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결이 바람 될 때 - 서른여섯 젊은 의사의 마지막 순간
폴 칼라니티 지음, 이종인 옮김 / 흐름출판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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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어떤 인생을 꿈꾸나요?

앞으로의 인생 계획은 무엇인가요?

위 질문에 대해서 진지하지만 기쁜 마음으로 답할 수 있다면, 당신은 행운아입니다.

<숨결이 바람 될 때>는 서른여섯 젊은 의사가 자신의 마지막 순간을 담아낸 책입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분명, 사랑하는 사람들의 얼굴이 먼저 떠오르면서 보고 싶어질 겁니다.

인생은 한 순간이어라...

폴 칼라니티는 1977년 뉴욕에서 태어났고 스탠퍼드 대학에서 영문학과 생물학을 공부했고, 영문학 석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과학과 의학의 역사 및 철학 과정을 이수한 뒤 예일 의과 대학원에 진학해 의사의 길을 걷습니다. 졸업 후 모교인 스탠퍼드 대학 병원에서 신경외과 레지던트 생활을 하며 박사 후 연구원으로 일했습니다.

연구 업적을 인정받아 미국 신경외과 학회에서 수여하는 최우수 연구상을 수상했습니다. 레지던트 수료 1년을 앞두고 그에게는 여러 대학에서 교수 자리를 제안할 정도로 인정받는 의사였습니다. 그의 곁에는 같이 레지던트 과정을 밟고 있는 내과 의사인 아내 루시가 있었습니다. 치열한 레지던트 과정이 끝나면 그토록 고대하던 교수가 될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시기에 폐암 말기 판정을 받은 것입니다.

본인이 의사였기 때문에 갑작스런 체중감소와 견딜 수 없는 요통 등의 증상이 암일거라는 판단은 있었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았을 겁니다. 전도유망한 의사가 한순간에 암환자가 되다니, 누구라도 억울하고 분노가 치밀 상황입니다. 그는 비교적 담담한 척 굴었지만 첫 진료를 받으면서 자신의 주치의에게 카플란 마이어 생존 곡선에 대해 묻습니다. 너무도 뻔한 질문이겠지만 그 순간만큼은 의사가 아닌 환자 입장에서 할 수 있는 질문일 겁니다. "얼마나 살 수 있을까요?"

폴 칼라니티는 이미 40년의 인생 계획이 있었습니다. 교수가 되면 첫 20년은 외과의사이자 과학자로, 마지막 20년은 작가로 살겠다고...

하지만 말기암환자가 된 순간, 이 모든 계획은 물거품이 됐습니다.

그는 결단을 내립니다. 죽을 날만 기다릴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겠다고.

"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순회 방문객과도 같지만,

설사 내가 죽어가고 있더라도 실제로 죽기 전까지는 나는 여전히 살아 있다." (178p)

다행히 처음에는 항암제가 효과적이어서 다시 레지던트 생활을 했고 수술까지 직접 집도할 정도로 상태가 호전되었습니다. 아내 루시와는 상의 끝에 인공수정을 통한 임신을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인생 계획에서 마지막 꿈이었던 작가로 살기 위해서 이 책을 썼습니다. 사실 이 책은 미완성입니다. 어쩌면 그것이 우리의 인생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삶과 죽음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그는 8개월 된 딸 케이티를 위해 다음과 같은 글을 남깁니다.

"네가 어떤 존재로 살아 왔는지, 무슨 일을 했는지, 세상에 어떤 의미 있는 일을 했는지 설명해야 하는 순간이 오게 된다면,

바라건대 네가 죽어가는 아빠의 나날을 충만한 기쁨으로 채워줬음을 빼놓지 말았으면 좋겠구나.

그런 기쁨은 아빠가 평생 느껴보지 못한 것이었고, 그 기쁨으로 인해 아빠는 이제 더 많은 것을 바라지 않고

만족하며 편히 쉴 수 있게 되었단다.

지금 이 순간, 그건 내게 정말로 엄청난 일이란다." (234-235p)

폴 칼라니티는 2015년 3월 세상을 떠났습니다. <숨결이 바람 될 때>는 사랑하는 아내 루시와 딸 엘리자베스 아카디아를 위한 마지막 선물인 것 같습니다.

살랑살랑 기분 좋은 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그를 사랑했던 사람들은 기억할 겁니다. 그가 얼마나 멋지고 아름다운 삶을 살았는지.

