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김선현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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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 그림은 구스타프 클림트의 <오버외스터라이히의 농가>입니다.

햇빛에 반짝이는 초록 잎사귀들이 마치 커다란 지붕처럼 느껴집니다. 양쪽에 보이는 나무는 든든한 기둥처럼 보입니다. 정중앙에 보이는 나무판자집이 소박하면서도 아늑해보입니다. 땅에는 온통 푸릇푸릇한 풀들과 꽃들이 만발합니다. 숲 속 작은 집. 왠지 풀내음과 꽃향기가 진동할 것 같습니다. 위를 올려다보면 맑고 파란 하늘이 펼쳐진 화창한 오후의 풍경인 것 같습니다. 이 책 속 그림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듭니다. 자연 속에 있는 나를 상상하니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누구나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는 나만의 트라우마를 그림으로 해소하는 힐링북입니다.

저자는 20년간 임상에서 그림으로 트라우마를 치료했던 경험을 토대로 하여 트라우마 치유에 효과적인 그림과 함께 심리학적 설명을 해줍니다.

그다음은 '나에게 보내는 편지 첫번째'에서 다음의 질문이 주어집니다. 자신의 내면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해보는 것입니다.

스트레스 상황에 처하면 나의 감정은 어떠한가?

만약 나의 감정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무시할 때가 많다면 그 상황을 묘사해보라.

소되지 못한 여러 감정이 뒤섞여 있는 나의 모습을 적어보자.

최근 나에게 가장 큰 스트레스를 준 상황을 떠올리며 당시 나의 감정을 그림으로 그려라.

이 책의 구성은 트라우마 치유를 위한 5단계로 되어 있습니다. < 받아들이기 - 이해하기 - 변화하기 - 구체화하기 - 극복하기 >

그냥 말로는 자신의 트라우마를 드러내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긍정적인 메시지를 주는 명화를 보면서 그림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여 스스로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그림은 잘 그릴 필요가 없습니다. 그리기 소질이 전혀 없어도 괜찮습니다. 마음가는대로 그리는 것이 핵심입니다. 가면을 벗고 있는 그대로의 내면을 만나기 위함입니다. 자신의 마음 상태를 그림으로 그리면 좀더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각 질문의 답을 적는 것이 어떤 시험문제보다 어려운 것 같습니다. 평상시에 감정 표현을 잘 안하고 스트레스를 참으며 지냈던 것 같습니다. 스트레스 상황에 대한 이미지가 불화산처럼 그려졌는데 쭉 다음 단계로 진행하다보니 '나에게 보내는 편지 아홉번째'에서 '내 마음이 화산이라면 이렇게 터지겠지?'라고 묘사하고 그려보는 부분이 나옵니다. 확 터져버린 화산을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뭔가 속이 후련해지는 느낌입니다.

마음의 상처, 불안, 두려움, 고통을 심하게 겪게 되면 자신의 내면을 제대로 바라볼 수 없습니다. 하지만 마주하기 힘들다고 해서 아닌 척 외면하거나 감춰버리면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요인이 됩니다. 정말 심각한 경우는 전문가의 상담 치료가 필요하겠지만 경미한 경우라면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림의 힘은 놀라운 것 같습니다. 아픔을 가만히 안아주며 위로해주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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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숲으로 와준다면
김용규 지음 / 그책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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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김용규님을 이 책을 통해 처음 만납니다.

<당신이 숲으로 와준다면>이라는 책 제목을 보고 왠지 제가 숲으로 초대받은 기분이 들어 설렜습니다. 숲 속 친구의 초대?

제게 있어서 숲은 휴식의 공간입니다. 그래서 이 책을 펼치면 싱그런 숲의 향기를 맡을 수 있을거라는 기대를 품었습니다. 너무 감상적이었나 봅니다.

무작정 펼쳐든 책 속에서 숲이 아닌 숲 속에 살고 있는 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 사람은 자신이 살아낸 시간을, 뙤약볕과 세찬 비바람 속에서도 치열하게 자신을 피워낸 여름날의 꽃과 같다고 말합니다. 힘겹게 자신의 열망을 드러내는 여름꽃이라고. 아, 그렇구나. 누군가에게는 여름꽃이 피어있는 그 순간이 아니라 그 꽃을 피우기까지의 과정이 보이는구나.

여우숲에 자리한 작은 오두막 '백오산방'을 지은 것이 2008년. 숲으로 스며든 세월이 10년이라고 합니다.

