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로마사 1 - 1000년 제국 로마의 탄생 만화 로마사 1
이익선 지음, 임웅 감수 / 알프레드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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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와 로마의 역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요.

예전에 한창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가 인기를 끈 적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베스트셀러는 괜히 읽기 싫어져서 외면했던 기억이 납니다.

뭐, 솔직히 로마에 대한 관심이 없었던 게 더 큰 이유겠지만...

그런데 요즘 부쩍 역사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만화 로마사>를 만나게 됐습니다.

'로마'하면 가장 먼저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로마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16세기 영국의 극작가 존 헤이우드의 말처럼 로마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제국이 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지금 로마를 읽어야 할까요.

근대 역사학의 아버지 랑케는 로마의 역사적 역할에 대해 "모든 고대사는 여러 개울이 호수로 흘러가듯이 로마의 역사로 흘러들어 가고, 모든 근대사는 다시 로마로부터 흘러나왔다."라고 표현했습니다. 로마인들은 오리엔트 문화와 그리스 문화, 거기에 로마인들 자신의 문화가 융합된 세계적 문화를 만들어 냈습니다. ... 로마 역사를 지중해 세계 통일의 역사라고 말하는 것은 결코 과장된 표현이 아닙니다. (12p)

저는 처음에 이 책을 가벼운 마음으로 펼쳤는데 이러한 설명을 보면서 굉장한 의미를 부여하게 됐습니다.

로마 제국의 번영은 단순히 강력한 군사력 때문만이 아닙니다. 로마는 패배한 적들의 종교, 관습, 풍습을 그대로 인정했고, 로마에 복종하는 한 지도자들의 권위도 인정해 주었습니다. 그들은 모든 이의 평등과 자유를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1권에서는 로마의 건국부터 공화정 수립 이전까지의 역사를 담고 있습니다.

만화라는 형식 덕분에 주요 내용이 쏙쏙 이해되면서 재미있습니다. 아이들이 보기에도 별 어려움이 없을 정도의 내용이라서 온가족을 위한 좋은 책인 것 같습니다.

아, 이래서 출간되기까지 거의 10년이 걸렸구나~ 이해가 됩니다.

방대한 양의 역사를 쭉 나열한다면 저와 같은 독자들은 아예 볼 엄두를 내지 못할 겁니다. 하지만 주요 내용만 쏙쏙 정리해준다면, 그것도 재미있는 만화로 꾸며준다면 독자 입장에선 너무나 고마운 일이지요. 반면에 책으로 만들어낸 당사자에겐 무척 고된 작업이었을 것 같습니다.

암튼 그 덕분에 로마로 통하는 길에 들어섰으니 감개무량합니다. ㅎㅎㅎ

이 책을 감수한 분의 설명을 보면 시오노 나나미는 로마사를 성공 만능주의, 영웅주의, 엘리트주의 관점이라는 왜곡된 이미지로 봤다고 이야기합니다. 현재 일본의 역사왜곡처럼, 또한 우리나라의 국정 교과서처럼 역사를 왜곡해서는 안 됩니다. 올바른 역사관을 갖기 위해서는 제대로 역사를 배워야 합니다. 그래서 좋은 책은 좋은 스승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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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병법 - 삶은 왜 전쟁인가 인문플러스 동양고전 100선
손무 지음, 이현서 옮김 / 동아일보사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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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들의 삶을 사실적으로 담아냈던 드라마 <미생>에 이런 장면이 나옵니다.

오차장은 퇴사를 한 뒤 식당을 차렸다가 몇 달 만에 문을 닫으며 퇴직금을 날리고 대출금까지 떠안은 선배를 만납니다.

그 선배는 "잠을 못 자겠다. 후회가 밀려와서. 회사가 전쟁터라고? 밀어낼 때까지 그만두지 마라. 밖은 지옥이다."라고 말합니다.

누군가에게 회사는 전쟁터이지만 누군가에게는 간절히 돌아가고 싶은 곳입니다. 이후 오차장은 "전쟁하러 가봐야 할 것 같다."고 말하고,

선배는 "그럼 나는 지옥으로 돌아가봐야지."라고 말합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의 모습이 <미생>이라는 드라마와 다를 게 없습니다.

전쟁터 혹은 지옥.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이럴 때 필요한 조언을 해줄 고전이 있습니다.

