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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젠트리피케이션을 말하다 ㅣ 성공회대학교 동아시아연구소 학술총서
성공회대학교 동아시아연구소 기획, 신현준.이기웅 엮음 / 푸른숲 / 2016년 12월
평점 :
품절
동아시아 연구소 학술총서 <아시아, 젠트리피케이션을 말하다>.
이 책은 아시아 8개 도시에 대해 8인의 도시학자들이 연구한 보고서입니다.
흔히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 일은, 자신이 모르는 분야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알아가면 됩니다.
<아시아, 젠트리피케이션을 말하다>라는 책은 <서울, 젠트리피케이션을 말하다>와 동반해 추진한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라고 합니다.
동아시아 연구소의 연구자들은 2014년 서울 도시공간 변화를 연구하면서 아시아의 다른 도시들에 대해 흥미를 느꼈고, 더 나아가 아시아 젠트리피케이션에 관한 국제학술회의를 주최하게 됩니다. 이때 학술회의의 취지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고층의 오피스 블록과 대단위 아파트 단지, 만성적 교통 혼잡과 대기오염 등으로 표상되는
아시아 도시의 전형적 풍경에 중요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으며,
오래된 도심의 낡은 주택가와 구불구불한 골목길이
서사, 미학, 정동情動 ,affect 이 연행되고 물질화하는 공간으로 재발견되고
이를 통해 소생 rehabilitation 한다." (7p)
와우, 학술회의 아니랄까봐 언어들이 매우 현학적입니다. 제 기준에서는...
책에서 부연 설명된 부분을 보면,
"취지문을 통해 우리는 이러한 변화를 아시아 도시공간의 '정동적 전환'이라 규정하면서,
이를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단순한 용어로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내세웠다."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자, 여기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개념이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입니다.
젠트리피케이션이란 낙후됐던 구도심이 번성해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이 몰리면서,
임대료가 오르고 원주민이 내몰리는 현상을 이르는 용어입니다. [네이버 참조]
그리고 정동적 전환(affective turn)에서 정동(情動 ,affect) 이라는 용어를 살펴보면,
영어 affect는 접촉해서 흔적을 남긴다는 의미의 라틴어 affectus에서 나온 말인데,
정신과에서는 다른 사람에 의해서 객관적으로 관찰 가능한 감정 상태를 의미합니다. [네이버 참조]
한국 연구자들은 서울의 젠트리피케이션을 연구하면서 아시아의 다른 도시는 젠트리피케이션의 개념이 다르다는 걸 깨달았고 학술회의를 통해 해외에 있는 연구자들과 함께 연구하고자 한 것입니다.
서양에서 유래한 젠트리피케이션 개념이 아시아에서는 어떻게 발현되고 전개되는지를 연구한 것입니다.
해외 학자들에게 도시공간의 젠트리피케이션과 정동에 초점을 맞춰 발표문을 써달라고 요청했는데 그들 중 몇몇에게는 정동이나 젠트리피케이션 개념이 익숙지 않았다고 합니다. 문화연구 분야의 일부 학파 외에는 그리 널리 사용하는 개념이 아니라고 합니다. 또한 아시아 도시에서 젠트리피케이션 개념을 적용한 선례가 드물다는 것도 이 프로젝트에 참가한 연구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됐던 것 같습니다. 따라서 이번 프로젝트는 지금까지 생각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개념과 접근방식으로 자신의 도시를 재조명한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도시학자들도 각자 독특한 시각과 접근방식으로 연구하기 때문에 도시마다 직면한 특수성을 고려하여 정동과 젠트리피케이션의 문제의식을 녹여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책에 실린 연구들은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어떠한 대안도 제시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대안이 필요할 만큼 문제가 심각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일부에서는 젠트리피케이션은\이 자본주의적 사적 소유 제도의 불가피한 결과라고 주장합니다.
서울은 유독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인한 문제들이 심각한데 왜 같은 자본주의 사회의 도시들 -
도쿄, 타이베이, 방콕 등에서는 이런 문제들이 일어나지 않을까요.
그래서 한국 연구자들은 다른 아시아 젠트리피케이션 연구를 통해서 젠트리피케이션을 단순히 자본주의의 결과물로만 볼 것이 아니라 한 걸음 떨어져서 바라볼 것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 나오는 도시는 베이징, 방콕 라따나꼬신, 도쿄 무코지마, 타이베이 스다, 하노이 성당지역, 선전과 리수이, 도쿄 코리아타운 신오쿠보, 자카르타입니다. 이들 도시의 사례를 보면서 자본주의 이외의 다양한 변수들이 어떻게 젠트리피케이션을 상쇄하는지를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몰랐던 도시공간의 정동적 전환과 젠트리피케이션을 아시아의 여러 도시를 통해 살펴보는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다만 학술회의를 목적으로 한 발표문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