농부로 사는 즐거움을 꿈꾸며 혼자 귀농하였지만 농사일보다는 숲학교를 짓고 강연하러 외부로 나가는 일이 더 많아서, 지금은 숲 바닥에 명이나물 농사를 짓는답니다.

꿈은 농부지만 현실에선 숲 속에 사는 철학자, 작가로 살고 있나봅니다.

그래서일까요?

막연히 상상했던 숲 속의 삶과는 전혀 다른 삶이 펼쳐집니다. 잠시 머물러 쉬는 숲은 고요하고 평화로워보이지만 일상이 된 숲은 하루하루가 만만치 않습니다. 도시에서 누리던 편리함이 익숙한 사람이라면 투덜투덜 불만이 터질 일들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그러니 귀농을 꿈꾼다며 상담을 해오는 사람들도 쉽게 도시를 떠나지 못하는 이유일테지요. 중요한 건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이 무엇이냐는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마다 원하는 삶의 모습이 다르게 보일 수는 있지만 결국은 진짜 자기 인생을 사는 것이 삶의 목표가 아닐까 싶습니다.

숲은 수많은 생명들과 내 삶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숲을 가슴으로 느끼는 것이 참된 교육이라는 것.

당장 도시를 떠나 숲에서 살 수 없다고 해도 숲학교, 숲유치원이 많아져서 많은 사람들이 숲에서 마음껏 놀고 배울 수 있으면 참 좋겠습니다. 숲은 사람을 키우고 삶의 비밀을 가르쳐준다는 걸. 자연을 삶의 스승으로 삼으면 숲은 그 자체로 학교가 된다는 걸. 저도 누군가의 얘기로만 듣는 게 아니라 직접 체험해보고 싶습니다. 하루하루 바쁘게 사는 삶, 뭐가 그리 급하다고 서둘렀는지... 산다는 건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는 누군가의 말처럼 가끔은 멈춰서서 자신의 길을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숲으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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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의 시대 - 세상이 수상해지면 출몰하는 오래된 미디어
마츠다 미사 지음, 이수형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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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의 시대>는 사회학자가 바라보는 '소문의 정체', 즉 '소문과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연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선, '소문'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생각이 먼저 떠오르나요?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뭔가 흥미를 자극하는 내용들을 상상하지 않을까요?

소문이 삽시간에 퍼지려면 그만큼 대중에게 영향을 미칠만한 혹은 관심을 끌 만한 내용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소문은 소문일뿐...구체적인 근거가 없거나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힘들기 때문에 정말 그럴싸한 소문일지라도 나중에 책임 여부를 따지기가 애매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가장 오래된 미디어'로서 소문의 진상을 파악하는 것을 일차적 목적이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역사 속 다양한 소문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세상이 수상해지면 출몰하는 수상한 이야기부터 정말 그럴듯한 이야기로 변신한 소문, 대중문화의 한 영역이 된 소문, 사람과 사람을 잇는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소문, 그리고 최근 인터넷이라는 미디어를 통해 진화하는 소문까지 차례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주로 일본에서 널리 퍼졌던 소문들이 사례로 나오는데 우리나라의 경우라고 해도 별 무리가 없을 정도로 유사한 것들이 있습니다. 특히 기괴한 도시전설은 일본에서 한국으로 퍼진 소문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비슷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소문조차도 시대 흐름에 따른 변화를 맞이 하였다는 사실입니다.

소문이 인터넷이라는 미디어와 스마트폰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너무나 빠르고 광범위하게 확산될 수 있다는 겁니다.

우리나라에서도 SNS 도입 초창기에 지극히 개인적인 내용들을 함부로 올렸다가 뒤늦게 문제가 되어 사회적 이슈가 된 적이 있습니다. 자신이 쓴 글을 지웠다고 해도 다른 누군가가 쉽게 퍼갈 수 있기 때문에 그 흔적들은 어딘가에 남을 수 있습니다. 어떤 연예인은 연습생 시절에 무심코 남긴 글이 나중에 스타가 된 후에 문제가 되어 활동을 그만두기도 하고,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을 올렸다가 대중의 공분을 사서 공개사과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인터넷 이전 시대였다면 이미 지나간 일로 묻혔을 일들이 인터넷 세상에서는 모두 증거로 남게 된 겁니다. 그래서 '잊혀질 권리'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게 됩니다. 이러한 혼란기를 겪고난 뒤로는 SNS가 사적 공간이 아닌 공적 공간임을 인식하게 된 것 같습니다.

