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버 스카이
베로니카 로시 지음, 김지원 옮김 / 레드박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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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영화에서 본 미래 사회는 대부분 암울하고 무시무시하다. 그건 모두가 두려워하는 3차 세계대전이 만약 일어난다면 지구의 생존 자체를 위협할 만큼 어마어마한 재앙이며 비극임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록 소설이지만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의 미래가 눈 앞에 펼쳐진다.

<네버 스카이>에서는 지구에 두 공간이 존재한다. 돔으로 만들어진 보호구역 레버리에서 안전하게 살고 있는 정착자의 세계와 강력한 에테르 폭풍이 위협하는 바깥 세상으로 그 곳은 도살장이라 불리며, 외부인들이 원시부족처럼 살고 있다. 바깥 세상은 인간이 살기에는 너무도 척박하며 오염되어 있다. 에테르 폭풍이 불어닥치면 순식간에 수많은 생명을 앗아갈 정도로 위협적이다. 어떻게 해서 정착자와 외부인으로 나뉘어졌는지는 모른다. 외부인들은 마치 전쟁의 패자처럼 외부로 쫓겨나서 원시적인 삶을 살고 있는 것 같다. 반면 레버리에서 살고 있는 정착자들은 우리가 상상하는 안락한 생활을 하면서 가상계라는 진짜보다 더 나은 세상을 누리며 살고 있다. 인간의 삶에서 피할 수 없는 슬픔이나 아픔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은 가상계를 통해 제거되고, 순수한 쾌락과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정착자들은 스마트아이를 통해 가상계를 경험할 수 있고 몇백 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사람과도 언제든지 만날 수 있다. 또한 식물들도 유전적으로 설계되어 토양없이 그저 물만 조금 주어도 충분히 자라서 식량이 넘쳐난다. 그야말로 물질적인 풍요와 정신적인 안락함을 누리는 세상이다. 수십 개의 돔들은 밀폐된 도시 레버리에 필요한 모든 것을 공급하며 레버리 안에서는 스마트아이로 모든 말과 행동이 통제된다.

열일곱 살 소녀 아리아는 근래에 유전자 연구를 하는 엄마와 떨어져 지낸다. 대신 스마트아이를 통해 날마다 엄마를 만날 수 있었는데 지난 닷새 동안 엄마의 연락이 끊겼다. 불안한 아리아는 엄마의 소식을 알기 위해 레버리 보안장관의 아들 소렌에게 접근한다. 소렌은 아버지 덕분에 돔을 나갈 수 있는 암호코드를 알고 있다. 그래서 소렌 일당과 아리아의 친구들이 6번 농업장으로 몰래 들어가게 된다. 아리아는 스마트아이가 끊긴 장소에서 소렌에게 엄마의 소식을 알고 싶었던 것인데 소렌은 실제로 불을 피울 계획이었다. 소년들의 불장난. 하지만 밀폐된 농업장에서 진짜 불을 피운다는 건 굉장히 위험한 장난이었고 그걸 말리는 아리아에게 소렌은 더 나쁜 장난을 치려고 한다. 그 때 6번 농업장에는 외부인 한 명이 침입하여 그 모든 광경을 목격한다. 외부인은 페러그린, 소년은 소렌 일당을 물리치고 아리아만 안전한 곳에 대피시킨 후 사라진다. 중요한 건 모든 사건을 녹화한 아리아의 스마트아이를 가져갔다는 사실이다.

의식을 잃었던 아리아가 깨어나고 사건에 대한 조사를 받는다. 다섯 명의 집정관은 레버리에서 가장 영향력을 지닌 지도자인데 그 중 한 명이 소렌의 아버지 헤스 집정관이다. 아리아는 그에게 소렌이 저지른 일들을 이야기하지만 스마트아이가 사라졌기 때문에 증명할 방법이 없다. 비열한 소렌은 이 모든 잘못을 아리아의 탓으로 돌렸고, 결국 아리아는 도살장이라 불리는 바깥 세상으로 쫓겨난다. 그 곳에서 다시 만난 외부인 페리(페러그린)는 정착자들에게 끌려간 조카 탤론을 찾기 위해서 아리아를 돕게 된다. 소녀의 망가진 스마트아이를 고치면 소렌의 아버지를 몰락시킬 수 있고, 탤론을 찾을 수 있으니까.

