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아이 샬롯 이야기 독깨비 (책콩 어린이) 48
R. J. 팔라시오 지음, 천미나 옮김 / 책과콩나무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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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동창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학교 다닐 때는 그리 친하지 않던 친구였는데,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왜 우리가 그때 친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마음이 맞는 친구였습니다. 학창 시절에는 늘 그랬던 것 같습니다. 입학 첫 날 혹은 새학기 첫 날에 우연히 옆에 앉은 아이와 친구가 되고, 그 뒤로 쭉 같이 다니는 사이가 되는...

원래 활달한 편이 아니어서, 저한테 먼저 다가오는 친구들과 친해졌던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아이 샬롯 이야기>를 읽으면서 학창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여자아이들 간의 복잡미묘한 관계 그리고 우정이 굉장히 사실적으로 묘사되어서 놀랐습니다. 시대도 다르고, 나라도 다른데, 저 멀리 미국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도 우리와 다르지 않구나라는 동질감이 신기하게 느껴졌습니다.  

5학년이 된 샬롯은 교장선생님으로부터 전학생 오기의 '환영 친구'가 되어 달라는 부탁을 받습니다. 남자애들 중에는 잭과 줄리안이 그런 부탁을 받았죠.

먼저 오기 풀먼에 대해 설명해야겠네요. 오기는 선천적으로 매우 심각한 얼굴 기형을 가지고 있어서 맨 처음 그 애를 보면 대부분 충격을 받을 거예요. 그 때문에 교장선생님께서 미리 부탁을 하신 건데, 도리어 줄리안은 오기를 못살게 굴었어요. '괴물'이라고 부르면서 계속 오기를 가지고 유난을 떨었던 거죠. 반면에 잭은 오기의 친한 친구가 되었어요. 사건은 잭이 줄리안에게 주먹을 날려서 정학을 당했다는 거예요. 다들 줄리안이 잭에게 오기를 두고 험한 말을 했을 거라고 짐작만 하고 있어요.

겨울방학 동안 줄리안은 어마어마한 파티를 열어서 5학년생들이 몽땅 잭에게 등을 돌리게 만들었어요. 잭에 대한 이상한 소문을 퍼뜨리고 말이죠.

샬롯은 남자애들이 벌이는 어처구니 없는 전쟁을 보면서 중립을 지키기로 마음 먹어요. 그건 여자애들 중 사바나 무리가 줄리안 편으로 갔기 때문이이에요.  샬롯은 사바나 무리 중 누구에게도 찍히고 싶지 않거든요. 여자애들이라면, 물론 샬롯도 포함해서 사바나 무리에 합류하고 싶은 마음이 있으니까요.

그러다가 초등학교 때부터 단짝이었던 엘리가 사바나 무리에 합류하게 되면서 샬롯과는 멀어지게 됐어요. 그래도 샬롯은 엘리를 믿었기 때문에 잭을 도와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어요. 엘리는 사바나와 히메나와 같이 다니면서 완전히 이상해졌어요.

여기서 잠깐, 히메나 친을 소개할게요. 얘도 오기와 마찬가지로 전학생이지만 아이들 반응은 완전 달랐어요. 아주 멋있고, 아주 예쁘고, 무엇 하나 결점이라곤 없는 완벽한 아이라서 전교생이 히메나와 친구가 되고 싶어 했어요. 샬롯을 포함해서. 그런데 사바나가 먼저 다가가 히메나 친을 자기 무리에 끌어들였죠. 그때부터 히메나는 사바나 무리 이외의 아이들과는 말도 하지 않는 도도한 새침떼기가 된 거예요. 예쁜 데다가 모범생인 히메나. 거기다가 춤까지 잘 추다니...

아타나비 선생님은 댄스 수업을 맡고 계세요. 이번에 바처 사립학교 후원의 밤 행사에서 댄스 공연을 할 아이들을 뽑기 위한 댄스 오디션이 있었어요. 학생들이 보는 공연이 아니라 학부모와 교직원, 동문들을 위한 공연인데다가 올해는 카네기 홀에서 열릴 예정이라 엄청 큰 무대라고 할 수 있어요. 무대에 오를 사람은 단 세 명.

