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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서도 알지 못하는 것들 - 가장 기본적인 소망에 대하여
김승호 지음, 권아리 그림 / 스노우폭스북스 / 201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한 권의 책을 펼치기 전에 먼저 하는 일이 있습니다.
누가 이 책을 썼는지를 봅니다.
똑같은 말도 '누가' 하는 말이냐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수많은 자기계발서에서 하는 말들은 표현 방식이 다를 수는 있지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들을 좀더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알려주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알면서도 알지 못하는 것들 : 가장 기본적인 소망에 대하여>의 저자는 김승호님입니다.
그는 <김밥 파는 CEO>라는 책으로 더 유명한 기업인입니다. 사장을 가르치는 사장님.
가난한 이민자에서 직원 4,400명, 연매출 3500억원, 세상에서 가장 큰 도시락 회사 CEO라는 이력만으로도 감탄을 자아내는 인물입니다.
바로 그 사람이 이야기하는 가장 기본적인 소망은 무엇일지가 궁금했습니다.
그는 이 책을 통해서 '사람의 삶의 질에 차이를 만드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들려줍니다.
세간에는 엄청난 성공을 거둔 사람으로 알려져 있으나 그는 드러난 성공뿐 아니라 드러나지 않은 실패의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알려줍니다.
자신이 경험해온 삶을 말하고 있습니다.
다른 누군가의 이야기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자신의 목소리로 들려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책에 담긴 말들이 더욱 가치가 있게 들립니다.
"그릇은 진흙으로 만들지만,
쓰이는 것은 그릇 속에 담긴 비움이다." (273p)
『도덕경』에 나오는 말입니다. 원래 교리나 계명 혹은 특정 종교는 하늘을 이해하는 도구일 뿐 그것이 하늘 자체가 아니며, 지금의 종교들은 그 두께를 중심까지 키워낸 그릇과 같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저는 이 글을 보면서 나 자신이 그릇이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 행복에 관한 연구 결과가 나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가.
열심히 '나'라는 그릇에 담아보지만 온전히 나의 것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그건 아마도 그릇의 존재 의미를 잊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그릇은 결국 무언가를 담아내기 위해 존재합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무엇을 담기 위해서는 먼저 비워내야 합니다.
성공을 위한 비결이나 행복을 위한 길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나' 자신입니다.
'나'를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자꾸만 내가 아닌 누군가가 되려고 하는 어리석음...
저자는 스스로 비범한 사람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럼에도 지금 가장 행복한 인생을 살고 있다고.
돌아보면 그를 성공으로 이끈 행동들은 모두 평범한 것들이었다고.
모임에 정해지면 제시간에 도착했고,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고, 구두를 닦아 신고 다녔고, 사람을 기다리게 하지 않았고, 코털이 보이지 않게 주의했고, 언제나 머리를 단정하게 자르고 상스러운 말을 하지 않았다고. 바로 그런 것들로 자신에게 자본이 없음을, 학위가 없음을, 가난함을, 경험없음을, 소심함을, 부끄러움을, 모자란 지식을 대신했다고 말입니다.
그는 자신이 성공한 사람이라고 인정하는 건 가지고 있는 재산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삶의 태도 때문이라고.
그래서 비범한 사람이 아님에도 평범한 세상 원리를 가장 잘 이해하는 비범한 김승호가 되었다고.
결국 우리 삶의 질을 결정하는 건 모두가 알지만 그 가치를 알지 못하는 평범한 것들 속에 있는 것이라는.
사람들은 흔히 누군가를 평가할 때 그릇으로 비유하며 크고 작은 것을 논하지만
정말 중요한 건 그 크기가 아니라 얼마나 제대로 쓰이고 있느냐라고 생각합니다.
'나'라는 특별한 그릇 안에
소중한 일상을 담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