아리아와 페리.

가녀린 소녀는 억울한 누명을 쓴 채 추방되고, 특별한 능력을 가진 외부인 소년은 혈족의 왕이 될 운명 때문에 친형에게 쫓겨난 것이다. 서로 공존할 수 없는 외부인과 정착자인 두 사람이 함께 험난한 여행을 하면서 조금씩 성장해가는 과정이 이 소설의 핵심이다. 십대 소년, 소녀들이 공감할 만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아리아와 페러그린이 각자의 시선에서 바라보며 진행되는 흐름이 십대의 감성을 잘 표현한 것 같다. 미래에는 소렌의 아버지처럼 한 사람이 몇 세기를 살 수 있을 정도로 의학이 발전하여 누구나 육체적인 젊음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미래세계의 지도자는 독재자? 마치 중국의 진시황제가 그토록 꿈꿨던 불로장생을 레버리의 집정관들이 누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극과 극의 세계를 보여주는 <네버 스카이>를 통해서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미래의 모습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된 것 같다. 또한 주인공이 십대 소년, 소녀라는 사실이 굉장히 희망적인 메시지로 느껴진다. 성장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희망이다. 그들의 다음 이야기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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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사계절 : 봄의 살인 살인의 사계절 시리즈 Four Seasons Murder 4
몬스 칼렌토프트 지음, 강명순 옮김 / 문학수첩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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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사계절> 시리즈의 마지막이다.

처음 이 시리즈를 읽을 때는 좀 당황스러웠다. 범죄소설에서 죽은 자는 말이 없는데 이 소설만큼은 죽은 자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으니까. 일인칭과 삼인칭을 오가며 들려주는 이야기가 처음에는 흐름을 끊는 것 같았는데 점점 입체적으로 감정을 극대화시키는 요소란 걸 알게 됐다.

끔찍한 범죄 현장에서 일해야 하는 여형사 말린이 주인공이다. 흔히 소설의 주인공이면 뭔가 비중있는 존재로 느껴지는데 말린은 다른 것 같다. 굉장히 현실적인 존재감을 보여주는 것 같다. 형사로서는 강인해보여도 각자의 인생 앞에서는 한없이 약해보인다. 형사들도 결국은 평범한 인간이라는 사실을 상기시켜준다. 완벽한 형사가 아닌 인간적으로 조금은 부족한 말린의 모습이 더 현실적이다. 남편과의 불화, 재결합으로 인한 갈등, 딸과의 관계 등을 통해 성장해가는 한 인간을 보는 것 같다. 마치 이 소설이 단순한 범죄소설, 살인 사건이 아니라 우리 인생의 사계절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너무나 소름돋는 범죄 현장 때문에 이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본질을 놓쳤던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시리즈의 마지막이라서 더욱 그런 느낌이 드는 것 같다.

처음부터 스웨덴의 소도시 린셰핑을 배경으로 벌어진 사건을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각각의 계절이 아닌 전체적으로 봤더라면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계절은 상징적이다. 겨울로 시작할 때는 음산하고 차가운 공기가 비극적인 상황을 더욱 가슴 저리게 만들더니 여름과 가을을 걸쳐 봄까지, 끝나지 않는 비극이 더욱 무섭게 다가오는 것 같다.

