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 장사꾼 - 로알드 달의
로알드 달 지음, 김세미 옮김 / 담푸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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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작가 로알드 달, 그는 어떤 사람이었을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그에 대해서는 모르지만, 널리 알려진 작품 <찰리와 초콜릿 공장>은 압니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동화 작가, 로알드 달~~

그러나 <초콜릿 장사꾼>은 동화가 아닙니다. 어른들을 위한 소설입니다.

이 이야기는 오즈월드 헨드릭스 코닐리어스의 일기 제20권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역사상 최고의 바람둥이이자 사기꾼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어린이들은 나중에, 어른이 된 뒤에 읽어보기를 당부합니다.

교양과 상식을 갖춘 사람이라면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울 정도로 기상천외한 사기 행각이 펼쳐집니다. 물론 입에 담기 어려울 뿐이지, 눈으로 보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오즈월드는 갓 열일곱 살이 되었을 때 아버지의 친구인 그라우트 소령을 만나게 되고, 그의 놀라운 경험담을 듣고 그보다 더 경악할 만한 계획을 세웁니다.

역시 뭐든 떡잎부터 알아보는 법. 겨우 열일곱 살 소년이 최음제에 관심을 보이는 것부터가 심상치 않더라니...

문득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  Catch Me If You Can, 2002>의 주인공 프랭크가 떠오릅니다. 17살의 고등학생 프랭크의 사기행각은 21년 경력의 FBI 요원도 속일 정도로 천재적입니다. 시대만 다를 뿐이지, 프랭크와 오즈월드는 판박이처럼 보입니다.

오즈월드는 수단에서만  서식하는 가뢰라는 곤충으로 만든 가루가 최음제라는 걸 알게 되면서 그걸 이용하여 돈을 벌 궁리를 합니다. 처음에는 알약으로 만들어서 은밀하게 판매하다가, A.R. 워즐리 교수를 만나면서 엄청난 사업을 구상하게 됩니다. A.R. 워즐리 교수는 액체 질소를 이용하여 정자를 냉동 보관하는 실험에 성공했던 겁니다. 그래서 오즈월드는 이 신기술을 이용하여 돈을 벌 수 있는 정자은행을 떠올린 겁니다. 여기에서 필요한 정자는 당대 유명한 인물들, 위인들의 정자를 채취하여 냉동 보관했다가 원하는 여성들에게 엄청난 가격에 판매하는 겁니다. 그렇다면 어떤 식으로 정자를 채취했을까요. 우연히 대학 캠퍼스에서 클레오파트라가 환생한 듯한 여학생 야스민 하우컴리를 발견합니다. 그다음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책을 통해서 확인하길 바랍니다.

원래 이 소설은 1979년 <나의 삼촌 오즈월드>로 출간되었다가 이후에 잡지에 실린 단편 <손님>을 마음에 들어 했던 편집자가 창간 25주년을 기념해, 좀 더 긴 이야기로 써주길 제안하면서 <초콜릿 장사꾼>으로 새롭게 출간된 거라고 합니다. 로알드 달은 이 작품을 가리켜 자신이 쓴 "가장 길고 더러운 이야기"라고 표현했다고 합니다. 독자 입장에서도 동의하는 바입니다. 짐작하시겠죠?  어떤 이야기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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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얼마나 정의로운가 - 법과 정의에 대한 9가지 근원적 질문들
폴커 키츠 지음, 배명자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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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대한민국 국민들의 관심이 온통 헌법재판소에 쏟아지고 있습니다.

과연 법은 얼마나 정의로운가.

공교롭게도 우리의 현실과 잘 맞아 떨어지는 책을 만났습니다.

이 책은 법과 정의에 대한 19가지 근원적 질문들을 던집니다.

왜 우리는 법을 의심하게 되었을까요.

그건 경험에 의한 불신입니다.

법전 속의 법은 정의를 말하지만 현실 속의 법은 권력의 힘을 알려주는 도구로 쓰일 때가 많습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 (有錢無罪 無錢有罪)는 돈이 있을 경우 무죄로 풀려나지만 돈이 없을 경우 유죄로 처벌받는다는 말입니다.

더 기가 막힌 건 실제로 범죄 사실이 없는 경우에도 사회적 약자라서 누명을 쓰는 경우입니다. 스스로 무죄를 증명할 능력이 없는 약자를 경찰, 검찰, 법원 그리고 변호사까지 유죄로 몰아간다면 그는 꼼짝없이 범죄자가 되고 맙니다. 반대로 돈과 권력을 지닌 사람들은 불법을 저지르고도 당당하게 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책 속에는 다양한 법적 사례들을 보여줍니다.