최종 합격자는 바로바로 히메나 친, 샬롯 코디, 서머 도슨.

샬롯은 서머 도슨이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어요. 사바나가 될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어이없게도 사바나는 자기 자리를 뺏은 사람이 서머가 아니라 샬롯이라고 생각해요.

절대로 친해질 수 없는 사바나와는 달리 히메나는 의외의 모습을 보여줘요. 냉소적인 성격인 줄 알았는데 다정하고 착한 구석이 있어요.

서머 도슨은 그야말로 천사 같은 아이에요. 샬롯이 말하면 착한 척하네 마네 욕을 먹지만 서머가 말하면 착하고 예쁘게만 보여요. 예전에 샬롯의 오랜 단짝 엘리랑 서머를 보면서 라벤더 요정이라고 불렀던 기억이 있어요. 실제로 서머는 교장선생님의 부탁을 받지 않았는데도 오기와 친하게 지내고 있어요.

공연 준비를 하면서 서로의 비밀까지 털어놓을 정도로 친해지지만 학교에서는 암묵적으로 거리를 두고 있어요. 샬롯은 같이 점심을 먹는 마야와는 쭉 친한 친구로 지내지만 마음 맞는 친구는 아니에요. 히메나는 사바나 무리와 어울리지만 그 애들에겐 비밀을 털어놓지 않아요. 대신 샬롯과 서머에게만 진심을 보여줘요. 서머는, 워낙 착한 애라서 오기와는 아무 문제가 없는 것 같아요. 참 묘한 관계죠? 

그러니까 남자들은 절대로 여자들의 이런 관계를 이해하지 못할 거예요. 여자들 스스로도 이 복잡한 관계를 설명할 수 없으니까요. 다만 샬롯의 이야기를 보면서 엄청 공감할 거라고 확신해요. 전혀 어울리지 않았던 샬롯, 히메나, 서머가 함께 공연을 준비하면서 서로 믿고 하나가 되어 춤추었듯이, 인간관계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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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가 이별의 날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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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가 이별의 날.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점점 기억을 잃어가는 할아버지와 작별을 준비하는 손자의 이야기입니다.

모든 이야기가 한 편의 시처럼 느껴집니다.

왠지 슬프지만 아름다운...

나이가 드는 건 두렵지 않지만 소중한 기억을 잃는 건 너무나 두려운 일입니다.

치매... 기억을 완전히 잃어버린 사람은 더 이상 원래의 그 사람이 아닙니다.  

이 책에서는 할아버지가 자신의 상태를 손자 노아에게 희미해져가는 별과 비슷하다고 설명합니다. 별이 희미해지더라도 마지막 빛줄기가 지구에 도착하려면 아주 오래 걸리니까 우리는 한참 뒤에서야 알 수 있다고. 머리가 빛을 잃어가더라도 몸은 한참 뒤에서야 알아차린다고.

할아버지는 사랑하는 아내를 먼저 떠나보냈고, 이제 곧 자신은 기억을 잃어버릴 거라는 걸 알기 때문에 남은 기억들을 붙잡으려 안간힘을 씁니다. 머릿속에서는 젊은 시절의 아내와  대화할 수도 있고, 어린 아들 테드과 캠핑을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로 돌아오면 병실에 누워 있는 치매 환자입니다.

할아버지는 자신의 아들 테드를 키울 때는 너무 바빠서 함께 시간을 보낸 적이 거의 없지만 손자 노아와는 친구처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습니다. 그런데 치매로 인해 기억을 잃어가고 있으니, 할아버지는 손자 걱정을 합니다. 죽기도 전에 노아 곁을 떠나야 한다는 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를 말이죠. 어쩌면 이토록 사랑할 수 있을까요?

본인의 고통보다 남은 가족들을 걱정하는 할아버지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이별 연습.

할아버지는 차근차근 손자와의 이별을 준비합니다. 서로가 작별 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해서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완벽해질 때까지 몇 번이고 반복해서 연습합니다.

"... 완벽해지면 네 발은 땅에 닿을 테고  나는 우주에 있을 테고 두려워할 건 아무것도 없을 테지."  (77p)

무엇보다도 제 마음이 저릿할 정도로 눈물났던 건 할아버지의 마지막 부탁이었습니다.

