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이 사라지는 시대 - 디지털 기억은 인간의 운명을 어떻게 바꾸는가
애비 스미스 럼지 지음, 곽성혜 옮김 / 유노북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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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누구 전화번호가 뭐였더라?

모임 날짜가 언제였지?

언젠가부터 기억력이 안좋아진 것 같습니다. 흔한 핑계로 나이탓을 합니다.

하지만 그건 우리가 '기억이 사라지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억이 사라지는 시대>는 디지털이 주도하는 이 시대에 인간 기억의 의미와 역할을 새롭게 구상하기 위한 탐구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미래에 관한 예언서도 아니고 문화적, 생물학적 기억에 관한 분석도 아닙니다.

어찌보면 기억의 세계로 떠나는 여행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선 인류의 역사를 통해 인간의 기억이 어떻게 현대의 디지털 기억 시대로 도래하게 되었는지를 알아봅니다.

왜 문자가 발명되었나, 문자의 발명으로 인간은 문화적으로 어떤 발전을 해왔는가.

인간이 동물과 구별되는 건 문화를 만든다는 것입니다. 문화는 우리 각자에게 세계를 해석하는 기본적인 견본이자 정신적 모델을 제공함으로써 인간의 경험을 중재하는 역할을 합니다. 인간과 자연 사이에 틈이 있다는 느낌, 그 자체가 문화의 부산물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흔히 자연으로부터 소외된 느낌을 과학 기술의 탓으로 돌리는데 이런 분리의 느낌은 컴퓨터, 자동차, 에어컨이 발명되기 훨씬 전부터 있었고, 우리가 그런 느낌을 갖는 이유는 인간 조건의 일부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인류는 역사적으로 다양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 다른 문화를 발달시켰고, 이것이 수 세대에 걸쳐 인간이 축적한 능력, 생물학적 적응력이라고 설명합니다.

지식, 기록, 권력 그리고 문화를 통해 '기억의 재발견'을 하게 됩니다. 기억은 새로운 내용을 배우기보다는 우리가 경험하고 아는 모든 것을 통합해 과거와 현재의 자기 사이에 연속성을 부여합니다. 인터넷이 출현하기 전까지 사람들은 인류의 집단 기억을 구성하는 다양한 인간 문화를 접촉할 기회가 적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디지털 네트워크 덕분에 집단 기억을 정치와 언어 영역에 걸쳐 두루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을 쓸 수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개인적인 기억과 학습을 공유된 지식으로 전환할 수 잇고 그렇게 해서 인류의 집단 기억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동안 계속 문화적 다양성을 확보하게 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테크놀로지는 이 집단 기억의 미래만이 아니라 과거까지도 근본적으로 다시 만듭니다. 어떻게 하면 디지털 시대 기억의 풍요를 제어할 수 있을까요?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다만 어떤 미래를 창조할지는 우리 손에 달려 있습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미래를 창조해야 할 이 시기에, 우리가 기억이 수행하는 역할을 좀더 깊이 이해하도록 돕고, 디지털 시대에 맞게 기억 체계를 재건할 수 있는 창의적인 가능성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합니다. 디지털 기억은 어디에나 있지만 너무나 손상되기 쉽고, 범위가 무한하지만 태생적으로 불안정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디지털 기억을 통제한다는 것은 강점을 개발하는 동시에 취약성에 대처해야 된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전력망과 컴퓨터 코드, 우리의 기억을 만들어 내고 저장하고 읽어주는 대단한 기계들을 통제하는 방법을 익혀야 합니다. 그러나 그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디지털 데이터를 어떻게 책임있게 생산하고, 공유하고 사용하며 궁극적으로 보존할 것인지, 우리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어떻게 디지털 착취로부터 보호할 것인지를 이해하는 일입니다.

제퍼슨에 따르자면, 조직화된 지식에 대한 접근성은 인류의 발전과 안녕을 촉진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요소이기 때문에 공익사업이 되어야 하고, 철저히 국민에 의해 자기통치를 목적으로 소유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한편에서는 콘텐츠를 만들고 배포하고 소유할 영향력을 지닌 사적 주체들 사이에서 정보 양도가 이루어지고 다른 한편에서는 그것을 맡아 관리할 탄탄한 비영리 기관들이 존재하지 않는 한, 디지털 시대에 우리는 집단 기억상실증을 면하기 어려울 거라고 전망합니다.