우리의 삶 속에는 늘 죽음이 함께 하지만 그걸 알아차릴 때는 많지 않습니다. 죽음은 두렵지만 죽음이 존재하기에 삶이 더 소중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죽기 전까지는 살아 있다는 걸, 살아 있으니까 아낌없이 후회없이 사랑하라고.

그리고 다음의 질문이 인생의 고비마다 해답을 줄 겁니다.

"계속 살아갈 만큼 인생을 의미 있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 (9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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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서 보낸 편지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48
알렉스 쉬어러 지음, 이재경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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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른 바다.

멀리서 바라볼 때만 좋습니다.

어릴 때 해수욕장에서 놀다가 빠져죽을 뻔한 기억때문인지, 어른이 된 뒤로는 바닷속에 들어간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기껏해야 발만 담그는 정도...

그런데 만약 바다에서 사랑하는 누군가가 사라졌다면 아마도 다시는 바다를 바라보지도 못할 것 같습니다.

<바다에서 보낸 편지>는 어느 바닷가 마을의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톰은 도자기 가게를 운영하는 엄마와 곧 대학진학을 앞둔 누나 마리와 셋이 살고 있습니다.

아빠는... 1년 전에 아빠가 탔던 배와 함께 사라지셨습니다. 그러니까 아빠는 저 멀리 바닷속 어딘가에 계십니다.

우연히 톰은 엄마 차로 슈퍼마켓에 가면서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듣게 됩니다. 외딴 섬에 혼자 좌초한 남자가 세상에 SOS를 보내는 노래였는데 '병에 담은 편지' (message in a bottle)라는 말이 반복적으로 나옵니다. 엄마에게 누구 노래냐고 물었더니 '폴리스'라는 밴드가 불렀답니다. 밴드치곤 이상한 이름이지만 SOS를 보내는 남자의 노래와 묘하게 잘 어울립니다. 그러고보니 언젠가 톰의 아빠도 병에 담은 편지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펜과 종이와 병만 있으면 된다고, 딴 건 하나도 필요 없다고. 아빠가 어렸을 때 병에 편지를 넣어서 바다에 던지고 희망에 부풀었다고 합니다. 당시 답장은 한 번도 받지 못했지만 말이죠.

그래서 톰은 병에 담은 편지를 쓰게 됩니다.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 편지... 답장은 오지 않습니다. 오히려 엉뚱한 사람에게 발견되는 바람에 너무나 실망하고 맙니다. 저 먼 곳까지 흘러가기를 바라며 썰물 때에 맞춰 보냈는데 톰의 반 친구가 발견한 겁니다. 그것도 가장 장난스럽게 외계인 흉내를 내며 쓴 편지였는데 그 모든 걸 진짜로 믿는 사람도 있네요. 원래는 호기심 반, 장난 반으로 시작했던 건데 어느 순간부터 바다에서 답장을 기다리게 되고, 그만큼 실망도 커진 겁니다.

톰은 '마지막이다'라고 생각하며 다섯 번째 편지를 병에 담아 보냅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테드 본즈라는 사람으로부터 답장을 받게 됩니다. 그는 자신이 뱃사람들 사이에서 전설로 내려오는 데이비드 존스 함에 갇힌 영혼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니까 죽은 사람이 톰에게 편지를 썼다는 뜻?

정말 믿을 수 없는 일이지요.

그리고 진짜로 더더욱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집니다.

'병에 담은 편지'는 우리 삶의 희망을 담고 있습니다. 언제 어디선가 누군가에게 발견될 지도 모를 희망. 중요한 건 그 희망의 크기가 아니라 희망을 놓지 않는 마음인 것 같습니다. 역시 알렉스 쉬어러는 이번 소설에서도 아름답고 멋진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왠지 이제부터는 바다를 보면 병에 담은 편지가 먼저 떠오를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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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해도 안되는 일상영어회화 첫걸음 끝장내기 2 10년 해도 안되는 일상영어회화 첫걸음 끝장내기 2
Gina Kim 엮음 / 베이직북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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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회화를 왜 공부하나요?

당연히 영어로 말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영어초보자를 위한 회화책, <일상영어회화 첫걸음 2>를 소개합니다.

어떤 영어교재든지 아주 중요한 조언을 빼놓지 않습니다.

그건 바로 영어회화를 잘 하는 비결이지요.

