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이 담긴 시선으로 - 나에게 묻고 나에게 답한다
고도원 지음, 조성헌 그림 / 꿈꾸는책방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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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누군가의 성의없는 태도나 반응을 보면 '영혼없는~'이라는 표현을 한다. 진심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아무리 감추려고 해도 가식적인 모습은 티가 나게 마련인 것 같다.

<혼이 담긴 시선으로>는 '고도원의 아침편지'로 널리 알려진 고도원님의 에세이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를 고민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위해 쓴 글이다. 마흔아홉 살에 시작한 '고도원의 아침편지' 그리고 10여 년간 운영하고 있는 명상치유센터 '깊은산속옹달샘'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의 고민에 대하여 저자 자신의 이야기뿐 아니라 지혜로운 사람들의 말을 빌려 답해주고 있다. 혼이 담긴 시선으로 세상을 대하는 저자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매순간 깨어있는 동안 마음을 다하여 살기위해서 명상을 한다는 고도원님.

그때문인지 이 책을 읽는 내내 명상하는 느낌이 들었던 것 같다. 잠깐 멈춤.

인생의 고비에서 어찌할 바를 몰라 우왕좌왕하는 사람에게는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마음의 여유가 없을 때는 주변의 말들이 들리지 않는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결국은 스스로 깨닫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사람마다 살아온 모습은 달라도 힘들고 괴로운 순간을 견디고 나면 조금씩 성숙된 자신을 발견할 때가 있을 것이다. 물론 나이든다고 해서 철드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고도원님이 들려주는 이야기 속에는 연륜이 느껴진다. 겪어본 사람만이 해줄 수 있는 말의 힘이 있는 것 같다. 현재 많은 사람들에게 힘과 용기, 위로가 되어준다는 사실만으로도 좋은 삶의 표본인 것 같다.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만큼이나 멋진 인생이다. 문득 나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나의 인생은,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돌아보게 된다. 책에 나온 여러 이야기 중에서 나침반과 거울의 비유가 인상적이다. 인생의 방향을 제대로 보는 것과 진정한 자아를 볼 수 있는 것. 그것이 가능하다면 스스로에게 묻고 답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문제점은 스스로에게 질문할 여유조차 없다는 것이 아닐까.

이 책을 읽으면서 '잠깐 멈춤'의 시간을 가져본 것 같다. 명상하는 방법은 잘 모르지만 내게는 좋은 글을 읽는 시간이 편안하고 행복해지기 때문에 명상의 시간과도 같다. 다시 한 번 '혼이 담긴 시선'을 되새기며 오늘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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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다! 한국사 1 - 선사 시대부터 통일 신라.발해까지 재미있다! 한국사 1
구완회 지음, 김재희 그림 / 창비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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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사회 교과서가 새로 바뀌면서 한국사에 대한 관심이 더 많아졌습니다.

