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세스 브라이드
윌리엄 골드먼 지음, 변용란 옮김 / 현대문학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세상에나, 이렇게 긴 서문은 처음 본다.

<30주년 기념판 서문> 다음에 <25주년 기념판 서문>이 나오는데 거의 단편소설 수준이다. 서문 내용 중에 맨 뒤 부록처럼 실린 <버터컵 아기>를 먼저 읽으라고 해서 순순히 읽었는데 도저히 무슨 이야기인지 감을 잡기 힘들었다. <프린세스 브라이드>라는 이야기가 원래는 S.모겐스턴이 쓴 책인데 윌리엄 골드먼이 지루한 내용은 과감히 삭제하고 재미있는 부분만 살려내어 편집했다는 것이다.

길고 긴 서문을 다 읽고 드디어 <프린세스 브라이드> 이야기가 나오는구나,라고 기대했는데 다시 윌리엄 골드먼이 자신이 왜 이 작품을 좋아하는지를 구구절절 설명하는데 순간 이 책을 덮을뻔 했다. 도대체 왜, 윌리엄 골드먼은 이토록 뜸을 들이는 걸까. 얼마나 흥미롭고 대단한 이야기이기에 부연설명이 장황한 것인지 이해하기 힘들었다. 정말 <프린세스 브라이드>가 얼마나 유명한 작품인지 모르는 사람으로서 전혀 궁금하지 않은 이야기들이다.

저자 윌리엄 골드먼이 <프린세스 브라이드>에 집착하는 이유는 열 살 무렵 폐렴으로 한 달간 누워지낸 시기에 아버지가 이 책을 소리내어 읽어주셨는데 평상시 책이라고는 전혀 관심없던 소년이 이 한 권의 책으로 인해 책에 푹 빠지게 되어 결국에는 작가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소중한 책이라서 자신의 아들이 열 살 되는 날, <프린세스 브라이드>를 생일선물로 주었는데 아들은 이 책을 좋아하지 않았다고. 그 이유는 원작 <프린세스 브라이드>는 중간중간 굉장히 지루한 부분이 많고 괄호로 표시된 부연설명이 너무 많아 끝까지 읽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윌리엄 골드먼의 <프린세스 브라이드>가 탄생한 비화이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것은 윌리엄 골드먼 자신이 S.모겐스턴의 <프린세스 브라이드>처럼 이야기를 썼다는 사실이다.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지만 굳이 더 알아보고 싶은 마음이 없어서 넘어갔는데 마지막에 옮긴이의 말을 읽고나서야 모든 의문이 풀렸다. 이건 반전이 아니라 좀 기가 막히다고 표현해야 할 것 같다.

<프린세스 브라이드>는 플로린이 어디인지 모르겠지만 그 곳에서, 왕과 백작이 존재하던 시기에 일어난 이야기다. 요즘이야 인터넷 세상이니, 세계적으로 가장 아름다운 얼굴을 가진 사람이 누구인지 순위 매기는 것이 가능하지만 과거에는 확인할 길이 없다. 어찌됐건 <프린세스 브라이드>의 여주인공은 버터컵이다. 놀라지 마라. 여자 이름이 '버터컵'이다. 만약 엄지공주처럼 꽃봉오리 속에서 태어났다면 상상하기가 더 수월했을 것 같다. 요정의 마법으로 컵 속에서 태어난 아기라면 말이다. 하지만 버터컵은 그냥 평범한 농장을 가진 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아름다운 여자아이다. 소녀일 때는 잘 씻지도 않고 말만 타고 다녀서 눈에 띄지 않았지만 점점 자랄수록 미모가 출중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그리고 농장의 일꾼 웨슬리 역시 처음에는 별 비중이 없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잘생긴 청년이 되었고, 버터컵을 사랑하게 된다. 어느날, 백작부인이 웨슬리에게 관심을 보이자 버터컵은 질투심이 생기고 급기야 웨슬리에게 사랑고백을 한다. 그런데 웨슬리는 그 다음날 버터컵에게 이별을 고하고 떠난다.

