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special 일론 머스크 who? special
오기수 글, 툰쟁이 그림, 전국과학교사모임 감수 / 다산어린이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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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린 시절에 읽었던 위인전을 떠올려 보면 대부분 사후에 업적을 인정받은 인물들입니다. 과학, 의학이나 예술분야 등등 다양한 분야에서 그 분들이 남긴 위대한 업적에 감탄하며 존경심을 느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전혀 다른 시대에 살았던 인물들이라서 현실과는 동떨어진 세계로 받아들였던 적도 있는 것 같습니다.

요즘 어린이들을 위한 위인전을 보면 과거 속 세계 위인들뿐만 아니라 동시대를 살아가는 뛰어난 인물들을 소개합니다.

바로 <who? special> 시리즈로 현대를 대표하는 인물들에 관한 책이라서 더욱 흥미롭고 공감할 수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는 영화 <아이언맨>의 실제 모델이라고 합니다. 그는 최근 로켓의 재활용에 힘을 쏟고 있는 민간 항공 우주 기업 '스페이스X'와 세계 최대의 전기 자동차 회사 '테슬라 모터스', 태양광 에너지의 보급으로 널리 알려진 '솔라시티' 등 세계적인 규모를 자랑하는 첨단 기업들의 최고 경영자(CEO)입니다. 서른도 안 된 나이에 인터넷 사업으로 백만장자가 된 머크는 '페이팔'이라는 인터넷 결제 서비스를 통해 눈부신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여기까지는 세계적으로 성공한 여느 기업가들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그런데 그의 목표는 부자가 아닙니다. 일론 머스크가 대학 시절부터 품고 있던 세 가지 목표는 '인터넷, 우주개발, 청정에너지'입니다. 그의 관심은 인류의 미래에 있습니다.

2016년 현재, 인류를 화성에 이주시키겠다던 일론 머스크의 구상은 점점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국제 우주 정거장의 화물 보급에 쓰였던 스페이스X의 드래곤이 2018년에는 정말 화성에 갈 목표를 가지고 있고, 테슬라 모터스의 전기 자동차는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또한 아이퍼루프 역시 시험 주행에 성공했습니다. 우리가 책이나 영화를 통해서 상상만 했던 세상이 일론 머스크라는 인물을 통해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의 도전은 인류의 미래까지 바꿀 수 있는 놀랍고도 획기적인 일들입니다.

이 책은 학습만화로 일론 머스크가 살아온 이야기들을 재미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는 1971년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태어났습니다. 이 책을 읽는 초등학생들의 부모님들과 얼추 나이가 비슷하겠네요. 부모님들이 가끔 "아빠는~ 혹은 엄마는 어릴 때 이랬어..."라며 이야기를 들려줄 때가 있을 거예요. 그의 초등학교 시절은 어땠을까요? 하루 10시간도 넘게 책을 읽을 정도의 독서광이었던 그가 가장 좋아했던 책은 <반지의 제왕>, <80일 간의 세계 일주>,<파운데이션>, <스타워즈>, 그리고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등이었다고 합니다. 아마도 많은 어린이들이 판타지 소설과 SF소설을 좋아할 거예요. 그러한 책을 읽을 때 어떤 상상을 했나요?

머스크는 남들보다 1년 일찍 초등학교에 입학했는데도 또래보다 아는 것이 많아서 친구들이 그런 머스크를 미워하며 따돌렸다고 해요. 예나 지금이나 친구를 괴롭히는 나쁜 친구들이 있네요. 그래도 머스크는 나쁜 친구들에게 기죽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읽으며 꿈을 키워나갔습니다. 이 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신만의 확실한 꿈을 가진다는 건 어떤 시련이나 유혹에도 굴하지 않는 의지를 갖게 합니다. 머스크가 꿈꾸는 인류의 미래가 너무나 강렬하고 확고했기 때문에 대학원 진학 대신 인터넷 사업을 선택했습니다. 일반인들이 주목하지 않던 새로운 사업들에 도전했고 성공한 것입니다.