이미 우리는 엄청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소중한 기억들이 사라지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 디지털 시대에 우리가 직면한 기억의 위기를 인식하면서 현명하게 대처하는 것, 이것만은 꼭 기억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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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코드 - 신인류 "글로마드"는 어떻게 비즈니스 세상을 바꾸는가
클로테르 라파이유 지음, 박세연 옮김 / 리더스북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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휼륭한 음식은 좋은 재료와 뛰어난 요리실력으로 완성됩니다.

무엇보다 누가 요리하느냐가 중요합니다.

그런 면에서 <글로벌 코드>는 기대 이상의 멋진 음식을 대접받은 느낌입니다.

저자 클로테르 라파이유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정신분석학자, 문화인류학자, 마케팅 구루라고 합니다.

그는 우리를 움직이게 만드는 무의식적인 문화 원형을 찾아내고 해독함으로써 사람들이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도록 돕는 일을 한다고 합니다.

전작 <컬처 코드>에서는 각 개인이 자신이 속한 문화를 통해 특정한 대상에 부여하는 무의식적인 의미를 가지는데 그것을 컬처 코드라고 부르며, 이 코드가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위한 결정적 단서라고 설명합니다. 전세계에 걸쳐 수행했던 컬처 코드의 발견 작업 중에 새롭게 드러난 것이 바로 '글로벌 코드'입니다. 이 세상은 개개의 문화를 넘어 글로벌적인 무의식에 강력한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컬처 코드가 특정 문화를 대변한다면 글로벌 코드는 국경을 넘어 전세계를 바라볼 수 있는 코드입니다.

이 책에서는 앞으로 우리의 미래를 결정하고 우리가 가야할 곳으로 데려갈 리더가 바로 '글로벌 부족'이라고 말합니다.

신인류, 글로마드(Glomad) 혹은 글로벌 유목민(Global nomad), 또 다른 표현으로 플래티넘 집시라고도 합니다만 편의상 '글로벌 부족'이라고 부릅니다.

글로벌 부족은 그들만의 글로벌 코드를 만듭니다. 책에서는 각 파트로 나누어 글로벌 코드 12가지 - 글로벌 부족, 도시국가, 이동, 아름다움, 고급문화, 쾌락, 안전, 변화와 적응, 리더십, 교육, 밀레니얼 세대, U곡선 -를 알기쉽게 설명해줍니다.

"지금 얼마나 많은 나라에서 살고 있는가? 몇 개 국어가 가능한가? 얼마나 많은 모임에서 활동하는가? 얼마나 많은 기업에서 일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이 '셋 혹은 그 이상'이라면 글로벌 부족의 문턱에 도달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글로벌 부족의 특징으로 중요한 건 돈이 아니라 태도입니다. 이들이 차별화되는 요인은 글로벌 브레인이 아니라 글로벌 마인드를 활용한다는 점입니다. 그들은 자신의 욕구를 가장 잘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을 다양한 문화에서 발견하고 선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카멜레온처럼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상에서 잘 적응하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생존 기술, 성공을 보장하는 자질이 글로벌 부족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국가와 문화를 뛰어넘는 글로벌 코드로서 국가 안보의 모델은 스위스를, 변화와 적응력에 대한 모델로 한국을 소개한 점이 인상적입니다. 한국의 문화가 글로벌 부족과 가치를 공유하고 있으며, 그 핵심 요소가 미래에 집중하는 태도라고 말합니다. 다만 아쉬운 건 글로벌 리더십을 갖춘 리더가 부재하다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싱가포르 초대 총리 리콴유에 대한 글로벌 코드는 '미스터 클린'입니다. 싱가포르는 세계에서 부패지수가 가장 낮은 나라, 실업률이 2퍼센트도 안 되는 나라, 깨끗하고 살기 좋은 나라입니다.

미래를 예측하는 글로벌 코드는 '거대한 분열'입니다. 저자는 인류를 두 그룹으로 구분하는데 그 기준은 기술과의 관계입니다. E-그룹은 지성과 방향 감각, 기억, 정체성 모두를 스마트폰에 양도한 사람들을 가리키며 이들은 기술이라는 폭군에 지배당하고 있습니다. 반면 R-그룹은 실제 세상에 기반을 두고 살아가는 글로벌 부족을 말하며 이들은 지역과 영토, 국가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들만의 가치를 창조합니다. 두 그룹 사이의 관계 양상은 U곡선으로 거꾸로 된 종 모양처럼 생겼으며 양쪽은 기하급수적으로 멀어집니다. 기술의 발전이 가져온 분열과 단절 현상이 로봇이 지배하는 세상에 대한 우려로 이어집니다. 양 극단을 연결하고 거대한 분열을 끝낼 수 있는 방법은 글로벌 부족을 따르는 것입니다. 글로벌 부족이 되어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면 인류는 하나의 통합된 부족으로, 글로벌 리더가 이끄는 미래가 되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해봅니다.