"노아노아야,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약속해주겠니?

완벽하게 작별 인사를 할 수 있게 되면

나를 떠나서 돌아보지 않겠다고.

네 인생을 살겠다고 말이다.

아직 남아 있는 누군가를 그리워한다는 것

끔찍한 일이거든."  (133p)

세상에 완벽한 이별이 있을 리 만무합니다만 할아버지는 사랑하는 노아를 위해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 진심을 알기 때문에 노아는 기억을 잃어버린 할아버지 곁을 지켜줍니다. 할아버지는 기억을 못해도 노아는 할아버지를 기억하고 있으니까요. 조금만 있으면 발이 땅에 닿을 테니까요.

이 짧은 소설이 저를 울릴 줄은 몰랐습니다.

평범한 오늘, 지금 이 순간, 사랑하는 가족들이 함께 있어서 너무나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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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라이프 - 행복을 파는 기적의 가게
구스노키 시게노리 지음, 마쓰모토 하루노 그림, 이정은 옮김 / 홍익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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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동화 한 편 들려드릴게요.

"작은 마을에 가게가 있어요.

가게라고는 해도 사람이 일하는 것도 아니고 뭔가를 파는 것도 아니에요.

이 가게엔 여러가지 물건들이 놓여 있어요. 손님들은 이따금씩 이 가게에 들러 마음에 드는 물건이 있으면 가지고 가요.

대신에 자신이 사용하지는 않지만 다른 사람이 사용했으면 하는 물건을 놓고 가요.

가게 이름은 라이프 Life

찬바람 부는 어느 날, 할머니 한 분이 찾아왔어요.

'할아버지는 꽃을 무척 좋아하셨답니다. 할아버지가 준비한 봄꽃 씨앗입니다."라는 예쁜 손글씨 카드와 함께 꽃씨가 담긴 종이봉지를 선반에 늘어놓았어요.

얼마전 할아버지를 하늘나라로 떠나보낸 할머니는 너무나 슬퍼서 더 이상 꽃을 키울 마음이 없었거든요.

할머니는 할아버지와 함께 라이프를 찾았던 행복했던 날들을 떠올려보지만 너무나 외롭고 슬프기만 했어요.....

이후에 라이프에 온 손님들은 할머니가 두고 간 씨앗을 가져가고, 저마다 자신의 물건을 두고 갔어요.

시간은 흘러 봄이 찾아왔어요. 할머니는 이번엔 여름에 피는 꽃 씨앗을 가지고 라이프를 찾아왔어요. 여전히 슬픔에 젖은 채 살아가는 할머니는 옅은 한숨을 뱉으며 문을 열었어요. 그때였어요. 할머니 눈 앞에는 사람들이 가져다 둔 화분의 꽃들이 활짝 피어 있었어요. 저마다 다른 손글씨 카드가 붙어 있었어요. 할아버지의 꽃씨를 가져간 사람들이 그동안 정성껏 키워 온 꽃을 가져다 놓은 거예요. 할머니가 슬픔에 잠겨 있는 동안에도 겨울은 가고, 봄이 왔어요. 할머니는 꽃향기를 맡고, 그 옆에 놓인 손글씨 카드를 보면서 참으로 오랜만에 온기를 느꼈어요. 할머니는 가지고 온 씨앗 봉지들을 탁자 위에 놓고 거리로 나왔어요.

할머니는 라이프에서 그 어떤 물건보다도 소중한 것을 가지고 나왔어요. 그것은 활짝 핀 꽃처럼 얼굴 가득 번진 미소였어요.

라이프에 올 때는 고개를 숙이고 있어서 몰랐는데, 고개를 드니 행복이 보였어요. 마을 곳곳에 피어 있는 꽃들과 그 꽃을 정성스레 키운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어요.

오늘도 라이프에는 누군가 찾아와 뭔가를 두고, 또 뭔가를 가지고 돌아가요. 그들 모두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해요. 이 작은 가게에서 그들이 가져가는 건 행복이에요."

 <Life 라이프 행복을 파는 기적의 가게>는 동화책 속에 독자를 위한 컬러링 손글씨 카드가 들어 있어요. 실제 카드로 쓸 수도 있겠지만 예쁜 다이어리 같아 보여요.