현재 세계적인 기업가들 중에는 일론 머스크처럼 젊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구글의 최고 경영자인 1973년생 래리 페이지, 페이스북의 창립자인 1984년생 마크 저커버그, 스냅챗 창업자인 1990년생 에반 스피겔, 에어비앤비의 최고 경영자인 1981년생 브라이언 체스키... 그리고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 중에 누군가도 이들과 나란히 어깨를 겨룰 날이 오겠지요?

이 책에서는 일론 머스크의 활약뿐 아니라 어린이들에게 도움이 될 진로 탐색으로 '로봇공학기술자'에 대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로봇공학기술자가 어떤 일을 하는지를 알려주고 자신의 생각은 어떠한지를 살펴보게 합니다. 단순히 직업의 개념이 아니라 자신의 관심사를 꿈과 연결지어 생각해볼 수 있도록 여러가지 질문을 던집니다. 진로 탐색이란 결국 자신에 대해 제대로 알고 스스로 선택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who? special> 시리즈로 '일론 머스크'를 만나봤습니다. 현재 세계를 이끌어가는 인물을 통해서 자신의 꿈을 찾아볼 수 있는 유익한 책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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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까리, 전학생, 쭈쭈바, 로댕, 신가리 - 제5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57
신설 지음 / 자음과모음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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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의 별명이라고 하면 친구끼리 친밀감을 표현하는 방식인 줄 알았는데...

따까리, 전학생, 쭈쭈바, 로댕, 신가리.

그냥 별명만 봤을 때까지도 몰랐습니다.

하지만 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들의 세계에서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약간 '동물의 세계'를 보는 느낌입니다. 먹이사슬 최상위에는 피제이가 있습니다. 피제이 밑에는 까마귀가 있고 그 까마귀에게 당하는 존재가 바로 '나', 따까리가 있습니다. 체육복 대신 빌려오기, 매점 심부름 등등. 말로는 친구 운운하지만 노예처럼 부려먹는 못된 까마귀 놈 때문에 학교생활이 고달픕니다. 쭈쭈바는 적당히 까불대며 눈치가 빨라서 직접적으로 당하는 일은 적지만 무시당한다는 점에서는 따까리와 똑같은 처지입니다.

절대로 바뀔 것 같지 않은 먹이사슬 구조를 흔들어놓은 것이 전학생입니다. 겉보기엔 비실비실 따까리와 동급인데 하는 짓이 요상해서 미친놈이란 별명이 붙었습니다. 하지만 미친놈은 자신의 별명을 절대 인정하지 않고 그냥 전학생임을 강조합니다.

사건의 발단은 학생회장 선거에 전학생이 출마한 것입니다. 피제이는 자신이 당연히 학생회장이 될 거라고 자신했는데 미친놈이 전학와서 대결하겠다고 나서는 바람에 골치 아파집니다. 전학생이 진짜 격투기를 배운 실력자인지는 밝혀진 바가 없습니다. 중요한 건 피제이에게 엄청 맞아서 피까지 흘리면서도 끝까지 폭력을 쓰지않고 당당했다는 사실입니다. 제 분을 견디지 못하고 폭력을 휘두르는 피제이야말로 미친놈처럼 보입니다. 다소 무모해보였던 전학생의 용기 덕분에 로댕과 신가리까지 우리편이 되었습니다. 먹이사슬의 최하단에서 외롭게 쫓겨다녔던 따까리에게 우리편이라니... 낯간지럽게 우리편이라고 말한 적은 없지만 함께 했다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딱 거기까지입니다. 전학생은 따까리를 구원하는 영웅은 아니지만 진짜 친구라는 것.

이 소설은 제5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입니다.

솔직히 청소년문학이라는 장르가 왜 따로 있어야 하는 건지 궁금할 때가 있습니다. 소설의 주인공이 청소년이라서 청소년소설이라면, 주인공이 노인이면 노인소설로 분류해야 되나요? 그냥 문득 떠오른 궁금증입니다. 제게 있어서 성장은 청소년기에만 있는 게 아니라 살아가는 매순간 있습니다. 괜히 뭔가를 규정하고 분류하는 것 자체가 차별처럼 느껴지는 걸 보면 저는 아직도 사춘기 때 반항기가 남아있나봅니다. 또 한가지 괜한 트집을 잡아보자면, 수상작품이 책으로 출간되는 경우에 함께 실리는 심사평이 영 불편하다는 겁니다. 독자 입장에서는 있는 그대로 작품을 즐기고 싶습니다. 왜 이 소설이 우수한지, 어떤 기준으로 선정된 것인지는 알고 싶지 않습니다. 마음에 안 들면 읽지 않으면 될 것을 이토록 주절주절 이야기할 건 또 뭐냐고 따진다면 할 말은 없습니다. 그냥 싫은 건 싫다고 떠들고 싶었습니다. 따까리에게 너무 감정이입을 했나봅니다. 비현실적이라고 해도 따까리에게 뭔가 반전이 일어나길 바랐는데 아니어서 살짝 실망했습니다. 그래도 따까리 화이팅!!!

