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속에는 내가 너무 많다 - 남보다 내가 더 어려운 이들을 위한 치유의 심리학
제럴드 J. 크리스먼.할 스트라우스 지음, 공민희 옮김 / 센추리원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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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마음대로 안 되는 내 마음은, 내 속에 내가 너무 많기 때문이 아니다. 어쩌면 자기자신을 '많다'라는 표현으로 헷갈리게 만드는 게 아닐까 싶다.

내 속의 나, 진짜 나를 제대로 알고 있다면 여러가지 상황에 따라 변하는 자신을 이해할 수 있고, 조절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이렇게 말하는 나 자신도 진짜 '나'라는 존재에 대해서 가끔 헷갈릴 때가 있다. 하지만 '나'라는 존재에 대해 완벽히 모른다는 걸 인정하면 모든 게 쉬워진다.

매일 매 순간, 현실의 나를 직시하고 있는 그대로를 사랑할 수 있다면 우리 삶의 많은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을 것 같다.

중요한 건 완벽하지 않은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느냐의 문제일 것이다.

이 책은 정신의학 분야 중에서 특히 경계성 성격 장애(BPD =borderline personality disorder)의 최고 권위자로 알려진 제럴드 J. 크리스먼 박사가 저술한 것이다.

​<내 속에는 내가 너무 많다>의 원제는 < I HATE YOU, DON’T LEAVE ME>이다. 경계성 성격 장애가 무엇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네가 미워, 날 떠나지마" 라는 말을 들었다면 무슨 뜻인지 어리둥절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순간 그 말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경계성 성격 장애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브레이크 없는 감정의 롤러코스터'가 아닐까 싶다. 극단적인 모습이 마치 해리 장애, 즉 다중인격과 흡사해보인다. 전문가 입장에서도 경계성 성격 장애와 다른 정신질환과의 구분이 쉽지는 않다고 한다. 일반적인 신경증에서부터 불안 장애, 충동이나 중독 증세, 주의력결핍장애(ADHD)와 같은 발달 장애, 우울증이나 조울증, 정신분열증으로 위장되거나 관련된 경우들이 많을 정도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정신적 장애가 바로 경계성 성격 장애라고 한다.

초판본은 1989년 출간되었고 이후 20년이 지나 업데이트 된 개정판이 이 책이다.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경계성 성격 장애(BPD)를 앓는 사람들이 많고, BPD에 대한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 또한 많다는 것이 우리가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일 것이다. 이 책만으로 일반인이 함부로 BPD를 진단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자기 자신에 대해서 파악할 수 있는 지침 혹은 기준은 될 수 있을 것이다. 책에 소개된 BPD 사례는 다소 심해 보이지만 누구나 어느 정도 경계인의 특성을 가졌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우리는 이미 경계성 사회에 살고 있다."

"모든 행복한 가족은 서로 닮아 있다. 모든 불행한 가족은 자신만의 이유로 불행하다." - 레프 톨스토이, 『안나 카레니나』중에서. (151P)

어쩌면 이 책을 통해 우리 스스로 경계인이라는 사실을 자각하는 것이 긍정적인 변화의 시작일지도 모른다. 어떻게 건강한 자아를 되찾을 수 있는지를 알고 노력한다면 더이상 감정의 롤로코스터에 휘둘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 삶의 균형점을 찾기 위해서 우리가 할 일은 먼저 '나를 사랑하자!'는 것이다.

<내 속에는 내가 너무 많다​>라는 책 제목보다 <네가 미워, 날 떠나지마>라는 원제에 더 끌린 이유가 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YOU라는 존재를 친구, 애인, 배우자 등 타인이라고 생각했는데 다 읽고나니 YOU는 결국 ME라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인간이 심리적 문제를 겪거나 정신적 장애를 앓는 건 자신을 미워하고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극단적으로 자아를 분리시키고 스스로를 놓아버리는 것이다. 가끔 자신이 싫어지고 미울 때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순간에도 스스로를 꽉 붙잡자. 나 자신이 나를 사랑하는 한, 그 어떤 시련도 이겨내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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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뇌와의 대화 - 하버드 의대교수 앨런 로퍼의
앨런 로퍼 & 브라이언 버렐 지음, 이유경 옮김 / 처음북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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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의 메디컬 드라마를 본 것 같다.

앨런 로퍼가 들려주는 병원 이야기는 생생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그 자신이 하버드 의대 교수이며 보스톤에 있는 브리검 여성병원 레이먼드아담스신경과학부 최고 임상의이기 때문에 신경과 전문의가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떤 환자들을 치료하는지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것이다.

