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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버전트 ㅣ 다이버전트 시리즈
베로니카 로스 지음, 이수현 옮김 / 은행나무 / 2013년 8월
평점 :
품절
SF판타지 중에 <헝거 게임>은 정말 흥미진진했다. 그 때문인지 이후에 나오는 책들이 <헝거 게임>과 비교하는 광고를 많이 하는 것 같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둘 다 재미있다. 굳이 비교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마침 <헝거 게임>의 제작사에서 영화화할 예정이라고 하니, <헝거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추천할 만한 책이다.
<다이버전트>는 읽기 전에 대략적인 정보를 아는 것이 재미를 더해 줄 것 같다.
여기에서 보여주는 미래사회에는 다섯 개의 분파로 나뉘어져 있다. 이부분이 <다이버전트>를 더욱 흥미롭게 만드는 설정인 것 같다. 왠지 해리포터가 호그와트 마법학교에서 자신의 성향에 맞는 기숙사를 선택하는 장면을 떠올리게 된다. 거기에선 자신의 선택이라기보다는 마법모자가 선택해주는 것이었지만.
이 소설을 읽는 사람들도 자신이 어떤 분파에 속할 것인지를 생각해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
이타심의 애브니게이션, 용기의 돈트리스, 지식의 에러다이트, 평화의 애머티, 정직의 캔더. 그리고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자, 다이버전트.
"수십 년 전 우리 선조들은 전쟁으로 가득한 세상은 정치적인 이상, 종교적인 믿음, 인종, 민족주의의 탓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보다는 사람의 인격이 문제였습니다. 인류의 성향이, 어떤 형태를 띠든 악을 향하고 있다면 말입니다. 그래서 선조들은 세상이 혼란한 이유가 사람의 어떤 자질 때문이라고 믿고 무엇을 제거하고 싶은지에 따라 서로 다른 분파로 나뉘었습니다."
"공격성을 비난하는 사람들은 애머티를 이루었습니다."
"무지를 비난하는 사람들은 에러다이트가 되었습니다."
"이중성을 비난하는 사람들은 캔더를 만들었습니다."
"이기심을 비난하는 사람들은 애브니게이션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비겁함을 비난하는 사람들은 돈트리스가 되었습니다." (47p)
다섯 분파가 사회의 각기 다른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하며 조화롭고 평화로운 세상을 이룬다는 건 굉장히 유토피아처럼 보인다. 우리가 바라는 이상적인 미래의 모습이다. 하지만 인간의 성향을 다섯 분파로 나눈다는 것이 가능한 일인지 모르겠다.
열여섯 살이 되면 모든 사람이 적성검사를 받고, 그 결과에 따라서 자신이 어떤 분파든지 선택할 수 있다. 그런데 자신이 선택한 분파가 원래 속한 분파가 아닌 경우의 사람들을 이적자라고 부른다. 누구나 공평한 기회를 가지고 자신의 적성에 맞는 분파를 선택하는 것이 원칙인데 점점 분파 간의 갈등이 생기면서 이적자들을 배신자 취급하는 일들이 생겨난다.
주인공 비어트리스는 오빠 케일럽과 나이 차가 1년도 나지 않기 때문에 함께 적성검사를 받는다. 평상시에 이타심이 뛰어난 케일럽이라 당연히 애브니게이션을 선택할 줄 알았는데 케일럽의 선택은 에러다이트다. 비어트리스는 적성검사 결과가 다이버전트. 그런데 검사를 해 준 토리는 검사 결과를 그 누구에게도 절대 말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혼란스러운 비어트리스가 선택한 분파는 돈트리스다.
공교롭게도 비어트리스와 케일럽 남매는 이적자가 된다. 남매의 부모는 애브니게이션의 지도자층 인사다. 근래 에러다이트 지도자 제닌은 강력하게 애브니게이션을 비난하면서 비어트리스와 케일럽의 이적 사실을 표적으로 삼는다. 비어트리스는 돈트리스 입문생이 되어 험난한 훈련을 받게 된다. 분파를 선택하는 것은 자유지만, 선택한 분파에 살아남을 수 있는 사람은 제한적이다. 그래서 훈련 과정 중 순위를 매겨 상위 열 명만 구성원이 될 수 있고, 탈락한 사람들은 분파가 없는 떠돌이 신세가 된다. 각 분파의 구성원이 되지 못한 사람들은 도시 외곽에서 비참한 삶을 살아야 한다.
비어트리스는 돈트리스 입문자가 되면서 이름을 트리스로 바꾼다. 입문자 중에서 가장 키가 작고 유일한 애브니게이션 이적생인 트리스가 입문 단계를 통과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하지만 트리스는 다이버전트다. 도대체 다이버전트는 뭘까? 트리스는 다이버전트가 무엇인지조차 모른 채로 자신의 정체를 숨기면서 각 단계를 통과하게 된다. 돈트리스의 특징은 용기이며, 각 입문 단계도 용기를 시험하는 내용이다. 마치 돈트리스의 입문 단계는 군대 같다. 일대일 대결이나 총기 사용, 그리고 각자의 공포를 극복해야 하는 시뮬레이션 체험...... 그 곳의 교관 포는 원,투,쓰리, 포......공포가 네 가지뿐이라서 생긴 별명이다. 포의 원래 이름은 토비아스.
비어트리스가 돈트리스에서 트리스가 되고, 연약한 소녀에서 점점 여전사가 되어간다.
포와 트리스의 관계를 보면 웃음이 난다. 진지하게 보면 교관과 입문생이라는 머나먼 관계지만 열여덟과 열여섯이라는 나이만 놓고 보면 그저 어린 십대 청소년이다. 그런데 마치 서른 넘은 어른처럼 행동하는 것이 귀엽게 느껴진다. 아마도 미래 사회에는 한 살의 나이 차도 어마어마한 차이인가보다. 겨우 열여섯 나이에 자신의 인생을 선택하고 책임질뿐 아니라 열여덟 소년이 분파의 지도자가 될 수 있다. 그러니까 미래의 십대들은 지금보다 더 일찍 철이 들고 어른이 되는 것 같다.
만약 지금 우리 사회도 성인의 기준을 열여섯 살로 정한다면 어떨까? 어쩌면 청소년들도 어설픈 어른 흉내가 아닌, 실질적인 어른 대접을 해준다면 뭔가 달라지지 않을까?
<다이버전트>는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눈 앞의 영상이 펼쳐지는 느낌이 든다. 오랜만에 흥미롭게 책 속으로 빠져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