<손자병법 (孙子兵法)>

중국 춘추시대 손무가 지은 병법서입니다. 장수가 어떻게 하면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지를 총망라한 전략 지침서입니다.

총 13편으로, 시계(始計)ㆍ작전(作战)ㆍ모공(謀攻)ㆍ군형(军形)ㆍ병세(兵势)ㆍ허실(虛實)ㆍ군쟁(军爭)ㆍ구변(九变)ㆍ행군(行军)ㆍ지형(地形)ㆍ구지(九地)ㆍ화공(火攻)ㆍ용간(用间)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만약 이 책이 원문을 그대로 풀어냈다면 쉽게 펼쳐보지 못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책은 원문 가운데 우리에게 필요한 일부분을 선별하여 현대적으로 해석하고 풀어냈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습니다.

시계(始計) - 시작을 위한 준비

작전(作战) - 손해와 이익을 따지는 습관

모공(謀攻) - 차원이 다른 싸움

군형(军形) - 이겨놓고 싸우는 법

병세(兵势) - 사나운 기세가 만드는 특별한 힘

허실(虛實) - 넘치는 곳과 빈 곳을 보는 눈

군쟁(军爭) - 주도권 쟁취하기

구변(九变) - 변화와 임기응변

행군(行军) - 숨겨진 본질이 알려주는 것

지형(地形) - 성공과 실패, 그리고 리더

구지(九地) - 변화와 위기 경영

화공(火攻) - 위험한 공격을 성공으로 이끄는 법

용간(用间) - 사람과 미래

아마 <손자병법>을 읽지 않았다고 해도 인용된 문장들은 워낙 많다보니 알고 있는 문장들이 있을 겁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

적을 모르고 나를 알면 한 번 이기고 한 번 진다.

적도 모르고 나도 모른다면 전쟁할 때마다 반드시 위태롭다."

바로 지피지기(知彼知己)입니다.

하루하루가 아무리 전쟁터 혹은 지옥 같아도 제대로 알고 있다면 두려워할 이유가 없습니다.

변화의 시대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해 방황하고 있다해도 훌륭한 고전을 통해서 현재 자신을 점검하고 준비한다면 분명 좋은 기회가 찾아올 것입니다.

원래 <손자병법>은 전쟁을 이끄는 장수를 위한 책입니다. 그렇다면 현재를 사는 우리들은 <손자병법>을 통해서 훌륭한 리더로서의 덕목을 배우면 됩니다.

자기 자신부터 좋은 리더가 되는 것.

그것이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도전과 승리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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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 퓨처 - 2030 LG경제연구원 미래 보고서
LG경제연구원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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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다가올 2030 시대는 기술의 빅뱅 시대가 될 것입니다."

LG경제연구원은 미래 세상의 변화상을 그린 <빅뱅 퓨처>를 출간했습니다.

이 책에서는 2030 미래 세상을 만드는 거대한 힘의 원천을 크게 기술, 에너지, 중국, 저성장과 고령 사회 등 몇 가지 키워드로 나누어 살펴보고 있습니다.

모바일과 스마트 시대에서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까지 이미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과학기술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또한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원 관련 기술의 발전과 기업의 혁신 노력으로 새로운 에너지 패러다임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글로벌 경제 질서는 큰 패러다임의 전환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더 크고 강해진 중국의 영향력, 2016년 상반기 전 세계를 뒤흔든 브렉시트나 최근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등으로 인해 수출, 환율, 물가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오늘의 대한민국은 고령 사회와 저성장 문제를 타개할 올바른 해법을 찾는 일이 모든 경제주체가 풀어야 할 과제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눈앞에 있습니다. 대한민국을 뒤흔들어놓은 국정농단 사태로 탄핵 심판이 진행중입니다.