그 뒤로 어떻게 버터컵이 험퍼딩크 왕자의 청혼을 받게 되는지, 왜 납치를 당하는지 등등 이야기가 진행된다. 이야기 자체가 지루하거나 시시한 건 아니다. 나름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요소들이 있다. 그러나 처음 느낌처럼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들이 더 많은 것 같다. 어린이를 위한 환상동화라면 좀더 기발하고 놀라운 요소들이 많았으면 좋겠고, 어른들을 위한 로맨스소설이라면 버터컵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았으면 좋았을 것 같다.

이 책을 번역한 분에게 정말 수고하셨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알쏭달쏭 어리둥절 황당한 공주 이야기 한 편을 본 것 같다. 과연 <프린세스 브라이드>가 윌리엄 골드먼처럼 열 살 아이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한 매력을 지닌 이야기인지는 모르겠다. 우리 아이에게 확인해봐야 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끌리는 이야기는 어떻게 쓰는가 - 사람의 뇌가 반응하는 12가지 스토리 법칙
리사 크론 지음, 문지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5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끌리는 이야기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읽는 사람은 정확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 하지 않는다.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그 음식 자체를 즐기면 되는 것이지, 골치 아프게 음식의 재료가 무엇인지 어떤 식으로 조리했는지를 따지지 않는 것과 같다.

그런데 가끔 요리 프로그램을 보면서 평범한 식재료들이 요리사의 손에 의해서 먹음직스럽게 바뀌는 과정을 보며 감탄할 때가 있다. 어떻게 손질하고 조리하는지 유심히 관찰해보면 요리사만의 비법을 대략 알아낼 수 있다. 더 나아가 나도 해볼만 하겠는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끌리는 이야기는 어떻게 쓰는 것일까?"

"어떻게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것일까?"

글을 쓰는 사람은 아니지만 읽는 사람으로서 궁금하다. 끌리는 이야기가 아닌 끌리지 않는 이야기에 대해서.

베스트셀러거나 널리 알려진 책인데 내게는 전혀 끌리지 않을 때, 그 책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읽는 시간이 고문 같다.

그래서 알고 싶다. 사람의 뇌가 반응하는 스토리의 12가지 법칙무엇인지. 그것을 알게 된다면 반대로 끌리지 않는 이유도 밝혀질테니까.

저자 리사 크론은 베테랑 출판 편집자이자 스토리 컨설턴트라고 한다. 그녀가 알려주는 성공적인 스토리텔링 방법은 학교에서 배우는 문학이나 작문 수업과는 다르다. 자신이 직접 현장에서 경험한 출판 편집, 영화사 시나리오 각색, 대본 수정, 신입작가 지도업무 등을 통해 얻은 실전 노하우를 바탕으로 12가지 스토리 법칙을 알려준다. 특히 이 책에서 주목할 부분은 '사람의 뇌'이다. 최근 뇌신경 과학계의 연구 결과가 자주 언급된다. 사람의 두뇌는 이야기에 강하게 반응하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독자를 사로잡는 이야기는 과학적 근거를 지닌다. 따라서 작가들이 이야기를 창조하기 위해서는 좋은 아이디어와 언어적 기술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 바로 그 핵심이 이 책 속에 있다.

이미 출간된 소설이나 영화를 예로 들어 설명한 부분이 흥미롭다. 이야기를 조목조목 잘 분석한 것 같다. 뇌 과학자의 의견을 첨부한 것은 스토리텔링에 관한 과학적 접근으로 이야기를 통해 뇌의 비밀을 함께 풀어내는 멋진 방식인 것 같다. 읽는 입장과 쓰는 입장은 전혀 다르기 때문에 성공적인 스토리텔링 비법을 안다고 해서 누구나 훌륭한 작가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이 책에서 말하는 12가지 법칙을 기억한다면 누구나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

1. 독자를 사로잡는 법 : 독자는 첫 문장에서부터 무슨 일이 벌어질지를 알기 원한다.

2. 핵심에 집중하기 : 이야기 속 모든 정보는 반드시 알 필요가 있는 것이어야 한다.

3. 감정 전달하기 : 독자는 주인공의 감정을 그대로 느낀다.

4. 주인공의 목표 만들기 : 목적이 없으면 갈 곳도 없다.