한 번이라도 병원에 입원을 해봤던 사람이라면 병원에 대한 이야기가 썩 유쾌한 주제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일반인들에게 궁금한 것 또한 병원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두뇌와의 대화>는 다양한 신경과 질환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의사 입장에서 쓴 다른 책과 비교하자면 꽤 인간적인 느낌이 든다. 병원에서는 신과 같은 존재인 의사가 자신의 실수나 약점을 스스럼없이 이야기한다는 것이 흔한 일은 아닐 것이다. 그는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지 않는다. 의사로서 가능한 범위 내에서 치료할 수 있는 것만을 할뿐이다. 가끔은 상황에 맞지 않는 농담으로 주위를 썰렁하게 하는 모습이 어쩐지 친근하게 느껴진다. 병원이라는 곳은 아픈 환자들이 있기 때문에 유쾌하고 즐거운 상황보다는 긴장감이 흐를 때가 더 많다. 그런 긴장과 불안을 풀어주면서 최상의 치료를 해준다면 환자로서 그보다 더 나은 환경은 없을 것이다.

실제 환자들이 입원하고 치료받는 내용들을 굉장히 사실적으로 묘사한 것이 인상적이다. 일반인들은 발작이나 착란과 같은 환자의 증상만으로는 어떤 상태인지 짐작할 수 없다. 그러나 병원을 들어선 순간, 신경과적 검사를 통해서 정신병과 신경과적 증상을 가려내고, 꾀병까지 알아낸다. 물론 치료는 훌륭했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도 있다. 모든 환자가 완벽하게 원래의 건강한 상태로 회복되기를 원하지만 병원의 의사들이 전지전능의 신이 될 수는 없다. 그래서 긴급을 요하는 환자의 경우에도 환자 자신이 치료를 원하지 않으면 의사는 아무런 손을 쓸 수가 없다. 반대로 의사를 믿고 치료를 받았지만 환자가 마치 실험의 도구로 활용되는 부당한 경우도 생기는 것이다. 무엇이 옳고 그르다고 주장할 수 없다. 병원은 건강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이 세상과는 전혀 다른 세상인 것 같다. 우리는 누구나 살다보면 환자가 될 수 있고, 병원이라는 세상에서는 특정 질환을 가진 환자일뿐이다. 특히 신경과 환자의 경우는 뇌의 손상이 영구적인 손상으로 이어지는 치명적인 질환이 많기 때문에 그러한 질환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알츠하이머 치매, 파킨슨병, 루게릭병 등등. 비록 책으로 본 단편적인 내용들이지만 신경과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를 아주 조금은 알 수 있는 기회였던 것 같다. 만약 저 환자였다면, 혹은 저 환자의 가족이었다면 어떤 심정이었을까,라는 상상은 평소에 거의 해본 적이 없다. 일부러 안 좋은 상황에 대한 상상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만큼은 막연한 두려움을 접고 신경과 의사의 객관적인 시각으로 병원을 바라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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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유럽 컬러링북 - 그리스부터 프랑스까지 나만의 힐링 트래블
이수현 지음 / 참돌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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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나라를 여행한다면 어떤 기분일까.

요즘은 여행을 주제로 한 TV프로그램이 많다보니 비록 화면으로 만나는 세상이지만 아름다운 이국 풍경에 빠져들게 된다.

이국의 풍경들은 일상에서 늘 보던 것과는 전혀 다른, 낯설기때문에 마음을 더욱 설레게 만드는 특별함이 있는 것 같다.

<꽃보다 유럽 컬러링북>은 그리스부터 프랑스까지의 풍경, 소품, 음식 등등 아기자기한 그림들로 가득한 컬러링북이다.

주제는 그리스부터 프랑스로 되어있지만 평범한 풍경 일러스트가 아니라 예쁘고 귀여운 느낌의 다양한 아이템들이 많아서 소녀풍의 다이어리가 연상된다.

원래 '그리스' 하면 떠오르는 장소가 광고로 더 유명해진 산토리니 섬일 것이다. 역시나 이 책의 표지는 산토리니 이아마을에서 바라본 푸르른 바다 풍경으로 되어 있다.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그리스에 대한 로망이랄까, 환상이 있어서 그런지 책 표지를 보자마자 반했던 것 같다. 동화 같은 느낌을 풍기는 그림을 보면서 사진이나 영상으로 보는 그리스만큼이나 좋았던 것 같다. 컬러링북은 기본선으로 그려진 밑그림이 있어서 하얀 여백을 색으로 채워가는 책이다. 그러니까 미완성의 그림을 내 손으로 색칠하여 완성하는 기쁨 혹은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색칠하는 행위 자체가 아주 어릴 때 이후에는 거의 없었기 때문에 어른들의 경우는 새롭게 느껴지는 것 같다.