<봄의 살인>은 화사하고 따스해야 할 봄날을 한 순간에 싸늘한 공포 속으로 몰고 간다. 광장에서 벌어진 폭탄테러로 어린 아이들이 희생된다. 누구도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인지를 설명할 수 없다. 이전에 범죄소설을 읽을 때는 그저 사건 현장에 몰려드는 구경꾼 중 하나였는데 지금은 아니다. 아무도 현실의 비극을 벗어나서 구경만 하는 관객일 수는 없다. 현실을 직시한다는 것이 더 큰 공포란 생각이 든다. 네 번의 살인 사건이 아니라 다양한 인물들이 겪게 되는, 피할 수 없는 비극의 참상을 느끼게 된다. 아무리 최고의 복지국가인 스웨덴도 인간의 탐욕과 폭력, 광기어린 범죄가 존재한다. 린센핑과 말린을 통해 본 스웨덴의 그림자는 너무나 충격적이었지만 한편으로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였던 것 같다. 죽은 자의 목소리는 경고의 목소리다. 그건 공포심을 자극하여 숨거나 외면하라는 것이 아니다.

어쩌면 살인의 사계절은 호기심만 자극하는 공포물을 벗어나 현실을 직시하고 극복하라는 강력한 일침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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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권리가 있어요! 콩세알 1
에드 에 악시몽.헤이디 그렘 지음, 올리비에 마르뵈프 그림, 천미나 옮김 / 책과콩나무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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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국제 어린이 권리 협약에 대해 알고 있나요?

1989년 11월 20일 유엔 총회에서 채택되었다고 해요. 그런데 유엔 회원국 중에서 소말리아와 미국 두 나라는 서명을 하지 않았다고 해요. 소말리아는 그럴 수도 있겠지만 미국이 서명하지 않았다는 건 이상하네요. 사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국제 어린이 권리 협약이 어떤 내용인지 잘 몰랐어요.

어린이의 생존과 보호, 발달, 참여의 권리라는 어린이 인권과 관련된 조항들을 규정하고 있어요. 우리나라는 1991년 11월 20일에 협약 이행 당사국이 되었다고 하네요. 책에서는 국제 어린이 권리 협약에 대해 제1조부터 제55조의 내용만을 알려주고 있어요. 특히 제 42조를 보면 '협약 가맹국은 이 협약을 어린이와 어른에게 알릴 의무가 있습니다.'라고 되어 있어요. 이 책은 바로 제42조를 지키기 위해 출간되었다고 볼 수 있어요.

책에는 모두 여덟 가지의 이야기를 들려줘요. 각각의 이야기 속에는 어린이 권리 협약에서 어떤 조항에 어긋났는지, 어린이가 누려야 할 권리가 무엇인지를 알려줘요.

인도의 삼브리드, 라오스의 노이, 인도의 아샤, 세네갈의 잔, 도미니카 공화국의 호세, 콩고 민주 공화국의 도로시와 제레미, 쿠르드 족의 누라이, 도미니카 공화국의 이브리네를 통해 어린이의 권리를 왜 지켜줘야 하는지를 느끼게 하네요. 그런데 정작 아이들이 이 책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이 들어요. 아이들이 이해하기에는 좀 어려운 내용인 것 같아요. 책 속의 주인공들은 또래 아이들이 경험하지 못한 고통을 겪었어요. 과연 현대사회에서도 아이들이 이렇게 학대받으며 살고 있다는 사실이 저 역시도 믿기지 않아요. 뉴스를 통해 듣기는 했어도, 믿고 싶지 않은 비극적 상황이라 그런 것 같아요.

이야기를 굉장히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어요. 학교에서 교육을 받으면 마법처럼 거인이 되는 삼브리드의 모습이나 남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노이의 친구가 악의 요정이라든가, 꼬마 당나귀로 묘사되는 소년 잔의 모습은 아이들이 겪는 고통을 극적으로 묘사하고 있어요.

