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즈 Y 베스트 컬렉션 세트 (전2권 + 영문판) - 성적이 오르고 머리가 좋아지는 셜록 홈즈 베스트 컬렉션
아서 코난 도일 지음, 시드니 패짓 그림, 꿈꾸는 세발자전거 엮음, 박기완 외 감수 / 미다스북스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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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참 노골적인 구성이다.

 

성적이 오르고 머리가 좋아지는 셜록 홈즈 베스트 컬렉션이란다.

 

셜록 홈즈 시리즈가 재미있다는 건 두 말할 필요 없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추천할 만하다. 그런데 추리소설을 읽으면서 국어공부의 기초를 다질 수 있다니 그 내용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이 책의 구성은 잘 짜여진 국어 참고서처럼 보인다. 다른 점이 있다면 내용이 누구나 좋아하는 코난 도일의 홈즈 시리즈란 점이다. 흥미진진한 추리소설을 읽으면서 국어공부의 기초가 되는 어휘력을 키운다는 것이 핵심이다. 책을 펼치면 어떻게 이 책을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가이드맵이 나와 있다. 처음에는 그냥 즐겁게 읽으면 되고, 그 다음은 문맥에 따른 단어의 뜻을 익혀가는 단계다. 흔히 독서를 할 때 전체적인 줄거리 파악에 그치는 경우가 많은데 그 때문에 단어의 정확한 뜻을 모른채 넘어가게 되는 것이다. 초등 수준의 국어공부라면 어휘력이 큰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수능 국어를 준비할 때는 어휘력이 결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우리말이라고 해서 만만하게 봤다가는 국어가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국어는 단기간에 성적을 올리기 힘든 과목이기 때문에 한 권의 책을 읽더라도 제대로 읽어야 국어 실력까지 키울 수 있다.

 

책에 수록된 12편은 코난 도일이 직접 고른 작품이며 대중에게 널리 사랑받은 작품이기에 흥미진진하다. 홈즈만의 예리한 추리력에 감탄하며 이야기 속에 푹 빠질 수 있다. 다만 중간중간에 단어가 파란색 혹은 주황색으로 표시되어 있어 참고서 느낌이 든다. 그냥 무심코 책을 볼 때는 지나쳤던 단어를 다른 색으로 강조해놓았기 때문에 한 번 더 기억할 수 있는 것 같다. 수능 기출 문제를 분석하여 뽑은 필수 단어들로 이야기 뒤에 심화 학습 단계로 단어의 뜻 이외에도 한자, 유의어, 반의어, 예시까지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아이들이 책을 읽다가 모르는 단어가 나올 때 사전을 찾아보는 것이 제일 좋지만 이야기 흐름이 끊기기 때문에 쉽지 않다. 그런데 이 책은 이야기를 즐기면서 국어 공부도 함께 할 수 있다. 또한 셜록 홈즈와 함께 추리하면서 사건 해결에 필요한 논리력도 키울 수 있을 것 같다.

 

더불어 영문판까지 한 세트로 구성되어 국어뿐 아니라 영어 공부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홈즈가 왓츠에게 이런 말을 한다.

 

"자네는 보기만 할 뿐 관찰을 하지 않아. 보는 것과 관찰하는 것은 완전히 달라."

 

어쩌면 이 책 역시 평범한 책읽기를 고도의 전략적 국어공부로 바꾸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바로 홈즈처럼.

 

독해력, 창의력, 추리력 등등 말은 거창해도 결국은 국어의 기초인 어휘력을 키워야 성적이 오를 수 있다는 뜻일 것이다.  이제까지 영어 공부에서 활용했던 공부법을 국어 공부에도 적용했다는 느낌이 든다.  이 책을 선택한 이상, 홈즈 시리즈를 시작으로 어떤 책을 읽더라도 단어와 문맥, 독해까지  스스로 하는 국어공부를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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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그리고 향기 - 향수 만드는 남자의 향기 이야기
임원철 지음 / 이다미디어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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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향수라는 단어를 만나면, 제일 먼저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소설 <향수>가 떠오른다.