이래서 소설을 쓰고 싶은 욕망이 생기는 게 아닐까요? 자신이 원하는 세상을 마음대로 그려낼 수 있으니까요. 안타까운 건 머릿속으로 그리는 게 글로써 완벽하게 표현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래서 평범한 사람들은 소설을 쓰는 대신 소설을 읽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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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선생님이 콕 집은 제대로 수학개념 5~6학년 초등 선생님이 콕 집은 제대로 수학개념
장은주.김정혜.이지연 지음 / 다락원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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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포자.

수학을 포기한 자.

어쩌다가 이런 말이 생겼을까요?

안타까운 건 수포자를 마치 당연한 듯 여기는 분위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초등학생들 중에도 수학을 싫어하는 아이들은 있습니다. 하지만 수학의 개념을 익히는 초등단계에서 '포기'란 있을 수 없습니다.

아이들이 수학을 싫어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어렵고 잘 모르니까 싫은 겁니다.

그렇다면 아이들이 수학을 좋아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은 뭘까요? 반대로 만들면 되지 않겠어요?

<제대로 수학개념>은 수학의 기본개념을 탄탄하게 다질 수 있는 책입니다.

초등 고학년에 배우는 수학은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매우 중요한 단계입니다. 이 단계를 잘 익혀야 그다음 단계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를 통해서 수학개념을 접근합니다. 일단 만화 덕분에 문제집이나 참고서라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어, 만화네~" 아무래도 만화로 시작한다는 것이 흥미 유발 차원에서 효과적인 것 같습니다.

만화를 보면서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수학개념을 이해할 수 있고, 그 다음에 수학용어에 대한 설명이 이어집니다.

초등 5학년, 6학년 교과서에 나오는 수학개념인 '분수', '소수', '도형', '비', '측정', '통계' 가 나옵니다. 각 개념마다 알아야 할 내용들이 세분화되어 있어서 이 한 권의 책으로 총정리할 수가 있습니다. 구성은 네 컷 만화로 시작하여 '개념 익히기'로 설명하고, '개념 플러스'를 통해서 구체적인 내용을 학습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개념 다지기' 부분은 간단한 문제를 풀면서 제대로 개념을 알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름방학을 맞이하여 문제집보다 <제대로 수학개념 5~6학년>을 먼저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수학이라는 과목이 아무리 문제를 많이 풀어도 제대로 수학개념을 모르면 도로아미타불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수학개념을 제대로 모르면 문제 유형이 조금만 바뀌어도 답을 찾지 못합니다. 뻔히 배운 내용인데도 답을 모르겠다는 걸 보면 문제 유형만 익히고 가장 중요한 개념을 헷갈린 경우입니다.

이 책은 혼자서도 차근차근 익힐 수 있도록 설명이 알기 쉽게 잘 되어 있습니다. 학습만화의 재미와 함께 초등수학 교과가 잘 연계되어 수학의 기본기를 다질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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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와 넬 - 대작가 트루먼 커포티와 하퍼 리의 특별했던 어린 시절 이야기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47
G. 네리 지음, 차승은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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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먼 커포티와 넬 하퍼 리.

두 사람은 20세기 미국의 대표 작가들입니다.

이들은 앨라배마 주의 작은 마을인 먼로빌에서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친구 사이입니다. 어릴 적 친구가 나중에 커서 똑같이 유명한 작가가 되었다는 것이 너무나 신기합니다.