어린이들은 어른의 보호를 받으며 안전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권리가 있어요. 편안한 집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학교에 가서 교육을 받는 일이 우리 아이들에게는 당연한 일처럼 여겨지겠지만 세상 어딘가에서는 그러한 기본적인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다는 걸 알아야 해요. 이러한 권리에 대한 교육이 필요한 것은 인간의 존엄성이 무엇인지, 인간의 권리(인권)가 왜 중요한 것인지를 깨닫게 하기 때문이에요. 또한 이 책은 어른들에게도 어린이의 권리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는 계기가 될 것 같아요. 아직도 노동착취, 성매매, 소년병사로 내몰리는 아이들이 있어요. 그렇다면 그 아이들이 어린이답게 자신의 권리를 누리며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이 책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자신의 권리를 배우고, 지구촌 어딘가에 살고 있는 친구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될 거라고 믿어요. 그리고 나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더 넓은 세상을 위해서 무엇을 하고자 하는 큰 사람이 되기를 꿈꿨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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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의 가게 : 노포의 탄생 - 전 세계 장수 가게의 경영 비결을 추적한 KBS 초특급 프로젝트 백년의 가게 1
KBS 백년의 가게 제작팀 지음 / 샘터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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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다. 백년의 가게를 탐방하여 기록한 책이다.

KBS에서 방영한 <백년의 가게>는 2011년 1월 9일 <백년의 기업>으로 시작해서 <백년의 가게>로 타이틀을 바꾸어, 2013년 1월 20일 99회로 종영될 때까지 총 116곳의 가게를 소개했다고 한다. 텔레비젼으로는 한 번도 시청한 적은 없지만 이렇게 책으로 출간되었다고 하니 참 반가웠다. 요즘은 텔레비젼에서 방영된 다큐 프로그램을 책으로 출간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 같다. 그만큼 좋은 프로그램은 책으로 다시 만나도 사랑받는 것 같다.

경제적으로 어려워진 요즘에 문 닫는 가게가 수두룩하다. 백년은 고사하고 3년을 넘기기도 힘든 것이 대한민국 현실이다. 어쩌면 이 책은 백년의 가게를 통해서 우리들이 잊고 있었던 경영의 기본철학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책에서는 일본, 중국, 미국, 독일, 스페인, 프랑스 등 16개국에 있는 20곳의 장수 가게를 소개하고 있다. 직접 찾아가서 사장님과 인터뷰하고 그들만의 성공비결을 알려준다.

공통된 성공비결은 고객을 생각한다는 점이다. 한결같은 노력으로 고객을 위해 일한다는 자부심과 열정이 느껴진다. 정직과 성실함이 고객을 감동시키고 백년이라는 세월을 거쳐 살아남을 수 있게 한 것이다. 백년의 가게는 최상의 품질로 고객을 만족시킨다. 기본을 존중하고 전통의 뿌리를 지키면서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에 백년 넘게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정말 놀랍다.

백년의 가게는 단순히 성공한 기업이 아니다. 세계 곳곳에 자리잡은 백년의 가게를 보면서 그 나라의 문화를 느낄 수가 있다. 이익을 추구하는 경영의 논리를 뛰어넘는 문화와 전통의 힘을 느끼게 된다. 백년의 가게는 그 자체로도 문화와 역사의 생생한 증거다. 체코의 상징이 된 레스토랑 우 깔리하의 2대 사장, 파벨 토프르가 쓴 <<자발적이고 즐거운 219,600시간>>이라는 책처럼 일은 즐길 수 있어야 한다. 그가 스스로 터득한 성공비결이자 경영철학은 단순하다. 식당은 주인이 늘 자리를 지켜야 하고 그러지 못하면 퇴보한다는 것. 이 정도의 노력과 자부심이 있었기에 백년의 시간동안 프라하의 문화적 상징으로 존재할 수 있었을 것이다. 어쩌면 누구나 알지만 지키지 못하는 기본을 이야기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백년의 가게, 장수 가게라는 특별한 성공은 가장 평범한 기본에서 시작된다는 걸 보여준다.

책에는 우리나라 가게는 나오지 않는다. 텔레비젼에서는 우리나라의 총 11곳의 가게를 발굴하여 방영했지만 실제로 백년이 넘는 가게는 6곳뿐이었다고 한다. 왜 우리나라에는 백년의 가게가 많지 않은 것일까. 아마도 백년의 가게가 지닌 가치를 모르기 때문은 아닐까. 유행만을 좇는 시대에 우리나라만의 전통을 살리는 일이 얼마나 소중하고 대단한 일인지를 깨닫고, 진정한 경영 철학을 지닌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분명 우리나라에도 백년의 가게가 더 늘어나지 않을까.

