 여름이 좋다고 하는데 가능하다면 겨울과 여름, 각각 다 가봐야 아쉬움이 없을 것 같다. 극지방이라 여름에도 얼음이 얼 정도의 기온이니까 추위에 약한 사람은 단단히 준비해야 될 것 같다. 극한체험과 함께 오로라를 직접 사진촬영하려는 사람을 위해서 촬영법과 카메라관리법도 나와있다. 국내 여행사에 이미 캐나다 오로라 여행상품이 있다고 하니 꼼꼼하게 계획하면 정말 멋진 여행이 될 것 같다.
두근두근, 언젠가 떠나게 될 오로라 여행을 위한 안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