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장히 독특한 책을 만났습니다.
제목, 책표지, 내용까지 그 어떤 것도 평범하질 않네요.
이 책을 처음으로 만나는 순간, "도대체 네 정체가 뭐니?"라고 묻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책을 읽기 전에 책에 관한 사전 조사를 했습니다.
우선 이 책은 동일한 제목을 가진 첫번째 책이 존재합니다. 그러니까 이번 책은 시리즈 개념의 두번째 책이 됩니다.
한국어판으로는 2011년 출간된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 드러커를 읽는다면 - 매니지먼트 편>이 1편입니다. 책제목이 워낙 길어서 일명 <모시도라>라고 부릅니다.
*모시도라(もしドラ) : '만약’이란 뜻의 일본어 모시(もし)와 드러커의 일본식 발음 중 첫 두 글자 도라(ドラ)를 합쳐 만든 조어.
일본에서는 2009년 출간됐고 당시 베스트셀러였던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를 누르고 2010년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으로 기록됐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한테 <1Q84>는 아는 책이지만 <모시도라>에 대한 기억이 없는 것을 보면 사람이나 책이나 만남에는 다 적절한 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암튼 일본에서는 이 책의 인기가 엄청나서 단숨에 밀리언셀러가 됐고 만화, 애니메이션, 영화로도 제작되었다고 합니다.
어쩐지 책표지 그림이 애니메이션이라서 신기했는데 실제로 제작된 애니메이션 영화였네요.
지금까지 설명한 건 첫번째 책,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 드러커를 읽는다면 - 매니지먼트 편> 1편에 관한 것입니다.
저와 같이 1편을 읽지 않은 상태에서 2편을 처음 만나는 분들을 위한 친절한 소개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본격적으로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 드러커를 읽는다면 - 이노베이션과 기업가정신 편> 2편을 소개합니다.
책제목 속에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단어들이 조합되어 있습니다.
고교야구 + 여자매니저 + 피터 드러커
여기서 주목할 단어는 '피터 드러커'입니다. 현대 경영학의 창시자, 20세기 최고의 지성이자 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
이 책은 일반인들을 위하여 피터 드러커의 경영 이론을 고교야구라는 소재로 재미나게 풀어낸 소설입니다.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 드러커를 읽는다면 - 매니지먼트 편> 1편이 저자 이와사키 나쓰미의 첫 소설이었다고 하니 정말 놀랍습니다.
피터 드러커의 <매니지먼트>을 읽으라고 했다면 엄두를 못냈겠지만 <모시도라>라면 부담없이 읽을 자신이 있습니다.
이번 책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 드러커를 읽는다면 - 이노베이션과 기업가정신 편> 2편은 피터 드러커의 <매니지먼트>를 좀더 현실적으로 적용한 내용입니다.
책제목이 너무 긴 관계로 1편처럼 줄여서 <모시이노>라고 부릅니다.
*모시이노(もしイノ) : ‘만약’이란 뜻의 일본어 모시(もし)와 이노베이션의 첫 두 글자 이노(イノ)를 합쳐 만든 조어.
드러커는 앞으로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는 경쟁 사회가 도래할 것이며 이런 경쟁 사회에서 매니지먼트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매니지먼트는 필요 없는 일을 줄이고 반대로 필요한 일을 늘리면서 모든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자리, '역할' 혹은 '있을 곳'을 마련해주는 것입니다. 매니지먼트의 기능은 두 가지로, 마케팅과 이노베이션인데 특히 이노베이션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이노베이션은 경쟁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합니다. 즉 새로운 것을 만들어냄으로써 라이벌 없이 성공을 거둘 수 있게 만드는 것입니다. 따라서 경쟁 사회가 아무리 치열해져도 이노베이션을 일으키면 경쟁을 하지 않고도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모시이노>는 '이노베이션과 기업가정신'를 주제로 한 이야기입니다.
아사가와 고등학교 1학년 오카노 유메는 절친 고다마 마미로부터 고교 야구부 매니저 제안을 받습니다. 아사가와 고교 야구부는 25년간 활동중지 상태였는데 3학년 선배 도가시 고헤이가 우연히 교생 선생님에게 <모시도라>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야구부 재건에 나선 겁니다. 교생 선생님은 고교 시절에 피터 드러커의 저서 <매니지먼트>를 참고하여 야구부 매니저가 되어 호도쿠보 고등학교 야구부를 고시엔 대회 첫 출전으로 이끌었다고 합니다. 바로 그 교생 선생님이 정식 교사가 되어 아사가와 고등학교에 부임한 호조 아야노입니다. 재미난 건 호조 아야노 선생님이 쓴 책이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 드러커를 읽는다면 : 매니지먼트 편> 1편, <모시도라>라는 겁니다. 필명이 이와사키 나쓰미이고 본명이 호조 아야노라고. 현실의 작가가 책 속에서는 호조 아야노라는 여선생님으로 등장합니다.
<모시이노>의 주인공은 야무진 마미가 아니라 소심한 유메입니다. 처음에는 마미를 좋아해서 얼떨결에 야구 매니저가 됐지만 진짜 자신이 '있을 곳'에 있게 되면서 잠재되어 있던 능력을 발휘하게 됩니다. 이런 변화야말로 이노베이션에 딱 들어맞는 예상하지 못한 성공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책은 아야노 선생님의 말처럼 '건조식품을 물에 불린', 먹기 좋은 영양식이라고 생각합니다. 피터 드러커의 이론이 건조식품처럼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하고 중요한 부분만 골라낸 것이라면 <모시이노>는 건조식품을 한층 부드럽고 맛깔스러운 요리로 재탄생시킨 것 같습니다.
인생의 이노베이션을 위한 한 권의 책. 읽기 전에는 그저 독특한 책이었다면 읽은 후에는 특별한 책으로 바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