5. 세계관 뒤틀기 : 진짜 문제는 내면에 묻혀 있다.

6. 구체적으로 쓰기 : 떠올릴 수 없다면 존재하는 게 아니다.

7. 변화와 갈등 만들기 : 갈등은 정말 피할 수 없는 것이어야 한다.

8. 인과관계의 중요성 : '무엇'보다 '왜'가 훨씬 더 중요하다.

9. 시험들기와 상처 입히기 : 잘못될 수 있는 것들은 반드시 잘못되어야 한다.

10. 복선에서 결과까지 : 독자는 예측하는 데서 즐거움을 느낀다.

11. 서브플롯의 비밀 : 이야기의 겹은 샛기로 인해 풍부해진다.

12. 작가의 머릿속 들여다보기 : 쓸 때의 뇌는 읽을 때의 뇌와 다르다.

아무리 멋진 요리의 레시피를 알고 있다고 해도, 직접 요리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다. 끌리는 이야기를 어떻게 쓰는지 알았다면 이제 할 일은 한 가지뿐이다.

"써라!"

"천재일 필요는 없다. 필요한 건 인내심이다. 한 사람을 작가로 만드는 것은 오직 '글 쓰는' 행위다. 의자에 앉아라. 매일 매일, 어떤 핑계나 변명도 대지 말고." (366p)

"진실이 허구보다 낯선 것은 당연한 일이다. 허구는 적어도 말이 돼야 하니까." - 마크 트웨인 (100p)


fMRI를 이용한 최근 연구에서 피험자에게 단편소설을 읽게 하고 뇌를 촬영했더니 그들이 소설 속에서 주인공의 어떤 행동을 '읽을' 때와 실제 생활에서 그 행동을 할 때 켜지는 두뇌의 부위가 일치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논문의 공동저자였던 제프리 M.잭스는 이야기의 영향력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심리학자들과 신경과학자들은 점점 이런 결론에 도달하고 있어요. 우리가 어떤 이야기를 읽고 그것을 정말로 이해하게 되면, 이야기가 묘사하는 상황과 사건에 대해 정신적 시뮬레이션을 하게 된다고 말입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 이상이다.

연구진의 리더였던 니콜 스피어는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읽는 행위는 결코 수동적이지 않아요. 오히려 독자는 서사 속에서 맞닥뜨린 각각의 새로운 상황에 대해 능동적으로 정신적 시뮬레이션을 하게 되지요. 텍스트 속에서 가져온 자세한 행동과 감정은 과거 경험으로 축적된 독자의 개인적 지식과 결합됩니다. 그러면 독자는 이 정보들을 가지고 우리가 현실 세계에서 보고, 상상하고, 행동할 때 사용하는 뇌의 부분을 이용해 거울 뉴런을 통한 정신적 시뮬레이션 과정을 거치게 되죠."

즉, 우리가 이야기를 읽을 때 진짜로 주인공 속에 들어가 주인공이 느끼고 경험하는 것을 똑같이 느끼고 경험한다는 것이다. (106p-107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영어회화 입영작 훈련 Special Edition - 입영작 1, 2, 3, 4 합본 영어회화 입영작 훈련 시리즈 5
마스터유진 지음 / 사람in / 201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영어 실력이 늘지 않아요."라는 핑계를 더 이상 댈 수 없게 만든다.

작은 물방울도 한결같이 꾸준이 떨어지면 바위를 뚫는다는 말이 있다.

현재 나의 영어 실력이 제자리걸음인 것은 올바른 방식으로 꾸준히 공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괜히 교재 탓을 하면서 이리저리 기웃거리다가 좋은 교재를 선택하고 나면 그다음에는 시간 핑계를 대면서 한 번 두 번 빼먹다가 아예 손을 놓게 되는 것 같다. 어설프게 아는 것이 가장 나쁘다고 했는데, 자꾸 하다 말다를 반복하다보니 이제야말로 굳은 결심을 할 때가 된 것 같다.

그리하여 나의 손에는 <영어회화 입영작 훈련 Special Edition>이 들려있다. 1권부터 4권까지 합본한 책이다.