그래서 제 나름대로 색연필로 칠해보고, 나를 위한 편지도 써봤어요. 원래는 행복한 순간을 기록하기 위한 카드지만, 무엇을 적어도 상관 없어요. 자신을 위한 책이니까요.

컬러링 손글씨 카드마다 인생에 관한 명언들이 적혀 있어요. 가장 마음에 드는 건 "Life is RIGHT NOW."

만약 할머니처럼 슬픔 혹은 고통을 견뎌내고 있는 분들에게는

 "Life is FLOWER."  내가 품은 행복은 씨앗이며, 함께 나누는 행복은 꽃이 됩니다.  - 존 해리건 John Harrigan

카드를 전해주고 싶어요. 그리고 활짝 피어난 꽃밭을 함께 걷고 싶어요. 어떤 위로의 말보다도 꽃향기가 마음을 어루만져줄 거라고 생각해요.

지금 이 순간, 이보다 더 행복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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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끝내는 세상의 모든 과학 - 빅뱅에서 미래까지, 천문학에서 인류학까지
이준호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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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과학을 한 권에 담을 수 있을까요?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합니다.

<빅 히스토리>는 138억년 전 빅뱅으로부터 시작되는 우주의 시작과 인류의 문명, 미래를 다루는 종합 학문으로, 천문학, 물리학, 고고학, 인류학, 역사학 등의 학문을 넘나들며

설명하는 융합학문을 말합니다.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누구인가, 어디로 갈 것인가'라는 철학적 질문에 대한 답을 모든 학문에서 찾고자 하는 시도입니다. 역사학자 데이비드 크리스천이 <빅 히스토리> 창시자입니다. 우주의 시작과 미래를 아우르는 거의 모든 과학을 한 권에 담아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 각각의 학문에 대하여 좁은 관점만 제공한다는 비판적 시각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빅 히스토리> 덕분에 과학이 좀더 가깝게 다가왔다는 것입니다.

<한 권으로 끝내는 세상의 모든 과학>은 초등학교 선생님이 쓴 '빅 히스토리 여행서'입니다.

저자 이준호 선생님은 초등학교 6학년 아이가 책을 읽고 부모에게 달려가 심각한 표정으로 이야기하는 모습을 떠올리며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그만큼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모두 11가지 주제로 우주, 지구, 바다, 대륙, 조상, 인류, 무기, 농업, 문자, 과학, 빅뱅 순으로 이어집니다. 이제껏 우리가 학교에서 배웠던 과학은 단편적인 지식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책에서는 우주의 역사를 시간순으로 여행하다보면 과학은, 좋은 길잡이 역할을 해줍니다. 과학자들의 연구가 그들만의 세계가 아니라 우리들의 생존 문제와 밀접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조만간 북극의 얼음이 다 녹아 없어질 거라고 경고합니다. 지구 온난화로 기온이 올라가면서 얼음이 빠른 속도로 녹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북극에서는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세상의 끝'이라는 뜻을 가진 시베리아 야말 반도의 하얀 눈밭에 지름이 거의 100m나 되는 거대 싱크홀(땅꺼짐 현상)이 나타난 겁니다. 과학자들은 이상한 구멍을 만든 범인으로 메탄가스를 지목하고 있습니다. 이 지역의 얼어붙어 있던 땅이 온난화로 인해 녹으면서 지하에서 메탄가스가 분출해 이런 구멍이 만들어졌다는 것입니다. 2016년 12월 22일 북극점 근처에서는 기온이 평상시보다 무려 30도나 치솟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이런 이상 기온 때문에 해빙(바다 위를 떠다니는 얼음)의 양도 줄었습니다. 지구의 기후가 아주 다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페름기 대멸종이 시작됐을 때 지구의 평균 기온은 지금보다 3도 높았고 공기 중 이산화탄소의 양은 지금보다 약 2배 정도 많았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쩌면 빅 히스토리는 우리가 지금의 고비를 잘 넘기기 위한 대책을 찾는 여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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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도시 Z
데이비드 그랜 지음, 박지영 옮김 / 홍익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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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에 시험이 끝나면, 학교 강당에서 영화를 보여줬습니다.

