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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얼마나 정의로운가 - 법과 정의에 대한 9가지 근원적 질문들
폴커 키츠 지음, 배명자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대한민국 국민들의 관심이 온통 헌법재판소에 쏟아지고 있습니다.
과연 법은 얼마나 정의로운가.
공교롭게도 우리의 현실과 잘 맞아 떨어지는 책을 만났습니다.
이 책은 법과 정의에 대한 19가지 근원적 질문들을 던집니다.
왜 우리는 법을 의심하게 되었을까요.
그건 경험에 의한 불신입니다.
법전 속의 법은 정의를 말하지만 현실 속의 법은 권력의 힘을 알려주는 도구로 쓰일 때가 많습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 (有錢無罪 無錢有罪)는 돈이 있을 경우 무죄로 풀려나지만 돈이 없을 경우 유죄로 처벌받는다는 말입니다.
더 기가 막힌 건 실제로 범죄 사실이 없는 경우에도 사회적 약자라서 누명을 쓰는 경우입니다. 스스로 무죄를 증명할 능력이 없는 약자를 경찰, 검찰, 법원 그리고 변호사까지 유죄로 몰아간다면 그는 꼼짝없이 범죄자가 되고 맙니다. 반대로 돈과 권력을 지닌 사람들은 불법을 저지르고도 당당하게 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책 속에는 다양한 법적 사례들을 보여줍니다.
국가의 감독 vs 일반적 행동 자유권
무엇이 폭력인가? - 시민의 항명, 비폭력 시위는 위법인가?
나는 어떤 법을 따라야 하는가? - 자연법과 법실증주의
우리에게 성별이 필요한가? - 호적의 성별을 남자에서 여자로 바꾸는 것은 사회에 해가 될까?
국가의 감시는 어디까지 허용되는가? - 개인 정보 수집
다른 사람이 내 정보를 유포해도 되는가? - 인터넷 세상에서 잊힐 권리
우리는 얼마나 평등한가? - 경력과 여성 할당제로 인해 남성이 역차별당하는 것은 아닌지.
인간은 동물과 자연보다 우월한가? - 헌법에 명시된 동물 보호가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어떻게 변화시켰나?
종교의 자유는 언제나 불가침인가? - 할례와 치유기도, 종교의 자유를 지키려면 헌법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서로를 파괴하지 말아야 합니다.
어떤 의견이든 자유롭게 표현해도 되는가?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려면 사람들이 서로의 명예를 훼손하지 않고 토론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술은 무엇이고 예술의 자유는 어디까지 허용되는가? 그라피티는 예술 활동이지만 타인의 사유재산을 침해해서는 안 됩니다.
직장 생활을 위해 양심을 저버려야 하는가? - 양심의 자유, 양심을 객관적으로 점검하려면 무엇을 잣대로 삼아야 할까?
가족이란 무엇인가? 법적인 가족과 생물학적인 가족 중 어느 쪽이 더 강한가?
국가는 어떤 가정을 보호해야 하는가? - 모두를 위한 혼인, 모든 법적 동거 형식과 혼인의 개념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가?
내 아이가 학교에서 무엇을 배울지 누가 결정하는가? - 학교에서의 성교육, 학교는 학부모에게 의견을 제시할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인간 같지 않은 인간에게도 존엄성이 있는가? - 납치된 아이를 구출하기 위해서 경찰은 범인을 죽여도 될까?
무엇이 정당한 형벌인가? - 종신형, 우리는 어떤 사람을 죽을 때까지 감옥에 감금해도 될까?
국가는 테러리스트로부터 국민을 어떻게 보호해야 하는가? - 생명과 생명이 대립할 때, 국가는 두 사람을 구하기 위해 한 사람을 희생시켜도 될까?
죽음은 누구의 손에 달렸는가? - 안락사, 어디까지 자살을 도와야 할까?
모든 사례는 실화이고, 결말이 있습니다. 독일의 경우지만 우리 사회에도 적용할 수 있는 주제라서 매우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구체적으로 법이 정의를 구현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 무엇인지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중요한 건 저자의 말처럼 "법의 결말은 절대 열려 있어선 안 된다"는 것입니다. 법은 우리가 해도 되는 것과 해선 안 되는 것을 구별해 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누구든지 자신의 행위가 위법한지 아닌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자유가 어디까지 허용되는지 명확하게 알고 있어야 불안하지 않습니다. 무엇이 허락되고 무엇이 금지되는지 몰라서 불안하고, 권력에 의해 좌우되는 법이라면 독재국가라는 증거입니다.
그런데 왜 대한민국 국민들은 헌법 재판소의 결정을 기다리며 안심할 수 없는 걸까요.
법이 정의를 보여주는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우리도 바뀌어야 된다는 걸 절실히 느끼는 요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