어떤 향기보다도 소설이 먼저 떠오른 것은 소설이 남긴 강렬한 이미지 때문일 수도 있고, 평소 향수에 대해 아는 바가 별로 없어서인지도 모르겠다.

향수를 즐기지는 않지만 향수를 만드는 사람에 대한 궁금증은 늘 있었다. 오감 중에서 후각이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은밀하면서도 강렬하게 남는 것이 후각일 것 같다. 특별한 향기는 우리 뇌에 각인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인공적인 향수보다 자연의 향기가 더 좋다. 특히 사람마다 가진 체취는 불순한 냄새를 제외하면 가장 매력적인 향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은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낯선 직업인 조향사 임원철님이 들려주는 향수와 향기에 관한 이야기다. 향기를 연구하는 조향사로서 향료들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세계적으로 유명한 향수의 탄생 비화를 알려준다. 뉴욕의 향기로는 캘빈 클라인, 랄프 로렌, 앤디 워홀, 케이트 모스, 션 존의 향수. 런던의 향기로는 버버리, 비비안 웨스트우드, 존 갈리아노, 알렉산더 맥퀸의 향수. 파리의 향기로는 샤넬, 디올, 롤리타 렘피카, 지방시의 향수. 밀라노의 향기로는 구찌, 아르마니, 프라다의 향수. 도쿄의 향기로는 겐조, 이세이 미야케, 하나에 모리, 꼼데가르송의 향수. 이 책을 읽으면서 몰랐던 명품 브랜드 향수를 많이 알게 된 것 같다. 유명 브랜드 향수 중에서 샤넬을 제외하고는 그 향기를 맡아보지 못했다. 그동안 내게 있어서 향수는 누군가에게 줄 선물로는 좋지만 나를 위한 선물은 아니었던 것 같다. 향수 자체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향수를 너무 짙게 풍기는 사람은 별로다. 좋은 향수는 원래 그 사람의 향기처럼 자연스럽고 은은해야 멋진 것이 아닐까. 그래서 자신에게 맞는 향수를 선택 못할 바에는 차라리 향수를 쓰지 않는 게 나을 것 같다.

글로 표현된 향수는 마치 그림 속 꽃을 감상하는 것 같다. 뭔가 후각으로 느끼고 싶으나 느낄 수 없는 꽃의 향기가 아쉽지만 상상으로 느끼는 향수도 색다른 것 같다. 또 다양한 향수 광고를 보니 눈으로도 나름의 향기가 느껴지는 것 같다. 향수는 실제의 향기뿐 아니라 광고처럼 보이는 이미지가 더 크게 작용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명품 브랜드의 향수는 그 향수를 사용하는 사람의 취향을 드러낼 수 있을테니까. 솔직히 여기에 소개된 향수를 전부 맡아보지 않고는 더 할 말이 없을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알고 싶었던 건 명품 브랜드 향수가 아니라 향수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조향사라는 직업이었다. 어떤 사람이 조향사가 될 수 있는 것인지, 수많은 사람들의 후각을 사로잡는 향수의 제조 비밀은 무엇인지, 우리나라만의 명품 향수는 어떤 것이 있는지 등등.

누구나 상상할 수 있는 자연의 향기는 금세 사라지지만 여러가지 재료를 조합하여 만들어낸 향수는 항상 그 향기를 유지할 수 있다. 누군가의 얼굴은 잊어도 그 사람만의 강렬한 향은 기억나기 마련이다. 향수는 마치 우리가 놓치고 싶지 않은 순간을 붙잡아두려는 인간의 욕망과 같은 것이 아닐까. 향수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읽어볼 만한 향수 이야기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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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평양의 모니카입니다
모니카 마시아스 지음 / 예담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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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인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태어나 지금껏 살아오면서 너무나 당연하다고 여겼던 국적의 의미를 다시금 떠올리게 된다. 나를 한 문장으로 소개한다면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나는 평양의 모니카입니다>는 굉장히 특별한 인연으로 한국사람이 된 모니카의 인생 이야기다.