첫째, 영어회화를 잘 하려면 배짱이 두둑해야 한다.

이 말에 백 번 공감합니다. 열심히 영어회화를 연습해놓고 막상 외국인 앞에서는 얼어서 한 마디도 못한다면.

누구와도 말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는 것이 첫번째로 중요한 것 같습니다.

우리말로도 활발한 수다쟁이가 될 수 있어야 영어로도 소통할 수 있겠죠.

둘째, 영어회화를 잘 하려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맞습니다. 자신감. 뭘 배우면서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없으면 결과가 별로 좋지 않습니다.

기왕 영어를 시작했다면 자신감있게!!!

이건 제 자신에게 해주는 말입니다.

셋째, 영어회화를 잘 하려면 크게 따라하면서 익혀야 한다.

매우 기본적인 말이지만 이것만큼 확실한 방법은 없는 것 같습니다.

무조건 큰 소리로 될 때까지 따라하기!!! 영어회화를 잘 하고 싶다면서 입도 뻥긋 안한다면 No!

넷째, 영어회화를 잘 하려면 영어공부를 매일매일 집중적으로 익혀야 한다.

머리가 아무리 좋아도 며칠 지나면 잊어버립니다. 영어는 '말'이기 때문에 매일 익히지 않으면 입이 굳는 것 같습니다.

뻔한 우등생의 말처럼 꾸준히 노력해야 잘 할 수 있습니다.

다섯째, 영어회화를 잘 하려면 네이티브 스피커를 친구를 삼아라.

아, 이 부분이 참 아쉽습니다. 다른 건 혼자서도 잘 할 수 있는데 외국인 친구는 쉽게 사귈 수가 없어서...

아무래도 미드와 영화를 대신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책의 구성은 쇼핑, 병원과 약국, 요리와 식사, 가사활동, 일과 활동, 여가 활동, 전화로 장면을 나누어 그에 알맞은 표현들이 나와 있습니다.

기초단계의 영어회화책이라서 각 표현들이 큼직하게 쓰여있고 친절하게 한글로 발음이 적혀 있습니다. How much? 하우 머취? 얼마예요?

우리나라 사람들 중에서 "쌩큐"라는 말이 고맙다라는 뜻인 걸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겁니다. 그만큼 자주 쓰는 표현은 저절로 익혀집니다.

이 책으로 해외 연수를 간 것처럼 일상에서 영어로 술술 말하면서 (조금 버벅대도 아닌 척 자연스럽게) 즐겁게 연습하고 있습니다.

책 속에 특별부록으로 <여행 영어>가 나옵니다. 간단하지만 유용한 50가지 표현들, 바로바로 말할 수 있도록 해야겠지요.

교재의 내용이 담긴 MP3는 스마트폰 앱을 다운받아야 합니다. 요부분이 살짝 번거롭습니다. MP3 전체 내용을 다운받을 수 있으면 좋은데 출판사어플을 이용해야 돼서 와이파이가 안되면 데이터통화가 된다는 겁니다. 이런 방식이라면 교재를 책이 아닌 완전한 어플로 만들어서, 내용을 보고 들을 수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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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소리지?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책고래마을 8
장준영 글.그림 / 책고래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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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신기하고 아름답습니다.

아이들의 눈으로 본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그리고 세상에는 어떤 소리들이 있을까요?

<무슨 소리지?>는 유아 그림책입니다.

매일 쉽게 들을 수 있는 일상의 소리들을 그림책 속에 담고 있습니다. 우리가 관심을 갖기 전에는 그저 소음이지만 조금만 귀기울여보면 재미난 일이 벌어집니다.

한 아이가 아파트 베란다를 통해 놀이터를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시끌벅적 아이들이 떠드는 소리가 들립니다. 아파트 앞 놀이터의 모습입니다. 왠지 재미있어 보이지요?

아이는 장난감 트럭을 끌고 집을 나섭니다. 여기서부터 아이는 주변의 작은 소리들을 따라가 봅니다.

쪼르르 쪼르르 나무를 타고 오르는 다람쥐, 깍깍 울어대는 까치, 사르사륵 모래에 등 부비는 고양이, 하하하 호호호 웃는 할머니들, 톡톡톡 톡톡톡 부리로 돌이끼를 먹는 오리, 후우 후 후우 후 부들 씨앗 부는 소리...

엄마는 알까요? 아빠는 알까요? 이 모든 소리가 어디서 오는지.