국가의 감독 vs 일반적 행동 자유권

무엇이 폭력인가? - 시민의 항명, 비폭력 시위는 위법인가?

나는 어떤 법을 따라야 하는가?  - 자연법과 법실증주의

우리에게 성별이 필요한가?  - 호적의 성별을 남자에서 여자로 바꾸는 것은 사회에 해가 될까?

국가의 감시는 어디까지 허용되는가?  - 개인 정보 수집

다른 사람이 내 정보를 유포해도 되는가?  - 인터넷 세상에서 잊힐 권리

우리는 얼마나 평등한가?  - 경력과 여성 할당제로 인해 남성이 역차별당하는 것은 아닌지.

인간은 동물과 자연보다 우월한가?  - 헌법에 명시된 동물 보호가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어떻게 변화시켰나?

종교의 자유는 언제나 불가침인가?  - 할례와 치유기도, 종교의 자유를 지키려면 헌법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서로를 파괴하지 말아야 합니다.

어떤 의견이든 자유롭게 표현해도 되는가?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려면 사람들이 서로의 명예를 훼손하지 않고 토론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술은 무엇이고 예술의 자유는 어디까지 허용되는가?  그라피티는 예술 활동이지만 타인의 사유재산을 침해해서는 안 됩니다.

직장 생활을 위해 양심을 저버려야 하는가?  - 양심의 자유, 양심을 객관적으로 점검하려면 무엇을 잣대로 삼아야 할까?

가족이란 무엇인가?  법적인 가족과 생물학적인 가족 중 어느 쪽이 더 강한가?

국가는 어떤 가정을 보호해야 하는가?  - 모두를 위한 혼인, 모든 법적 동거 형식과 혼인의 개념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가?

내 아이가 학교에서 무엇을 배울지 누가 결정하는가?  - 학교에서의 성교육, 학교는 학부모에게 의견을 제시할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인간 같지 않은 인간에게도 존엄성이 있는가?  - 납치된 아이를 구출하기 위해서 경찰은 범인을 죽여도 될까? 

무엇이 정당한 형벌인가?  - 종신형, 우리는 어떤 사람을 죽을 때까지 감옥에 감금해도 될까?

국가는 테러리스트로부터 국민을 어떻게 보호해야 하는가?  - 생명과 생명이 대립할 때, 국가는 두 사람을 구하기 위해 한 사람을 희생시켜도 될까?

죽음은 누구의 손에 달렸는가?  -  안락사, 어디까지 자살을 도와야 할까?

모든 사례는 실화이고, 결말이 있습니다. 독일의 경우지만 우리 사회에도 적용할 수 있는 주제라서 매우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구체적으로  법이 정의를 구현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 무엇인지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중요한 건 저자의 말처럼 "법의 결말은 절대 열려 있어선 안 된다"는 것입니다. 법은 우리가 해도 되는 것과 해선 안 되는 것을 구별해 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누구든지 자신의 행위가 위법한지 아닌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자유가 어디까지 허용되는지 명확하게 알고 있어야 불안하지 않습니다. 무엇이 허락되고 무엇이 금지되는지 몰라서 불안하고, 권력에 의해 좌우되는 법이라면 독재국가라는 증거입니다.

그런데 왜 대한민국 국민들은 헌법 재판소의 결정을 기다리며 안심할 수 없는 걸까요.

법이 정의를 보여주는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우리도 바뀌어야 된다는 걸 절실히 느끼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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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고독 - 아무도 대신해 주지 않는 시간
고도원 지음 / 꿈꾸는책방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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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라는 말.

살면서 어디선가, 누군가에게 위로 혹은 조언처럼 들었던 말인 것 같습니다.

고독...

살면서 피할 수 없는 것들 중 하나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절대고독의 순간은 누구에게나 찾아옵니다.

지독한 외로움, 세상에 홀로 덩그라니 남겨진 기분이 들 때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처음에는 두려워서 무작정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씁니다. 그러다가 도망칠 수 없다는 걸 깨닫고 받아들이게 됩니다.

절대고독의 순간을 견뎌내다보면 점점 익숙해집니다. 더 나아가 절대고독을 즐기게 됩니다.

저자의 말처럼 '나의 인생은 아무도 대신 써줄 수 없는 나의 이야기'라는 것.