매우 혼란스럽고 불안한 시국이지만 그 가운데 희망의 불씨는 살아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2030 미래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우리의 여정에 대해 기술, 경제, 사회, 인구 구조 등이 동시다발적인 빅뱅 현상이 과거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충격으로 다가올 거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불확실성과 변수가 도사리고 있지만 한발 앞서 미래를 내다보고 준비한다면 성공의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현재의 삶뿐만이 아니라 미래의 기술, 그리고 환경과 경제 변화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다가오는 10여 년의 기간 동안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은 엄청난 폭으로 변할 것이기 때문에 세상을 보는 새로운 눈이 요구됩니다. 기술의 발전과 변화는 우리의 의식주 활동은 물론이고, 여가 생활, 소비 활동, 직업 선택 등 거의 모든 활동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줍니다. 지금까지 기술의 발전으로 의식주 전반이 보다 편안하고 풍요롭게 개선되어왔습니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미래에 지금보다 더 나아질 거라고 기대하기에는 지금 우리 주변 환경이 그리 낙관적이지는 않습니다. 불투명한 미래 때문에 결혼과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하고, 직업을 구하지 못한 청년층이 늘어나고, 중장년층은 노후를 걱정할 정도로 노령 빈곤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다양한 변화를 냉정하게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새로운 삶의 방식과 변화된 가치관을 통해 '다름' 속에서 개개인이 서로 존중하고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것의 가치를 중요시해야 합니다. 양적인 성장보다는 질적인 고도화, 즉 함께 잘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어야 합니다. 질적인 성장과 공존을 위한 반反부정부패에 대한 관련 법과 제도가 정비되고 다양한 사회 운동을 통한 개인의 목소리가 활성화되어야 합니다.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와 합의가 중시되고, 사람의 가치, 생명의 가치, 공동체의 가치가 부각되고, 획일적 집단 사고에서 벗어나 좀더 용기 있는 도전이 많아진다면 -

그리고 여성, 이주민, 장애인, 빈곤층 등 사회적 소수자들의 권리와 다양성 이슈에 대한 관심이 많아진다면 - 2030 대한민국은 한층 성숙한 사회가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2030년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정답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2030의 주요 키워드가 바로 '다양성'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나'에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나'를 기준으로 생각하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어야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삶을 디자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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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무엇을 먹고 사십니까 - 선재 스님의 삶에서 배우는 사찰음식 이야기 선재 스님 사찰음식 시리즈 2
선재 지음 / 불광출판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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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으로 때우는 끼니, 어떤가요?

여기에서 주목해야할 건 '때우는'이 아닐까 싶습니다.

분명히 무엇을 먹느냐가 가장 중요하겠지만 그보다 먼저 생각해야 할 건 음식을 대하는 마음자세라고 생각합니다.

바쁘다거나 귀찮다는 이유로 한 끼니를 대충 때울 때가 있습니다.

그때 문득 드는 생각이,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먹는 것만큼 맛 없는 게 없구나.'입니다.

우리는 살기 위해서 먹어야 하지만, 단지 그것만을 위해 먹는 건 아닙니다.

바로 선재 스님이 들려주는 자연과 음식 그리고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듣노라면 인생의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산다는 것과 먹는다는 것은 별개의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우리가 먹는 음식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러니 당신은 무엇을 먹고 사느냐는 질문이 곧 당신의 어떻게 살고 있느냐로 통하는 것입니다.

선재 스님은 과거에 1년을 넘기기 힘들다는 의사의 선고를 받을 정도로 위중한 상태의 환자였다고 합니다. 당시 심정은, 이대로 수행이 끝나버리는가 싶어 막막했고, 출가할 때 부모님께 했던 약속도 못 지키고 먼저 죽는 불효를 저지르는가 싶어 앞이 캄캄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부처님 법대로 살지 못해 아픈 거구나, 그제야 알게 되어 그때부터 철저히 부처님 말씀대로 살아보자고 결심했다고 합니다. 경전에는 부처님이 모든 병을 음식으로 치료한다고, 음식이 곧 약이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여기서 약이 되는 음식이란 자연 그대로의 음식, 제철 음식, 때에 맞는 음식, 깨끗한 음식 등 부처님 법에 맞는 음식을 뜻합니다. 그래서 오직 음식과 일상의 습관을 바꿔보기로 한 것입니다. 모든 가공식품을 끊고 간장과 된장, 고추장을 직접 담가 먹었다고 합니다. 아침은 가볍고 맑게, 점심은 든든하게 먹되 나물을 들기름에 찍어 먹기도 하면서 저녁은 아침보다 많게 점심보다는 적게 먹었고 밤에는 아무 것도 먹지 않으면서 충분히 쉬고 명상과 염불로 마음을 다스린 것입니다. 그렇게 모든 걸 내려놓고 부처님 말씀대로 살다보니 신기하게도 가슴에 막혀 있던 뭔가가 스르르 풀어지고 마음이 깨끗해지면서 홀가분함을 느꼈다고 합니다. 실제로 얼마 뒤 병원에 갔더니 딱딱하게 굳어버린 간에 항체가 생겼다고.