<글로벌 코드>는 인류에 관한 놀라운 통찰을 보여주는 유익하면서도 흥미로운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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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학교 : 지적으로 운동하는 법 인생학교 How to 시리즈
데이먼 영 지음, 구미화 옮김 / 프런티어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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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으로 운동하는 법>의 원제는 How to Think About Exercise 입니다.

하지만 제가 붙이고 싶은 이 책의 제목은 "내가 운동을 하는 진짜 이유 - 운동철학?"입니다.

이 책의 저자 데이먼 영은 철학자입니다.

인간의 정신과 육체에 대해서 철학자들은 뭐라고 말했을까요?

서양철학사에서 유명한 개념 중 '실체이원론'은 인간을 포함한 모든 세계가 기본적으로 이원화돼 있다고 주장합니다. 일상에서 정신과 육체는 어떤 식으로든 연결돼 있지만 실체로는 분리된 세계로 봅니다. 이원론은 대개 우열을 가리는데 정신은 고귀하고 육체는 천하다고 보는 식입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은 정신이 '참된 자아'라고 믿었고, 데카르트는 너무도 유명한 명제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고 했습니다. 이러한 사상을 이어받아 현재까지도 '정신 노동자들'은 문명화된 이미지로, '육체 노동자들'은 격이 떨어진다는 식의 왜곡된 편견이 일부분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데이먼 영, 이 책의 저자는 "우리는 육체다"라고 말합니다. 그건 실체이원론처럼 육체가 정신보다 더 우월하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니체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나는 전적으로 육체일뿐 그 외에는 아무것도 아니다." 또한 "영혼은 육체에 있는 어떤 것의 이름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즉 몸과 마음을 분리하지 말고 하나로 바라보자는 뜻입니다. 생각하고 느끼는 일은 항상 몸 안에서, 몸을 통해서 일어납니다. 따라서 운동과 스포츠는 몸과 마음을 조화롭게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이 생각에 동의하는 철학자가 바로 소크라테스입니다. 그는 운동이 철학을 발전시키는 데 유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마음에 건망증과 낙담, 짜증과 광기가 침범하는 이유는 그들의 몸 상태가 부실하기 때문이다. ...... 그래서 지식을 잃어버리고 만다."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소크라테스의 추종자였던 크세노폰은 운동을 통해서 얻게 되는 보상을 "신체적으로 완벽한 강인함과 아름다움"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원래 못생긴 사람을 비난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운동과 관리를 안 해서 그렇게 된 사람은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나약함과 우유부단함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점에서 그리스인의 교육은 운동을 중시하여 근육과 함께 미덕을 발달시키는 실천적 지혜를 지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지적인 운동이란 이원론에서 벗어나 걷기, 달리기 등 각종 운동을 효과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온전함을 얻고 인간미를 최대한 높이고 즐기는 활동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운동을 "어떻게 하는지"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운동을 통해서 "어떻게 변화되는지"를 알려줍니다.

솔직히 운동의 필요성을 느끼기 위해 이런 철학적인 설명이 꼭 필요할까요?

그건 사람마다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의 저자는 철학자이기 때문에 운동에 대한 철학적 탐구를 한 것입니다. 힘든 운동을 꾸준히 실천하려면 자신만의 확고한 동기 부여가 필요합니다. 멋진 몸매를 위해서 혹은 건강을 위해서, 그 어떤 이유든지 스스로 납득했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철학(philosophy)이란 원래 그리스어로 필로소피아에서 유래한 말로, 필로는 '사랑하다', 소피아는 '지혜'라는 뜻으로 지(知)를 사랑한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철학적인 설명이 고리타분하다면 단순하게 생각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냥 운동을 즐기세요. 땀을 흘리며 운동 자체를 즐기다보면 어느새 건강한 몸과 마음이라는 선물을 받게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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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학교 : 자연과 연결되는 법 인생학교 How to 시리즈
트리스탄 굴리 지음, 구미화 옮김 / 프런티어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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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간이 어떻게 됐지?"라는 질문을 받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계를 찾을 겁니다.

"지금 어느 방향을 바라보고 있지?"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아마도 순순히 대답하기보다는 "왜 방향을 알아야하지?"라고 반문하지 않을까 싶네요.

<자연과 연결되는 법>의 저자 트리스탄 굴리는 항법사이자 탐험가입니다.

5개 대륙에서 탐험대를 이끌었으며,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의 여러 산을 등반했고 작은 배로 바다를 건너고, 소형 항공기를 조송하여 아프리카와 북극을 돌아봤습니다.