그녀의 인생을 이해하려면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이 있다.

모니카 마시아스, 그녀는 적도기니의 초대 대통령 프란시스코 마시아스 응게마의 막내딸로 1972년에 태어났다. 적도기니? 사실 이 책 덕분에 알게 된 나라다. 아프리카 서부 대서양 연안 적도에 위치한 공화국이다. 아프리카 국가 중 작은 나라에 속하지만 최근 유전 개발로 급격한 경제 성장을 이루었다. 과거 스페인의 식민지였다. 적도기니는 아프리카 최초로 스페인 식민통치를 벗어나면서 모니카의 아버지가 초대 대통령으로 선출되었다. 그는 10여 년 간 강경한 탈식민주의 정치를 펼쳤고, 1979년 그의 조카이자 국방장관 테오도르 오비앙 응게마의 쿠테타로 죽음을 당한다. 이 쿠테타로 인해 모니카를 포함한 삼남매는 아버지와 형제의 나라였던 북한으로 피신하게 된다. 한 마디로 그녀는 망명 외국인이다. 하지만 모니카는 당시 일곱 살이어서 평양을 떠나기 전까지 16년 동안 북한 교육을 받으며 북한 사람으로 살았고 자신을 한국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스페인 출신의 엄마와 아프리카인 아빠 사이에서 태어난 적도기니 사람이 일곱 살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북한에서 살았으니 외모는 흑인이어도 내면은 한국인인 것이다. 북한이나 남한이나 이국적인 외모를 가진 사람에 대한 거부감이나 편견이 많은 것 같다. 다양한 인종이 어울려 살아가는 나라였다면 외적인 면은 그냥 다른 개성이었을텐데. 외국인 신분으로 북한에서 살면서 겪어야 했던 정서적 고통이 의외로 컸던 것 같다. 반면 외국인으로서 누리는 경제적인 특권은 다소 놀랍다는 생각이 든다. 북한으로 유학오는 외국학생들이 있다는 자체가 신기하다. 어린 시절에 받았던 반공 교육 때문에 북한은 마치 지옥 같은 곳인 줄 알았는데 모니카에게는 추억의 장소가 될 만큼 살 만한 곳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1994년 평양을 떠나 스페인 사라고사와 마드리드, 뉴욕을 거쳐 2007년 대한민국에 머물다가 다시 적도기니로 가는 긴 여정을 스스로 선택했다. 적도기니 초대 대통령의 딸에서 망명자로, 그리고 김일성 주석을 양아버지로 여기던 그녀는 자신을 어느 나라 국민이라고 생각할까?

원래의 국적과 타고난 외모 때문에 늘 이방인 취급을 받았던 모니카를 통해서 오히려 정말 한국인의 모습을 발견한다. 아직도 우리는 북한 사람들을 우리나라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무찔러야 할 적군으로 생각한다. 같은 민족인 것은 맞지만 그들이 우리와 같은 행복을 누릴 수 있는 한국사람이라고는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다. 그런데 모니카는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여정을 통해 북한의 평양을 고향처럼 여기고, 남한 서울에서 만난 친구들을 가족처럼 여긴다. 그녀는 적도기니에 살고 있는 엄마와 큰 오빠보다 북한에서 함께 했던 친구들과 남한의 새로운 친구들을 더 가깝게 느낀다. 쌀밥과 한국음식을 먹으며 향수병을 달래기도 한다.