<재미있다! 한국사>는 교과서 내용에 충실한 초등 한국사 책입니다. 어린이를 위한 역사책 중에는 만화 형식이 많은 편인데 이 책은 등장인물이 등장하는 이야기 형식입니다. 요즘 출간되는 어린이책들은 알차고 유익한 내용을 재미있게 구성한 좋은 책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이 책도 제목처럼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잘 구성된 것 같습니다. 등장인물 중 답사반 대장 '구쌤'의 설명으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이제까지 본 역사책은 선사시대부터 시작해서 시대별로 역사적인 사건이나 인물들에 대해 알려주는 내용이었다면 <재미있다! 한국사>는 역사 현장을 직접 찾아가서 유물과 유적을 보면서 수업을 듣는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한국사 공부를 교과서에 나온 역사 지식을 외우는 거라고 생각하면 너무나 지루하고 재미가 없습니다. 아마 어른들 중에는 학창시절에 한국사를 암기과목으로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을 겁니다. 시험을 위해 달달 외웠던 지식들은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고, 한국사는 영 재미없는 과목으로만 기억하겠지요. 하지만 한 번이라고 역사 현장을 답사한 곳은 시간이 지나도 기억이 납니다. 특히 박물관에 가서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면 유물과 유적이 지닌 의미가 특별하게 와닿는 것 같습니다. 제대로 알아야 그 가치를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역사 공부의 중요성을 알려주고 싶다면 직접 역사 현장을 찾아가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예전에 문화답사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언젠가는 우리 아이들과도 함께 답사여행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만 아무래도 충분히 역사 공부를 하지 않은 답사는 그냥 여행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을 보면서 느낀 점은 한국사 공부를 위한 현장 수업 혹은 답사여행을 위한 좋은 준비가 되겠구나,라는 점입니다. 평상시에는 책을 통해 역사를 배우고, 방학에는 여러 박물관이나 유적지를 다닌다면 정말 즐겁게 역사를 배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책 속에는 강화역사박물관, 국립경주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 국립부여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뿐 아니라 서울 암사동 유적지나 몽촌토성, 불국사와 같은 유적지 등 다양한 답사 현장이 나옵니다. '구쌤'의 설명을 들으면서 사진이나 그림을 통해 역사적 자료를 볼 수 있어서 실제 수업을 받는 것 같습니다. 책을 통해 역사 현장 답사를 하며 한국사 공부를 한다는 점이 신선하고 재미있습니다. 똑같은 내용을 배우더라도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느냐에 따라서 결과는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기왕이면 재미있게, 즐겁게 공부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건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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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딱 걸렸어! 단비어린이 문학
이상권 지음, 박영미 그림 / 단비어린이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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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은 몰라요.

내 맘도 몰라주고......

같은 반 친구 때문에 속상해 우는 아이를 보면서 말없이 등만 토닥여줬습니다.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걔중에는 나와 잘 맞는 사람도 있지만 같이 있기 불편하고 싫은 사람도 있게 마련입니다.

그건 초등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이라고 해서 다르지는 않을 겁니다. 아직은 친구의 마음을 헤아려주기에는 서툴고 부족해서 서로 오해하고 싸우게 되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면 내 마음을 잘 표현하고 친구의 마음도 알 수 있을까요?

<너 딱 걸렸어!>는 3학년이 된 다솔이의 이야기입니다. 2학년 때 친했던 친구들이랑 다 헤어져서 속상하다고 투덜대는 다솔이에게 엄마는 엉뚱한 이야기를 꺼냅니다. 교회에 새로 온 박효진이라는 아이가 있는데 교통사고를 당해서 몸이 불편하니 많이 도와주라는 겁니다. 차 안에 아빠와 동생이 함께 있었는데 그 애 혼자만 살아남았으니 얼마나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았겠느냐고, 거기다가 몸까지 아파서 누군가 도와주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입니다.

다솔이는 지금껏 한 번도 몸이 불편한 아이를 도와준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없다고 말하고 싶지만 입이 굳어 버립니다.

그런데 다음날 학교에 가니 효진이가 같은 반이고, 담임 선생님은 효진이를 도울 사람을 뽑으라고 하십니다. 아무도 나서지 않는 가운데 다솔이는 자기도 모르게 불쑥 도우미로 나서게 됩니다. 다솔이를 보면서 문득 우리 아이를 떠올렸습니다. 착하게 살아야 된다는 말, 어른들은 너무나 쉽게 자주 합니다. 하지만 착한 어린이가 된다는 건 때로는 너무 힘들고 괴롭습니다. 하고 싶은 말도 참아야 하고, 하고 싶은 행동도 참아야 하니까요.

얼결에 효진이의 도우미가 된 다솔이는 착한 어린이 노릇을 하느라 몸까지 아프게 됩니다. 어른들이 말하는 착한 어린이가 되려면 장애를 가진 친구는 무조건 도와야 합니다. 정작 그 친구에게 도움이 필요한지 묻지도 않고 말이지요. 일방적으로 도움을 받는 일 혹은 도움을 주는 일이 과연 옳은 것일까요?