그렇게 선재 스님은 두 번째 삶을 시작했답니다.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라는 화두 앞에, 몸소 겪으며 알게 된 사찰음식의 지혜를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는 '음식 수행자'로 살겠다는 답을 얻은 것입니다.

이 책에서는 사찰음식을 통해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만듭니다. 단순한 음식 레시피가 아닌, 인생 레시피를 배울 수 있습니다.

선재 스님은 사찰음식에 대해서 설명할 때 크게 2가지를 강조한다고 합니다. (34-35p)

첫째, 사찰음식에는 나와 남이 둘이 아니라는 '자타불이自他不二'의 진리가 담겨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만물은 나와 하나입니다. 물도 공기도 나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먹는 음식은 물과 공기, 흙의 기운으로 만들어졌으니, 그것들이 병들면 나도 아프게 됩니다. 그래서 부처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어떻게 농사를 지어야 하고, 어떤 음식재료를 선택하고, 어떻게 요리하고, 어떤 마음가짐으로 먹어야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둘째 사찰음식은 수행자에게 깨달음에 닿도록 돕는 지혜의 음식입니다. 몸과 마음은 둘이 아닙니다. 건강한 몸에 건강한 기운이 깃듭니다. 사찰음식은 수행자들의 오랜 세월 몸과 마음의 조화를 이루려 고심한 노력의 결과물입니다. 자연히 채식을 권장하지만 육식도 약이 될 때가 있습니다. 적게 먹어라, 편식하지 말라, 자연의 리듬에 맞춰 먹어라, 때 아닌 때 먹지 말아라 등 음식에 관한 자세한 계율은 곧 최선의 수행을 하기 위한 방편입니다.

수행자가 아닌 보통사람들도 무엇을 먹느냐를 살펴보는 것이 삶을 잘살 수 있는 지혜입니다.

선재 스님의 사찰음식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언제부턴가 내 몸을 돌보는 데 소홀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삶을 돌아보게 됩니다.

"한 그릇의 밥이 내 앞에 놓이기까지의 수많은 자연과 사람과 손길을 생각하며 소중히 대하는 그 마음에서 시작하라."는 선재 스님의 말씀을 되새겨봅니다.

참으로 값진 말씀, 감사합니다.

이제부터는 '때우는' 삶이 아닌 '채우고' '나누는' 삶으로 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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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와 수잔 버티고 시리즈
오스틴 라이트 지음, 박산호 옮김 / 오픈하우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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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소설 속으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심장이 약한 분이나 노약자는 보지마세요.

앗, 이런 구태의연한 문구를 쓰다니.

하지만 어쩔 수가 없네요.

이 소설을 읽으면서 급격한 심박동수 증가와 답답증을 느낀 사람으로서 경고합니다.

앞으로 당신이 느낄 공포는 매우 현실적이며, 당신이 느낄 분노는 지극히 정상적인 반응입니다.

그러니 피할 수 있을 때 피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 이야기는 수잔 모로의 첫 번째 남편인 에드워드가 지난 9월 그녀에게 보낸 편지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가 책, 그러니까 소설을 하나 썼는데 읽어봐주지 않겠냐는 내용이었다.

에드워드와 재혼한 부인이 크리스마스 때마다 보내는 안부 카드를 제외하곤 20년 만에 처음으로 에드워드에게 받은 연락이었기 때문에 수잔은 충격을 받았다." (9p)

<토니와 수잔>의 처음 부분입니다.

자, 아직 기회는 남았습니다. 수잔이 충격을 받은 건 전 남편의 갑작스런 편지 때문이지만 당신은 수잔이 아니니까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안 읽으면 됩니다.