혼자서 하늘과 뱃길로 대서양을 횡단한 유일한 생존자라고 합니다.

그는 이 책을 통해서 우리들에게 자연과 연결되라고 강력히 권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 이렇게 말합니다.

"자연과 긴밀한 관계를 맺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거래이다.

자연과 단단하게 연결되면 야외에서 보내는 1분 1초가 훨씬 흥미로워질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일부분에 불과하다. 자연과 연결되면 당신은 더 유쾌하고 유능한 사람으로 거듭나게 된다.

이런 말이 오만하거나 대담하게 들릴 줄 알지만, 사실이 그렇다.

.....자연과의 깊은 관계를 확인함으로써 얻는 기쁨은

우리가 살아 있는 생물이나 사물, 또는 어떤 생각을 대할 때 각각을 둘러싼 복잡한 연결망 안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럴 때 모든 것들을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철학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깨달은 건 그동안 자연과의 연결고리를 잃어버렸으면서도 잃어버렸다는 것조차 몰랐다는 사실입니다.

자연과 단절된 삶에 너무나 익숙한 나머지 나자신도 자연의 일부라는 것을 잊고 있었습니다. 여기에서 나를 포함한 '우리'는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을 가리킵니다.

원래 우리는 자연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고 유기적으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갑니다. 단지 인식하지 못할 뿐입니다.

요즘 사회에서 문제가 되는 것 중에 하나가 '사회적 고립'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대인관계에 대한 어려움을 느끼고 있으며, 실제로 사회적 문제가 될만큼 심각한 사건으로 드러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세상은 더욱 편리하고 빨라졌지만 사람 간의 관계는 점점 더 멀어지고 불편해진 것 같습니다. 어찌보면 사람들 스스로 사회적 고립을 선택한 것이 아닌가라는 착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책에서 표현된 '잃어버린 연결고리'를 보는 순간 스위치가 딸깍 켜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사회적으로 고립되었거나 소외된 사람들은 잠시 연결고리를 잃어버린 것뿐이지 연결고리가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이 책에서는 자연과 연결되는 방법, 예를 들면 '자연에 의지해 길 찾기 게임'과 같은 구체적인 과제를 제시하면서 우리의 감각을 깨워 자연과 가까워질 수 있도록 알려줍니다. 자연을 인식하고 이해하면서 진정한 관계를 맺는다는 건 결국 우리 삶의 질을 높이고 인생을 풍요롭게 만드는 길입니다.

자연과의 연결고리를 다시 찾는 일은 대단한 도전이나 모험이 아닙니다. 그저 평범한 일상을 경이롭게 바라볼 수 있는 삶의 태도에서 시작됩니다. 이 세상에 살아 있는 것들은 절대 혼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그 연결고리를 찾는 순간, 콜롬버스의 신대륙 발견만큼 놀라운 일들이 펼쳐질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지금 시간이 어떻게 됐지?"라는 질문을 받으면 이제 하늘을 볼 거에요. 아름다운 세상을 볼 수 있다면 이전에 몰랐던 인생의 재미를 알게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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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 드러커를 읽는다면 : 이노베이션과 기업가정신 편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 드러커를 읽는다면
이와사키 나쓰미 지음, 김윤경 옮김 / 동아일보사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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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독특한 책을 만났습니다.

제목, 책표지, 내용까지 그 어떤 것도 평범하질 않네요.

이 책을 처음으로 만나는 순간, "도대체 네 정체가 뭐니?"라고 묻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책을 읽기 전에 책에 관한 사전 조사를 했습니다.

우선 이 책은 동일한 제목을 가진 첫번째 책이 존재합니다. 그러니까 이번 책은 시리즈 개념의 두번째 책이 됩니다.

한국어판으로는 2011년 출간된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 드러커를 읽는다면 - 매니지먼트 편>이 1편입니다. 책제목이 워낙 길어서 일명 <모시도라>라고 부릅니다.

*모시도라(もしドラ) : '만약’이란 뜻의 일본어 모시(もし)와 드러커의 일본식 발음 중 첫 두 글자 도라(ドラ)를 합쳐 만든 조어.

일본에서는 2009년 출간됐고 당시 베스트셀러였던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를 누르고 2010년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으로 기록됐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한테 <1Q84>는 아는 책이지만 <모시도라>에 대한 기억이 없는 것을 보면 사람이나 책이나 만남에는 다 적절한 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암튼 일본에서는 이 책의 인기가 엄청나서 단숨에 밀리언셀러가 됐고 만화, 애니메이션, 영화로도 제작되었다고 합니다.