"망설이지 말고 시작하겠다고 마음 먹었으면 끝까지 해보자!"라는 것이 새해 결심이다. 혼자 공부하다보면 나약해질 수 있지만 마스터유진의 직강을 들으면서 힘을 내야 할 것 같다. 어제 직강에서는 마스터유진이 끔찍한 다이어트 도전 1일째라면서 영어공부에 도전한 사람들도 힘들지만 끝까지 잘 해보자는 이야기를 했다. 누구나 도전은 쉽지 않다. 작심삼일, 나약한 의지를 탓할 때도 있지만 '하루 15분'의 약속만 지킨다면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여기서 15분이라고 나름대로 정한 건 마스터유진의 직강이 짧으면 10분이고, 길어봐야 20분 정도이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욕심을 부리면 지레 지쳐버리니까 조금씩 늘려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나의 기준으로 정해본 것이다.

매일 꾸준히 15분이라는 시간만큼은 마스터유진의 직강을 들으면 된다. 대신 그 15분은 책상에 앉아서 집중해야 한다. 밖에서 오고가며 듣는 것은 복습으로는 좋지만 교재 없이 듣기만 해서는 효과가 없다. 특히 듣기에 약한 나로서는 쏼라쏼라 흘러들을 확률이 크다. 영어회화 입영작 훈련의 특징이 '손영작'과 '입영작'으로 만들어진 완성문장을 반복해서 손을 쓰고, 낭독하여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드는 방식이다. 3초 이내에 영어로 말할 수 있는 정도의 스피킹 실력을 목표로 한다. 

오랜만에 책상에 앉아 펜을 들고 쓰면서 큰소리로 말하며 영어공부를 해보니 새삼 재미있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 사용 빈도가 가장 높은 영어회화 패턴 100개를 엄선하여 구성했기 때문에 쉽다. 바로 들으면서 패턴에 대한 설명을 듣고 예문을 보니까 이해도 잘 되고 머리에 쏙쏙 들어가는 기분이다. 기초 영어학습인 만큼 차근차근 공부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2014년 7월에 출간된 1권과 함께 마스터유진의 직강이 시작되었다. 100가지 패턴을 반복하면서 플러스로 응용하여 학습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제는 영어교재와 CD로 된 구성보다는 직강 팟캐스트로 공부하는 것이 훨씬 재미있고 좋은 것 같다. 마치 라디오DJ와 청취자가 된 기분이라 하나하나 듣는 재미가 있다. 처음 1회부터 시작해서 동시에 최근 내용을 같이 듣고 있는데 부담없이 영어공부를 하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덕분에 열심히 하는 것만큼이나 즐기는 것도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된 것 같다.



직강 팟캐스트 URL : http://www.podbbang.com/ch/767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람이 운명이다 - 지금 당신이 만나는 사람이 당신의 운명을 만든다 좋은 운을 부르는 천지인 天地人 시리즈
김승호 지음 / 쌤앤파커스 / 201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음력 설연휴가 지났다.

살다보면 어른들 말씀이 하나도 틀린 게 없다는 걸 깨닫게 된다. 왜 결혼을 해야 진짜 어른이 되는 것인지, 사람을 대할 때는 어찌 해야 되는 것인지 등등 말이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어른이란 나이만 많은 사람이 아니다. 인생의 지혜를 알려주는 스승과도 같은 존재를 말하는 것이다.

명절을 지내고 나면 유독 가족, 친지, 지인과 같은 주변 사람들에 대해서 돌아보게 되는 것 같다. 자신이 어떻게 살아왔느냐는 그 사람 주변에 어떤 이들이 있는가를 보면 된다고 했던가. 학창시절에 국어선생님이 자주 하시던 말씀이 있었다. 좀 격이 떨어지는 표현이긴 한데, "똥은 똥끼리 모인다"는 것이다. 즉, 유유상종(從)이니 좋은 사람을 사귀라는 뜻을 돌려서 표현한 것이다. 그때는 그 말뜻을 제대로 이해 못했던 것 같다. 단순히 친구를 잘 사귀라는 걸로만 이해했던 것 같다. 그런데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조금씩 그 말이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 의미인지를 알게 되는 것 같다. 깨달음이 너무 늦은 게 아닌가 싶다.