어떻게 두 사람은 작가가 되었을까요? 작가의 어린 시절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이런 시시콜콜한 궁금증들이 <트루와 넬>을 읽고나면 모두 풀어집니다.

<트루와 넬>은 소설이지만 실제 두 사람의 어린 시절을 잘 재현해낸 것 같습니다. 딱딱한 전기로는 보여줄 수 없는 일상의 모습들을 작가의 상상력을 가미하여 멋지게 그려낸 것 같습니다. 우선 트루와 넬의 첫 만남부터가 영화 같습니다. 짧은 머리에 낡은 멜빵바지를 입은 키 큰 아이와 깔끔하게 빗은 금발 머리에 세일러복을 입은 작고 마른 아이.

얼핏 남자애로 보이는 키 큰 아이가 넬이고, 여자애처럼 단정한 아이가 트루인데 서로 처음보자마자 성별을 오해합니다. 남자 같은 여자애와 여자 같은 남자애가 서로 단짝 친구가 될 확률이 세상에 얼마나 될까요? 그만큼 두 사람의 인연은 뭔가 운명적인 끌림이 있지 않았을까라는 상상을 해봅니다. 트루먼을 일곱 살, 넬은 여섯 살 때의 일이었으니 정작 두 사람의 생각은 달랐을 수도 있습니다. 그냥 우연히 한 동네에서 놀게 된 소꿉친구였다고 말입니다.

이 소설에서는 트루와 넬이 셜록 홈즈와 왓슨처럼 탐정 놀이를 하며 지내던 어린 시절의 이야기만 나오기 때문에 그 이후의 이야기는 잘 모릅니다. 대신 맨 마지막에 작가 노트를 보니 두 사람은 여자와 남자의 관계가 아닌 진짜 친구 사이로 지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트루먼이 먼저 첫 소설 <다른 목소리, 다른 방>을 출간한 것을 보고 넬은 자신도 글을 쓰고 싶어서 대학을 자퇴합니다. 이때는 트루먼이 넬을 도와주면서 이후에 넬의 첫 소설 <앵무새 죽이기>가 세상에 나오게 됩니다. 넬은 이 소설로 퓰리처상을 수상합니다. 그런데 묘하게도 트루먼은 넬의 성공을 시기했었나 봅니다. 자신의 소설에 도움을 준 넬을 소설에서는 비서 역할로 격하시켰고 이 일로 두 사람의 우정은 금이 갑니다. 세상에서 가장 친했던 친구가 라이벌을 넘어 원수지간이 되다니 너무나 안타까운 일입니다. 사람의 인연이란, 왠지 운명이라는 것이 얄궂게 느껴집니다.

<트루와 넬>은 세간에 알려진 두 사람의 삶을 바탕으로 어린 시절을 그려낸 소설입니다. 당시에는 힘들었을지 모르지만 두 사람이 함께 놀았던 어린 시절이야말로 가장 행복하고 아름다운 시기가 아니었을까요?

어쩌면 트루먼 커포티와 넬 하퍼 리의 작품을 좋아했던 독자들에게는 이 소설이 선물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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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오스카 - 호스피스 고양이가 선물하는 특별한 하루
데이비드 도사 지음, 공경희 옮김 / 예문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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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티어하우스 요양원에는 환자들의 마지막 순간을 지키는 고양이 오스카가 있습니다.

처음 고양이 오스카의 신비로운 이야기를 세상에 알린 사람은 노인의학 전문의 데이비드 도사 선생님으로, 2007년 7월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에 발표했습니다.

이 이야기가 널리 알려지면서 오스카 이야기가 책으로 나올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은 고양이 오스카가 어떻게 죽음을 알아차리는지, 그 미스터리를 밝히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따라서 고양이 오스카의 능력이 의심스럽거나 꺼림칙하다고 느낀다면 이 책을 읽지 마시길 바랍니다. 하지만 단언컨대 이 책은 우리 모두에게 가장 중요한 교훈을 알려줍니다. "있는 그대로 사랑하기" 그리고 "존엄하게 죽을 권리"에 대하여.

주변에서 치매환자를 본 적이 있습니까?

나이가 어리거나 젊은 사람들에게 호스피스 환자나 중증 치매환자에 대한 이야기는 그리 관심을 끄는 주제가 아닐 겁니다.