아이는 잔디밭에 누워 있습니다.

보기만 해도 흐믓한 미소가 지어집니다.

아이는 소리를 따라 집 밖으로 나와서 여러가지 소리들을 발견합니다. '무슨 소리지?'라는 궁금증이 아이에게 세상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합니다.

이 그림책을 보면서 자연이 얼마나 우리에게 소중한지를 느끼게 됩니다. 아이에게 들리는 수많은 자연의 소리들.

일부러 가르치지 않아도 자연을 통해 느끼고 배울 수 있습니다.

아이들의 그림책을 볼 때마다 굉장히 놀랍습니다.

굳이 글로 설명하지 않아도 그림만으로 많은 것을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합니다. 하얀 여백 덕분에 아이가 귀기울이는 소리가 무엇인지, 그 대상에 더 집중하게 됩니다. 눈으로 보면서도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습니다. 어쩌면 아이가 이 세상을 바라보는 것도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보이는대로, 들리는대로, 만져지는대로... 세상을 바라볼 때 아이가 가진 순수한 호기심은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일 수 있는 힘인 것 같습니다.

어른들은 바깥에서 들리는 수많은 소리들을 소음으로 여길 때가 더 많습니다. 물론 자연의 소리는 다릅니다. 자연은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좋은 휴식이자 친구가 되어줍니다. 이 그림책처럼 아이에게 가장 좋은 놀이터이자 친구는 자연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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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도우 - 비밀을 삼킨 여인
피오나 바턴 지음, 김지원 옮김 / 레드박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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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괴 사건이 벌어집니다.

자기집 뒷마당에서 놀던 4살 소녀 벨라가 갑자기 사라진 겁니다.

형사들은 범인을 잡기 위해 애씁니다.

하지만 유력한 용의자는 찾았지만 끝내 납치된 아이는 찾지 못합니다.

용의자가 풀려나면서 사건은 미제로 남게 됩니다.

그리고 4년 후, 유괴 사건의 용의자였던 글렌이 교통사고로 사망하면서 다시 세상의 주목을 받게 됩니다.

<위도우>의 주인공은 바로 용의자의 아내 진 테일러입니다.

이 소설은 2010년 6월 9일, 글렌이 교통사고로 죽은 지 3주가 지났고 방송국과 신문사에서 글렌의 집으로 취재하기 위해 몰려든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글렌의 아내라는 이유만으로 진은 기자들에게 시달리면서 모두 쫓아버리지만 <데일리포스트> 기자 케이트만은 집으로 들어오는 걸 허락합니다.

문 앞 계단에 있던 우유병을 내밀며 능숙하게 말문을 튼 케이트는 집 안까지 들어가는 데 성공합니다. 마치 오래 전부터 알던 친구처럼 다정하게 말을 건네는 케이트에게 마음을 열게 된 진은 케이트와 함께 호텔로 옮기고 인터뷰에 응하게 됩니다. 용의자였던 남편은 죽었지만 그의 아내는 모든 진실을 알고 있을 거라는 것이 세간의 추측입니다.

만약 자신의 배우자가 범죄사건의 용의자가 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의 결백을 믿는다면 끝까지 곁에서 지켜줄 수 있나요?

반대로 그의 범행이 확실하다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비극적인 상황을 떠올리면서 답을 찾는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세상의 모든 슬픔과 고통은 비교의 대상이 아닙니다. 그래서 유괴 당한 아이의 엄마 던과 용의자의 아내 진 중 누가 더 괴로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자신의 슬픔을 바깥으로 드러내면서 모두에게 위로를 받는 던과 남편이 용의자라서 함께 지탄을 받는 진의 입장이 너무나 대조적입니다. 용의자의 아내를 세상 사람들이 좋게 볼 리가 없습니다. 진실이 무엇이든 가장 가까운 관계였기 때문에 공범으로 치부해버립니다. 진은 묵묵히 그 고통을 참아내며 남편 곁을 지킵니다. 교통사고로 남편이 떠나기 전까지.

마지막까지 읽고나서야 실마리가 풀렸습니다. 그리고 다시 첫부분을 읽으면서 놀랐습니다.

"슬픔에 잠긴 미망인이 된 나. 웃음이 목까지 차오른다.

물론 실제 그 일이 벌어졌을 때는 전혀 현실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17p)

비밀을 삼킨 여인. 이 여인이 너무나 가엾게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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