사실 이 책에서 적도기니 초대 대통령이나 김일성 주석의 역사적 평가를 논하고 싶지는 않다. 모니카의 이야기는 정치적인 색을 입혀서는 안 된다. 그냥 순수하게 평양에서 살았던 모니카의 삶을 바라보면 좋을 것 같다. 모니카처럼 편견과 아집을 깨고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자아를 찾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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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동화 빨간 자전거 - 당신을 위한 행복 배달부 TV동화 빨간 자전거 1
김동화 원작, KBS.쏘울크리에이티브.KBS미디어 기획 / 비룡소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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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배원 아저씨의 빨간 자전거가 지나는 풍경을 떠올려봅니다. 이제는 집배원 아저씨가 추억의 인물처럼 느껴집니다. 그건 아마도 예전과 같은 정겨운 편지가 오가는 일이 드물어진 까닭일 겁니다. 정말 하루가 다르게 세상이 바뀌는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길거리에서나 전철, 버스 안에서도 사람들 손에는 핸드폰이 들려져 있습니다. 실시간으로 소식을 전할 수 있고, 화상통화가 가능한 세상이니 누군가를 그리워하며 편지를 쓸 일도, 그 사람의 편지를 한없이 기다릴 일도 없어진 것 같습니다. 빠름, 빠름을 강조하는 세상답게 궁금하면 언제든지 전화할 수 있고, 만날 수 있으니까 그리움이나 기다림이 낯선 세상이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거리마다 많이 보이던 빨간 우체통이 점점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집집마다 우편함에는 고지서나 광고전단지만 가득합니다. 문득 마음을 전하는 편지가 그리워집니다.

<TV동화 빨간 자전거>를 책으로 만났습니다.

평범하지만 마음을 훈훈하게 해주는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습니다. 이제는 추억 같은 이야기도 있고, 가슴 아픈 이야기도 있습니다. 또 슬그머니 미소지어지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렇게 집배원 아저씨와 편지가 아름다운 이야기로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 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빨간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집배원 아저씨는 단순히 우편물을 전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수많은 편지를 전하면서 마음까지 나누는 가족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건 집배원 아저씨가 자신의 일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마을 사람들을 정말 가족처럼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멀리 사는 가족보다 곁에 있는 이웃 사촌이 더 가까운 건가 봅니다. 물론 이웃 사촌도 과거의 일이 된 것 같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우리도 얼마든지 이웃 간의 정을 나누며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골 인심>편에 나오는 이야기를 보면서 달라진 세상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야화리 안에 두 개의 동네가 있는데 '옛 동'은 외지로 자식을 떠나 보낸 토박이 노인들이 사는 곳이고, '새 동'은 전원생활을 즐기기 위해 시골로 내려온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입니다. 그런데 새 동 사람들은 집배원 아저씨가 인사를 해도 모른 척 하고, 심한 경우는 집배원 아저씨가 지나가면 피해버리기까지 합니다. 옛 동 사람들과는 거리를 두고 지내는 새 동 사람들이 참 야박하기만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새 동에 사는 빨간 벽돌집 아줌마의 자동차가 진흙 웅덩이에 빠져 곤란한 상황에 처합니다. 그걸 집배원 아저씨가 보고 옛 동 어르신들과 함께 도움을 주게 됩니다. 새 동 아줌마는 고마운 마음에 얼른 지갑을 꺼내들지만 마을 어르신들은 안 받겠다고 하시고, 그러다가 서로의 얼굴에 진흙이 묻은 걸 보며 한바탕 웃음바다가 됩니다. 함께 웃을 수 있는 그 순간 서로의 마음이 열립니다. 매사에 돈으로 해결하고, 자기만의 전원생활을 누리려던 이기적인 새 동 사람도 시골 인심이 무엇인지 느끼게 됩니다. 그건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소중한 마음의 정입니다. 마치 빨간 자전거가 전해주고 싶은 그 마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TV동화를 글로 옮겨 놓은 것이라 이야기가 그리 길지는 않습니다. 짧은 이야기들이지만 마음의 여운이 남습니다. 빨간 자전거를 타고 가는 집배원 아저씨의 시선처럼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며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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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가족입니다
설기문 지음 / 소울메이트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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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살면서 조금이나마 철이 들었다면 그건 가족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식의 입장으로 살 때는 부모님이 잘 해주시는 것보다는 서운한 것에 더 마음이 쓰였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부모 입장이 되고보니 아이들의 마음을 두루 다독이기가 참 어렵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큰 애에게 좀더 신경쓰면 작은 애가 섭섭해 하고, 작은 애에게 신경쓰면 큰 애가 서운해 하고...... 부모 마음은 똑같이 사랑한다지만 아이들에게는 그 사랑이 늘 부족하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가족입니다>라는 책은 요즘의 제 마음과 같아서, 정말 마음 맞는 친구를 만난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내가 살아가는 이유는 바로 가족입니다."