아무리 배워도 진심으로 이해하고 깨닫지 못하면 제대로 배운 것이 아니다. 배운대로 살지 못하면 배운 것이 아니다. 학교공부는 끝났지만 인생공부는 계속되고 있으니 늦어도 늦은 게 아니다. 어쩌면 지금이니까 깨달을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경험하지 않고서는 알지 못하는 것이 인생이란 생각도 든다.

<사람이 운명이다>라는 책 제목을 보자마자 꼭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한 것도 그러한 이유다. 이제서야 들을 귀가 열리고, 보는 눈이 뜨인 것이다. 책을 읽는 내내 공감하면서 지나온 삶을 돌아본 것 같다. 똑같은 말도 이렇게 깊은 뜻이 숨겨져 있었구나를 새롭게 알게 된 것 같다. 돌이켜보면 만족보다는 아쉬운 것이 인생이지만 지금이라도 알게 되었으니 감사하다. 어떤 사람이 귀인인지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사람도 겪어봐야 안다고, 정말 아니다 싶은 사람을 만나보니 그것 또한 인생이 주는 씁쓸한 교훈임을 알게 된 것이다. 정신없이 바쁘게 산다고 큰 돈 버는 것도 아니고, 사람을 가려서 사귄다고 귀인을 만나는 것도 아닌 것 같다. 너무나 뻔한 말이지만 나 자신이 제대로 바른 그릇이 되어야 좋은 사람도 만나게 되는 것 같다. 속상하고 힘든 일을 겪을 때마다 왜 나만 이런걸까라는 불평을 했던 것 같다. 따지고보면 굴곡 없는 인생은 세상에 없는 것 같다. 중요한 건 나 자신이 어떻게 인생을 살아갈 것인가라는 태도의 문제인 것 같다.

특히 이 책에서 주목할 부분은 "타고난 운명에 머물지 마라"는 것이다. 새해가 되면 사주팔자, 토정비결에 나온 운세를 보는 경우가 있다. 이미 정해진 운명을 알아봤자 달라질 건 없다. 차라리 작심삼일이 될지라도 자신의 운명을 바꿀만한 도전을 하는 게 낫다고 본다. 스스로 노력하여 멋진 인생을 꿈꾸는 사람이 결국 원하는 삶을 살게 되는 것 같다.

<사람이 운명이다>는 2015년 새해를 맞이하여 가슴에 새길만한 덕담이라고 생각한다. 어른이 해주신 좋은 말씀대로 살다보면 저절로 복이 들어올 것 같다.


   

"모든 길흉화복은 사람에서 시작되어 사람으로 끝난다. 그래서 사람들과 어울려 잘 사는 것, 진정한 처세는 영원을 향해 이루어져야 한다. 당장 이익을 보기 위해 잔꾀를 부려 인맥을 만드는 것은 길게 보면 부질없는 짓이다. 처세는 인간에 대해 언제나 옿게 대한다는 뜻이다. 이익이 없어도 좋은 것이다. 그저 내가 인간에게 인간답게 대한다는 것이 내 운명에 좋은 것이다. 내가 항상 인간을 바르게 대하면, 이는 하늘이 다 보고 있다." (197p)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 것을 걱정하지 말고,

내가 남을 못 알아보는 것을 걱정하라."

不患人之不己和   患不和人也


"말할 사람과 말을 하지 않는 것은 사람을 잃어버리는 것이요,

말하지 않을 사람과 말을 하는 것은 말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군자는 사람도 말도 잃지 않는다."

可與言而不與之言失人,

不可與言而與之言失言也,

知者不失人, 亦不失言.


<내 인생에 좋은 운명을 끌어당기기 위한 10가지 지침>

1. 운은 바람처럼 들어오고 전기처럼 통한다.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나야 좋은 운도 트인다.

2. 강한 사람이 착한 사람보다 위대하다. 강한 사람은 스스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이다.

3. 운이 좋아지길 바라는 마음을 가지고 운에 신경을 써라. 하늘의 복을 담는 좋은 그릇이 되어야겠다고 결심하라.

