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70일간의 마음공부 - 천년 동안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해진 이야기
송석구.김장경 지음 / 싱긋 / 2016년 12월
평점 :
우보천리(牛步千里)
우직한 소걸음으로 천리를 간다는 뜻입니다.
요즘 제가 품고자 하는 마음입니다.
한 번 마음을 먹었으면 끝까지 지켜내야 하는데 그러질 못해서 매 번 마음을 다잡는 중이라서 '품고자' 하는 마음이지, '품고 있는' 마음은 아닙니다.
<70일간의 마음공부>는 불교철학을 통해서 마음을 공부하는 책입니다.
불교를 종교가 아닌 철학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불교철학이라고 해서 어려운 개념이 아니라 여러 경전에 나와 있는 옛날 이야기로 풀어줍니다.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백유경>이라는 경전에 담긴 설화를 현대적인 말로 각색한 것이라고 합니다.
1일부터 시작해서 매일 하나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그 뜻을 풀어주고 있습니다.
모두 70일간의 마음공부를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책을 단숨에 읽었기 때문에 제대로 된 마음공부를 하지 못했습니다.
머리공부는 단 하루만에도 가능하지만 마음공부는 시간이 걸립니다. 아무리 서두르고 재촉해도 정해진 시간만큼 지나야 합니다.
마침 이 책에서도 그러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서 여기에 옮겨 적어봅니다.
27일 : 어른이 되는 약 - 가장 빠른 길은 어떤 길인가?
어떤 나라의 왕이 딸을 낳았다. 왕은 성장한 딸의 모습을 보고 싶었다.
신하들을 불러서 딸을 빨리 성장시킬 방법을 찾으라고 채근했지만 아무도 답을 찾지 못했다.
신하들은 수소문 끝에 나라에서 제일가는 의원을 찾아오기로 했다.
왕이 의원을 불러서 말했다.
"내 딸에게 약을 먹여서 빨리 성장하도록 해보라."
"제가 공주님을 빨리 성장시킬 수 있는 약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장은 그 약을 구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 약을 구할 때까지 공주님을 보지 않아야 약의 효과가 있습니다.
제가 약을 구해올 때까지 기다릴 수 있겠습니까?"
왕은 성장한 딸의 모습을 보고 싶은 욕심에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의원은 곧 약을 구하러 떠났고, 12년 후에야 돌아와 공주에게 약을 먹였다.
12년 동안 공주는 많이 성장해 있었다.
공주를 아름답게 꾸며서 왕에게 보이니, 왕은 크게 기뻐했다.
"참으로 훌륭한 의원이다. 내 그대에게 큰 상을 내리리라."
그러고는 신하들에게 명하여 의원에게 보물을 하사했다.
신하들은 왕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기들끼리 쑥덕거렸다.
"공주가 12년 동안 자란 것은 모르고 그저 성장한 모습만 보고 약의 힘이라고 믿으니 참으로 어리석은 왕이다."
마음의 평안과 자유를 얻는 데는 과정이 필요하다.
우리의 마음이 성숙해지는 데도 일정한 과정과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116-117p)
이 이야기 속의 어리석은 왕은 바로 나 자신이고, 딸은 나의 마음입니다.
성장한 딸을 보고 싶은 것은 지극히 당연한 바람이겠지만 방법이 어리석었습니다.
세상에 모든 것은 성장을 위한 과정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가장 빠른 길은 따로 없습니다.
어리석은 왕처럼 부질없는 욕심만 버린다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것이 가장 빠른 길입니다.
이 세상에서 내 것인데 내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이 있다면 그건 바로 '내 마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좋은 글과 이야기를 보면서 마음공부를 해도 일상의 괴로움과 번뇌에서 벗어나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공부는 평생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리석어서 현혹되고, 연약하여 상처받는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서라도...
<70일간의 마음공부>는 완결편이 아닌 초급편입니다. 마음공부를 시작하기 위한 좋은 첫 걸음이 될 것 같습니다.
오늘부터 다시 1일, 그리고 2일, 3일 .... 차근차근 70일까지 해낸다면 다시 1일부터...
삶의 마지막 날까지 계속 될 마음공부.
그래서 마음공부에서 중요한 건 언제 끝나느냐가 아니라 언제 시작하느냐가 아닐런지.
제 자신을 포함하여 마음공부를 시작하는 모든 사람들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