어느 순간 제 꿈도, 삶의 이유도 가족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소중한 가족에게 속마음과는 전혀 다른 말과 행동으로 상처를 줄 때가 있다는 겁니다. 내뱉고 후회하는 수많은 말들을 다시 돌이킬 수는 없지만 이제부터라도 바꾸고 싶습니다. 더 늦기 전에 말하고 싶습니다. 미안하고, 사랑하고, 고맙다고.

이 책은 상담심리 전문가로 활동하는 저자가 자신의 가족 이야기뿐 아니라 상담을 통해 만났던 가족 이야기를, 마치 일기장에 적어내려가듯 담담하게 들려줍니다. 전문가로서 어떻게 하라고 충고하거나 조언하지 않습니다. 묵묵히 가족의 상처와 아픔을 들어준다는 느낌이 듭니다. 전혀 본 적 없는 누군가의 이야기가 마치 내 이야기처럼 공감할 때가 있습니다. '아, 그렇구나. 나만 그런 것이 아니구나. 우리 가족만 이런 것이 아니구나.' 라는 안도감과 위안을 얻습니다.

그러다가 이랬으면 좋겠고, 저랬으면 좋겠다고 덧붙여진 말에 귀기울이게 됩니다.

"누가 뭐라 하든 내 맘대로 살아보세요.

가끔은 모든 것을 무시하고

내 맘과 몸이 시키는 대로 살아가면서

스스로 가득히 충전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하루도 내 뜻대로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112)

내가 행복해야 가족에게도 잘 할 수 있습니다. 내 마음이 불행하고 괴로우면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 불똥이 튈 때가 있습니다. 모든 걸 이해해주고 사랑해주는 가족일지라도 가끔은 견디기 힘들 때가 있습니다. 가깝다는 건 마음을 나누기에 가까운 것이지, 함부로 대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스스로 사랑이 넘칠 수 있도록 내 몸과 마음을 잘 조절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측은지심, 가족이 지켜야 할 첫번째 덕목입니다.

사랑을 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지만

불쌍하고 자비로운 마음으로 바라보는 대상은

용서하지 못할 것이 없어 보입니다." (115p)

주변을 보면, 가족이라고 해서 모두에게 힘이 되는 건 아닌가봅니다. 너무나 심한 상처를 주고, 서로에게 등을 돌린 가족도 있습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래서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족이란 이름으로 상처주는 건 세상에서 가장 큰 상처를 남기는 것 같습니다. 무엇이 진정한 가족이고, 사랑인지를 깨달아야 될 것 같습니다. 사랑한다면 자비와 용서라는 방법으로 가족을 대해야 될 것 같습니다.

가족 간의 다툼이 생기는 것은 내 맘에 안 든다고 자기 입장만을 내세울 때인 것 같습니다. 내 아이, 내 배우자, 내 친구와 이웃들을 바라볼 때의 나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만약 비난하고 나무라기보다는 측은하고 불쌍한 마음으로 다독였다면 어땠을까? 그동안 제가 가족 간의 대화라고 생각했던 것이 일방적인 비난과 야유, 잔소리가 아니었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제 말 한 마디가 가족에게 힘이 되고, 기쁨이 될 수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조금은 철이 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제 부족한 부분들을 적나라하게 확인하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가족이 있어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저는, 참 행복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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