짧은 동화를 통해 아이들의 마음을 엿보게 됩니다. 효진이 때문에 속상하고 답답한 다솔이를 이해해주는 건 같은 반 친구 지우뿐입니다. 그래서 누구나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내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있으면 힘이 나고 즐겁습니다.

사연은 다르지만 우리 아이도 다솔이처럼 방법을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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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렇게 나이 들어간다 - 인지심리학으로 본 노화하는 몸, 뇌, 정신 그리고 마음
게리 크리스토퍼 지음, 오수원 옮김, 김채연 감수 / 이룸북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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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의식하는 순간, 스스로 나이 들었음을 인정하게 되는 것 같다.

우리는 어떻게 나이 들어야 할까?

<우리는 이렇게 나이 들어간다>라는 책 제목과 더불어, '인지심리학으로 본 노화하는 몸, 뇌, 정신 그리고 마음'이라는 부제에 이끌려 읽게 되었다.

이 책은 노화에 대한 과학적 연구 보고서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급격하게 고령화 추세로 접어들고 있다. 저자는 역사적, 사회적 측면에서 노화 연구의 당위성을 설명한다. 인지심리학자로서 노화가 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면서 체계적으로 노화 현상 자체에 대한 분석을 하고 있다. 노화에 따른 생물학적 변화, 기초 인지 과정과 인지 기능의 변화, 노화와 단기· 장기기억의 상관관계, 기억력에 대한 인식의 변화, 일상기능의 변화 등의 설명은 노화에 대한 개념을 정리할 수 있도록 해준다.

우리가 흔히 막연하게 인식하는 노화 현상을 다양한 연구 설계를 통해 설명하는 방식으로 매우 학술적인 접근법이다. 인지심리학 연구로서 노화를 심층적으로 탐색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노인의 인지기능을 평가하는 인지기능평가는 임상진료에서 이미 활용하고 있는 내용이며, 노인평가에 자주 쓰이는 접근법으로 유용한 자료가 될 수 있다.

사실 노화를 떠올릴 때 가장 큰 위험요소는 치매와 같은 노인 관련 질환일 것이다. 어쩌면 우리에게 노화는 나이 든다는 사실보다 노화로 인한 부정적인 변화들이 두려운 게 아닐까 싶다. 책에서는 신체적, 정신적, 인지적 측면에서 노화가 미치는 영향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노인의 정신질환, 퇴행성 신경질환, 신경발달장애 등 노화로 인한 극심한 장애를 적나라하게 확인할 수 있다. 노화는 개인의 문제이지만 노인 인구의 증가로 인해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닌 시급한 사회 문제로 바라봐야 할 것이다.

이 책에서는 단순히 노화 현상을 분석한 자료만을 제시하려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하지만 인지심리학적인 분석을 통해 노화를 설명함으로써 우리 삶에서 노화로 인한 변화 혹은 영향에 대해 알아보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노화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인지한다는 건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노화는 갑작스러운 사고가 아니며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어야 하는 삶의 과정이다. 그래서 노화 연구를 통해 수명 연장뿐 아니라 삶의 질적 향상을 꾀하고자 하는 것이다. 책에서는 '건강하게 나이드는 법'을 소개하고 있다. 나이 들면서 발생하는 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것은 의학 분야이고, 여기서는 긍정 심리학에 초점을 맞추어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회복탄력성과 같은 개념들을 알려주고 있다. 결국 우리가 원하는 것은 노화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여 인간다운 행복을 최대한 누리는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어떻게 나이 들어가야 할 지에 대한 질문이자 답일 것이다.