근래에는 컬러링북이 힐링을 위한 방법으로 많이 소개되어 유행이 된 것 같다. 나 역시 컬러링북 덕분에 색연필을 새로 구입할 정도로 의욕을 가졌기 때문에 이미 컬러링북 매력에 빠졌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다양한 형식의 컬러링북을 만날 때마다 무척 반갑고 설렌다. 직접 여행을 떠날 수는 없지만 컬러링북에 그려진 여러 나라를 색칠하면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된다. 적어도 색연필로 색칠을 하는 순간 만큼은 어린아이로 돌아간 것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색칠에 몰입할 수 있는 것 같다. 특히 색연필이 종이에 닿아 쓱싹쓱싹 닿으면서 느껴지는 질감이 꽤 기분 좋다. 단순하게 색칠하는 일. 직접 해보지 않고는 그 매력을 모를 것이다. 나만을 위한 힐링으로 <꽃보다 유럽 컬러링북>.

컬러링북의 매력을 아직 모르는 사람들이라면 자신이 좋아하는 주제의 컬러링북으로 도전해보기를 추천한다.

꽃보다 남자, 꽃보다 할배, 꽃보다 유럽 등등. 자신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그 무언가를 위한 수식어로는 역시 '꽃보다 ~'만한 게 없는 것 같다. 그 무엇이든지 이 순간을 꽃보다 아름답게 살기를 희망하며 나만의 색을 칠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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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집중력 혁명 - 일과 삶의 모든 것을 결정하는 1% 차이
에드워드 할로웰 지음, 박선령 옮김 / 토네이도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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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저히 한 가지 일에 집중이 안 될 때, 뭔가 불안한 기분이 든다.

내 머릿속을 뒤죽박죽 흐트러뜨리는 건 무엇일까?

집중력이 떨어지면 기억력도 떨어지고 순식간에 무능력자로 전락된 것 같아 속상해진다.

<하버드 집중력혁명>이라는 책 제목을 보자마자, '집중력'이라는 단어에 꽂혔던 것 같다. 역시나 제대로 선택했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 에드워드 할로웰은 하버드 의대 교수로서, '주의력 결핍치료'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가이다. '주의력 결핍 성향 (attention deficit trait, ADT)'이라는 용어를 처음 만든 장본인이다. 원래 이 책의 제목은 [집중력을 되찾자(Driven to Distraction)]이며, 주의력 결핍 성향 ADT 유형 6가지를 사례로 보여주면서 문제 해결의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집중력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이 이토록 크다는 걸 미처 몰랐다. 어쩌면 스마트폰이나 SNS와 같은 빠르고 다양한 변화에 익숙해져서 스스로 집중력을 잃었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했던 게 아닌가 싶다.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현대인들의 모습은 주의력 결핍 성향, 즉 ADT의 단편적인 사례인 것 같다. 책에서는 좀더 심각한 사례들이 나온다. ADT 사례라는 걸 잠시 잊을 만큼 복합적인 심리문제까지 포함되어 있어서 그 상황 속에 빠져들게 되는 것 같다. 화면중독에 빠진 레스, 멀티태스커이자 거절하지 못하는 진, 생각이 사방으로 튀는 애슐리, 사람을 믿지 못하고 지나치게 걱정이 많은 잭, 자기 자신보다 남을 더 돕고자 하는 ADT 유형인 메리, ADHD를 앓고 있는 샤론의 사례를 통해 다양한 문제상황을 접할 수 있다.

우선 ADT는 ADHD와는 다르다고 한다. ADHD는 유전적 소인이 있지만 ADT는 현대인들이 앓는 유행병이라고 불릴 정도로 주변 상황으로 인해 발생되는 증상으로 봐야 한다. 누구나 ADT 증상을 겪을 수 있다. 그래서 ADT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것이 집중력을 회복하는 첫걸음이다.

그 다음으로 흥미로운 건 ADHD에 관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ADHD를 앓는다고 하면 산만하게 뛰어다니는 남자아이들을 떠올리게 되는데 실제로는 샤론의 경우처럼 ADHD라는 것을 전혀 모르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한다. 계획 세우기가 어렵다거나 충동적이고 시간을 엄수하지 못하는 경우, 꾸물거리면서 일을 미루다가 최대한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는 마감일에 급박하게 하는 것을 좋아하는 경우, 상상력이 풍부한 반면 일을 완수하는 능력이 부족한 경우 등이 ADHD를 앓는 사람의 성향이라고 한다.

사실 ADHD 진단을 받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 ADHD의 본질을 제대로 알게 된 것 같다. ADHD는 주의력이 부족하다기보다 생각이 종잡을 수 없이 헤매다니는 경향이 있고, 성인의 경우는 장애라기보다 성격적인 특성에 가깝다. 따라서 제대로 치료만 잘 받는다면 엄청난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 자신의 상태가 의심스럽다면 전문가를 만나기에 앞서 자기 안의 집중력을 회복하는 다음의 6가지 방법을 실천해보자.