그때 봤던 영화가 <레이더스>였습니다.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는 워낙 환상적이라 말이 필요없는 영화였습니다. 당시 감성이 폭발하는 십 대 였던 탓인지 그 시절에 이 영화가 준 감동은 지금 그 어떤 영화와도 비길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영화 주인공 중에서 가장 사랑하는 인디아나 존스.

바로 인디아나 존스의 모델이 된 인물이, 지금부터 이 책에 등장하는 '퍼시 해리슨 포셋 대령'입니다.

이밖에도 코난 도일이 쓴 <잃어버린 세계>의 주인공 존 록스턴 경, <포셋 대령을 찾아라>라는 시나리오로 1941년에 만들어진 빙 크로스비 주연의 영화 <잔지바르로 가는 길>, 1956년 벨기에의 찰스 헨리 데위스메가 쓴 <포셋 부자의 미스터리>라는 소설, 유명한 아동만화 <틴틴의 모험>시리즈 중에서 틴틴을 밀림의 독사로부터 구출해주는 실종된 탐험가가 모두 포셋을 모티브로 하고 있습니다.

어쩐지 포셋 대령을 몰랐을 때, 여러 탐험소설을 보면서 인디아나 존스을 닮았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주인공은 포셋 대령이었군요.

<잃어버린 도시 Z>은 탐사 추적 전문기자인 이 책의 저자 데이비드 그랜이 80년 전 실종된 포셋 대령의 흔적을 추적하는 이야기입니다.

소설로 분류되어 있는 건 아마도 포셋 대령이 남긴 편지와 기록을 바탕으로 당시 상황을 재연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우선 '잃어버린 도시 Z'를 처음 발견한 사람은 포르투갈의 반데이란테입니다. 그는 황금을 찾기 위해 아마존 밀림을 탐험하던 중 거대한 고대 도시의 유적을 발견했고, 자신이 목격한 것을 기록한 '반데이란테의 보고서'를 남깁니다. 이 문서에는 포르투갈 왕이 그의 모험에 크게 감동받아 큰 상을 내렸다는 것으로 끝을 맺습니다.

아마존의 치명적인 매력에 푹 빠져있던 포셋은 세계의 유명 도서관과 교회의 문서 보관실을 뒤지다가 브라질 국립 도서관에서 이 문서를 발견하게 됩니다. 이를 계기로 포셋은 그 고대 도시를 '엘도라도' 또는 '잃어버린 도시 Z'라 부르며, 고대문명을 찾아 탐험을 떠나게 됩니다. 포셋은 이 탐험에 동행할 사람으로 두 명만 골랐습니다. 포셋의 스물한 살짜리 큰아들 잭과 잭의 친구 롤리 리멜.  그러나 1925년 1월, 실종됩니다.

이후 포셋 대령의 발자취를 찾아 떠났던 여러 탐험대들도 사라지고 맙니다. 아무도 포셋 대령뿐 아니라 잃어버린 도시 Z를 찾지 못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아마존 밀림에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무엇이 그들을 아마존 탐험으로 이끄는 걸까요?

여전히 미스터리를 품고 있는 아마존은 새로운 탐험가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걱정스러운 건 최근 40년 동안 아마존 일대 원시림 중 약 70만 제곱킬로미터에 해당하는 숲이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브라질에서 행해지는 무차별적인 삼림 벌채로 자연 파괴가 심각하다고 합니다. 탐험가들에겐 꿈과 환상의 아마존 밀림이 지금처럼 파괴되어 간다면, 잃어버린 도시 Z가 아니라 잃어버린 아마존이 되는 건 아닌지...

포셋 대령을 최고의 탐험가라고 칭송하는 건 그가 이뤄낸 업적 때문이겠지만, 그것보다 다른 탐험가들과는 달리 아마존을 파괴하지 않고 존중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밀림 속 어딘가에 고도의 문명 사회가 존재했다는 믿음을 굽히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신비롭고 무시무시한 아마존 세계가 궁금하다면 한 번 읽어보시길. 단, 영화 <레이더스>와 같은 감동을 기대하지 말 것.

곧 영화 <잃어버린 도시 Z>가 개봉된다고 하니, 이건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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