한 가지 궁금한 것은 인지심리학적 분석이나 연구가 아닌 저자 자신의 대답이다. 게리 크리스토퍼는 어떻게 나이 들어가고 있는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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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야 사람이다 - 사회심리에세이
이명수 지음 / 유리창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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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으로 언제어디서든 실시간 뉴스를 볼 수 있는 세상이다. 하지만 그 뉴스에 존재하지 않는 세상도 있다.

편집되어진 세상의 극히 일부분을 보면서, 우리는 '아, 세상이 이렇게 굴러가고 있구나.'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그래야 사람이다>는 한겨레신문에 실렸던 '이명수의 사람그물'이라는 칼럼을 모은 책이다. 그는 자신이 4년간 세상을 향해 소리친 내용에 대해서, '왜 쓰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청동거울을 보는 것 같다고 했다. 요즘은 자신의 말과 글에 책임을 지는 사람보다 아닌 사람을 찾기가 더 쉬운 것 같다. 지키지도 못할 말들을 쏟아내놓고도 도리어 뻔뻔하게 대놓고 말을 바꿔버리는 어이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무엇을 보고, 무엇을 말할 것인가, 그리고 우리는 무엇을 들어야 할까.

2008년 미네르바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던 인터넷 논객이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구속되었다가 104일 만에 무죄로 석방되었다.

2009년 6월 쌍용자동차는 2600여 명을 정리 해고했다. 이후 평택은 한국에서 자살률이 가장 높은 지역이 되었다. 쌍용차 해고노동자와 그들의 가족들까지 합치면 20명 넘는 이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거나 돌연사했다.

2010년 12월 한진중공업이 400명을 정리 해고했다. 노조가 반발하여 나흘간 농성을 벌였고, 2011년 1월 6일부터 민주노총 김진숙 지도위원이 크레인에서 고공농성에 들어갔다. 이후 시위 과정에서 경찰의 강압적인 최루액 진압이 문제가 되었고 20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2011년에는 지상파 방송 엠비시가 자사 진행자 및 고정출연자가 사회적 현안에 대해 발언할 경우 출연을 금지하도록 하는 이른바 '소셜테이너 출연 금지법'을 만들었다.

2012년 엠비시 '피디수첩'의 베테랑 작가 6명 전원이 해고됐다.

2013년 4월 중구청은 쌍용차 희생자 24명의 분향소가 있던 곳에 화단을 설치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침몰사고로 수학여행 가던 안산 단원고 학생을 비롯해 탑승객 476명 중 295명이 사망했다. 2014년 11월 11일 수색은 종료됐지만 9명은 생사가 확인되지 않았다. 지난 1년간 '세월호 특별법' 에 대한 진통은 계속되고 있다.

이미 지나간 일이라고 덮을 수 없는 일들이 있다. 몸에 생긴 상처도 흉터가 남는다. 하물며 마음에 난 상처는 오죽할까.

저자는 자신의 글을 '이웃', '분노', '함께', '불편'이라는 단어들로 묶어놓았다.

"어려울 때 손내밀어주는 사람, 이웃이다. 즐거울 때 함께 기뻐해주는 사람, 이웃이다. 우리는 서로 이웃이다. 그게 사람 사는 사회다.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시공간은 무의해졌다. 우리 모두는 이웃이다. 당신 곁에 내가 있다." (17p)

위에 나열된 사건들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은 늘 그들 곁에 있다. 눈물 흘리는 누군가의 손을 잡아주는 일, 그건 특별하거나 대단한 일이 아니다. 너만의 고통이 아니라 우리의 고통이라고 느끼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이웃이라는 걸 잊어버리는 순간, 철저히 외면하고 무관심해지는 게 아닐까 싶다. 요즘은 심각할 정도로 사람들이 주변 사람들에게 무관심하다. '함께 사는 사회'라는 인식 없이는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없다. 또한 분노할 일에 분노해야 한다. 분노하지 않는 것은 스스로 권리를 포기하는 것이다. 그래야 사람이라고. '사람'이라는 단어가 오늘따라 더욱 묵직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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