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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오스카 - 호스피스 고양이가 선물하는 특별한 하루
데이비드 도사 지음, 공경희 옮김 / 예문사 / 2016년 6월
평점 :
절판
미국 스티어하우스 요양원에는 환자들의 마지막 순간을 지키는 고양이 오스카가 있습니다.
처음 고양이 오스카의 신비로운 이야기를 세상에 알린 사람은 노인의학 전문의 데이비드 도사 선생님으로, 2007년 7월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에 발표했습니다.
이 이야기가 널리 알려지면서 오스카 이야기가 책으로 나올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은 고양이 오스카가 어떻게 죽음을 알아차리는지, 그 미스터리를 밝히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따라서 고양이 오스카의 능력이 의심스럽거나 꺼림칙하다고 느낀다면 이 책을 읽지 마시길 바랍니다. 하지만 단언컨대 이 책은 우리 모두에게 가장 중요한 교훈을 알려줍니다. "있는 그대로 사랑하기" 그리고 "존엄하게 죽을 권리"에 대하여.
주변에서 치매환자를 본 적이 있습니까?
나이가 어리거나 젊은 사람들에게 호스피스 환자나 중증 치매환자에 대한 이야기는 그리 관심을 끄는 주제가 아닐 겁니다.
그런데 막상 이러한 일을 맞닥뜨리게 되면 당황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느날 친구의 어머니께서 치매 진단을 받으셨습니다. 그냥 가벼운 건망증 정도로 여겼는데 주변 사람들 모두에게는 충격이었습니다. 사실 친구 어머니는 전문분야에서 자기 사업을 하며 매우 바쁘게 사시던 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치매라니, 상상조차 못했던 일이었습니다. 점점 증상이 악화되어 집에서 간병인을 두고 간호를 받으며 몇 년을 지내셨는데 최근 급격히 상태가 안좋아져서 요양원에 입원하신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그런데 요양원에 입원한 첫 날, 바로 퇴원하셨습니다. 이유는 가족들이 입원한 모습을 보고 펑펑 울다가 도저히 안 될 것 같다며 퇴원을 결정한 겁니다.
전 이 책을 보면서 스티어하우스 요양원의 동물 동반 프로그램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책에도 나오지만 처음부터 계획된 것은 아닙니다. 우연히 요양원에 들어온 길고양이가 나가지 않고 버티면서 시작된 것입니다. 의료진은 그 첫번째 고양이를 스티어하우스의 설립자 이름을 따서 헨리라고 불렀고 이후에 오스카는 2005년에 입양된 고양이입니다. 시작이야 어찌됐든 고양이들은 노인 환자들에게는 좋은 친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중 오스카는 정말 특별한 고양이입니다. 오스카는 평상시에는 환자 곁에 머무는 살가운 스타일이 아닌데 유독 임종을 앞둔 환자가 있으면 불침번을 서듯이 마지막까지 곁을 지킵니다. 장의사가 올 때까지 환자 곁을 떠나지 않습니다. 오스카는 죽음을 맞이하는 환자 본인뿐 아니라 가족에게까지 위로해주는 듯이 곁에 있습니다. 마지막을 함께 해준다는 것. 이것이 가장 중요한 사실입니다.
저자는 노인의학 전문의답게 오스카에 관한 이야기와 함께 중증 치매환자와 가족들이 겪는 여러가지 모습들을 보여줍니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들이지만 왠지 피하고 싶은 이야기였는데 막상 이 책을 읽고나니 마음이 달라졌습니다. 고양이 오스카 덕분에 삶의 마지막 순간을 어떻게 맞이해야 할 것인지를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치매를 비롯한 만성질환, 노인질환에 관한 의료 시스템에 대해서 좀더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백세시대에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할 주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노인의학 전문의가 알려주는 치매환자의 가족을 위한 도움 몇 가지를 옮겨 적어봅니다.
1. 먼저 자신을 보살핀다. 치매환자를 돌보는 경우에는 환자보다 간병하는 가족들이 육체적, 정신적으로 먼저 쇠약해지는 경우가 많다.
기억하자. 혼자서는 오래 지속할 수 없다. 입주 도우미를 두든 요양원으로 모시든, 간병의 짐을 누군가와 나누어야 한다.
2. 환자 곁을 지킨다. 생의 막바지에 있는 사람과 보내는 시간을 더 늘려라. 소중한 사람의 곁에 있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가 당신이 누군지 알아보지 못하더라도 말이다.
3. 작은 성공을 기뻐하되 큰 그림을 본다. 치매는 지속적으로 퇴행하는 질환이라는 것을 인정하자. 일상의 작은 성공을 기뻐하는 것이 적응에 도움이 된다.
4. 적극적으로 관여하라. 대부분 치매 환자들은 의료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다. 어느 요양원이든 환자 가족의 참여와 관심에 따라 좋은 치료를 받을 수도 있고, 허술한 치료를 받을 수도 있다. 가족들의 관심이 중요하다.
5. 사랑하고 놓아주는 용기가 필요하다. 현재로서는 치료법이 거의 없다. 결국 어느 시점에서는 환자를 놓아주어야 한다. 놓아주는 것에는 사랑하는 이를 요양원에 맡기는 것부터 죽음이 임박했을 때 떠나보내는 일까지 모두 포함된다. 이런 때가 온다면 명심하기를 바란다. 치매에 걸린 사람을 놓아주는 것은 패배가 아니라 사랑의 표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