또한 아직까지도 가장 강력한 소문의 진상지는 대중 미디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신문이나 방송 등에 나온 뉴스는 인터넷보다는 더 신뢰성이 높기 때문에 일개 소문이 확실한 정보로 둔갑하기도 합니다. 불확실하고 잘못된 정보에 의존하여 사람들의 행동으로 만들어지는 것을 '풍평피해'라고 합니다. 어떤 내용이 대중 미디어를 통해 보도된 후에 많은 사람들이 어떤 행동을 한 결과 경제적 피해가 생겼다면 그 원인은 보도 때문입니다.

따라서 미디어를 단순히 편리한 도구로 여겨서는 안 될 것입니다. 미디어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성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을 항상 의식하며 다룰 필요가 있습니다.

저자는 소문에 대처하기 위해 필요한 덕목을 '애매함에 대한 내성'이라고 말합니다. 바로 이것이 이 책의 최종 목적이 아닐까 싶습니다. 애매함에 대한 내성을 갖는다는 건 애매함을 피하려고 성급한 결론을 내릴 것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정보를 통해서 애매함을 조금씩 줄여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추측이나 섣부른 판단과 같은 애매함을 아무런 비판없이 받아들이지 말자는 뜻입니다. 자기자신이 풍평피해의 피해자일 수 있다는 경각심이 풍평피해를 예방하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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뺑덕의 눈물 -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 우수상 수상작 시공 청소년 문학
정해왕 지음 / 시공사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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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고전 소설 <심청전> 이야기를 알고 있나요?

심청이라는 이름 앞에 항상 '효녀'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심청이의 행동은 '효' 그 자체입니다. 하지만 심청전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부모님께 효를 다하라는 교훈을 주기 위해서 너무나 억지스러운 설정을 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습니다. 그건 심 봉사가 자신의 눈을 뜨기 위해서 공양미 삼백 석을 시주한다는 무모한 약속을 하는 부분 때문입니다. 아무리 눈을 뜨고 싶다해도 어떻게 그런 엄청난 약속을 냉큼 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어린 딸은 눈 먼 아비를 봉양하느라 모든 걸 희생하는데 아비의 행동은 너무나 부끄럽기 짝이 없습니다.

<뺑덕의 눈물>은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던 <심청전>에 기발한 상상력을 발휘하여 좀더 실감나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당연히 용궁이나 연꽃 속에 숨은 심청이는 나오질 않습니다. 그보다는 나쁜 여자의 대표격인 뺑덕어멈에게 주목합니다. 아무도 궁금해 하지 않았던 뺑덕어멈의 사연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인물인 뺑덕이 주인공이 됩니다.

뺑덕의 본디 이름은 '병덕'으로 아버지 조태봉은 뛰어난 역관이었습니다. 하지만 역적으로 몰리는 바람에 큰 아들 병욱과 함께 붙잡혀가 목숨을 잃습니다. 다행히 병덕과 어머니는 외가에 갔다가 목숨을 건지고 도망치는 신세가 됩니다. 멀리 황주 도화동에 이르러 병덕의 어머니는 병덕에게 앞으로는 '뺑덕'이라는 이름으로 살면서 무지렁이, 벙어리로 자신을 숨기라고 합니다. 어머니 역시 무지렁이 아낙네로 살면서 도화동 마을에 정착하게 됩니다. 뺑덕은 간간이 어머니의 심부름을 하다가 동네 아이들에게 벙어리라고 놀림을 받는데 그 때 심청이가 나타나 뺑덕을 도와줍니다. 앞 못보는 아비를 생각해서인지 벙어리 뺑덕이 가엾다 느꼈던 겁니다. 뺑덕은 심청을 처음 본 순간 반해버립니다.

그다음 뺑덕과 심청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뺑덕의 눈물>이라는 책 제목에서 짐작했겠지만 이 이야기의 결말은 이루지 못한 슬픈 사랑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뺑덕과 심청의 러브 스토리라기 보다는 현실적인 인물 뺑덕을 통해서 한 인간으로서의 심청을 새롭게 그려낸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원작에서는 뺑덕 어멈을 그냥 나쁜 여자로만 그려내지만 이 소설에서는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에 대해 납득할 만한 사연을 들려줍니다. 살다보면 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순응해야 할 운명이 있습니다. 뺑덕은 악착같이 살아남았지만 가슴에 품은 사랑은 이루지 못합니다. 마지막에 처녀소리꾼이 들려주는 한 편의 이야기를 통해서 뺑덕은 자신의 가슴 속 한(恨)을 절절하게 풀어냅니다. 모든 게 한낱 꿈이었기를 바라면서.