하지만 수잔은 거절하기가 어렵습니다. 에드워드는 편지에서 이 소설은 정말 잘 썼기 때문에 보여주고 싶다며, 그녀가 직접 읽어보고 판단해주었으면 한다고 썼습니다. 에드워드에게 있어서 수잔은 최고의 비평가였다고, 이 소설이 장점은 많지만 유감스럽게도 뭔가 빠졌는데 그녀가 도와줄 수 있을 거라고, 그녀라면 뭐가 부족한지 알고 말해줄 수 있을 거라고, 천천히 읽어보고 뭐든 떠오르는 대로 몇 마디 적어달라면서 마지막에는 '여전히 당신을 잊지 않고 있는 에드워드'라고 서명했는데, 이 서명을 보는 순간 수잔은 짜증이 났습니다. 그건 잊고 있었던, 아니 기억하고 싶지 않았던 많은 것들이 떠올랐기 때문에.

여기까지는 괜찮습니다.

아직은 수잔의 감정과 거리가 있으니까.

어떤가요? 읽을 준비가 되셨나요?

<토니와 수잔>은 액자식 구성입니다. 주인공 수잔의 이야기와 에드워드가 쓴 소설 <녹터널 애니멀스>라는 이야기.

우리는 <토니와 수잔>의 수잔을 만나고, <토니와 수잔>의 수잔은 <녹터널 애니멀스>의 토니를 만나게 됩니다.

문제의 소설 <녹터널 애니멀스>의 주인공이 바로 토니 헤이스팅스입니다. 토니는 그의 아내 로라와 딸 헬렌과 함께 휴가차 메인에 있는 여름 별장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가 한밤 운전을 하는 이유는 헬렌이 모텔을 찾지 말고 그냥 밤새 달리자고 제안했기 때문입니다. 질서정연한 생활패턴에서 벗어난 딸의 제안을 그가 받아들인 건 순전히 좋은 아빠가 되고 싶다는 마음 때문입니다. 그는 자신이 좋은 아버지이자, 좋은 교수이자, 좋은 남편이라고 여겼으니까.

그런데 그 밤, 그 시각에 두 대의 차가 나란히 앞을 막으며 차선을 방해하더니 급기야 앞뒤로 포위하듯 오락가락하는 바람에 충돌 사고가 벌어집니다. 불안한 마음에 차를 세우지 않자 계속 뒤쫓아 온 차가 그를 앞질러서 방향을 홱 틀어 갓길로 밀어부칩니다. 결국 차를 세우게 되고 두 대의 차에서는 술냄새를 풍기는 세 명의 남자가 내려서 토니의 가족을 위협합니다. 인적이 드문 고속도로에서 벌어진 의도적인 사고, 시비를 거는 세 남자에게 대항해보지만 토니는 제대로 힘도 못 써보고 끌려가게 됩니다. 그들 중 한 명이 토니의 차를 운전해서 아내와 딸을 데려가버립니다. 정말 기가 막히고 답답한 상황입니다.

자세한 묘사를 하면 할수록 공포와 분노가 뒤섞여버립니다. 만약 내가 토니였다면 아내와 딸을 지킬 수 있었을까.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만 토니처럼 어이없게 끌려가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 화가 납니다. 왜 지키질 못했는지.

휴우... 한숨이 나옵니다.

수잔 역시 <녹터널 애니멀스>를 읽으면서 토니의 가족이 납치되는 상황을 견딜 수 없어 합니다. 치욕과 두려움. 그놈들이 토니를 쓰러뜨린 것이 마치 에드워드가 그녀를 막고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녀는 분명히 소설 속 세계와는 거리가 먼, 따뜻한 거실에서 책을 읽고 있고 아이들은 옆방에서 게임을 하고 있는데 왜 갑자기 그녀의 일상에 균열이 생기고 누군가 없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든 걸까요. 이 이야기가 그녀를 사로잡았고, 감정을 휘두르고 있다는 걸 보는 동시에 똑같이 반응하는 제 자신이 신기하면서도 소름끼칩니다. 원래 이렇게 감정이입과 공감능력이 탁월한 사람이었던가, 아니면 정말 이 소설이 잘 쓰여진 건가.

중요한 건 수잔이 <녹터널 애니멀스>를 읽을 수밖에 없었던 것처럼 나 역시 <토니와 수잔>을 읽을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피하고 싶지만 피할 수 없는 매력을 가진 소설입니다.

부부 간의 일은 부부만이 안다고, 수잔과 현재 남편 아놀드 그리고 전남편 에드워드의 속사정은 끝까지 읽어야 알 수 있습니다. 놀라운 반전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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