이 책은 마치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보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절대고독의 순간에만 자기 자신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 주변의 소음이 사라지고 오롯이 내 안의 목소리에 귀기울일 때 어떤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요.

책 속의 목소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바다의 파도처럼 무시로 실패와 위기가 닥쳐옵니다. 한순간에 모든 걸 포기하고 싶은 때도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자기 내면을 더 단단히 붙잡아야 합니다. 자기와의 싸움에서 지면 모든 것에 지는 것과 같으니까요.

'내 안의 닻'이 약하면 작은 파도에도 뒤집힙니다. 인생의 거센 파도를 두려워하지 말고 내 안의 닻을, 그 힘을 키우십시오.

내면의 싸움에서 이기는 사람만이 다시 솟아오를 수 있습니다." (163p)

어쩌면 이 책이 아니더라도 절대고독에 대처하는 나만의 방법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책에서 들려주는 말들을 이미 알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늘 그렇듯 인생은 아는 것만으로는 바뀌지 않습니다. 좋은 도끼를 가지고 있어도 사용할 줄 모른다면 나무 한 그루 벨 수 없는 무용지물의 도끼일 뿐입니다.

도끼는 나무를 벨 때 그 가치가 빛나고, 나는 나다운 삶을 살 때 그 가치가 빛납니다.

절대고독의 순간을 통해서 세상에서 가장 힘든 싸움인 자신과의 싸움을 해봐야 합니다. 그 싸움에서 이긴 사람이라야 진정한 자신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래야 평생 흔들리지 않고 쓰러지지 않고 끝까지 싸울 수 있습니다. 잘 싸우는 비법은 포기하지 않는 것?

이 책을 읽으면서 절대고독에 맞설 수 있는 혹은 즐길 수 있는 힘을 얻은 것 같습니다. 비워야 채울 수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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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머리 리케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책고래 클래식 6
엄진숙 지음, 장준영 그림 / 책고래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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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머리 리케>라는 제목을 본 순간,

제 머릿속에는 '외국그림책'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지은이와 그린이를 보니 한국 분이라서 살짝 놀랐어요.

선입견...

그림책의 제목만 보고 섣불리 판단했던 거죠.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니 이 그림책의 원작이 따로 있었어요.

아동문학의 아버지, 샤를 페로의 작품집에 실린 <고수머리 리케> 이야기를 엄진숙 작가님의 글로, 장준영 작가님의 그림으로 새롭게 탄생한 거예요.

이건 마치 아름다운 풍경을 훌륭한 화가가 그대로 화폭에 옮기면서 화가만의 느낌을 추가했다고 해야 할 것 같아요.

똑같은 이야기도 누구의 입을 통해 전달되느냐에 따라서 분위기가 다르니까요.

단순하게 줄거리를 이야기해볼게요.

이번에는 제가 들려주는 <고수머리 리케>가 되겠네요.

옛날 어느 왕국에 왕자가 태어났어요. 못생긴 얼굴에 머리카락은 엉킨 실타래 같아서 사람들은 왕자를 '고수머리 리케'라 부르며 비웃었어요.

비록 외모는 못생겼지만 리케 왕자에게는 지혜의 요정이 늘 함께 있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숲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이웃 나라의 공주를 만났어요. 처음 본 순간 너무나 아름다운 모습에 공주라는 걸 알아차린 거죠. 리케는 공주가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줘요. 리케가 공주의 아름다움을 칭찬하자  공주는 머뭇거리다가, "사람들은 제가 아름답기만 할 뿐 아무것도 모른다고 뒤에서 수군거려요."라고 속마음을 털어놓아요. 그때 리케가 제안을 해요. 공주가 자신과 결혼하겠다는 약속을 한다면 자신이 가진 지혜를 나눠주겠다고 말이죠. 공주는 간절히 지혜를 갖기를 원했기 때문에 리케와 약속을 해요. 궁궐로 돌아온 공주는 몰라보게 달라졌어요. 리케가 나눠진 지혜 덕분에 총명해진 거죠. 공주가 똑똑해졌다는 소문이 퍼지자 이웃 나라의 왕자들이 청혼을 하기 위해 몰려들었어요. 그 중에는 공주 마음에 꼭 드는 사람이 있어서 금방이라도 결혼할 것처럼 나라가 떠들썩했어요. 이 모든 소식을 리케도 듣고 있었어요. 어느덧 시간이 흘러 리케와 공주가 약속한 날이 되었어요. 리케는 서둘러 숲으로 향했어요.