세계여행을 가면 그 나라의 유명한 가게를 찾아가듯이 우리나라에도 그런 명소들이 많아지길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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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의 가게 : 노포의 탄생 - 전 세계 장수 가게의 경영 비결을 추적한 KBS 초특급 프로젝트 백년의 가게 1
KBS 백년의 가게 제작팀 지음 / 샘터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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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다. 백년의 가게를 탐방하여 기록한 책이다.

KBS에서 방영한 <백년의 가게>는 2011년 1월 9일 <백년의 기업>으로 시작해서 <백년의 가게>로 타이틀을 바꾸어, 2013년 1월 20일 99회로 종영될 때까지 총 116곳의 가게를 소개했다고 한다. 텔레비젼으로는 한 번도 시청한 적은 없지만 이렇게 책으로 출간되었다고 하니 참 반가웠다. 요즘은 텔레비젼에서 방영된 다큐 프로그램을 책으로 출간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 같다. 그만큼 좋은 프로그램은 책으로 다시 만나도 사랑받는 것 같다.

경제적으로 어려워진 요즘에 문 닫는 가게가 수두룩하다. 백년은 고사하고 3년을 넘기기도 힘든 것이 대한민국 현실이다. 어쩌면 이 책은 백년의 가게를 통해서 우리들이 잊고 있었던 경영의 기본철학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책에서는 일본, 중국, 미국, 독일, 스페인, 프랑스 등 16개국에 있는 20곳의 장수 가게를 소개하고 있다. 직접 찾아가서 사장님과 인터뷰하고 그들만의 성공비결을 알려준다.

공통된 성공비결은 고객을 생각한다는 점이다. 한결같은 노력으로 고객을 위해 일한다는 자부심과 열정이 느껴진다. 정직과 성실함이 고객을 감동시키고 백년이라는 세월을 거쳐 살아남을 수 있게 한 것이다. 백년의 가게는 최상의 품질로 고객을 만족시킨다. 기본을 존중하고 전통의 뿌리를 지키면서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에 백년 넘게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정말 놀랍다.

백년의 가게는 단순히 성공한 기업이 아니다. 세계 곳곳에 자리잡은 백년의 가게를 보면서 그 나라의 문화를 느낄 수가 있다. 이익을 추구하는 경영의 논리를 뛰어넘는 문화와 전통의 힘을 느끼게 된다. 백년의 가게는 그 자체로도 문화와 역사의 생생한 증거다. 체코의 상징이 된 레스토랑 우 깔리하의 2대 사장, 파벨 토프르가 쓴 <<자발적이고 즐거운 219,600시간>>이라는 책처럼 일은 즐길 수 있어야 한다. 그가 스스로 터득한 성공비결이자 경영철학은 단순하다. 식당은 주인이 늘 자리를 지켜야 하고 그러지 못하면 퇴보한다는 것. 이 정도의 노력과 자부심이 있었기에 백년의 시간동안 프라하의 문화적 상징으로 존재할 수 있었을 것이다. 어쩌면 누구나 알지만 지키지 못하는 기본을 이야기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백년의 가게, 장수 가게라는 특별한 성공은 가장 평범한 기본에서 시작된다는 걸 보여준다.

책에는 우리나라 가게는 나오지 않는다. 텔레비젼에서는 우리나라의 총 11곳의 가게를 발굴하여 방영했지만 실제로 백년이 넘는 가게는 6곳뿐이었다고 한다. 왜 우리나라에는 백년의 가게가 많지 않은 것일까. 아마도 백년의 가게가 지닌 가치를 모르기 때문은 아닐까. 유행만을 좇는 시대에 우리나라만의 전통을 살리는 일이 얼마나 소중하고 대단한 일인지를 깨닫고, 진정한 경영 철학을 지닌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분명 우리나라에도 백년의 가게가 더 늘어나지 않을까.

세계여행을 가면 그 나라의 유명한 가게를 찾아가듯이 우리나라에도 그런 명소들이 많아지길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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