어쩐지 책표지 그림이 애니메이션이라서 신기했는데 실제로 제작된 애니메이션 영화였네요.

지금까지 설명한 건 첫번째 책,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 드러커를 읽는다면 - 매니지먼트 편> 1편에 관한 것입니다.

저와 같이 1편을 읽지 않은 상태에서 2편을 처음 만나는 분들을 위한 친절한 소개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본격적으로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 드러커를 읽는다면 - 이노베이션과 기업가정신 편> 2편을 소개합니다.

책제목 속에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단어들이 조합되어 있습니다.

고교야구 + 여자매니저 + 피터 드러커

여기서 주목할 단어는 '피터 드러커'입니다. 현대 경영학의 창시자, 20세기 최고의 지성이자 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

이 책은 일반인들을 위하여 피터 드러커의 경영 이론을 고교야구라는 소재로 재미나게 풀어낸 소설입니다.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 드러커를 읽는다면 - 매니지먼트 편> 1편이 저자 이와사키 나쓰미의 첫 소설이었다고 하니 정말 놀랍습니다.

피터 드러커의 <매니지먼트>을 읽으라고 했다면 엄두를 못냈겠지만 <모시도라>라면 부담없이 읽을 자신이 있습니다.

이번 책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 드러커를 읽는다면 - 이노베이션과 기업가정신 편> 2편은 피터 드러커의 <매니지먼트>를 좀더 현실적으로 적용한 내용입니다.

책제목이 너무 긴 관계로 1편처럼 줄여서 <모시이노>라고 부릅니다.

*모시이노(もしイノ) : ‘만약’이란 뜻의 일본어 모시(もし)와 이노베이션의 첫 두 글자 이노(イノ)를 합쳐 만든 조어.

드러커는 앞으로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는 경쟁 사회가 도래할 것이며 이런 경쟁 사회에서 매니지먼트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매니지먼트는 필요 없는 일을 줄이고 반대로 필요한 일을 늘리면서 모든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자리, '역할' 혹은 '있을 곳'을 마련해주는 것입니다. 매니지먼트의 기능은 두 가지로, 마케팅과 이노베이션인데 특히 이노베이션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이노베이션은 경쟁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합니다. 즉 새로운 것을 만들어냄으로써 라이벌 없이 성공을 거둘 수 있게 만드는 것입니다. 따라서 경쟁 사회가 아무리 치열해져도 이노베이션을 일으키면 경쟁을 하지 않고도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모시이노>는 '이노베이션과 기업가정신'를 주제로 한 이야기입니다.

아사가와 고등학교 1학년 오카노 유메는 절친 고다마 마미로부터 고교 야구부 매니저 제안을 받습니다. 아사가와 고교 야구부는 25년간 활동중지 상태였는데 3학년 선배 도가시 고헤이가 우연히 교생 선생님에게 <모시도라>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야구부 재건에 나선 겁니다. 교생 선생님은 고교 시절에 피터 드러커의 저서 <매니지먼트>를 참고하여 야구부 매니저가 되어 호도쿠보 고등학교 야구부를 고시엔 대회 첫 출전으로 이끌었다고 합니다. 바로 그 교생 선생님이 정식 교사가 되어 아사가와 고등학교에 부임한 호조 아야노입니다. 재미난 건 호조 아야노 선생님이 쓴 책이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 드러커를 읽는다면 : 매니지먼트 편> 1편, <모시도라>라는 겁니다. 필명이 이와사키 나쓰미이고 본명이 호조 아야노라고. 현실의 작가가 책 속에서는 호조 아야노라는 여선생님으로 등장합니다.

<모시이노>의 주인공은 야무진 마미가 아니라 소심한 유메입니다. 처음에는 마미를 좋아해서 얼떨결에 야구 매니저가 됐지만 진짜 자신이 '있을 곳'에 있게 되면서 잠재되어 있던 능력을 발휘하게 됩니다. 이런 변화야말로 이노베이션에 딱 들어맞는 예상하지 못한 성공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책은 아야노 선생님의 말처럼 '건조식품을 물에 불린', 먹기 좋은 영양식이라고 생각합니다. 피터 드러커의 이론이 건조식품처럼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하고 중요한 부분만 골라낸 것이라면 <모시이노>는 건조식품을 한층 부드럽고 맛깔스러운 요리로 재탄생시킨 것 같습니다.

인생의 이노베이션을 위한 한 권의 책. 읽기 전에는 그저 독특한 책이었다면 읽은 후에는 특별한 책으로 바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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