고전소설 <심청전>이 현대판으로 새롭게 각색되어 전혀 다른 매력의 <뺑덕전>을 만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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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할머니와 함께 요리를 - 토스카나에서 시칠리아까지, 슬로푸드 레시피와 인생 이야기
제시카 서루 지음, 정지호 옮김 / 푸른숲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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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TV프로그램 <한국인의 밥상>을 보았습니다.

우리나라의 각 지역을 다니면서 그곳만의 음식과 문화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라고 합니다.

여느 음식프로그램과는 달리 억지스런 음식맛 평가나 꾸민 듯한 모습이 없어서 좋았습니다.

그냥 그 지역에 살고 있는 분들이 일상적으로 만들어 먹는 음식을 보여주기 때문에 투박하지만 자연스러웠습니다.

정말 이것이 한국인의 밥상이구나, 참으로 소중한 밥상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탈리아 할머니와 함께 요리를>이라는 책을 보면서 <한국인의 밥상>과 같은 포근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자는 미국의 유명 셰프 제시카 서루입니다. 그녀는 이탈리아를 여행하면서 12명의 할머니를 만나 함께 요리한 이탈리아 전통 슬로푸드 레시피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단순한 요리책이 아니라 여성과 음식, 경청에 관한 이야기책입니다.

제시카 서루는 어린 시절에 식이요법과 약초로 병이 완치된 경험 때문에 웰빙, 치유에 중점을 둔 요리연구가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녀가 주목한 것이 슬로푸드입니다.

이탈리아는 음식의 전통을 매우 가치있게 여기며 부엌 식탁을 중심으로 가족, 지역, 국가의 문화가 형성된 국가라고 합니다. 대표적인 슬로푸드라고 할 수 있는 이탈리아 음식 레시피를 배우기 위해 무작정 이탈리아로 떠난 그녀는 열두 명의 할머니를 만나면서 음식 레시피뿐 아니라 인생 레시피까지 얻은 것 같습니다.

음식이란 참으로 많은 것을 담아내는 것 같습니다. 이탈리아를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데 이 책에 소개된 이탈리아 음식을 보면서 그들의 삶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녀는 할머니들의 요리를 지켜보거나 함께 거들면서 음식을 나눠먹고 더 나아가 마음까지 나누는 사이가 됩니다. 낯선 이국 땅에서 처음 만난 사람과 속깊은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이 잘 상상이 가질 않습니다. 하지만 책에 소개된 음식 사진처럼 선명하게 전해지는 건 따뜻한 마음입니다. 할머니들이 들려주는 인생 이야기가 곁들여지니 음식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채우는 것이구나,라고 느껴집니다. 사랑하는 가족들을 위해서 혹은 이웃이나 친구들을 위해서 마련하는 음식이 얼마나 정성스럽게 만들어지는지를 보여줍니다. 소박하지만 군침도는 이탈리아 음식들이 왠지 우리나라 음식과 많이 닮아 보입니다. 물론 겉모습이 아니라 음식이 지닌 가치, 의미 때문일 겁니다.

슬로푸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레네 할머니가 말했던 , "뭔가를 이해하려면 그 뿌리를 들여다봐야 한다."라는 걸 기억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슬로푸드가 그녀에게 가르쳐준 인생의 교훈이 궁금하다면 우샤 할머니를 떠올리면 될 것 같습니다.

"세상 어떤 것도 실제로는 중요하지 않아요. 인생은 항상 꿈일 뿐. 인생은 단단히 굳어 있지 않은 무한한 빈 공간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창조하죠." (181p)

요리뿐 아니라 인생의 거의 모든 것이 마음을 담고, 정성을 다하면 그 안에서 깨달음을 주는 것 같습니다.

몸의 건강을 위해서 필요한 것이 좋은 음식이듯이 마음의 건강을 위해서 필요한 것은 좋은 사람들인 것 같습니다.

<이탈리아 할머니와 함께 요리를>을 통해서 삶의 진정한 풍요로움을 만끽하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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