4. 크든 작든 운이 들어올 통로, 운의 가능성을 항상 열어두어라. 복권을 사는 것도 좋다.

5. 경건한 마음과 강렬한 소원은 좋은 운을 이끌어준다. 매사에 몸가짐이 중요하다.

6. 밥이든 차든, 남에게 얻어먹지 말고 먼저 베풀어라. 공짜를 바라지 말고, 먼저 주는 자가 먼저 이긴다는 사실을 잊지 마라.

7. 언제 어디서나 자신이 낼 수 있는 가장 좋은 목소리를 내도록 노력하라. 목소리가 그 사람의 운명이다.

8. 나 자신에 대해 많이 알면 알수록 운을 잘 경영할 수 있다.

9. 강한 운은 거대한 흐름이기 때문에 오랜 세월 동안 조금씩 만들어진다. 조급하게 생각하지 마라. 발전의 단계, 도약의 시기에는 사건 사고가 많은 법이다.

변화의 시기에는 무조건 겸손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10. 조직의 운은 대표자의 격조와 임원의 경건함에 달려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상상 라디오
이토 세이코 지음, 권남희 옮김 / 영림카디널 / 2015년 2월
평점 :
절판


사랑하는 사람을 갑작스러운 사고로 잃는다는 건 견디기 힘든 고통이다.

그런데 그러한 고통에 빠진 사람이 수백 명, 아니 수만 명이 된다면 고통이 거대한 파도처럼 밀려와 그 사회를 잠식해버릴지도 모른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침몰사고.

우리나라는 아직도 끝나지 않은 고통이 남아 있다. 누군가의 찢어지는 고통을 보면서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면 인간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더군다나 고통을 위로하지는 못할망정 비하하거나 왜곡한다면 그건 인간이 아닌 괴물이 아닐까. 여러가지 씁쓸한 뉴스 기사를 접하면서 우리 사회의 비극은 사고나 재해가 아닌 괴물의 탄생일지도 모르겠다.

<상상 라디오>는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초대형 쓰나미가 해변도시들을 덮치면서 후쿠시마현에 위치한 원전의 방사능 누출 사고까지 발생하여 사망자와 실종자가 2만여 명, 피난 주민이 33만 명에 이른 대참사에 대한 작은 위로의 이야기다.

일본 동북지역 어딘가에서 라디오 방송이 시작된다. DJ 아크라는 남자는 "안녕하세요. 상상 라디오입니다."라는 멘트로 시작하여 자신의 이야기, 청취자들의 사연 그리고 음악을 들려준다. 그는 누구이며 상상 라디오를 듣는 이들은 누구일까.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죽은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DJ 아크는 삼나무 꼭대기에서 휴대전화만으로 라디오 방송을 하고 있다. 가볍고 경쾌한 라디오 방송이지만 마음 한 켠이 아파온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지만 상상 라디오는 DJ 아크를 통해서 죽은 자들의 목소리를 전하고 있다. 그들은 사랑하는 사람들, 보고 싶은 사람들을 향하여 말하고 있다. 그들이 못다한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서.  DJ 아크 역시 자신의 아내와 딸에게 연락하려고 하지만 할 수 없다는 걸 깨닫게 된다. 죽은 자와 산 자의 경계, 그 어디쯤에서 정말 DJ 아크의 상상 라디오가 방송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죽음은 영원한 이별이라고 생각했는데 만약 상상으로라도 그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마음이 편해질 것 같다. 그저 먼 여행을 떠난 거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잘 지내지?"라는 물음에  "응, 잘 지내."라는 한 마디면 충분할 것 같다.

<상상 라디오>는 작은 위로다. 상상할 수 있는 사람에게만 들리는 작은 위로다. 그래서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들이 떠올랐던 것 같다. 아무도 그들이 겪는 고통을 대신해 줄 수 없다. 그저 곁에서 바라볼 뿐이다. 부디 그들의 고통이 조금은 줄어들었으면 하고 바랄 뿐이다.  DJ 아크는 세상을 떠난 사람들과 남아 있는 사람들 모두에게 슬픈 위로를 건넨다. 슬프지만 인정해야 할 현실을 결국에는 마주하게 된다. 그것이 삶인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