그런데 막상 이러한 일을 맞닥뜨리게 되면 당황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느날 친구의 어머니께서 치매 진단을 받으셨습니다. 그냥 가벼운 건망증 정도로 여겼는데 주변 사람들 모두에게는 충격이었습니다. 사실 친구 어머니는 전문분야에서 자기 사업을 하며 매우 바쁘게 사시던 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치매라니, 상상조차 못했던 일이었습니다. 점점 증상이 악화되어 집에서 간병인을 두고 간호를 받으며 몇 년을 지내셨는데 최근 급격히 상태가 안좋아져서 요양원에 입원하신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그런데 요양원에 입원한 첫 날, 바로 퇴원하셨습니다. 이유는 가족들이 입원한 모습을 보고 펑펑 울다가 도저히 안 될 것 같다며 퇴원을 결정한 겁니다.

전 이 책을 보면서 스티어하우스 요양원의 동물 동반 프로그램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책에도 나오지만 처음부터 계획된 것은 아닙니다. 우연히 요양원에 들어온 길고양이가 나가지 않고 버티면서 시작된 것입니다. 의료진은 그 첫번째 고양이를 스티어하우스의 설립자 이름을 따서 헨리라고 불렀고 이후에 오스카는 2005년에 입양된 고양이입니다. 시작이야 어찌됐든 고양이들은 노인 환자들에게는 좋은 친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중 오스카는 정말 특별한 고양이입니다. 오스카는 평상시에는 환자 곁에 머무는 살가운 스타일이 아닌데 유독 임종을 앞둔 환자가 있으면 불침번을 서듯이 마지막까지 곁을 지킵니다. 장의사가 올 때까지 환자 곁을 떠나지 않습니다. 오스카는 죽음을 맞이하는 환자 본인뿐 아니라 가족에게까지 위로해주는 듯이 곁에 있습니다. 마지막을 함께 해준다는 것. 이것이 가장 중요한 사실입니다.

저자는 노인의학 전문의답게 오스카에 관한 이야기와 함께 중증 치매환자와 가족들이 겪는 여러가지 모습들을 보여줍니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들이지만 왠지 피하고 싶은 이야기였는데 막상 이 책을 읽고나니 마음이 달라졌습니다. 고양이 오스카 덕분에 삶의 마지막 순간을 어떻게 맞이해야 할 것인지를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치매를 비롯한 만성질환, 노인질환에 관한 의료 시스템에 대해서 좀더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백세시대에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할 주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노인의학 전문의가 알려주는 치매환자의 가족을 위한 도움 몇 가지를 옮겨 적어봅니다.

1. 먼저 자신을 보살핀다. 치매환자를 돌보는 경우에는 환자보다 간병하는 가족들이 육체적, 정신적으로 먼저 쇠약해지는 경우가 많다.

기억하자. 혼자서는 오래 지속할 수 없다. 입주 도우미를 두든 요양원으로 모시든, 간병의 짐을 누군가와 나누어야 한다.

2. 환자 곁을 지킨다. 생의 막바지에 있는 사람과 보내는 시간을 더 늘려라. 소중한 사람의 곁에 있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가 당신이 누군지 알아보지 못하더라도 말이다.

3. 작은 성공을 기뻐하되 큰 그림을 본다. 치매는 지속적으로 퇴행하는 질환이라는 것을 인정하자. 일상의 작은 성공을 기뻐하는 것이 적응에 도움이 된다.

4. 적극적으로 관여하라. 대부분 치매 환자들은 의료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다. 어느 요양원이든 환자 가족의 참여와 관심에 따라 좋은 치료를 받을 수도 있고, 허술한 치료를 받을 수도 있다. 가족들의 관심이 중요하다.

5. 사랑하고 놓아주는 용기가 필요하다. 현재로서는 치료법이 거의 없다. 결국 어느 시점에서는 환자를 놓아주어야 한다. 놓아주는 것에는 사랑하는 이를 요양원에 맡기는 것부터 죽음이 임박했을 때 떠나보내는 일까지 모두 포함된다. 이런 때가 온다면 명심하기를 바란다. 치매에 걸린 사람을 놓아주는 것은 패배가 아니라 사랑의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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