어떻게 되었을까요?

제가 제목만 보고 '외국그림책'일 거라는 선입견을 가졌듯이 리케 왕자도 태어날 때부터 못생긴 외모 때문에 '고수머리 리케'라고 불려지면서 놀림을 받았어요. 하지만 리케 왕자에게는 누구보다 뛰어난 지혜를 가지고 있었어요. 문득 사람들에게 묻고 싶어요. 아름다운 외모와 뛰어난 지혜 중에 단 하나만 선택할 수 있다면 무엇을 선택할지 말이죠.

여기에서 중요한 건 누구나 어떤 선택을 하든 그것이 자신의 삶을 결정할 거라는 사실이에요. 공주는 아름다운 외모만 가진 것이 아니었던 것 같아요. 스스로 지혜가 부족하다는 걸 알고 있었고, 지혜롭게 되기를 원했으니까요. 그리고 리케 왕자는 공주의 진심을 볼 수 있는 지혜가 있었던 거죠. 공주는 리케 덕분에 점점 지혜을 얻었고, 마지막에는 지혜로운 선택을 했어요.

<고수머리 리케>의 진짜 매력은, 직접 펼쳐보아야 알 수 있어요. 사랑하는 공주를 위해 자신의 지혜를 나눠준 리케처럼 이 그림책을 보는 어린이들에게도 지혜를 나눠줄 것만 같은 멋진 이야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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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내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 - 괜찮은 척, 아무렇지 않은 척했던 순간에도
정희재 지음 / 갤리온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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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참 애썼다." (10p)

어쩌면 내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한 권의 책을 통해서 미처 몰랐던 나의 마음을 혹은 누군가의 마음을 발견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조금 당황스러웠습니다.

'내가 왜 이러지?  한 번도 본 적 없는 누군가의 이야기인데 왜 자꾸만 마음이 흔들리지?'

오래 전 어느 겨울, 선배네 자취방에 놀러 갔을 때 마침 시골에서 선배의 어머니가 올라오셨던 이야기.

선배의 어머니는 자기 자식마냥 푸짐한 밥상을 차려 주셨고, 그뒤로 그분을 '엄마'라고 부르게 됐다고.

아홉 살에 엄마를 잃은 뒤로 '엄마'라는 말을 잊고 있던 저자에게 선배의 어머니는 진심으로 엄마가 되어주셨습니다.

매번 자식들에게 먹을거리를 택배로 부쳐주시면서 알뜰살뜰 챙겨주시던 엄마.  그 엄마를 뵈러 시골에 내려갔던 어느날, 엄마는 잔칫집에 다녀오셨습니다. 원래 술을 즐기지 않던 엄마가 그날따라 막걸리 몇 잔을 드셨던 모양입니다. 약간 비틀비틀 다가와 저자의 볼을 감싸더니 꺽, 꺽 우시면서, "늬 엄마가 살아 있었으면 더 잘해 줬을 텐데, 불쌍한 우리 딸......"하며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감정을 드러내셨습니다. 꺽, 꺽 우셨다는 문장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아, 엄마......'

언제부턴가 '엄마'라는 말이 내게는 마음을 콕 찔러서 눈물을 쏟게 만드는 단어가 되어버렸습니다.

이 눈물의 의미는 뭐라고 설명하지 못하겠습니다. 그냥 내 마음에서 흘러나온 거라서.

정희재님의 이야기는 이런 눈물을 닮아 있습니다.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냥 그 마음이 느껴집니다. 대단히 놀라울 것도 없는 평범한 일상의 이야기들이 고스란히 마음에 와 닿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너무나 자신의 마음을 숨기고 살았던 게 아닌지... 힘들어도, 괴로워도 나는 어른이니까 참아야 된다고, 괜찮은 척, 아무렇지 않은 척 했던 건 아닌지...

정말 예상치 않은 순간에 눈물을 흘리고 나니 오히려 홀가분한 기분이 듭니다. 내 마음에게 솔직해진 것 같아서.

눈물을 흘리는 내가 너무 나약해보여서 싫었는데, 아주 가끔은 울어도 괜찮겠구나 싶습니다.

점점 눈물이 나도 모르게 흐르는 걸 보면 내 마음이 그동안 너무 많은 걸 담고 있었나 봅니다. 이제는 적당히 덜어내면서 살아야겠습니다.

어쩌면 지금, 소중한 나의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들을 아낌없이 해야될 순간이 아닐까요.

"당신, 참 애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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