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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레퀴엠 ㅣ 버티고 시리즈
로버트 크레이스 지음, 윤철희 옮김 / 오픈하우스 / 2017년 5월
평점 :
<L.A. 레퀴엠>은 LA에서 벌어지는 연쇄살인사건의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범죄물입니다.
조 파이크는 동료 살해범이라는 불명예 퇴직을 한 전직 경찰로, 엘비스 콜과 함께 공동으로 탐정사무소를 운영합니다.
매력적인 남자 조 파이크, 그에게 첫눈에 반한 카렌 가르시아.
이제는 옛 연인으로 남은 카렌의 실종 사건을 우연히 맡게 됩니다. 그녀의 아버지 프랭크는 경찰들의 무성의한 태도에 화가 나서 탐정을 고용한 것인데, 그건 카렌이 서른두 살이고, 어제 이후로 연락이 안 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프랭크는 조깅을 마친 후 자기 딸이 아무 연락 없이 사라질 리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빠르게 신고했던 것입니다.
프랭크의 우려 대로 며칠 뒤 카렌은 시체로 발견됩니다. 저수지로 이어지는 좁다란 협곡 아래에서.
용의자는 시신을 발견한 더쉬로 지목되지만 조와 콜은 그가 범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경찰에서는 이 사건이 기존의 연쇄살인사건과 동일한 수법으로 보고, FBI까지 동원됩니다. 카렌은 연쇄살인범의 다섯번 째 희생자였던 겁니다. 콜은 탐정답게 경찰서를 오가며 능숙하게 정보를 얻어내면서, 사만다 돌런이라는 유능한 여자경찰과 친해져 많은 도움을 받습니다. 이 사건의 총책임을 맡은 경찰 크란츠는 조 파이크와는 악연이라서, 조의 파트너인 콜을 만날 때마다 신경전을 벌입니다.
그런데 용의자였던 더쉬가 자신의 집에서 살해당할 때, 옆집 사람이 목격한 범인이 조 파이크라고 진술하면서 사건은 묘하게 흘러갑니다.
한순간에 용의자로 몰려 감옥에 가게 된 조 파이크.
이야기는 과거 파이크의 불우했던 어린 시절과 현재 살인자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독자를 헷갈리게 만듭니다. 설마 조 파이크가?
이 소설의 화자는 엘비스 콜입니다. 조 파이크의 동료이자 절친. 처음에는 그를 조연이라고 생각했는데, 조 파이크가 살인자로 몰리면서 사건이 미궁에 빠지자 엘비스 콜의 역할이 빛을 발하게 됩니다. 훌륭한 탐정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조 파이크가 진실을 말하고 있다는 절대적이고 철저한 믿음을 가졌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엘비스 콜은 끝까지 조 파이크를 의심하지 않았고, 그의 누명을 벗겨내고자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합니다. 사랑하는 여자친구가 두 번이나 자신과 조, 둘 중에 선택하라고 했을 때도 주저하지 않고 조 파이크를 선택합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친구의 인생이 걸린 중대한 상황이었으니까. 그러나 여자친구 입장에서 머리로는 이해해도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긴 힘들었을 겁니다. 남자끼리의 우정? 단순히 우정이라는 말로 표현하기에는 부족할 것 같습니다.
원래 범죄물을 볼 때는 살인자가 누구인지 밝혀내는 것에 초점을 맞추게 되는데, 이상하게도 이 소설은 탐정 엘비스 콜에게 주목하게 됩니다. 악마 같은 살인자가 나중에 밝혀지는데, 그는 입에 올릴 가치도 없는 나쁜놈이라서 아예 무시하겠습니다. 대신 엘비스 콜이 보여준 선의와 믿음은 대단히 감동적이었습니다.
소설 중간에 조 파이크의 불우했던 어린 시절을 보여준 것은 작가의 미끼였지만 어떤 면에서는 살인자와 대비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똑같이 불우한 환경을 보냈지만 조 파이크는 정의로운 경찰이 되었고, 살인자는 그냥 인간쓰레기 악마가 되었습니다. 천사의 도시 LA에서 악마의 공격을 받더라도 조 파이크와 엘비스 콜처럼 그저 "좋은 일을 하고 싶은" 사람들 있는 한 희망은 있는 거라고... 부디 악마에게 희생된 이들에게 영혼의 안식을...
*** 레퀴엠 Requiem
위령 미사 때 드리는 음악으로 정식명은 <죽은이를 위한 미사곡>이지만 가사의 첫 마디가 "requiem(안식을…)"으로 시작되는 데서 이와 같이 부르게 된 것입니다.
진혼곡, 또는 진혼미사곡 등으로 번역되어 쓰이기도 합니다. [두산백과 참조]