수면, 영양섭취, 운동, 명상, 인지 자극, 긍정적인 인간관계.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방법이라고 우습게 볼 것이 아니라, 그 방법을 일상에서 제대로 실행하고 있느냐가 핵심이다. 이 6가지를 모두 지킨다면 가장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집중력을 회복하고 싶다면 자신의 약점이 아닌 강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어떤 랍비의 말대로 "행복은 자기가 원하는 걸 손에 넣는 게 아니라 지금 가지고 있는 걸 원하는 것이다." (273P) 이제부터 자신의 에너지를 관리하기 위해 자기만의 개인적인 생활리듬을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거기에 맞춰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책에서는 이 모든 과정을 체계, 즉 계획, 일정, 목표의 우선순위를 정해놓음으로써 자신이 이길 수 있는 위치에서 최선의 자아가 원하는 일을 하도록 만든다고 설명한다. 사람마다 자신에게 적절한 체계를 만들어 자신의 몸과 뇌의 주인이 된다는 건 굉장히 멋진 일이다. 최상의 체계는 자신이 직접 고안한 체계라는 걸 기억하자. 마지막으로 에드워드 할로웰 박사는 축소, 위임, 삭제를 기억하라고 말한다. 삶을 단순화할수록 체계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는 뜻이다.

삶을 단순화시켜라! 그래야 정말 자신이 좋아하는 일, 행복을 느끼는 대상에게 몰입할 수 있으니까. 마지막 조언은 뭔가 짜릿하고 흥분된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실은 아무것도 알지 못했던, 평범한 진리의 위대함을 발견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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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안아주면 좋겠다 - 위로받고 싶어도 혼자 견디는 나를 위해
임에스더 글.사진, 서인선 그림 / 추수밭(청림출판)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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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꼬옥 안아주는 것.

<나도 안아주면 좋겠다>라는 책을 보는 것.

두 가지는 참 비슷한 것 같다. 포옹하는 동안의 물리적 시간은 짧지만 심리적 시간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어떤 느낌, 어떤 생각이 드는지......

앙증맞은 크기의 책이 표지까지 병아리 빛깔이다. 따뜻하고 화사한 느낌 때문에 노랑색은 위로의 색이 된 것 같다.

서른과 마흔 사이를 살고 있는 임에스더라는 사람의 일상 이야기가 사진과 함께 담겨있다.

대학에서 파이프오르간을 전공하고 독일로 유학을 다녀온 음악인이면서 글쓰기와 사진 찍는 일을 사랑하는 사람.

에스더라는 이름이 '별'이라는 뜻이 있는데 남자친구의 왼쪽 발등에 이미 별 그림 타투가 있었다는 사실.

결국 운명에 이끌리듯 결혼했고 곁에는 두 사람을 닮은 예쁜 소년이 늘 함께 하는 사람.

장미, 백합, 달리아보다 유칼립투스를 좋아하는 사람.

유칼립투스의 향에 매료되어 유칼립투스를 말리고 그 향을 저장하는 자기만의 비법을 알고 있는 사람.

버릇처럼 회색 옷을 사는 사람. 화려하지 않지만 촌스럽지 않은 회색. 튀지 않고 특별하지 않아도 행복한 사람.​

사진이 시간을 붙잡아두는 일이라면, 글쓰기는 마음을 붙잡아두는 일이라고 말하는 사람.

이 책을 보면서 한 사람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된 것 같다. 그녀의 일상이 잔잔하고 평화롭게 느껴진다.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이 곁에 있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 수 있다는 건 참으로 멋진 일이다. 정갈하게 차려진 식탁을 보는 듯하다. 모든 것이 제자리에 가지런히 놓인 식탁의 풍경처럼 완벽해보인다. 그래서 '위로받고 싶어도 혼자 견디는 나'를 발견하지는 못했다. 오히려 예쁘게, 아름답게 오늘을 살고 있는 한 사람을 만난 것 같다. 위로받아야 할 사람은 그녀가 아니라 이 책을 읽고 있는 나였구나라는 걸 자각하게 된다. 지극히 작고 사소한 일을 희망하며 산다는 그녀의 마지막 말은 "모두의 마음에 위로가 필요한 해였다."라는 것이다.

눈물을 흘리는 누군가에게 휴지를 건네거나 축 쳐진 누군가의 어깨를 토닥여주는 일, 그리고 꼬옥 안아주는 일은 작고 사소하지만 받는 사람에게는 큰 힘이 된다. 서로에게 위로가 되어줄 수 있다는 건 더이상 혼자가 아니라는 뜻이다. 함께, 더불어 산다는 걸 깨닫게 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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